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와호수 스키장
스키를 타고, 산과 호수의 절경속으로
우리에겐 온천으로 유명한 아키타지만, 겨울에 이곳 여행이 더욱 매력있는 이유는 바로 스키장과 온천이 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츠루노유를 비롯한 7개의 온천이 모여있는 뉴토 온천향에서 타자와 호수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늦가을부터 이미 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 봉우리를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타자와호 스키장이다.
칼바람이 불던 타자와 호수에 오래 있었더니 뜨거운 온천욕이 절실하길래 열심히 온천으로 달리던 중 스키장을 발견한 오이군, 갑자기 눈에 불빛이 번쩍한다.
눈만난 알프스 소년, 또 이성을 잃었구나…
스키장 입구에 차를 대고, 성큼 성큼 눈위를 걸어 스키장으로 들어가서 굳게 닫힌 매표소를 원망스럽게 바라본다.
이곳은 자연설로 운영되는 스키장이기 때문에 눈이 충분히 쌓이는 12월 중순에 오픈을 하는데, 우리는 개장을 약 2주 앞두고 있었다. 산 아랫쪽에는 아직 가을분위기가 남아있는데, 산꼭대기에는 눈이 무릎까지 쌓여있어서 하루에 두계절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이 스키장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전망인데, 타고 내려오면서 저편의 푸르른 타자와 호수를 순백색 설경과 함께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꼭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한번쯤은 리프트로 산 정상에 올라 풍경을 내려다 보고 싶은, 절묘한 위치의 타자와호 스키장.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스키장 주변에 위치한 자작나무 숲이다. 아키타는 어쩌면 이렇게 예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짧은 시간에 오이 감자의 마음을 홀딱 빼앗아가 버렸다.
순백의 나무, 자작나무 숲
흰눈 위의 흰나무, 그리고 저멀리 푸른 호수
스키장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오이군을 다독여 끌고, 다시 온천으로 차를 모는데, 우리는 십미터도 가지 못해서 다시한번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갑자기 주변의 나무들이 온통 하얀색으로 변하며 환타지 영화속의 눈의 왕국에 들어온 착각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 숲에는 호수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주차장과 전망대까지 가는 길에 눈이 무릎까지 푹푹 빠지도록 쌓여 있었지만, 나무 펜스마저 하얀 자작나무로 만들어져 있어서 어찌나 매혹적인지,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는지라 모험을 감행하기로 했다.
둘다 방수가 되는 신발을 신은 것도 아니고, 딱히 눈에 대비한 바지를 입은 것도 아니어서, 최대한 젖지 않도록 이미 나있는 발자국을 따라 조심 조심 발걸음을 떼었다. ^^
마치 무대의 스포트라이트처럼 선명한 빛내림. 저어 멀리보이는 청초한 타자와 호수.
신발에 눈 들어가는 것을 감수하며 전망대까지 걸어온 보람이 있고도 남는 멋진 풍경이구나. 여름이었다면 김밥한줄과 커피한잔을 들고와 천천히 앉아 음미하고 싶다.
역시 여행지에서는 귀차니즘이 기승을 부리게 해서는 안된다. 살짝 귀찮아도 애써 한걸음을 떼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을 얻게 된다.^^ 오라에 레스토랑 앞의 타자와 호수가 그랬고, 지금 이 전망대가 그랬다.
사실 아키타에 오면서, 드라마 때문에 유명세를 탄 장소로, 실제는 딱히 볼게 없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우리에게는 한걸음 뗄 때마다 기쁨을 주는 그런 곳이었다. 다시 돌아오고 싶은 여행지가 또 하나 늘어났다. 세상이 이리 넓은데,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은 왜 이리 많은지. 우리가 이래서 주말에 멍하니 티비 앞에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 ^^;
타자와 코 스키장
홈페이지
주소
Shimotakano-73-2 Tazawako Obonai, Semboku, Akita 014-1201
전화
+81 18 746 2011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지구가 좁게 느껴지고 있었는데…
감자 오이 채소님들의 발걸음을 보면,
아~ 세상은 이렇게 넓고 아름답구나 하는걸 느끼게되요.
저도 십년 전,
이제 세상은 오염되어 더이상 은하수도 보이지 않고,
푸른 들판에 이름모를 들꽃이 박힌 풍경은 어머님의 이야기 속에서나 나오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태국에 갔을 때 하늘이 이렇게 넓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호주에 갔을 때, 하늘색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색과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후 뉴질랜드에서는 아직도 빈 공간보다 별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스위스에서는 여전히 들판에는 이름모를 꽃들이 뒤덮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참, 한걸을 내딛을 때마다 세상에는 제가 모르고 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합니다.
이제는 이 넓은 세상에 비해 제 인생이 너무 짧게만 느껴져요.
소이님께도 멋진 세상이 계속해서 쭉쭉 펼쳐지시기를 바래요! ^^
자작나무만큼 흰눈과 잘 어울리는 나무도 없는 것 같아!
예쁘다 겨울, 이제 더 이쁜 봄이 찾아오겠지? ㅎ
그러게 말야, 아직 못다한 겨울 이야기가 가득인데,
서울에도 꽃망울이 막 터지더라고.
그래도 봄이 좋지~ ^^
자작나무는 정말 겨울과 잘 어울리는 나무네요. 🙂
그죠? 저도 자작나무 이름만 많이 들었지 이런 나무인지 몰랐어요.
정말 겨울요정의 숲같은 느낌을 주더라고요. ^^
한국에도 자작나무 숲 갤러리등이 유명하던데, 내년에 눈이 다시 내리면 한번 방문해봐야겠어요. ^^
정말 마지막 말씀처럼 새로 가고 싶은 곳도 넘 많은데 다시 가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 고민이에요~ ㅎㅎㅎ
그러니까 말예요. 지갑은 가볍고,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늘 선택의 고민 ^^
멋진 풍경이네요~ ^^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 ㅎㅎ
감사합니다. ^^
마지막 말에 동감이요! 정말 세상은 넓은데 왜이렇게 다시 돌아오고싶은 곳은 많을까요~ 지금 이곳을 다시 못올꺼야! 라고생각하고 즐기지만, 또 뒤돌아서면 자꾸생각나요. 호수도 스키장도 너무 멋지네요! 저도 가보고싶은 곳 한 곳 추가!
그죠, 첫번째 갈 때는 가서야 발견한 좋은 곳을 시간관계상 그냥 지나쳐야 할때도 많아요. 그래서 꼭 다음에 와서는 여기를 좀더…하게되더라고요. 잠을 안자고 살 수 있거나 하루가 나에게만 48시간 이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