한발 늦은 안양천의 주말 풍경

이게 고작 일주일 전인데...ㅠ_ㅠ


봄의 향연 Color of Spring

안양천, 도림천, 한강, 응봉천

Anyangchun, Dorimchun, Han river, Ungbongc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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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난 주 금요일의 모습인데...딱 일주일 지났건만 벚꽃이 거의 다 떨어지고 말았다. 올해는 벚꽃 필 무렵 날씨 좋은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날 해가 나서 어찌나 반갑게 달려나갔던지...그랬던 건 우리 뿐만은 아닌 것 같다. 평일 낮인데도 양양천 길이 벚꽃놀이하는 사람들로 북적 북적.



안양천은 경기도 의왕시부터 서울 염창동까지 이어지는 긴 지방 하천인데, 우리가 벚꽃구경을 하기 위해 매년 찾는 곳은 신도림역 부근이다. 신도림역으로 나오면 그 옆으로 도림천이 흐르는데, 이미 거기서부터 벚꽃길이 바로 시작하기 때문. 하얀 눈꽃에 취해 정처없이 걷다보면 신정교에 다다르고, 그 교차점부터가 안양천이다. 벚꽃은 계속해서 수로 양쪽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므로 지겨울 때 까지 벚꽃을 구경할 수 있다.

봐도 봐도 지겨울리 만무하겠지만...



안양천 벚꽃길의 매력은 차도가 아니라는 점.

안양천 수로변과 차도를 갈라 놓는 긴 산책로에 벚꽃이 피는데, 바닥이 흙길이라 마치 진짜 숲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옆에 지나가는 차소리만 빼면 ^^;) 차가 다니지 않으니 사계절 어린이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도 좋다. 


그리고 이렇게 책도 놓여 있어 정자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거나, 다양한 운동기구로 건강한 산책을 할 수도 있다. 뭐 물론 누구나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키다리 오이군에게는 모든게 너무 낮음 ^^;;



곳곳에 전망대와 정자도 있어 도시락을 먹으며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었지만...우리는 되도록 가까이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했다. 까비가 어찌나 남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지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그러면 또 어른들은 드시던 것을 조금 떼어 주시는데, 안그래도 비만에 연로하신 까비님은 혈압도 좀 있기 때문에 짠음식은 안주려고 노력 중이기 때문이다. (뭐 나는 노력하지만 가끔 산책 시키다 한눈 팔면 길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는다 ㅠ_ㅠ 어릴땐 갖다 바쳐도 안먹었는데, 요즘은 부랑견같이 막 주워 먹고, 집에서 쓰레기통 뒤지고...체신 머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졌다. 왜 곱게 늙지를 못하고...ㅠ_ㅠ )



까비야, 사랑해~ / 눈부시고, 귀찮다. 날 내려놔...



 까비야, 저기 벚꽃좀봐, 너무 이쁘지? / 난 먼건 잘 안보인다. 내려줘, 허리아파. 배고프다. 내 도시락 챙겨 왔니?



 죄송합니다, 까비님. 제 와이프의 만행을 용서하세요. 가시죠~ / 그래. 힘들어 죽을 뻔 했어. 재 왜저러니, 진짜.



훗, 까비님은 나를 더 총애 하셔~



 너 자꾸 나 따라다니며 귀찮게 하면 정의의 이름으로 처단한다? 너도 내 나이 돼봐. 번쩍 번쩍 들면 귀찮다니까...


예전에는 무릎에 올라와 앉거나 같이 침대에서 팔베고 자곤 했는데, 요즘엔 안아주면 무지 불편해 한다. 버둥거리며 어서 내려갈 생각밖에 없는 듯. 그래도 난 보들 보들한 까비, 네가 너무 좋은데 어떻게 하니~



이쪽도 벚꽃, 저쪽도 벚꽃. 지는 해에 화사하게 빛나는 모습까지 어쩜 이리 청순한지.

생긴대로 연약하기까지 한데, 장대비와 강풍을 못이기고 일주일만에 거의다 깔끔하게 떨어져 버렸다. 흑. 제작년에는 22일날 찍은 사진을 봤더니 철쭉이 활짝 피도록 벚꽃도 개나리도 남아있더만...


 재작년 4월 22일의 풍경, 시간내기 힘든사람들도 차근 차근 와서 보라고 이때는 벚꽃이 조금 길게 남아 있었나보다






안양천에 꽃이 벚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팝나무와 개나리 철쭉 그리고 이렇게 이름 모를 다홍빛, 분홍빛 꽃들이 다양하게 피어난다. 집이나 직장에 앉아있으면 계절이 변하는지, 세월이 흐르는지 잘 알 수 없는데, 이렇게 열심히 자연을 들여다 보니 세상의 모든 것이 열심히 자라나고, 변화하고 있더라.

매일 집앞의 단풍잎이 손바닥을 쫙쫙 펴 가는 것을 보면 가끔 뭔가 나의 시계만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울적해 지기도 한다. 




어쨌든 벚꽃의 하얀 미소는 그런 우울함도 한방에 날려주는 마법의 미소다.

보고, 보고 또 보고, 찍고, 찍고 또 찍었는데, 여전히 아쉬워서 하염없이 찍어댄다. (덕분에 집에와서 사진 정리 하느라 힘들어 죽을 뻔...) 


그나저나 재작년 벚꽃 사진을 훑어보다 까비양 사진이 눈에 띄었는데, 2년 전만해도 뭔가 훨씬 쌩쌩해 보이네. 이때는 빨빨거리고 집에서 안양천까지 잘 달려 왔었는데...요즘엔 중간 중간 힘들어해서 안고 와야 한다. 그래도 나가는게 좋은지 여전히 현관문에 누군가 가까이 다가가면 눈을 반짝이며 다가오는 까비 할머니. 올해도 벚꽃 봤으니 단풍도 보고, 첫눈오는 것도 보고 또 내년 벚꽃구경도 함께 하자~


뭐먹어? / 이건 안돼. 넌 니밥 있잖아.


에에~ 그게 맛있겠다. 좀 주지? / 안돼 안돼. 냠~ 이거 매워. 넌 못먹어.


진짜 안줘? 힝~나 집나갈꺼야. 삐뚤어 질테다. / 까비야 진정해. 가긴 어딜가. 넌 방금 니밥 다 먹었잖아.


이때나 지금이나...식탐은 여전하구나 ^^;



감자, 오이, 까비네집 벚꽃 놀이 풍경

2013.04.22 /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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