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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 평범해서 소중한 일상
마크로 세상 신비로운 눈의 결정
2016. 2. 16. 23:35

눈을 크게 뜨고 눈을 바라보면
마크로 튜브를 이용한 눈 결정 사진

 

 

제주도에는 매화가 활짝 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원주는 지난 주말에 눈과 비가 오락가락하며 겨울과 봄 사이를 오가더니, 오늘 또 다시 눈이 내렸습니다. 오이군이 1월 내내 목을 기일게 빼고 기다리던 눈이 2월의 중순이 지나는 지금에서야 조금 강원도 답게 내려주는 것 같네요.

 

 

 

 

 

오늘은 눈을 조금 색다르게 담아보았습니다. 바로 마크로 튜브를 이용한 확대 사진이예요.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값비싼 마크로 렌즈를 구입하기는 뭐 해서 그보다 덜 부담스러운 마크로 튜브를 장만해 두었는데, 이거 촛점 맞추기가 어려워서 생각보다 자주 사용하지는 않게 되네요. 그래도 조금만 공들이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막 떨어진 눈들의 아름다운 결정을 담아보려했는데, 오늘 눈이 싸락눈이라 좀처럼 복잡한 모양의 결정이 눈에 띄질 않았어요. 가끔 보이는 것들도 자칫 잘못해서 숨이라도 크게 쉬면 바로 녹아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사진은 기다림의 예술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는데, 정말이지 한시간 넘게 바깥에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쫓아다녔어요. 다리는 후들 후들, 손가락은 꽁꽁 얼어 셔터를 누르는 건지, 카메라 몸통을 그냥 누른건지. 

 

 

이 소박한 사진 몇장 건지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진짜 절묘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낸 프로 사진가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사진 한장을 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인내하고, 기다리고, 도전했을까요.

 

 

그래도 이 한시간 동안 눈에 대한 몇가지를 새로 알 수 있었네요. 

그냥 하얀 알갱이로만 보였던 싸락눈도 가까이 보면 이렇게 중심에 아름다운 패턴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이 주변에 얼음입자들이 더 달라 붙어 3D로 하얀 결정이 뒤덮어 버리면 미니 별사탕 같은 모양의 싸락눈이 되는가봐요.

아 뭐 남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런지는 몰라도 저는 크게 관심을 두고 본 적이 없어서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

 

 

그리고 눈 결정이 보통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흔히 보던대로 평면인 것도 있지만 이렇게 복잡한 3D인 것들도 있어요. 사진으로는 원근감이 잘 표현이 안 되었는데, 이것은 성게처럼 뾰족뾰족한 공모양 결정이랍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매달던 눈 결정 방울 중에 입체적으로 복잡하게 생긴 것들 있잖아요. 그게 상상으로 만들어낸 모양이 아니라 정말 눈이 이렇게 생겨서 만들었던 건가봐요. 전 뭐 그냥 이쁘라고 그렇게 만든건 줄 알았습니다. ^^;

 

 

보통 사람들이 나무 위에 내린 눈을 보고 눈꽃이 피었다고 하는데, 눈을 가까이서 보니 눈 결정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정말 꽃밭에 꽃이 잔뜩 핀 것 같더군요. 눈은 어디에 떨어져도 눈꽃이었습니다.

 

 

 

 

 

눈 결정 사진은 사실 꼭 마크로 렌즈나 마크로 튜브가 없더라도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찍을 수 있습니다. 바로 떨어진 눈송이에 녹지 않도록 숨죽이고 다가가, 촛점을 잘 맞춰 찍고, 컴퓨터로 확대해서, 적정 사이즈로 자르면 똑딱이 카메라로도 그럴듯한 결정사진을 건질 수 있답니다. 작은 것들은 촛점 맞추는 것이 관건이예요. 물론 고성능 카메라에 마크로렌즈 장착하면 노이즈 없이 선명한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만, 뭐든지 장비 구비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잖아요. 그냥 있는 것 최대한 활용해 보자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카메라 등의 성능 중 30%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늘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갖고 싶어지는 그 알수 없는 마음. 그대 마음 ^^;

눈내리는 날, 오랜만에 불러 보는 난 알아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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