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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Jeju | 제주도
[올레 14] 제주 카름투어 추천 여행지 : 월령리 선인장 마을
2020. 12. 29. 17:50

 

           

붉은빛 백년초가 가득한 월령리

제주 작은마을여행

 

 

지난번 소개드렸던 귀덕마을에 이어 감자와 오이가 한달살기를 했던 마을 중 기억에 남는 곳으로 월령리를 빼놓을 수 없다. 월령리라는 마을이 생소할지라도 보라색 선인장 열매인 백년초는 한번쯤 들어보셨으리라. 제주 기념품 가게에 단골로 등장하는 백년초 초콜릿이 바로 이 월령리에서 자생하는 선인장의 열매가 들어간 초콜릿이다.

 

이것이 바로 선인장 열매인 백년초.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월령리에서 자생한다

 

월령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백년초 선인장이 자생하는 마을로 5-6월이면 노오란 선인장 꽃이 바닷가와 들판을 뒤덮고, 11월 즈음 되면 보라색 백년초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장관을 연출한다. 붉은 열매들은 대부분 4월까지 매달려 있는데, 파란 바다와 어우러져 풍경이 매우 이국적이건만 그 아름다움에 비해 그리 잘 알려져 있지를 않아서 사계절 한적한 편. 덕분에 요즘같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여행하기 딱 좋아 추천하는 곳이다.

 

선인장, 현무암, 바다 그리고 풍차. 월령리 풍경

 

 

 

 

 

 

           

월령리 선인장 마을로 떠나는

제주카름투어

 

 

한국인의 휴식같은 존재로 자리잡은 제주도는 시대를 막론한 인기 만점 여행지인데, 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계속해서 여행 트렌드는 바뀌기 마련이다. 내가 어릴적에 제주도는 부모님 세대가 신혼여행을 가셨다던 곳으로 유명했는데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 나 = 옛날 사람 ^^;) 90년대 말즈음부터 대학생 엠티 장소로 각광을 받더니 2000년대 들어 저가항공사들의 탄생과 함께 올레코스의 대인기로 바야흐로 제주 여행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여유로운 삶을 중시하는 시대 분위기에 맞춰 한달살기 여행으로 트렌드가 바뀌더니 요즘에는 코로나의 여파로 남들 안가는 한적한 숨은 여행지를 찾아다니 카름투어가 새로운 여행 스타일로 떠오르게 되었다.

 

※ 올레 : 마을길, 동네길, 좁은 골목 등을 뜻하는 제주 방언

 

이제는 인적이 드문 작은 마을들을 여행하는 카름투어가 대세!

 

카름은 제주 방언으로 작은 마을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제주 동카름이라고 하면 제주 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는 뜻이고, 서카름이라고 하면 서쪽의 작은 마을 이라는 뜻. 따라서 카름투어는 제주도의 유명 관광지 대신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들을 여행하는 것으로 좁은 동네길을 구석구석 산책하고, 특정 여행지가 아닌 소소한 풍경을 즐기며 혼자 또는 소규모의 일행과 함께 차박 또는 캠핑을 하거나 대형 숙소보다는 작은 프라이빗 숙소 등에 머무는 여행을 말한다. 음식도 사람많은 유명 음식점에서 먹기 보다는 동네에 있는 작은 음식점에서 테이크 아웃하여 바닷가에 앉아 경치를 즐기며 먹거나 숙소에서 일행끼리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 한마디로 언택트 여행의 제주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

 

유명 관광지보다는 인적이 드문 작은 마을들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즐기는 여행이 바로 카름투어다 - 월령포구의 오렌지 빛 노을

 

그러나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고 해서 여행의 감동이 덜한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여행지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이런 작은 마을들에 있지 않나 싶다.

사실 이런 여행이 감자&오이가 평소에 가장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이기도 해서 이미 제주를 이런식으로 구석구석 둘러보았던지라 '카름투어'가 대세라는 말을 듣는 순간 소개드리고 싶은 곳이 머릿속에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 (지난 포스팅의 귀덕마을도 카름투어를 하기에 딱 좋은 곳 중 하나) 그 중 오늘은 서카름월령리를 소개드리려고 한다. (월령리는 제주 서부권의 얼굴마담격인 협재해수욕장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서카름 중 하나이다.) 그럼 월령리에는 어떤 매력이 기다리고 있을까?

 

 

 

 

월령리의 매력 포인트 1

선인장과 푸른바다, 이국적인 바다 풍경

 

 

작년에 갈라파고스에 간 적이 있는데, 선인장이 가득한 화산섬과 푸른 바다를 보고 떠오른 곳은 다름 아닌 제주도의 월령리 였다. 세계 어느 유명 여행지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매력을 가진 제주도, 그 중에서도 월령리는 은근히 남미 또는 갈라파고스의 해변과 닮은 구석이 있더라.

 

갈라파고스 제도의 산티아고 섬. 푸른 바다와 현무암위로 자라난 선인장과 붉은 식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우리가 한달을 보냈던 제주도의 월령리가 떠올랐다

 

다른 점이라면 제주 월령리엔 풍력발전기와 인가가, 갈라파고스 산티아고 섬에는 이구아나와 바다사자가 있다는 것? ^^;

 

제주 곳곳에소 현무암 위로 자라는 나문재, 칠면초, 함초, 해홍나물 등의 붉은 해변식물들을 볼 수 있지만 월령리에 특히 이 식물들이 많이 있었다. 이 강렬한 붉은색과 푸른색의 조화가 소소하지만 월령리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풍경이다. 그런데, 갈라파고스에 갔더니 이 붉은 해변식물 사촌들이 선인장과 뒤섞여 검은 현무암위로 무성히 자라나고 있는게 아닌가! 딱 월령리가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월령리가 남미 또는 갈라파고스와 닮은 것이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것이 제주도에 자생하는 선인장은 사실 멕시코가 원산이라고 한다. 약 2백여년 전 해류를 따라 흘러들어온 선인장 씨앗이 이곳에 정착하여 자생하기 시작한 것인데, 항간에는 누군가가 관상용으로 키우던 것이 퍼져나와 야생이 되었다고도 한다. 뭐 이유야 어쨌건간에 백년초는 약 2백여년 동안 제주도의 월령리에서 토착식물처럼 야생으로 자라나며 천연기념물로도 지정이 되었다. 현재는 야생 뿐만 아니라 월령리의 넓은 밭에서 대량재배되어 열매와 그 가공품들이 지역 주민의 생활에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다.

 

 

선인장들은 제주의 척박한 현무암 돌틈과 바닷바람을 좋아하는지 그 군락지가 해변 바위를 따라 주욱 늘어서 있다. 이를 편안하게 둘러 볼 수 있도록 군락지를 따라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남녀노소 부담없이 산책하기에 좋다.

이곳이 월령리에서 한달살기를 하는 동안 매일 우리의 아침 산책로이기도 했다.

 

산책로 입구에 있는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 산책코스지도, 지도가 그려진 이후로 몇몇 펜션과 음식점, 카페들이 더 추가 되었다

 

찾아가는 방법은 GPS를 월령포구로 맞추고, 포구에서부터 산책을 시작하면 된다. 근처에 주차할 곳이 많이 있으니 차를 대 놓고,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따라 걸으면 선인장 군락지 산책데크로 갈 수 있다. 

 

산책로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 붉은 등대, 예쁜 벽화, 현무암, 푸른바다, 붉은 해변식물, 풍력발전기 그리고 백년초 선인장

 

페션 테러리스트 오이군이 이날은 알록달록한 벽화와 잘 어울려서 한컷 ^^; 

 

공식적인 선인장 군락지 산책로는 약 500m정도지만 산책로 끝까지 가서 조금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더 내려갈 수도 있다. 약 900m정도 더 걸어가면 축구장과 놀이터가 있는 해거름 마을 공원이 나오고, 여기서 다시 700m쯤 걸어가면 환상적인 물빛을 가진 작은 포구와 게스트하우스 하나가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판포포구이다. 

 

우리가 지냈던 월령포구에서 판포포구까지(약 2km) 가끔 산책을 가곤 했었다. 근데, 이날, 날씨가 흐리길래 이런날도 저런날도 좋았다는 드라마 도깨비가 생각나서 비슷한 앵글로 찍어 보고 싶었건만 오이군이 협조를 안해주네... -_-;

 

예전에는 이곳에 귀염둥이 삼칠이가 사는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는데, 현재(2020년)는 스테이 예스라는 신축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섰더라. 근처의 유일한 건물이라 바다전망이 끝내줄 듯

 

판포포구는 한여름에는 사람이 많아서 한적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외의 계절에는 대부분 아무도 없기 때문에 특유의 예쁜 물빛을 감상하며 망중한을 즐기기에 좋다.

 

그리고 월령포구에서 선인장 군락지 데크를 둘러보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대신 시작지점으로 되돌아 온 뒤 바다를 왼쪽에 둔채 해변을 따라 계속해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쪽 길 풍경이 야생미가 있어서 더 마음에 든다.

 

이 길은 올레 14코스의 일부이기도 해서 올레길 표지가 있다. 여기서부터 어린왕자의 보아뱀 그림을 닮은 비양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붉은 식물이 카펫처럼 깔린 현무암과 저 멀리 비양도 (갈라파고스에서 이 길 풍경이 많이 떠올랐다. 여기다가 이구아나 한마리만 얹어 놓으면 딱 바로 갈라파고슨데...^^;)

 

한 30분쯤(1.8km) 걷다보면 흰모래가 환상적인 금능해변이 나타난다. 해변 전에 금능 마을을 먼저 지나게 되는데, 월령리가 선인장 마을이라고는 불리지만 실질적인 선인장 군락지는 이곳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월령리의 매력 포인트 2

월령 포구의 일몰과 스노클링

 

 

월령리 일몰 클래스!

 

제주 서쪽은 어딜가도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일몰을 자랑하는데, 월령리는 선인장이 함께 있어 더욱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넓적한 모양이 손바닥을 닮아 지역에서는 손바닥 선인장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손바닥 같은 선인장들이 붉은 햇살을 반사해서 저녁이면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월령 포구에서 본 일몰

 

매일 한달간 같은 장소에서 일몰을 봤는데, 그 어느 하루도 그 모습이 같은 날이 없었다. 어느날은 온천지가 오렌지 색으로 물들기도 하고, 어느날은 생크림케이크 위에 누가 라즈베리 소스를 흩뿌려 놓은 것 처럼 흰구름과 붉은 노을이 조화를 이루기도 했다. 또 어느날은 구름 사이로 천지창조를 떠올리게 하는 빛내림이 웅장하게 내려오기도 했다.

선인장 군락지를 산책만 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이근처에 머물며 꼭한번 일몰을 감상하길 추천한다.

 

이날이 4월 초였던 듯? 제주도가 아무리 남쪽이라지만 4월에는 아직 몸서리쳐지게 물이 차가운데, 추위를 잊게 했던 오이군의 왕성한 호기심!

 

그리고 또하나.

오이군이 이곳을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포구의 방파제 왼쪽에서 스노클링을 할 수 있었기 때문. 그쪽 바닥에 하얀 모래가 깔려 있어 물빛이 예쁘기도 했거니와 이 근처에는 유난히 군소가 많이 살고 있었다.

 

포구 안쪽은 배가 드나들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방파제 넘어 저쪽편을 이용하자

 

춘사월에 웨트 수트도 없이...열정만은 해양생물학자로 거듭날 기세!

 

바로 이녀석이 군소

 

쫑긋한 귀가(더듬이가) 귀여워서 바다토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군소는 민달팽이의 한 종류이다. 그 크기가 손바닥만하고, 무서우면 보라색 물을 뿜는데, 물 밖에서는 기괴한 검은 색이지만 물속에서는 이 보라색이 은은하게 퍼져 꽤 예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녀석들은 다이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인데, (이녀석 만나면 다들 한번씩 건드려 봄...-_-;) 어쩐일인지 월령포구 근처에는 이 군소들도 선인장과 함께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던 것.

어떤 사람들은 이걸 잡아서 삶아 먹기도 한다던데, 질기고 냄새도 그냥 그래서 그렇게 맛있다는 사람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 우리에겐 어차피 해산물은 친구지 먹는 것이 아닌지라 시식은 패스.

 

봄철에 해변을 가득 메우는 군소의 알

 

그런데, 우리가 이 군소 군락지를 발견하게 된 경유가 좀 웃긴다. 처음에는 누가 바다에 자꾸 라면을 버리고 간다며 투덜거리다가 보게 된 것인데, 알고보니 이게 라면이 아니라 전부 군소의 알이었던 것 ^^; 봄철이 산란기인지 봄이 되면 제주 서쪽 바다 여기저기에 이 국수뭉치 같은 것들이 걸려 있었는데, 이게 알이 라는 사실을 몰랐던 때 오이군이 이걸 관찰하겠다며 4월의 꽃샘추위에도 마다않고, 차가운 바다속으로 뛰어들었다. 물 밖에도 떠내려 온 라면뭉치가 많았는데, 구태여 물에 뛰어들어 보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라면뭉치 주변에는 어김없이 군소들이 잔뜩 몰려 있었고, 물에 풀어지지 않는 이 라면을 자세히 보니 투명한 튜브안에 작은 알들이 가득 들어 있더라. 그래서 이것이 군소의 알이라는 사실을 알 게 된 것. 나중에 찾아보니 군소는 한마리가 약 1억개의 알을 낳아 다산의 상징이라고 한다. ^^;

 

어쨌든 월령포구 주변은 물이 잔잔하고, 바위틈에 작은 고기가 많아서 스노클링하기 나쁘지 않은 곳이다. 단, 포구쪽은 배가 들어올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하자.

 

 

 

 

월령리의 매력 포인트 3

월령(조록)코지에서의 망중한

 

 

 

요 포인트는 가깝지만 포구 안쪽까지 가보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포인트다. 포구에서 풍력발전기가 하나 있는 쪽으로 다가다면 볼 수 있다. 코지역시 제주 방언으로 곶, 즉 바다쪽으로 튀어나온 지형을 뜻하는 말이다. 잘 알려진 코지로는 섭지코지가 있는데, 섭지는 좁은 땅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고, 코지는 곶을 뜻했던 것. 월령리에도 작은 코지가 있는데, 원래 이름은 조록코지이건만 월령리에 있다보니 그냥 월령코지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조록역시 제주 방언으로 자루를 뜻하는 말이다. 사진에서 보이듯 땅이 작은 자루 모양이라 그렇게 부르는 모양.

코지는 예쁜 돌다리로 연결이 되어 있고, 사진에서 보이는 저것이 전부인 작은 규모이다.

 

아버지와 아들. 월령리는 물이 들어오면 낚시하기도 무난해서 우리 가족이 낚시여행으로도 몇 번 찾은 곳이다

 

특별할 것 없는 곳이긴 하지만 끝쪽에 있다보니 시야가 뻥 뚤려 있고, 여기 앉아 하염없이 파도를 바라보다 보면 세상근심 전부 날아가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끝에 앉아 낚시를 하면 감성돔이나 광어 등이 나온다고 하더라.

 

 

 

 

 

 

월령리의 매력 포인트 4

월령리 마을 자전거 하이킹

 

 

벚꽃핀 어느날 월령리 마을 내륙쪽 하전거 하이킹

 

계속 바다 이야기만 해서 월령리는 바닷가만 있나 싶겠지만 마을은 섬 안쪽으로 더 많이 퍼져있다. 여기는 정말 그냥 선인장 밭만 있는 평범한 제주 시골마을인데, 지형이 평평해서 자전거를 타고, 밭 사이사이를 구경하기 좋다.

 

벚꽃과 백년초 선인장이 함께 어우러진 4월의 월령리 풍경

 

산책데크가 있는 바닷가쪽 마을에서 일주서로(차도)를 건너면 그쪽도 월령마을인데, 사실 선인장은 이쪽에서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다. 작정하고 재배하는 지역이라 끝없이 넓은 밭이 전부 백년초 밭이기 때문.

 

간혹 길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백년초 열매도 볼 수 있다. 궁금해서 반을 갈라보니 온통 씨앗이 가득

 

여기는 노오란 백년초 꽃이 피는 5-6월이 가장 예쁘고, 밭 사이사이 길에 벚나무와 갯무꽃이 심겨있어 4월에도 무척 근사한 곳이다. 또 2-3월에는 유채밭도 꽤 많이 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선인장도 유채꽃도 전부 관상용으로 심어 놓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경작하는 지역이니 사진을 찍는다고 밭 안쪽으로 들어가는 실례를 범하지는 말도록 하자.

 

간간히 길에 떨어져 있는 백년초 열매가 있길래 하나 주워 갈라보니 속도 겉과 마찬가지로 붉은색을 띠고 단단한 씨앗이 가득 들어 있더라. 빨간색이 식욕을 자극하여 혀끝을 살짝 대어 보았으나 음...떫고, 시고 영...이대로는 추천할만 하지 않은 맛 ^^; 그래서 생열매보다 가공품이 더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년초 열매만 섭취하는데, 말린 가루를 빨간색 식용색소로도 판매하고, 당절임을 해서 효소나 엑기스 등으로도 판매한다. 물론 많이들 보셨을 초콜릿이나 사탕도 있고 말이다. 나는 이중 백년초 가루를 사서 빵, 크림, 떡 등 디저트에 붉은 색을 낼 때나 빨간 칼국수 등을 만들어 먹을때 사용했다. 그리고 맛은 별로 없지만 생 백년초의 맛이 정 궁금하거든 인근 백년초 판매장이나 근처 카페 또는 음식점을 찾아가보자. 즙을 내서 에이드나 주스를 만들어 판매한다.

 

※ 이 선인장의 원산지인 멕시코에서는 열매뿐만 아니라 선인장의 잎(줄기)도 식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갯무꽃과 유채가 가득한 월령마을 안쪽 풍경

 

선인장 뿐만아니라 노오란 유채도 많이 재배한다

 

 

Travel Plus

월령리 추천 맛집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여행하며 먹을 것을 빼 놓을 순 없지 않은가. 작은 마을이지만 몇몇 괜찮은 음식점들이 있어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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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버거

 

백년초로 염색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때 우연히 깔맞춤 ^^; 한잔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엇다

 

마을에서 섬 안쪽, 일주서로 건너편 위치하고 있다. 

부드러운 식감의 흑돼지 햄버거와 딱새우 햄버거를 판매하고, 백년초 에이드도 맛볼 수 있다. 백년초가 맛이 좀 그래서 에이드를 만들어도 혹하는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역 특산물이니 한잔 쯤 주문해 보도록 하자. ^^;

메뉴가 햄버거와 에이드라 요즘같은 때 테이크아웃하기에도 딱 좋다.

 

오이군도 어쩌다 보니 백년초 홍보대사 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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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월령 with 바다동굴 (월령 딱새우)

 

건물 안에 바닷물이 들락달락하는 천연 동굴이 있다 (밤에 찍은 사진)

 

이곳은 맛집이기도 하지만 장소가 너무 신기해서 한번쯤 가볼만 하다. 바로 월령포구에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2002년 이 부지에 카페를 만들려고 땅을 팠는데, 바다랑 워낙 가깝다 보니 그 아래 바다와 연결된 용암 동굴이 나왔다고 한다. 지금은 법이 바뀌어 이런 동굴이 나오면 자연보호시설로 지정되어 건물을 짓지 못하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그런 법이 없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동굴을 그대로 살려 그 주변으로 둥근 건물을 지어 카페를 만들었다. 동굴 안쪽에는 물이 고여 있는데,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보니 밀물과 썰물때 동굴안 물 높이가 다르다. 꽤 큰 물고기와 문어가 살고 있다며 주인장 아저씨가 고기밥을 던져 보여주셨는데, 수면위로 감성돔 몇마리가 힘차게 뛰어 오르더라. 낚시를 좋아하시는 우리 아버지가 갖고 싶으실 집이 아닌가 싶다 ^^; 

 

낮에는 이런 모습

 

건물을 지으셨던 주인장 아저씨는 화가이시기도 해서 아저씨가 그린 그림도 구경할 수 있는 갤러리겸 왕돈까스 집이었는데, 올해 초 다시 가보니 딱새우집이 되어 있더라. 인테리어가 조금 바뀌었고, 구석구석 더 깔끔해 졌던데, 주인장이 바뀌었지 싶다. ^^;

메뉴는 딱새우 찜, 딱새우 회, 딱새우 파스타, 딱새우 버거 등.

 

주변에 큰건물이 없다보니 시원한 바다 전망또한 멋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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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꼬운디

 

 

이곳은 우리가 한달살기를 했을 때는 건물조차 없었던 곳인데, 올해 초 가족 여행때 가보니 새로 생겼길래 궁금해서 갔다가 가족 모두 사랑에 빠진 곳이다. 카페월령과 마찬가지로 월령포구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메뉴는 산적덮밥, 제주보말라면, 산적얼큰라면, 보말죽, 소라적 등인데, 그 중 산적덮밥에 별표 잔뜩 쳐서 추천한다. 조금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갔던거라 가족모두 아직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는데, 먹는 순간 다들 '오~' 하더니 밥 그릇을 싸악 비울 때까지 아무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남자도 든든할 양이었는데,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모두 끝까지 정신없이 밥만 먹게한 마성의 맛.

 

단 여기는 실내가 매우 좁으니 한동안은 테이크 아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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