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기 제주에서만 하란 법 있나? 우린 통영!

통영의 매력에 푸욱 빠지게 했던 에어비앤비 숙소

통영 수로의 노을.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매력만점의 도시, 통영에서 한달살기 어떠세요?


벚꽃잎이 살랑 살랑 흩날리던 어느 봄날, 도착했던 통영.

안동, 원주에 이어 세번째 살아보기 도시로 선택했던 그곳에서의 두달은 매일 아침 세레나데를 부르며 일어났다.

항구도시 특유의 활기참, 남도 쪽 어느 도시나 그렇듯 맑은 날은 정말 쨍~한 노오란 빛을 띠던 햇살, 창밖에 넘실거리던 수로의 푸른 물결, 도시에 가득했던 남국의 꽃들까지. 그저 창밖을 바라보고, 집 앞을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한달살기 열풍의 중심에 제주도가 있다지만 통영 또한 절대 뒤지지 않는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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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장소를 좋아하는 데는 편안한 보금자리가 중요하다

한달살기 숙소 고르는 팁

통영에서의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이유는 이 아늑했던 숙소도 한 몫 했다


우리가 처음 한달살기를 시작했던 것은 2011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였다. 그때 처음 알게 된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이용해서 몬트리올에 작은 원룸 아파트를 얻어 한달을 보냈는데, 에어비앤비라는 것이 당시에는 매우 새로운 개념이라 어떻게 좋은 숙소를 고르는지 잘 몰랐던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숙소는 숙박 중계 업체에서 올려놓은 수백개의 방 중 하나였는데, 뽀샵질을 어찌나 잘 해 놨던지 집을 보는 순간 그 업체 웹디자이너를 만나 니가 양심이 있는 인간이냐고 마구 따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아니면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때 전속 디자이너로 스카웃을 해 오던지 말이다.


통영 에어비앤비 숙소 거실에서 보이는 야경, 충무대교와 통영수로 그리고 예쁜 하현달


너무나 최악의 컨디션을 가진 집 에서 한달을 보냈더니 남들은 그렇게 신나고 즐겁게 보냈다던 몬트리올이 우리에게는 어서 지나갔으면 싶었던 악몽같은 장소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나중에 여행 사진을 정리하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몬트리올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도시는 축제가 끊이지 않아 조금 시끄럽긴 하지만 즐길거리 많고, 활기찬 곳이었다. 문제는 바로 그 냄새나고, 낡고, 끔찍했던 아파트였던 것이다. (게다가 가격도 비쌌다! 지금은 에어비앤비 리스트에서 사라졌더라.)


창밖으로 보이는 낮 풍경. 건물이 살짝 가리긴 하지만, 수로의 푸른 물이 보이고, 봄엔 건너편에 벚꽃도 흐드러지게 핀다


우리는 배낭여행을 즐겨하는데, 낮에는 보통 여행지를 구경하느라 나가 있고, 숙소에서는 밤에 잠만 자게 되므로 여행할 때 숙소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한달살기 같이 장기로 한 장소에 머물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관광을 할 순 없으므로 집에 있는 날도 있고, 밥도 해먹고, 우리같은 경우는 일도 해야 했으므로 집 자체의 포근함이 중요해 지는 것이다. 


거실 창가에 티 테이블이 있어서 창밖을 보며 차를 마시거나 컴퓨터로 작업을 하기에 좋았다


그런 면에서 통영 에어비앤비 숙소는 여행지의 매력을 아늑하게 뒷받침 해줄 수 있는 포근함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집이 꼭 커야 포근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방이 두세개나 되는 공간에도 있어보고, 원룸에도 있어봤는데, 사이즈와 포근함이 꼭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한달살기 숙소를 구할 때 어떤 점을 눈여겨 봐야 할까?



  전망과 채광


창밖 수로로 굴을 잔뜩 실은 배가 지나가기도 한다. 와~내가 해산물 미식의 도시 통영에 와 있구나 싶었다


전망이 꽤 중요하다. 누가 그걸 모르나? 여건이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달살기에는 전망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기왕 낯선 장소에 와서 살아보기로 결심한 것, 내가 어느 다른 동네 와 있구나 하고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집이 아무리 좋아도 창밖이 벽이나 다른 건물로 막혀 있다면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나가서 보면 되지 꼭 집자체의 전망이 좋아야 할까 싶겠지만, 해 보면 느낄 것이다. 생각만큼 맨날 나가 돌아다녀지지 않을 뿐더러 집밖이 잘 보이지 않으면 내가 원래 우리동네 사는 건지 다른 동네 와 있는지 별로 구분이 가지 않는다. 기껏 한달 돈들여 남의 동네 와 있는 보람이 별로 없어진다.


그런 면에서 이 통영 숙소는 통영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창밖으로 통영의 상징 통영수로와 충무대교, 미륵산과 그 위를 오르는 케이블카까지 한눈에 보였다. 오른쪽으로는 새로 생긴 통영대교와 수로 주변의 나즈막한 집들이 보여 매일 아침 내가 통영에 있음을 실감하게 해 주었다.


창문 바로 아래는 버려진듯한(?) 정원이 있는데, 동백나무 한그루가 있어 남쪽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었다


채광도 중요하다. 

렌탈하우스는 펜션처럼 살림살이가 다 들어 있다보니 당연히 일반 월세보다 훨씬 비싸다. 여지껏 본 바로는 대부분 침대방1, 거실겸 부엌1 있는 15-20평 사이의 풀옵션집이 한달에 각종 공과금 포함 80-100정도 한다. 여기서 풀옵션이라 함은 원룸 풀옵션보다 더 업그레이드 되어서 계절에 맞는 침구와 주방 도구에 숫가락, 젓가락까지 전부 구비된 것을 의미한다. 책상, TV, 에어콘, 세탁기, 장농 등등 모든 가구도 포함되어 있어 정말 옷가지만 챙겨 몸만 들어가면 된다. 베란다나 테라스, 작은 마당 등은 끼어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내륙쪽은 가격대가 이렇고, 제주도는 조금 더 비싸다. 저 가격에 공과금을 따로 받더라. 보증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더 받아서 나중에 공과금을 제하고 돌려주는 시스템인데, 이상하게 뭔가 뜯기는 기분이 들어서 별로인 듯. 차라리 렌트비에 처음부터 예상 공과금을 포함시켜 놓는게 우리는 깔끔하고, 맘편해서 좋았다.


이렇게 비싼 돈을 내도 살다보면 우리집에서 느끼던 그런 편안함이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런데, 집의 채광까지 안좋아서 칙칙한 분위기가 들면 우습게도 같은 컨디션의 집이라도 구질구질하고, 뭔가 서럽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내가 처량하게 돈 퍼부어 주고, 타지에 와서 왜 불편하게 이러고 있나...

그래서 집을 고를 때 집의 방향과 앞에 뭐가 막혀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게 된다.



  주방 풀옵션? 전자렌지, 압력전기밥솥, 냉장고에 냉장실은 있나요?



보통 대부분의 렌탈 하우스에는 주방도구 완비라고 쓰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품목을 하나 하나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냉장고만 있고, 냉동실이 빠져있는 경우가 있다. 렌탈하우스에는 작은 사이즈의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냉장고는 냉동실이 없는 경우가 있다. 마치 냉동실 처럼 생긴 공간에 얼음이 성성하게 끼어있어서 혹시나 아아스크림을 보관해 봤지만 한시간 뒤 눈물 젖은 아이스크림 껍데기만 찾게될 뿐이다.


밥통도 가서 보면 압력이 아니라 일반 밥솥인 경우가 있다. 밥통 차이에 따라 집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닌데, 기왕이면 압력밥솥있는 집으로 고른다. 대부분의 집주인은 요청하면 압력전기밥통정도는 구비해준다. 우리가 그 숙소의 마지막 손님도 아닌데, 요즘 세상에 쿠쿠정도는 기본옵션.



전자렌지 별로 쓸일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한달이든 두달이든 완전히 눌러 사는게 아니라 절반은 여행 중이다보니 식사를 간단히 하게 되는 빈도수가 평소보다 느는 것 같다. 아니면 해 놓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 놓고 데워먹게 되던지. 뭐 사람 나름이겠지만 여행다니면서 우리에게는 전자렌지가 필수라서 주방도구 완비래놓고 가서 봤는데, 전자렌지가 빠져있으면 배신감이 들었다.


그런데, 이 통영 숙소에는 황송하게 양문형 냉장고가 있었다. 원래 우리집에도 없던 양문형 냉장고 ^^;;

요리하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서는 부엌이 편해서 평소보다 뭘 많이 해먹었던 것 같다. 덕분에 살도 엄청 쪘지만...ㅜ_ㅜ


 여긴 음식보관할 타파웨어까지 준비해 줘서 편리했다. 음식을 해 먹으면 당연히 밑반찬이 남는데, 저런 것이 없으면 랩으로 씌워놓고, 어쩌고, 매우 불편하다


그릇도 어떤 집엔 볼만 있고, 접시는 없는 경우가 있다. 접시도 있는지 확인 필수. 이 정도는 없으면 추가로 구비해 준다. 감자깎는 칼, 포크, 나이프도 있으면 매우 유용한데, 없는 곳이 많아서 우리는 가지고 다닌다. 

아직까지 커피포트가 없는 집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니 없으면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문이 닿히는 장롱과 여분의 이불보



렌트하우스에는 장롱 대신 옷 행거가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거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그것 조차 아예 없는 집도 있다. 그런데, 한달 두달 머물면서 혼자가 아니라 둘이 사는데, 옷 둘 공간이 마땅치 않으면 옷 자체가 엄청난 짐이 되어 버린다. 집을 치워도 치운 것 같지 않고, 옷 꺼내 입기도 무지하게 불편하다. 큰 장롱이 있는 집이 좋다. 여행가방도 정리해 쏙 넣어버릴 수 있고, 옷도 먼지 쌓이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집주인에게 장농이 있는지 물어봐서 없다면 장농을 하나 넣어주면 좋고, 아니면 행거라도 부탁한다. 



이곳엔 장농은 물론 화장대도 있고, 베란다가 있어서 짐가방을 넣어두기에 편리했다


그리고, 한달 이상 살려면 여분의 이불보도 부탁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에 이불보를 한번쯤은 빨게 되는데, 여분의 이불보가 없으면 말리는 동안에 이용할 커버가 없기 때문에 번거롭다.


 이 숙소에는 관리가 잘되서 내부가 매우 깨끗했던 드럼 세탁기와 건조대, 청소기, 침대에 전기요까지 준비되어 있다


세탁기도 필수인데, 가끔 주인집과 세탁기를 공유해야하거나 세탁실에 있어서 여러 숙소 사람들과 세탁기를 공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괜찮겠지 하고 이용해 봤는데, 전부 굉.장.히. 불편하다. 시간 조율해야되고, 급히 빨아야 할 일이 있는데, 세탁기가 사용중이고...세탁기는 필히 집안에 개인적으로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을 고른다. 


우리에게는 필수 조건이 아니었지만 이 숙소에는 침대에 전기요까지 깔려 있었다. 겨울에 머물때 좋을 것 같다.


욕실도 넓고, 신발장 큰 것도 편리하다. 전체적으로 큰 집이 아닌데도, 수납공간이 많아서 마치 내 집처럼 깔끔하게 정리해 놓고 살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집이 쾌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침이 즐겁고, 동네 구경을 하고 집에 들어오는 발걸음도 가볍다.



  통영 에어비앤비 숙소의 보너스 매력포인트, 옥상



짜잔~

통영의 매력을 사진 한장에 압축한 듯한 풍경. 심지어 구형 모바일 카메라로 찍었는데도 이정도 퀄리티가 나온다.

바로 이 건물의 옥상에서 찍은 사진이다. 

오피스텔인데, 입주민들에게 옥상이 개방되어 있어 가끔 올라가 멋진 풍경을 안주 삼아 맥주도 한캔씩 들곤 했다.


집에 물이 떨어졌다는 핑계로 꼭두아침부터 한캔~



집은 3층이라 거실에서 수로를 바라볼 땐 시야의 일부가 앞건물에 막히는데, 건물 자체는 총 7층으로 옥상에 올라오면 이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수로 건너 미수동 쪽에는 아파트 등 높은 건물들이 많이 있는데, 숙소가 위치한 당동에는 이 건물만 유일하게 높은 건물이라 시야가 확 트여있다.

옥상은 밑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와야 하는 문을 통과하므로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더욱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집 맞은 편으로 보광사 사찰 건물과 그 뒤로 미륵산과 케이블카가 보인다


통영대교와 푸르른 수로 물빛


어느 황사좋은 봄날, 옥상 피크닉 ^^;


옥상하면 제일 먼저 옥상 바베큐가 떠오르는데, 조리까지해도 되는지 관리실에 문의해 보질 않아서 허용 여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그냥 부담없이 집에서 만들어 놓은 음식을 갖고 올라와 점심을 먹고는 했다. 누군가가 음식점 테이블 하나와 의자도 서너개 가져다 놓아서 편하게 이용했다. 

한번도 사람을 마주친 적은 없는데, 재떨이가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사람들은 가끔 올라와 담배정도 태우고 내려가는 듯 하다.


멋진 풍경과 함께라면 뭘 먹어도 진수성찬


통영에도 역시 길고양이가 무지 무지 많다. 마실가려는데, 우리 양파 밑에 자리잡고 안비켜주던 녀석



  단점이 없는 숙소는 없다


좋은 이야기만 잔뜩 했는데, 단점이 없는 숙소가 어디 있겠는가.

뭐 엄청 비싼 숙소는 좋은 컨디션에 좋은 위치에 있겠지만 비싸다는 것 자체가 또 단점 아니겠는가.


이 숙소에도 단점은 있다. 

주변에 편의점을 비롯해 가장 가까운 수퍼마켓이 1km나 떨어져 있다. 자주 걸어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는 거리. 어시장은 1.2km, 대형마트는 5km정도 떨어져 있다. 따라서 자가용이 필수. 그런데, 건물 자체 주차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길가게 차를 세워야 하건만 길가에는 딱지를 뗀다. 대체 어쩌라고 -_-; 양파를 가족으로 영입하고나서 두번 딱지를 뗐는데, 그게 전부 통영에서 였다. (한번은 시내에서 한번은 집앞에서 모두 주차문제로) 집 뒷쪽 당동교까지 가면 다리 밑에 차 댈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마련해 놓았는데, 이것도 가끔 밤 늦게 도착하면 자리가 없기 때문에 골목 주차가 불가피 하건만 아침 8시 넘으면 가차없이 딱지를 떼버린다. ㅠ_ㅠ 만약 이곳에 머무르다 차 댈 곳이 없어서 골목주차를 하게 되거든 필히 아침일찍 건물 1층의 빈자리나 당동교아래로 옮겨 놓도록 한다. 새벽부터 출근하는 사람도 많으니 그 자리에 대면 된다.


뭐 이런 단점에도 두달 살고 떠나올 때 무지 아쉬웠던 집이다. 이 집 덕분에 통영이 더 좋았고, 통영에 한 몇년 눌러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장기숙박 뿐만 아니라 일반 펜션처럼 일일대여도 하는 곳이니 통영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부담없이 추천하는 곳이다.



  에어비앤비 숙소 할인쿠폰 (아래링크로 가입하시면 숙소예약시 바로 이용하실 수 있는 2만원 쿠폰이 생깁니다)




  에어비앤비 통영 숙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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