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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 평범해서 소중한 일상
구름이 조각 조각 쏟아지던 날
2014. 1. 21. 11:00

내게 거짓말을 해봐

 

크레용은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한다.

내 크레용세트에 하늘색이라 적힌 것은

오늘 내가 본 하늘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지구가 날 잡아당겨!

 

사실 오늘 같은 날은

중력이라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지구가 나를 잡아당기지 않았더라면,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땅인지

전혀 구분할 수 없었을테니까.

 

나는 왜 하늘과 땅을 구분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해야만 마음이 편한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야려 봤나요?

 

아스팔트는

눈이 오는 날을 

좋아할까?

 

 

 

 

눈과 우산에 대한 견해차이

 

눈이 오는 날

나는 우산을 쓰는 것이 좋다.

응큼하게 내려와 앉아

슬그머니 내 옷을 적시는 눈이

나는 싫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雨산을

설雪산이라 불러야 하는 건가?

 

남편의 대답은 간단하다.

아니, 눈이 오면 맞아야지 왜 칙칙하게 우산을 써?

 

 

 

 

낙엽은 가을의 전유물이 아니다

 

낙엽은 겨울이 되면 싸악 다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아파트단지내의 나무들엔 아직도 마른 나뭇잎이 흔들흔들 매달려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눈은 낙엽을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모두 가려보려고 

하루종일 안간힘을 쓰더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렇게 어두운 날엔

밝은 색 옷을 입자.

밝은 색 우산을 쓰자.

구질구질한 사람들의 마음에

알록달록 색동옷을 입혀주자.

 

 

 

너무 사랑해서 너를 만질 수 없어

 

눈의 나라에서 온

눈같이 하얀 피부를 가진 이 소년은

오늘 그가 그렇게 사랑하는 눈을 만질 수 없었다.

감기에 걸린 그에게 허락된 것은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골골골, 골룸 흉내내기.

 

너를 보면 나는 마음이 아파.

너와 함께 달려나가 깔깔대며 뒹굴고 싶어.

너를 만질 수 없는 나는 

차라리 창을 등지고 누워

스맛폰하고 놀란다.

이건 어디까지나

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야.

 

 

 

 

ㄱ나니?

 

우리가 함께 살았던 그 집.

이렇다하게 볼 건 없는 풍경이지만,

가끔은 우리가 하늘과 매우 가까이 있다고 착각하게 해줬었잖아.

 

드물게 보이던 푸른 하늘도

뿌연 스모그로 뒤덮힌 도시의 하늘도

우리에겐 그저 한번쯤은 지나봐야 할 

또 하나의 여행지일 뿐이라며 

우리 함께 웃었잖아.

 

검은색 강아지가 함께 뒹굴던

너와 나의 하늘과 가까운

그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