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주년, 리마인드 웨딩
오늘은 우리도 영화속 주인공
감자와 오이가 함께한지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막상 생각하니 참 빨리 지나갔네 싶으면서도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려 보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구나… 스위스에서 보낸 6년, 한국에서 보낸 5년 그리고 집 없이 떠돈지 1년 반 동안.
(10년이랬는데, 다 합하면 10년이 넘는데? 스위스 초반은 연애기간 ㅋㅋ)
우리는 결혼 당시 갓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나의 스위스 체류기간에 쫓겨 허둥지둥 결혼을 하느라 남들처럼 차근차근 준비할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없었다. 드레스는 친구가 만들어 줬고, 신부화장도 내가 직접하고 갔던 내평생 단 한번의 결혼식. 덕분에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결혼식이었지만 당연히 웨딩촬영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다행히 DSLR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애정어린 사진을 많이 남겨 주었지만 아무래도 프로페셔널한 손길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지 않겠는가. 물론 그것도 너무나 소중하고, 기념으로 충분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엔 언젠가 한번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웨딩스냅을 한번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그머니 남아 있었다.
그런데, 생각은 생각일 뿐…
결혼 1주년 때 촬영을 한번 하려고 했는데, 어찌하다보니 흐지부지 미뤄지고 잊혀져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흘러버렸다. 게다가 요즘엔 하도 둘이 삼각대 놓고 찍은 사진이 많아서 이번에도 그냥 셀프로 몇장 찍고 넘어갈까 했는데, 어느날 문득 거울을 보니 이런 생각이 딱 들더라.
더 늙기 전에 한번 전문가의 손길이 담긴 예쁜 사진을 남겨 보고 싶다!
그렇다. 함께한 세월이 고이 담긴 주름살 (& 뱃살)도 매력있다고 우겨 보지만 여자는 아무래도 젊고 이쁠 때를 간직하고 싶다 ^^;
물론 나는 이미 그 나이가 휘익 지나버렸지만 요즘 시대가 어느 때인가. 디지털 기술로 5-10년은 깍을 수 있는 때 아닌가 ^^;;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다. 완전 할머니가 되버리면 그것 조차 불가능 하기 때문에 결혼 10주년을 핑계삼아 세미웨딩촬영과 데이트스냅을 찍어보기로 했다 ^^;
그래서 탄생한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리마인드 웨딩 스냅사진!
스냅촬영 준비
업체 선정, 장소 섭외
헉. 웬 스냅촬영 업체가 이렇게 많아?!
막상 찍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나니 업체선택이 너무나 복잡하더라. 인터넷 검색하면 홍수같이 쏟아져 나오는 스냅촬영팀 중에서 마음에 드는 팀을 찾아내는 것은 결혼식 본식 준비만큼이나 골치아픈 일이었다. 이게 웬 삽질인가싶어 포기할까 싶었을 무렵, 다행히 우연한 기회로 추억나무라는 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팀 포트폴리오를 보는 순간 딱! 촉이왔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출 그리고 고급스러운 색감.
꺄하아. 여기다, 여기!
스냅사진을 검색하다보면 포즈가 대부분 비슷비슷하고, 오글오글하거나 인위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 팀은 설정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포트폴리오의 사진들이 전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것 같았달까.
아 물론 오이군이 이빨 닦을 때마다 나를 저렇게 그윽하게 바라보지도 않고, 평소에 부엌 위에 올라 앉아 술을 마시지도 않는다. ^^; 당연히 다 설정이지만, 허리 감고, 마주보고, 손잡고, 서거나 앉는 (그러나 우리도 무슨 포즈를 잡아야 할지 몰라서 셀프스냅 찍을 때 많이 하게 되는 -_-;) 식상한 웨딩촬영 커플포즈에서 틀이 많이 깨진 듯한 자연스러움이 담겨 있어서 좋더라. 뭐 당연히 오글오글한 설정샷도 몇개 있긴하다. 웨딩촬영은 또 그런게 좀 담겨 있어야 보는 사람도 같이 오글오글 좋은 것이므로…^^;;
그러나 그런 건 쑥스러우니 다음에 공개를 고민해 보도록 하자. ㅎㅎ
다음은 촬영장소가 고민이었다. 우리는 현재 제주에 머물고 있으므로 제주에서 찍기로 결심. 그러나 남들 다 아는 랜드마크에서 찍자니 제주는 스냅사진 핫플레이스라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한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런 장소는 스냅찍고 있는 사람도 늘 많아서 포즈잡기도 민망하고, 차례 기다리는 것도 지겨우며, 뒷배경에 다른 사람 안나오도록 피해다니는 것도 귀찮다. 소중한 시간이 두배로 들수도 있는데, 어디 좋은 곳 없을까…
다행히 촬영팀을 추억나무로 선정하면 그 고민이 함께 사라진다. 제주에도 함께 일하는 펜션이 있어서 장소도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
추억나무는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유명한 강화도의 무무펜션과 충주 무무펜션 그리고 제주도의 호텔창고와 함께 스냅작업을 한다.
무무펜션은 예쁜 펜션 하면 가장 먼저 손꼽을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인데, 호텔창고도 그 무무건축에서 지은 펜션이라니 어떤 구석에서 찍어도 인생샷 나올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장소는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무건축의 놀라운 작품. 직접 가본 호텔창고 펜션은 기대 이상이었다. 무무의 그 독특한 모던함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제주의 자연을 한껏 담았다. 꼭 제주의 핫플레이스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구석구석에서 제주라는 것이 느껴진다. 도보 5분거리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고즈넉한 선착장이 있고, 펜션 바로 옆에 귤밭까지 있다는. 막찍어도 인생샷일 곳에 추억나무의 고급스러운 앵글과 색감이 더해져 다음생에까지 쓸만한 인생샷들을 건지게 되었다. ^^;;
호텔창고 펜션은 너무 멋지니 다음에 자세히 포스팅 하도록 하고, 일단 스냅이야기.
사실 요즘 일도 너무 많고,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망설이며 시작했던 프로젝트인데, 결과물을 받아보니 역시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웨딩 촬영도 좋았지만 더 마음에 드는 것은 데이트스냅사진들. 요즘 데이트스냅, 우정스냅이라 하여 연인 또는 친구와 여행하며 약간은 파파라치 샷 같은 느낌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이게 참 애매한 것이 그냥 셀프로 찍자니 구도와 앵글, 자연스러운 순간 포착에 한계가 있는데, 그렇다고 특별한 이유도 없으면서 돈들여 사진작가를 섭외하자니 살짝 망설여 지는 거다.
하지만 해보고 나니 한번 쯤은 꼭 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다. 특히 오.래.된. 연인일 수록.
친구 중엔 멋진 추억이 된다며 매년 한번씩 데이트스냅이나 가족여행스냅을 찍어 기념앨범을 만드는 커플도 있는데, 우리도 찍어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평생 누가 언제 이렇게 영화 포스터 같이 우리를 담아 주겠는가 ^^ 게다가 연인설정(?)을 계속 하다보니 옛생각도 좀 나면서 잠들었던 로맨스가 슬그머니 살아나서 커플사이가 좀 더 돈독해지는 것도 같다 ^^;;
이번 사진 & 영상 촬영은 무감각해진 일상을 깨워주는 상큼한 이벤트이자 오래오래 변하지 않고 남을 추억들이 되었다.
우리는 영화 포스터 도전에 이어 창 비디오그라피와 함께 뮤비에도 도전도 했는데, (ㅋㅋ) 그건 다음을 기대하시길. 키스신이 좀 들어가서 공개하려니 부끄러워 쐬주가 한잔 필요하다. ^^;;
한번 사는 인생, 한번쯤은 일상을 영화같이 담아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내 인생 영화의 주인공은 언제나 나니까.
제주 호텔창고펜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망장포로 37 31-1
064-763-1307
추억나무 웨딩 & 데이트 스냅
창 비디오그라피
리마인드 웨딩 자체도 굉장히 멋진 일인데 멋진 스냅까지…
저도 미니멀한 웨딩을 꿈꾸는 사람이라 제주도 스냅을 찾아보는 중인데
추억나무 팀에 대한 검색을 좀 더 해봐야겠네요..ㅎㅎ
와우. 요기 호텔창고 펜션에서 웨딩드레스도 대여해요. 꼭 결혼식 아니더라도 그냥 펜션 놀러와서 드레스 대여해 입고, 사진들 찍으시더라고요. 넘나 이쁜 곳이라 어떤 구석에서 찍어도 인생사진 나올 곳이었어요. 각 객실마다 정원이 딸려 있어서 결혼식 하기도 좋을 것 같고. 제주 셀프 웨딩 생각하시면 적극 추천드리는 곳입니다 ^^
추억나무 사진팀은 부부이신데, 제주도도 가끔 내려와 찍으시고, 보통은 서울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세요. 강화도 무무펜션에서 주로 찍으시더라고요 ^^ 그 팀도 추천 ㅎㅎㅎ
햐!
결혼 10주년을 맞아 이런 리마인드 웨딩촬영을
할수가 있군요..
지금막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부부 못지않은 아름다움
이기도 하구요..
정말 한편의 드라마 같은 정겨움과 아름다움이 모두
담겨져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신것 같네요..
다시 한번 결혼 10주년을 축하드리면서 앞으로도
이런 사랑스럽고도 정겨운 시간들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재밌죠? 저도 이런걸 왜하나 싶었는데, 하고나니 재밌고,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몇년뒤면 엄마 아빠 40주년 결혼기념일인데, 한번 찍게 해드리고 싶어요. 물론 엄마는 그게 웬 엄청나게 귀찮은 일이냐며 펄쩍 뛰시겠죠 ㅋㅋㅋㅋㅋ
맙소사 사진들이 모두 너무 예뻐요…진짜 사항어린 부부만의 자연스러움이 들어가야지만 가능한 로맨틱이 물씬 뭍어남니당ㅎㅎ 축하드려요 감자님!
그건 그런 것 같아요. 선남 선녀 모델 둘 보다 평범한 부부 놓고 찍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보는 사람도 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
정말 가족, 형제, 자매랑 같기 때문에 ㅋㅋㅋㅋㅋ
스냅사진 하는 후배가 언제나 이렇게 말하죠.
누나 결혼식에는 내가 공짜루다가…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해야 하는데…ㅋㅋ
그럼요.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죠.
그나저나 제가 기억하는 오이님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신도림 건널목에서 저만 봤죠.ㅎㅎ
영화배우 빰을 가격할 정도로, 멋진 분이었네요.
ㅋㅋㅋ 오이군에게 전하겠습니다. 오이왕자(병)으로 거듭나겠네요 ^^
가끔 그립습니다, 신도림 ㅎㅎ
와~ 10주년…. 1주년인것처럼 알콩달콩 예뻐 보였는데… ㅎㅎㅎ
리마인드 웨딩 사진도 참 예쁘고 보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현대 과학(뽀샵)기술의 발전은 대체 어디까지인건지!
와.. 사진만으로도 행복이 고스란히 전달되는듯 합니다…^^
넘 멋지내요~
감사합니다, 솜다리님!
추운 하루였지만 재밌었답니다. ^^
한번쯤은 해볼만 한 것 같아요 ^^
두분 진짜 화보를 찍으셨네요 >_<
사진 한장 한장 이뻐요 진짜 멋집니다 우앙
저희는 아직 십주년이 멀었지만… 그냥 찍고 싶네여;;;; ㅎㅎㅎㅎㅎㅎ
찍고 싶으심 찍으세요! 역시 이런건 한살이라도 젊을 때 찍어야 이쁜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ㅠ_ㅠ
멋진 사진들과 좋은 사연 잘 읽었습니다. 참 인생을 멋지게 사시는듯 해서 보기 좋습니다.
결혼 10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축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멋지게는 모르겠고, 한번 사는것, 최대한 재밌게 살아 보려고 버둥버둥 하는겁니다 ㅋㅋㅋ
즐거운 하루 되세요, 절대강자님!
너무 멋집니다
마치 영화속 주인공들 같으세요
늘 맹복하시길요
맹복 ㅋㅋㅋ 오타인줄 알지만 따라 읽으니 웃겨서 다시 써봅니다 ^^;;
맹렬하게 복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
행복한 하루 되세요!
두 분 너무 멋지게 사시네요~~ㅎ
사진도 어찌나 잘 나왔는지 부러움의 연속입니다~
감사합니다. 저흰 평범한데 이분들이 사진을 잘 찍어 주신거예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