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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 일본/Japan | 오키나와, 이시가키
[이시가키] 코발트 빛의 유혹 카비라 비치와 흑진주
2013. 7. 29. 00:51

카비라 비치
이시가키 얼굴마담

 

이시가키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영문으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뜨는 사진이 바로 이것.

이시가키에 도착한 후에도 음식점 벽이나 관광 브로셔에서 끊임 없이 보이는 이 장소의 주인공은 바로 이시가키 섬 북동쪽에 위치한 카비라 비치이다.

 

 

도착한 순간 그 이유를 알것 같았다. 그 어디와 비교할 수 없는 오묘한 푸른 빛. 

눈부신 코발트 빛 바다 아래로 햇빛이 스며드는 그 풍경은 아무리 서툰 사진작가가 와도 예술적인 사진이 나오도록하는 숨막히는 자태를 뿜어내고 있었다.

 

대신 전망대가 하나라서 모두들 이곳에서 찍다보니 인터넷에서 어떤 언어로 검색해도 같은 각도의 사진이 나오는 것이 함정.

뭐 찍고 나서 워낙 뿌듯한 이미지라 남들이 같은 사진을 찍었다 해서 별로 불만은 없다. 관광지가 사실 다 그렇지 뭐...

 

 

 

 

 

너무나 아름다운 빛깔에 잠시 넋을 잃다가 갑자기 흰모래위로 마구 달려 바다로 그대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물속에 고개를 들이미는 순간 수많은 생명체가 나를 반겨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곳에서 수영은 금지, 오직 글래스 보트로만 아름다운 바닷속을 구경할 수 있다. 글래스 보트래서 클럽메드 카비라에서 본 투명 카약을 타는 건줄 알았는데, 풀 네임은 글래스 바텀 보트 Glass bottom boat로 동력 보트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는 것이다.

 

 

보트에 올라 물 가운데로 오니 물빛이 한층 더 짙어지며 우리의 탄성을 자아낸다.

웬지 모르게 이 푸른 빛을 보는 순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다. 시린 느낌의 레몬 맛이 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 멋진 바다를 바라보며 무얼 해야할지 몰라, 애꿎은 카메라 셔터만 연신 눌러댔다. 예전에 카메라가 없던 시절엔 대체 어떻게 살았을까? 풍경을 마음에 가득 담는다지만 역시 뭔가 허전하다. 시간이 지나면 느낌만 뿌연 이미지로 남을 뿐, 구체적인 기억은 사라져 버린다. 가끔은 그게 좋을 때도 있지만 이곳은 아니다. 이 푸른 빛깔을 최대한 내가 본 것과 가깝게 남겨두고 싶어서 카메라의 셋팅을 이리 저리 바꿔보았다.

이정도면 비슷할려나?

 

 

유리바닥속에 비친 바닷속 모습은 이러했다. 

카메라의 렌즈를 한번 더 거치니 푸른빛이 감돌아 현실감이 살짝 떨어지지만  실제로는 색감이 좀 더 현란하다. 맹독이 있어서 더욱 매력적인 얼룩말 줄무늬의 물뱀도 한마리 유유히 지나가고, 유니콘 피쉬들이 산호숲 사이를 우아하게 달렸다. 사람 얼굴보다 큰 대왕조개도 보이고, 나비고기들과 연산호 사이의 크라운 피쉬, 일명 니모도 눈에 띈다. 파란색의 경산호위를 지날때는 반짝이는 별위를 항해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역시 물안경을 뒤집어 쓰고, 물속에 직접 들어가야 마음이 편하다. 그들과 함께 물살에 몸을 맡기고, 유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유리바닥을 통해 바라보는 물속은 티비화면과 다를바가 뭔가? 실시간이니 라이브 티비쯤 되려나?

 

수많은 글래스 바텀 보트들이 매케한 매연을 뿜어대며 산호초들을 부수고 있었지만 이곳은 여전히 아름답고, 청초하다. 바닥에 잔뜩 깔린 부러진 산호들이 조금 아쉬울 뿐. 일년에 1-2센티 남짓 자라는데, 보트도 무동력으로 바꾸고, 운행도 조금 조심했으면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겉도 속도 아름다운 카비라 해안의 모래사장은 햇살이 센 날은 눈뜨고 바라보기도 힘든 흰색이다. 싱그러운 열대 식물과 함께 부서져가는 나무 벤치가 운치를 더했다.

 

 

 

진주의 여왕 흑진주를 만나다
카비라 비치 진주센터에서

 

 

카비라 비치가 유명한 또다른 이유는 바로 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한 흑진주 양식장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맑은 물에서만 자란다는 흑진주 조개가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이곳에는 흑진주 양식장과 진주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백진주에 비해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훠얼씬 높은 흑진주, 카비라 비치와 세이셸등 청정 지역에서만 양식에 성공하고 있다. 얼마전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최초로 키조개에 흑진주핵을 넣어 양식에 성공해 화두가 되기도 했다.

 

일행모두 진주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가격이 궁금해져 슬쩍 둘러보기로 했다. 이 묵직하게 생긴 목걸이가 4백 6십만엔, 즉 현재 환율로 5천 2백만원 정도로 전시품 중에는 최고가 인듯 하다. 몇 알인지 세어보진 않았지만 어쨌든 고급 차한대 값과 맞먹는 금액이라니 흑진주가 비싸긴 한가보다. 난 그 돈있으면 여행을 더 갈텐데...

 

 

진주는 모두 알고 계시듯, 조개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고통받은 조개가 점액을 뿜으며 이물질을 둘러싸 부담이 적어지도록 만드는 것으로 자연 진주는 그 모양이 일정하지 않다. 따라서 둥글고 예쁜 진주를 얻기위해 동그랗게 깎은 돌을 인위적으로 조개 안에 넣어 주는데, 바로 이 하얀것이 진주핵이다. 

 

 

진주의 색은 조개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그중 흑진주를 생산하는 조개는 우리나라에서 키조개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한종밖에 없었고, 성공률 낮아 그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는 것이다.

 

 

사실 이 진주센터에서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사실 진주보다 진주조개 껍질을 이용한 세공품이었다. 조그마한 조개껍질로 어쩌면 이렇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어 냈을까? 

 

어느 누가 진주는 눈물을 상징한다고 한다. 조개가 평생을 고통받으며 만들어낸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 진주는 결실이라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고통스럽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결국은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내는 진주 조개. 그리고, 그 껍질까지 버리지 않고, 하나 하나 수공예로 아름다운 공예품을 만들어낸 사람들.

아름다운 결과물들은 모두 그들의 고된 노력의 결실이다.

 

 

 

 

 

진주센터안에는 이렇게 전망좋은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인테리어가 매우 횡한 느낌의 카페테리아이지만, 푸른 빛의 카비라 바다를 바라보며 이시가키의 특산물인 미루미루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으니, 더운 바닷가를 거닐다 시원한 곳에서 휴식이 그립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특히 이시가키 우유로 만들었다는 우유맛 아이스크림이 일품.

 

 

하루종일 보고있어도 질릴 것 같지않은 카비라 비치, 떠나고 싶지 않아 아쉬운 마음을 추스리려 애쓰고 있는데, 이 버스가 나를 한방에 떠나도록 만들었다.

 

'아줌마 버스'

 

아줌마 버스라니...시끄러운 단체 관광객 아줌마들이 해변위로 물 쏟아지듯 우루루 나올 것만 같아서 황급히 자리를 뜨고 말았다. ^^; 그런데...생각해보니 나도 아줌마구나. 흐으음.  글적.

 

 

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래블 웹진에서 여행경비(항공권, 숙박비, 교통비, 식비)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