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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 | 유럽/Switzerland | 스위스댁 이야기
스위스의 매력적인 소도시 툰,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 시그리스빌
2022. 2. 16. 07:19

 

9박 10일 스위스 여행 추천코스 Day 2

그림같이 예쁜 소도시 툰 Thun의 가볼만한 곳

 

툰 성으로 가는 길에 지나가게 되는 교회이자 작은 박물관. 무료입장

 

많은 이들에게 스위스 로망을 불살라 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극중에서 윤세리와 리정혁 그리고 서단이 처음 만났던 곳을 기억하시는지? 그때 그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사실 스위스 유학중인 리정혁과 서단 그리고 삶을 끝내길 기도하며 스위스를 찾았던 윤세리는 스위스의 한 다리위에서 이미 스쳐 지나간 사이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사진을 찍고 찍힌 그들이 큰 인연으로 얽혀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여기서 그들을 역어준 그 다리가 바로 스위스 시그리스빌 Sigriswil 에 있는 파노라마 브릿지이다. 사실 스위스 첩첩산중에 이런 심장 쪼그라들게 하는 구름다리가 그리 드문게 아닌데, 어쩌다 이곳이 드라마 촬영지로 선정되는 바람에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이 다리가 구글 지도에 위풍당당하게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라고 한글로 뙇 뜨게 되다니. 사람팔자도 그렇지만 관광지 팔자도 운이 따라줘야 하는 듯.

 

툰에 있는 어떤 집앞 풍경. 집안에서는 안보여도 길 지나는 사람들 눈에 예쁘도록 이렇게 집앞을 꾸미는 사람들이 많다

 

어쨌든 스위스 핫플로 급부상한, 나름 흔해도 후회없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 다리를 가려면 작은 도시 툰 Thun에서 25번 버스를 타야 한다. 그런데, 그 버스 출발지인 툰 Thun이 또 예쁜 곳인게 함정.  다리를 보러 가기 전에 일단 툰을 먼저 구경해 보자. 그림같이 예쁜 이 소도시를 보느라 원래 목표 했던 다리를 못가는 일이 생겨도 섭섭하다는 생각이 안들만큼 귀여운 곳이니.

 

 

 

 

 

 

툰 성

Schloss Thun

 

성으로 가는 길
교회 박물관 (좌) / 교회앞에서 바라보는 마을 전경과 머리가 길었던 그때 그시절의 오이군 ^^; (우) 

 

툰의 전경을 동화속 한장면을 만들어 주는 일등공신이 바로 이 성이다.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데, 거 참. 멋지게도 생겼지. 요새로 지어진 성이라  창문이 많이 없고, 굉장히 튼튼하게 생겼다. 그리고 요새이다보니 마을을 굽어 내려다 보는 위치에 있어야 해서 가는 길이 오르막인데, 뭐 조금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내려다보는 전망이 일품이라 보상이 된다. 스위스 특유의 오렌지색 지붕들 너머로 푸른 툰 호수와 웅장한 알프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성 안뜰은 레스토랑 겸 카페로 운영되고, 내부는 지역의 유물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인데, 스위스 트래블 패스 소지자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성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거치게 되는 작은 교회도 빼놓지 말자. 일단 외관이 너무 귀엽게 생겨서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좋고, 앞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근사하다. 내부는 교회의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소소한 박물관. 

 

 

 

 

뮤흐레 광장

Mühleplatz

 

툰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으로 햇살 좋은 날 광장의 노천 카페에 앉아 커피한잔 마시고 있노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진다. 심지어 추운 겨울에도 주말이면 이렇게 빼곡히 바깥자리를 매우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노천카페라고 썼지만 사실 스위스는 한국 같이 카페로만 운영되는 곳은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 주업은 레스토랑이라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데, 양털이 깔린 의자에 앉아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치즈퐁듀를 먹는 것도 스위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나름의 재미. 물론 너무 춥다면 실내 좌석도 있긴 하다.

당연히 식사를 하지 않고 음료만 주문도 가능하니 겨울에는 뱅쇼(툰은 독어권 지역이라 뱅쇼가 아니라 글뤼바인이라 부른다)를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을 주문해서 현지인 같이 여유를 즐겨보자.

 

 

 

 

 

 

오버러 하우프트 거리

Obere Hauptgasse

 

 

 

툰의 상점거리 인데, 길이 두 층으로 되어 있어 재미있다. 길 양옆의 상점 위 테라스로 올라갈 수가 있는데 이 테라스 들이 주욱 연결되어 있어 마치 길이 2층으로 되어 있는 것 같다.

상점들도 매우 아기자기 해서 뭔가 해리포터 일행들이 마법용품을 구하러 나갔던 시장같은 느낌. 구입하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샤다우 성

Schloss Schadau

 

밤에도 아름다운 샤다우 성, 고급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이곳은 아아레 강이 툰 호수와 만나는 곳으로 가슴 탁 트이는 시워언한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호수를 마주 보고 아름다운 성이 하나 있는데, 성 앞 공원만 거닐어도 정말 평화롭고 귀족적인 풍경에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곳이다. 성은 고급 레스토랑이고, 그 옆에 원형 건물 안쪽에 그려진 파노라마 그림이 유명하다.

단, 여기는 위치가 기차역 및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도보 또는 버스 이동) 일정을 아침 일찍 시작했다면 모를까 툰 성과 뮤흐레 광장 그리고 여기까지 다 보고 같은날 시그리스빌의 파노라마 다리까지 가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시간을 봐서 오후 1시가 넘었다면 이 성은 포기하고 시그리스빌로 이동한다.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 

귀여운 산골마을 시그리스빌 Sigriswil

 

 

드디어 오늘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시그리스빌 파노라마 브릿지.

(툰에서 버스를 타고 약 35분 정도 이동해야하니 미리 시간을 잘 계산해 보시길)

사실 개인적으로는 툰이 예쁘고, 볼거리가 더 많아서, 느긋하게 툰이나 구경하고, 여기는 건너 뛸 것 같지만 또 여행이 어디 그렇던가. 감정이 이입되는 곳이 더 매력있게 느껴지기 마련. 사불착이 넷플릭스 덕분에 세계로 퍼져 사랑받았던 드라마이니만큼 요즘엔 이 작은 산골마을이 나름 소도시인 툰보다 훨씬 더 유명해져 버렸다.

 

 

바로 이 장면인데,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리정혁과 윤세리가 첫만남을 가졌다.

안락사 회사에서 거절당하고 여기서라도 뛰어내려 보려고 비장하게 중얼중얼 녹음중인 윤세리에게 시크하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하는 리정혁과 서단. 덕분에 윤세리의 자살기도는 또다시 실패하고 말지만, 사실 세리가 다리 위에 있는 것 자체를 너무 무서워해서 리정혁이 방해하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뛰어내릴 수 있을것 같진 않아 보였다 ^^;

 

드라마 속 윤세리는 여기서 너무나 우울해 보였지만 사실 시그리스빌은 마음이 울적한 사람도 기분 좋아지게 만들만한 예쁜 산골마을이다. 다리 뿐만아니라 마을 자체가 사랑스럽게 생겨서 두어시간 여유롭게 산책할 생각으로 찾아가면 좋을 곳. 나름 핫플이 되긴 했지만 사실 사불착 본 사람 아니면 그다지 가볼 생각도 잘 안하는 곳이라 어느 계절에 가도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고 한적하다. 

 

 

TIP Sigriswil은 한국어로 시그리스빌이라고 많이 표기하지만 사실 독어로 지그리스빌에도 가깝다. Si는 바람이 많이 새는 지와 시의 중간 발음(?)

 

 

 

 

파노라마 브릿지의 비밀

Panoramabrücke Sigriswil

 

 

길이가 340m나 되는 이 파노라마 브릿지는 사실 관광용으로 만든건 아니고, 마을의 편의를 위해 만든 다리라 마을 주민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주민이 아닌 경우 8프랑에 이르는 소정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다행히도 16세 미만은 무료인데, 다리 아래 안전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바람 또는 일행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흔들해서 개인적으로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갈 것 같지는 않다. (뭐 이 동네 애들은 어린 애들도 뽈뽈뽈 달려서 건너 가더라마는...) 다리가 아주 튼튼하게 생겼긴 하지만 바람부는 날 또는 다리까지 안개가 가득 낀 날 이 위에 올라가니 쪼그리고 부들부들 떨던 윤세리의 심정이 백분 이해가 가더라.

 

 

그래도 두려움을 박차고 한번 가볼만 한데, 다리 앞으로 작은 집들과 툰호수 그리고 알프스 고봉들이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이 가히 할말을 잃게 하기 때문. 기왕이면 날씨가 맑으면 좋겠지만 어느정도 흐려도 안개가 없고, 시야가 괜찮다면 가볼만 하다.

 

단, 여기서 알고 가야 할 것이 드라마 속에서 나왔던 진짜 사진을 찍어주는 장소는 시그리스 빌이 아니라는 것. 

이 장면을 보면서 오이군과 오잉? 하며 웃을 수 밖에 없었는데, 리정혁 커플은 부들거리며 무서워 하는 여자한테 사진을 찍어달라더니 카메라를 그냥 맡기고 자기들은 뒤도 안돌아 보고 그 긴다리를 도로 건너 나온다. (340m나 되는, 그것도 8프랑이나 지불한 다리를!) 보통 다리위에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다리 위에서 찍어주지 않나? 그런데, 윤세리는 돈받고 고용된 사진사 마냥 무섭다고 투덜대면서도 그들을 열심히 뒤따라 다리를 다 건너 와서 사진을 찍어 준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사진찍어주는 장소는 시그리스빌에서 무려 47km가량 떨어져 있는 피르스트라는 것.

 

여기는 요리보고 조리봐도 뒷 빙하 모양이며, 저 산책로 각도 하며, 산세가 딱 피르스튼데?

 

생판 남인 커플을 위해 그 무서운 유료다리를 다시 걸어 나온 걸로도 부족해서 시그리스빌에서 갑자기 피르스트로 순간이동을 해서 사진을 찍어주는 윤세리의 친절함이라니...^^;

뭐 영화나 드라마 속 설정을 실제와 하나하나 대입하면 감동이 반감된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익숙한 곳들이다보니 오히려 이런 옥의 티를 발견해가며 더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그러니까 어떤 외국 드라마에 한국이 나왔는데, 대둔산 구름다리에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자 갑자기 앵글이 바뀌면서 뒷배경으로 한라산과 백록담이 나와서 실소를 자아내는 그런 느낌이었달까 ^^;

 

 

 

 

혹시라도 파노라마 브릿지를 걷고, 저 빙하가 보이는 멋진 하이킹 길을 걸어 봐야겠다 계획 했다면 실망하긴 이르다. 시그리스빌 마을에서부터 이 다리를 건너 쭈욱가면 나오는 파노라마 창 호텔 Hotel-Restaurant Panorama Tsang 까지 약 1km에 이르는 길이 또 엄청 멋지니까. 날씨가 좋다면 추천하는 하이킹 코스.

 

사불착의 추억을 되새기며 즐겁게 산책을 마쳤다면 해가 지기 전에 다시 25번 버스에서 내렸던 곳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툰 방향으로 가는 25번 버스를 타고, 군텐 Gunten마을 정류장에서 (7분 소요) 21번 버스로 갈아탄 후 인터라켄으로 이동(30분 소요)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셋째날 코스, 스위스 여행의 로망 융프라우로 가는 관문인 인터라켄 소개가 이어집니다.

 

 

 

 

시그리스빌 파노라마 브릿지

홈페이지  www.brueckenweg.ch/besucherinformationen/tickets-und-preise.html
가는법  툰 시내 관광을 마치고, 시내 동쪽에 있는 라우이터 Lauitor 버스 정류장에서 25번 버스 탑승. 약 35분 소요
이용료  8프랑 (툰 호수 지역 관광카드(파노라마 카드) 소지자 4프랑), 16세 미만 무료


※ 숙박 장소가 툰, 슈피츠, 메링겐 등 툰 호수 지역이라면 숙소에서 숙박 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관광객 카드인 파노라마 카드를 발급해 준다. 이 카드로 인근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파노라마 브릿지 50%할인, 툰 구시가 무료 투어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인터라켄도 툰 호수와 맞닿아 있지만 툰호수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고, 인터라켄 지역으로 분류되어 인터라켄, 합케른, 베아튼 베르그 등에 투숙시 발급되는 인터라켄 게스트 카드로는 파노라마 브릿지를 1프랑 밖에 할인 받을 수 없다. 툰호수 지역에서 숙박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혹시 머문다면 참고 하시길. ^^;

 

 

 

여행팁 툰도 시그리스빌도 아름다운 곳임에 틀림 없긴 하지만, 만약 툰에 도착했는데, 도시에 안개가 자욱하다면 툰도 시그리스빌도 여행계획에서 빼버리고 다음 여행지에서 시간을 더 할애할 것을 추천한다. 툰은 오묘한 빛깔의 푸른 호수 너머로 알프스 고봉들이 가깝게 쫘악 펼쳐져야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안개가 끼면 바로 맞은편 알프스 라인도 보이지 않게 된다. 호수 색도 특유의 빙하수 섞인 푸른 빛이 아니라 푸른기 도는 회색으로 보여서 매력이 반감. 시그리스빌의 파노라마 브릿지도 마찬가지로 전망이 중요한데, 안개가 끼면 전망이 없고, 다리 자체가 안개 안에 들어가 버릴 때도 있다. 이러면 안그래도 길고 흔들려서 무서운데, 진심 후덜덜 하다는. 차라리 다음 여행지인 인터라켄으로 가면 알프스 코앞에 있게 되므로 안개가 껴도 나름 괜춘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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