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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 일본/Japan | 도호쿠 : 아키타, 아오모리
[아오모리] 대한항공 프리스티지 클래스 & 사과의 고장 아오모리의 첫인상
2016. 7. 15. 23:53

아오모리여행 프롤로그
비 몰고 다니는 여자의 운명극복 여행기 ^^;

 

 

처음만난 프리스티지 클래스

 

드넓은 좌석덕분에 지구 한바퀴도 돌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제주-김포 50분 비행이라는게 함정

 

아오모리 가는 날.

제주도에 오자마자 아오모리에 가게 되었다. 서울에 살았더라면 인천-아오모리 직항으로 약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곳인데, 제주에 있다보니 제주-김포-인천-아오모리의 기나긴 여행이 되어버렸다. 제주에서 김포까지는 그간 꼬박 꼬박 쌓아둔 마일리지를 이용했는데, 이코노미 좌석과 프리스티지 좌석이 1,000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질 않네? 평소 같으면 1마일리지라도 악착같이 모아서 여행을 한번 더 가자 했을텐데, 이날은 뭐가 씌였는지 난생처음 프리스티지 좌석을 구경하기로 했다.

 

 

 

 

비행기 2층에서 내다본 바깥 풍경. 조금 더 높은데...별로 큰 차이는 없다 ^^;

 

대한항공 김포-제주 구간은 시간대에 따라 두가지의 기종의 비행기가 운행되는데, 둘중 큰 모델의 항공기를 이용하면 프리스티지 좌석이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다. (비행기 기종은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 좌석선택란에서 볼 수 있다.) 1층은 이코노미석과 같은 층으로 탑승객이 더 많은 층이니 사람들의 크고 작은 소음이 들릴 것이고, 2층은 프리스티지석만 단독으로 있으니 더 조용하겠지 싶어 2층을 선택했다. 그런데, 짐을 부치지 않고 핸드캐리어에 담았더니 무거운 것을 낑낑대며 들고 2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야한다는 단점이. -_-; 짐이 많은 사람에겐 1층을 권장한다. 

 

 

프리스티지 좌석의 좋은 점은?

당연히 드넓은 다리 공간. 앞사람이 지붕 무너질 듯 코를 골아서 의자를 발로 뻥뻥 차 깨워주고 싶다 하더라도 웬만큼 다리가 길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짐넣는 공간도 머리위는 물론 팔걸이와 창문 사이도 커버가 열려서 많은 짐을 보관할 수 있다. 좌석 공간이 넓다보니 혼자서 차지할 수 있는 창문 수만도 무려 세개나 된다. 비행도중에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의자를 조정할 수 있는 버튼이 무려 세개나 된다. 미세하게 조정이 되서 편하고 좋은데, 오래 걸려서 착륙할 때 등받이 올리라면 원상태로 되돌아 갈 때쯤 거의 착륙해 있다는 소소한 단점도 있다. ^^; 특히 김포-제주는 구간이 짧다보니 의자를 뒤로 뉘여 놓고, 잠시 신기해 하면 그새 다왔다면서 등받이 올리라고 -_-;

 

참, 프리스티지 클래스 티켓이 있으면 항공사 라운지도 무료 이용할 수있는데, 김포나 제주나 모두 가방 스캔하기 전에 라운지가 있어서 비행기 타기 전까지 대기하는 장소로 이용하기에는 좀 불편했다. 스캐닝 다 끝나고 라운지가 있어야 쇼핑몰 구경하고 맘 편하게 탑승시간 전까지 있다가 탑승구로 가는데, 스캔 전에 있다보니 스캔 줄이 얼마나 길지 알 수 없어서 결국 미리 가다보니 그다지 유용하지 않았다.

라운지에서 제공되는 것들은 스낵 몇가지와 음료.

 

 

드디어 진짜 아오모리로! ^^;

 

 

인천에서 아오모리로 갈때는 일반석으로 얌전히 돌아왔다. 

'음. 그래. 익숙한 내자리. ^^;'

 

언제나 기분좋은 이륙하는 순간.

멀미가 쬐끔 나지만 여행의 설레임이 한껏 고취됐다.

이날은 날씨까지 환상적으로 맑아서 창밖 풍경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서해답지 않게 푸르렀던 바다 위에는 배 두척이 사랑하는 연인인양 앞서거니 뒷거서니 새하얀 꼬리를 만들며 신나게 내달렸다.

내마음도 그들과 함께 아오모리로 신나게 내달렸다.

 

서해의 간척지가 논으로 바뀌어 있는 모습

 

아오모리는 두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곳이라 잠시 바깥풍경 구경하다 밥먹고, 졸았더니 그새 착륙준비를 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봤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푸르른 산 중간에 파란 물이 신비롭게 빛나고 있다. 자연적인 호수는 아닌 것 같고, 아마 채석장인 듯. 

 

 

앗, 그런데, 이건 무슨 테러인가.

한국은 물론 동해를 지나 일본 해안가를 따라 날아 오는 내내 하늘이 푸르기만 했는데, 딱 아오모리가 저 멀리 보일락 말락할 순간부터 온통 회색 빛으로 변하더니, 빗방울이 창문에 긴 줄을 긋기 시작했다.

'안돼에...나의 푸른 숲, 아오모리, 너의 푸르름을 보여줘 ㅠ_ㅠ'

 

 

 

 

 

나는 일본 여행에 징크스가 있다.

대부분의 일본 여행에서는 비가 내렸던 것.

첫 일본행이었던 도쿄와 오키나와의 이시가키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비를 피해간 적이 없었다. 그러자 누군가 너는 아메온나(비를 부르는 요괴 또는 여자)라며 우스개 소리를 했는데, 그렇게 말로 구체화 시키면 현실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 삿뽀로에서는 늦가을에 미친듯한 폭풍우와 우박을 뿌려댔고, 오사카에서는 4월 중순 산중턱에 눈이 쌓이도록 눈발을 흩뿌렸다. 부슬비도 항상 내려서 오이군에게 물으면 일본에서는 동서남북 어딜가도 비온 기억밖에 없다고 할 정도. 

이쯤되자 이번에도 정말 내가 그런 것 같아 일행에게 은근 미안한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일본은 주행방향이 우리와는 반대지만 처음에만 어색할 뿐 금방 익숙해진다. 옆좌석에 앉은 사람이 커브를 틀 때 마다 '왼쪽'을 외쳐주면 도움이 된다 ^^;

 

'이런 쓸데없는 능력은 사막에 사는 여자에게나 주시라고요!'

속으로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아오모리는 숲과 자연이 아름다운 곳인데, 비가 계속해서 내리면 그 푸르른 색을 담아가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나는 믿으면 믿는대로 된다고 믿는다. 자꾸 생각하면 그것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단호하게 나는 아메온나가 아니라고 (마음속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일행이들이 있어서 겉으로 말은 안했지만 비가 갤것이라고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걸 넘어서 마구 호령을 치고 있었는데, 잠시 후 어...어엇. 차창 밖이 정말 조금씩 환해지기 시작하네?

 

 

그러더니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거짓말 같이 푸른 하늘.

간절히 원하면 안되는 것이 없구나. 날씨도 바뀌었어!

 

경찰서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건가요? 간판이 너무 이뻐서 그냥 한번 들어가 보고 싶더라는 ^^;

 

나중에 들은 바로는 아오모리현 중간을 산맥이 가르고 있는데, 산맥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이 날씨가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공항에서는 비가 내렸어도 동쪽은 맑을 수도 있다고.

그러나 나는 그냥 내가 간절히 바래서 그런 거라 믿기로 했다. 공항쪽이 맑고, 우리의 목적지가 흐릴 수도 있었잖아? ^^

그런데 어딘지 어리버리해서 귀여웠던 일본인 가이드 아저씨는 날씨가 바뀐건 본인이 덕을 많이 쌓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했다. ^^;

그래. 이유가 뭐가 중허냐. 누구에게나 세상은 자신을 기준으로 돌기 마련, 결론적으로 날씨가 맑아서 모두 행복하니 됐다.

 

 

첫번째 목적지로 가는 도중 휴게소에 잠시 들렀는데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와서 일행들이 화장실에 들른사이 혼자 열심히 논두렁으로 향했다. 이렇게 건물이나 산에 막히지 않고,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을 본지가 언제던가? 5년 전 캐나다에서 본 것이 마지막인 듯 하다. 

 

 

 

 

 

푸른 숲이란 이름의 아오모리는 정말이지 이름 그대로 너무나 푸르렀다. 하늘도, 산도, 들판도.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에 도착한지 한시간이 채 안되었는데, 벌써 아오모리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더불어 웬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속에서 이제 비내리는 요괴의 마수에서 영원히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일기예보에서는 여전히 구름표시가 압도적이었지만 앞으로 남은 날들은 매일 화창할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과 함께...

 


여행날짜 | 201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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