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자체보다 관광지로의 접근성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착한 가격, 좋은 위치, 방 컨디션은 그냥 저냥 OK
보홀 여행의 두번째 날은 다이빙을 마치고, 오후를 여유롭게 보낼 예정이기 때문에 해변에서 가까운 다이버즈 리조트 Divers Resort 로 숙소를 옮겼다. 지난 밤 머무른 선 사이드 리조트 Sunside Resort 는 무지 저렴함에도 깨끗하고, 쾌적했지만, 알로나 비치에서 도보 30분, 툭툭으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으므로 가볍게 바닷가를 산책하기에는 살짝 무리가 있었기 때문.
우리는 딱히 리조트 안에 머물기 보다는 해변을 거닐고, 파티 분위기나는 알로나 비치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므로 비교적 저렴하고, 해변에서 아주 가까운 숙소를 골랐다. 이름은 다이버즈 리조트. 3성급 리조트라 대단히 시설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해변 앞에 바로 붙어있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펍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게다가 알로나 비치의 남쪽 끝에 있었으므로 한밤중에 잠을 청할때는 파티 인파의 소음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러나 어제 머물렀던 2성급 리조트인 선사이드 리조트 보다 오히려 정원은 투박했다. 선사이드 리조트가 규모와 가격대에 비해 정원을 예쁘게 잘 꾸며 놨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이곳은 정원이라기 보다는 그냥 길이 나있는 공간이라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는 셀러룸 Cella room을 선택했는데, 정원이 보이는 2층으로, 더블 침대와 싱글 침대가 있고, 욕실과 티 테이블, 의자 2개 그리고 작은 발코니가 있었다. 조금 습한 느낌이 들어서 에어콘을 가동하니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선사이드 리조트만큼 쾌적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청소 상태도 뭐 그럭 저럭 봐 줄만한 정도. 방 자체가 딱히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 보홀 섬의 중심지인 알로나 비치와 마주하고 있으면서 5만원대라는 가격이 이곳에 메리트를 부여하는 것 같다.
객실이 우리를 붙잡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바닷가로 향했다. 가는 길에 리조트 야외 풀장도 눈에 띄었지만, 아름다운 옥빛 바다를 두고 풀장이 웬말이란 말인가. 그러나 바다에서 수영하다보니 해파리가 종종 눈에 띄길래 어슴푸레 해가 질 무렵에는 이 수영장으로 돌아왔다. 딱히 위험한 종의 해파리는 아닌지라 남들은 한밤중까지도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더라만, 어쨌든 쏘이는 경험을 꼭 해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수영장은 보시다시피 심플한 직사각형이고, 물이 그렇게 깨끗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 건물 역시 다이버즈 리조트의 객실인데, 방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고, 부엌도 있는 2층짜리 독채 펜션으로 가격은 1박에 35만원 전후. 푸르른 보홀의 해변이 내려다 보인다. 대가족 여행에 적합할 듯. 시설은 우리가 있는 방보다 훨씬 좋아보이지만, 트립어드바이저나 이곳 저곳 예약 싸이트 리뷰를 보니 여기도 청소 상태는 그냥 그런 모양이다.
리조트 전용 해변에 위치한 바.
아~ 드디어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신나는 레게음악이 울려퍼지고, 색색깔의 칵테일이 우리를 반겼다. 전용 해변이라고는 하지만, 오가는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그건 알로나 비치에 위치한 모든 리조트 전용 해변들이 다 그런 듯 하다.
방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에잉~ 싶었다가 시원한 칵테일을 손에 들고, 비치 의자에 기대 누워 푸른 하늘과 코코넛을 구경했더니 둘다 그새 입이 헤벌죽 벌어졌다. 오이군은 정말 영화속의 휴양지 풍경이라며 무지 좋아 한다. 레게 음악이 흐르는 바와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어수선하지만 즐거운 분위기가 이국적이라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하긴, 아무리 흰 모래와 푸른 바다가 있다 할지라도 유럽이나 호주의 해변은 동남아의 그것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오이군이 신기해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경치 좋은 곳에서 여유롭게 커서 그런지 성격도 유순. 우릴 언제 봤다고 근처에 다가가기만 했는데, 벌렁 드러누워 배를 긁어 달라 한다. 이리 저리 돌려대며 긁으라고…^^;; 한참을 저러고 있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마치 따라오라는 듯 뒤를 돌아 본다. 재밌어서 따라가 봤는데, 조금 가서 멈춰서 다시 쳐다보기를 반복. 정말 오라는 건가? 우리가 다가오지 않으면 되돌아 가까이 와서 앞발로 툭툭 쳐서 주의를 끌기도 한다. 영리한 녀석일세. 한참을 따라가다가 해변을 다 걸어갈 기세길래 그냥 우리의 리조트해변으로 되돌아 왔다. 우리가 더이상 따라오지 않자 녀석은 뭔가 아쉬운 눈치였는데, 그냥 계속 가볼 걸 그랬나?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했던 건지 살짝 궁금하기도 하다. 어느 레스토랑의 호객 행위를 훈련받은 녀석이었는지도 ^^;
리조트의 아침 식사.
조식이 제공되는 레스토랑이 해변에 있는 건물 2층 테라스라 아침부터 기분이 엄청 상쾌해 진다. 눈부신 푸른 바다와 야자수 가득한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것은 사실 뭐라해도 다 꿀맛일 듯. 인터컨티넨탈 부페로도 먹을 수 있고, 메뉴로 주문할 수도 있는데, 필리핀 스타일로 주문하면 밥과 계란, 베베큐 등이 나오고, 가볍게 먹으려면 빵과 잼, 과일만 주문할 수도 있다.
아니면 요런 쫄깃한 팬케익도 있다. 생 바나나 한개가 통째로 돌돌 말려 향긋한 메이플 시럽과 함께 제공된다.
마무리로 상큼한 라임 즙을 떨어 뜨려 마시는 홍차 한잔의 여유.
평상시에도 매일 아침을 이렇게 시작할 수 있다면 일의 능률도 팍팍 오를 텐데. ^^;
이곳은 전반적으로 리조트 자체가 매력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숙소에서는 잠만 자고, 여행이 주 목적인 분들께 추천하는 곳이다.
2024년 확인해 본 바로는 앞쪽 비치 하우스와 뒤쪽에 있는 건물들이 각각 다른 주인을 만나 영업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앞쪽에 비치 하우스는 블루 오션 보홀 비치프론트 리조트 Blue Ocean Bohol Beachfront Resort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구글 평점이 나쁘지 않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객실 포함 뒤쪽의 오래된 건물들은 도모스 네이티브 게스트하우스 Domos Native Guest House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데, 가격은 엄청 저렴하지만 평점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장점 관광 중심지인 알로나 해변가에 위치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 보홀섬 내륙 투어나 발리카삭, 버진 아일랜드 투어의 출발점이 모두 알로나 비치이기 때문에 여행지로의 접근성이 좋다. 알로나 비치 자체를 제대로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전용해변에 있는 바와 레스토랑이 제대로 휴양지 분위기를 낸다.
단점 리조트라 하기엔 전반적으로 너무 평범하다. 특히 청소 상태가 별로 흡족하지 않다. 와이파이 인터넷은 리셉션 근처에서만 된다.
Tip 1. 리조트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는 것보다 아고다나 익스페디아 같은 예약 싸이트를 이용할 때 가격이 더 저렴하다.
Tip 2. 리조트에서 딱빌라란 항구로 이동할 때 리셉션에 부탁해서 툭툭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이때 가격을 전화로 미리 흥정하는데, 남은 현금이 없다고 깍아 달라고 하면 깍아 준다. 우리는 진짜로 현금이 부족해서 350페소 부르는 것을 270페소에 가자고 했더니 쉽게 승락했다. (2013년 기준 가격)
머무는 곳이 편안해야 여행도 삶도 행복해진다
2013.03.30 – 04.01
정말 사진으로 힐링하는 기분이군요..
감사합니다. ^^
저도 다시 되돌아 보면서 마구 그리워 하고 있었어요 ^^;
역시 신비의 휴양지 필리핀의 보홀섬과 리조트들은 아름다운 이국적인 풍경들이
함께하고 있어 여가를 즐기기에는 안성맞춤 같은곳 같습니다.
이곳에 들리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하루를 보낼수 dlT을 것 같기도 하구요..
다음에 여름휴가지로 한번 선택해 봐야 할것 같구요..
여행기 잘보고 갑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라면서..
보홀섬은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이예요. 가격대도 부담없으면서 장소가 정말 멋졌거든요. 다음엔 아예 발리카삭 섬안에 머물러 보고 싶기도 하네요 ^^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메리트네요^^
이국적인 풍경을 보니 여행가고 싶습니다.
자연의 친구 오이님~ 넘 멋지다고 전해주세요.ㅎㅎ
그리고 활짝 웃으면서 찍은 감자님 사진이 아름답습니다.
맞아요. 이곳은 위치와 가격이 메리트죠^^
리조트 자체는 그냥 그래요. 리조트 치고, 그렇게 깨끗한 느낌도 안들었고요 ㅋㅋ 뭐 어쨌든 자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그래도 나름 수영장도 있었으니까 저희는 만족했답니다.
오이군에게 꼭 전할께요, 감사합니다, 에스델님 ^^
아,,, 이런게 여행이고 휴식인데 말이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해질녘의 풍경을 기다리며,,, 아무런 생각없이 멍때리며,,,
수평선 아래로 천천히 가라앉는 해를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나 벌컥벌컥 마시고 싶네요
완전 편안하게,,, 보다 적극적으로 초초초 편안하게,,, 쉴 수 있을것 같아요
8월에 겨우겨우 4일 동안 휴가를 만들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행복한 고민에 안그래도 큰 머리통이 과부하로 터져나가려 하네요,,,ㅎㅎ
저도 보홀 자유여행으로 3박 4일 다녀온건데, 좋더라고요. 추천이요 ^^
격하게 암것도 안하기도 좋고, 물놀이 하기도 좋고, 안경원숭이들도 귀엽고, 초콜릿 힐도 신기해요. 알로나비치 앞 빼고는 물가도 저렴합니다 ^^
여기 저기 정말 팔자 좋은 개들이 누워있네요 ㅎㅎ
저도 저렇게 개처럼 잠자고 싶네요 ㅋㅋ
바나나를 말아버린 팬케이크 먹고… 바닷가를 걸어보고 싶어요 ^^
ㅋㅋㅋ 오늘 진짜 덥네요. 저도 저 바닷가에서 구르고 싶어요.
지금은 팬케익도 더워보여요. 칵테일이 좋겠습니다 ^^;
저는 아직가지 외국을 한번도 나가본적ㅇ리 없어서 이런곳에 다녀와 보는 게 소원이에요 ㅎㅎ
필리핀이나 태국이 첫 해외여행으로 좋은 후보지인 것 같아요. 가격은 저렴한 편인데, 그에비해 여행지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의 퀄리티는 꽤나 훌륭하거든요 ^^ 굉장히 분위기가 달라서 이국적이니 해외여행 왔다는 느낌도 팍팍 들고 말이죠 ^^
전 리조트에 한 번도 머문적이 없어서 이제 이런 여행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ㅋㅋ 나오는 조식먹고 수영장에서 놀고~ 사진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져서 부럽습니다. 올해 여행지는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곳으로 가야겠습니다. ㅎㅎ
ㅎㅎㅎ 저희도 보통 배낭여행 위주로 다니는데, 블로그 덕분에 이런 저런 기회로 리조트 여행을 몇번 하게 됐네요. 필리핀은 물가가 저렴해서 2, 3성급의 소박한 리조트는 가격이 방당 2-5만원대 인것도 많더라고요. 초호화 리조트는 아니지만 작아도 아기 자기하게 꾸며 놓은 곳이 많아서 휴양지 분위기가 나름 나는 것 같아요 ^^
그런데, 한번에 너무 좋은 곳으로 가면 눈이 확 높아져 버려서 나중에 웬만한 곳은 성에 안차니 작은 리조트 부터 일단 가보는 건 어떨까요? 예전에는 백팩커 8인실도 좋다고 댕겼는데, 이제 정신 사납…ㅋㅋㅋ ^^
아, 이건 나이먹어서 그런건가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