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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angwon | 강원도
태백 눈꽃 축제의 추억
2013. 12. 20. 17:12

2014년 태백 눈꽃 축제
눈꽃의 계절

 

드디어 진짜 겨울~

서울에도 몇번 굵은 눈발이 흩날리고, 교외에는 이미 하얀 눈이 소푹히 쌓여 겨울의 한가운데로 들어서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와 더불어 매년 멋진 대형 눈 조각상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2014년 태백 눈꽃 축제도 한달 앞으로 불쑥 다가왔다.

올 겨울의 축제 날짜는 1월 17일 금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2014년 눈꽃 축제를 기대하며 올해(2013년)에 방문했던 축제장의 열기를 회상해 보았다.

 

 

 

 

 

 

2013년 태백 눈꽃 축제의 추억
2013년 눈꽃 조각상의 하이라이트는?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요란한 음악소리와 신나는 추임새가 들렸다. 바로 품바공연. 주차장근처 먹거리장터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남녀 품바가 한껏 분위기를 살려주고 계셨다. 우리 오이군 뽕짝만 나오면 들썩 들썩, 너무 좋아 한다. 어깨를 들썩거리며 지나가자 품바 아저씨 구수한 콩글리시로 걸죽하게 말을 거신다. '오~헬로오. 아이 에므 품바 넘버원! 외국인 어디서 왔으? ' 

한국말인지 영어인지 전혀 감을 못잡은 오이군은 '그냥 웃지요.' ^^; 

 

 

축제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얼음 나무. 거대한 고드름이 주렁 주렁 매달린 얼음 나무가 지나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런 나무가 잔뜩 있다면 환타지 영화를 찍어도 손색없을 멋진 배경이 완성 될듯?

뭐니 뭐니 해도 태백눈꽃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대형 얼음조각상. 중국 아티스트들과 한국 여러 대학교에서 작품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오이군은 대형 눈조각상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기대가 큰 모양이다. 어떤 멋진 조각상이 우리의 '우와~'를 끄집어 내 줄지 기대된다.

 

  

짜잔~싸이 파워! 얼음 조각장 중심에 떡하니버티고 앉아 제일 처음으로 우리를 맞아준 건 다름아닌 말춤추는 싸이! 뽕짝의 여운이 가라앉을만 했는데, 싸이덕분에 또 흥에겨운 오이군은 말춤을 추며 조각상으로 달려간다. 요 앞에 가만히 서서 사진찍으려고 기다렸더니, 지나는 사람들이 다들 한번씩 말춤을 춰서 보다보니 우스워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

싸이가 한국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리긴 알린 모양이다. 예전엔 한국이 동아시안지 동남아시아인지도 잘 몰랐던 외국인 친구들이 이제 싸이 덕분에 이메일을 보낼 때 한국단어도 몇개씩 적어보내곤 한다. 역시 나라를 알리는데는 문화만큼 부드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위로부터 얼음 요새, 연인상, 올라갈 수 있는 대형 선박, 트랙터, 들어가 볼 수 있는 유럽풍의 집, 곰 궁뎅이(^^;), 엄마와 아기북극곰. 눈 조각상들은 규모도 규모지만 그 정교함이 감동적이었다.

 

 

얼음 조각상 주변에는 무료로 포대자루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오이군과 신나게 몇번 미끄러져 주고, 축제장 안쪽으로 들어왔다. 응? 그런데, 저게 웬 눈 산? 가까이 가서 보니 대형 이글루다. 내부는 카페로 따뜻한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다. 칵테일이 메뉴로 있었더라면 오이군과 신나는 시간을 보냈을텐데 조금 아쉽 ^^ 테이블과 의자가 모두 얼음인데, 보드복을 입지 않으면 앉아있기가 조금 힘들듯하다. ^^ 면바지를 입고 있었던 오이군, 아내의 사진 열정을 위해 몸바친 희생을... 감사하게 올릴께요. ^^ 오늘 날씨가 따뜻해서 진행자분들은 여기저기서 눈 양동이를 들고 보수공사하기에 바쁘셨다. 태백눈꽃축체 역사상 이렇게 따뜻한 적은 처음이라고. 밤에 비도 올지 몰라서 새벽에 눈 조각상을 모두 비닐로 씌우고, 내일 아침 보수공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는 가볍게 와서 놀다가지만 운영하시는 분들은 참 고생 많이 하신다.

 

 

이렇게 신나게 눈밭에서 구르고 나면 뭔가 따뜻한 곳이 그립기마련. 그래서 이렇게 반신욕, 족욕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과 같이 나무로 되어 있는 의자 안쪽을 보면, 아래에 달궈진 황토볼이 있고, 우리는 그 위에 나무로 된 그릴 의자에 앉아 반신욕을 즐기는 것이다. 축제장 안에는 진짜 눈썰매장이 있는데, 여기서 신나게 놀고나서 이곳에 와서 반신욕을 하면 딱 좋을것 같다.

 

 

축제이니만큼 먹거리도 다양하다. 초대형 연탄모양의 드럼통에 군고구마도 구워서 팔고, 삼엽충빵이라고 붕어빵과 같은데, 이 지역에서 많이 발굴되는 삼엽충 화석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도 판다. 주차장 근처에 먹자골목이 있고, 축제기간동안에는 토산물 장터가 열리는데, 강원도 옥수수, 감자등은 기본이고, 부침개, 청국장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이 청국장과 된장국, 쌈장 등이 참 신기한게, 한국인에게도 냄새가 부담될 때가 많은데, 의외로 외국인 친구들에게 맛보여 줄 때마다 대 히트를 치는 품목이다. 어학연수하던 시절 삼겹살을 구워주면 외국인 친구들이 어김없이 집에가는 길에 한인상점에 들려 쌈장과 된장을 사 들고 집에가곤 했다. 그들보다 좀더 한국의 맛에 깊숙히 빠져든 오이군은 장터에만 가면 냄새나는 청국장 덩어리를 사다모을 정도. ^^

감자양은 벌써 태백눈꽃축제에 여러번 다녀왔는데, 한번쯤은 다녀와야 할 겨울 축제가 아닌가 싶다. 보통 1월 말에 열흘정도 열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숙소가 축제장에서 가까와야하는데, 주변에 숙소가 그리 많이 않으니 미리 미리 예약을 하는게 좋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조금 떨어진 곳에 오투리조트를 비롯해 괜찮은 펜션들도 많이 있으니 이틀정도 여유있게 축제를 즐겨보자.

 

 

 

 

 

 

눈꽃 축제의 보너스 여행지, 황지연못
낙동강이 시작되는 곳

 

이곳은 태백 눈꽃축제의 확장이라 보면 되겠다. 여기에도 몇몇 눈 조각상이 있고, 반신욕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황지연못이 진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곳이 낙동강의 발원지이기 때문이다.

 

 

연못의 규모는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그냥 도시에 있는 작은 공원에 있는 연못이라 이곳이 낙동강의 발원지라는 것을 모르고 오면 시큰둥하게 지나갈 수도 있겠다. 이 작은 연못 물이 모여 어떻게 낙동강 같이 큰 강이 되는지 의아할 정도. 원래는 지금보다 훨씬 크고 물도 많아 89년 광동댐이 건설되기 이전에는 상수원의 역할을 할 정도였다고 하나, 지금은 물이 현저히 줄어들어 2009년 가뭄이 한참 심할 때는 저 거북이상이 수면위로 올라오기도 했다고 한다. 물은 매우 깨끗해서 많은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었다. 조금 아쉬운 것은 거북이 항아리에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것 까지는 좋으나 과일조각을 비롯해 쓰레기도 같이 던진다는 점이었다. 물이 부족하면 여전히 이곳의 물을 취수한다고하는데, 결국은 다 우리가 마시게 될 물이다. 관광객들이 조금만 신경써서 깨끗이 아껴주면 좋겠다.

 

 

황지연못의 전설에 의하면, 연못의 위치에는 옛날에 황부자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인색하고 심술궂었던 황부자는 시주하는 노승에게 쇠똥을 주었고, 며느리는 쌀을 주었다. 그러자 노승이 떠나며 며느리에게 '뒤를 돌아보면 큰일이 난다'고 했다. 며느리는 노승을 따라나섰는데, 저만치 가다 뒤를 돌아보니 황부자의 집이 땅속에 가라앉고 그 위치에 연못이 생겼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의 황지연못이다. 아마도 이 전설 때문에 이곳에 이 대형 눈 조각상을 만들었나보다.

 

사실 황지연못을 목적지로 삼고 오면, 작은 규모에 많이 실망할 수도 있으니 태백산에 들를일이 있으면 지나가는 길에 한번 들려보면 좋겠다.

 

 

 

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래블 웹진에서 여행경비(숙박비, 교통비, 식비, 입장권)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3.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