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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i | 경기도
수원 화성문화 축제 현장 스케치
2014. 10. 14. 07:30

2014 수원 화성문화제
모두가 왕이 되는 곳, 왕의 놀이터

 

 

매년 10월에는 수원 화성에서 대규모의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51회째를 맞이하는 대규모 행사로, 지난 목요일부터 4일간 수원 화성행궁 일대와 연무대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사실 오이군이 아니었더라면, 다양한 문화행사에 이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 같다. ^^ 그에게 하나라도 한국의 멋진 모습을 더 보여주고싶은 마음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니, 그간 모르고 살았던 다양한 즐길거리가 주변에 가득하더라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멋진곳도 많고, 축제도 많은데, 찾아보지도 않고, 늘 다른나라에만 볼거리가 많고, 축제가 많다며 부러워 했었나보다.

 

화성 문화제도 51회나 됐는데, 올해 처음 방문을 하게 되었다. 축제에 완벽한 넓은 공간을 가진 행궁일대와 연무대의 모습에 한번 놀라고, 엄청난 규모의 인원이 동원된 화려한 공연에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이 멋진 행사를 내 평생 놓치고 살았다니. 내 나이보다 오래된 행사인데 말이다.

 

행사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졌는데, 우리는 그 중 토요일에 축제장을 방문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아래 화기애애한 토요일의 수원 화성일대 풍경을 감상해 보시길.

 

 

 

 

한낮의 궁궐 파티 - 워밍업
토요일 낮의 열기

 

 

줄타기

 

우리나라 전통 서커스인 줄타기. 덩실 덩실 줄위에서 뛰노는 아저씨를 보니 신나기도 하지만, 단단한 줄에 튕겨 올라갈 때 아플 것 같다는 생각에 어이쿠~ 소리가 절로 난다. ^^;

공연 중간에 꼬마 게스트를 뽑아 줄 위에 올라가는 시간이 있었는데, 용감한 소년이 줄 위까지 올라가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늘 그렇듯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게 어렵다는 사실. 내려올땐 아버지의 품으로 폴짝~ ^^

 

 

이야기가 있는 행궁음악회

 

화성 행궁 봉수당 앞에 무대가 펼쳐졌다. 전통음악을 모던한 느낌으로 연주하고, 구수한 진행자의 입담으로 맛깔스럽게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 정약용 등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음악이 영화 은행나무 침대 주제곡 같이 모던함과 전통적인 느낌을 절묘하게 섞어놔서 가을 햇살아래 듣기 참 좋더라는. ^^ 물론 전통 음악도 좋지만, 아무래도 현대적인 멜로디에 귀가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정통 고전음악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이렇게 현대적인 음색을 전통 악기로 연주하면, 여러 세대를 두루 커버하는 축제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얼굴을 희게 칠해서 어딘가 슬쩍 무서웠던 검무.

 

 

규방 공예 전시

 

 

궁궐 내부에는 규방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중 몬드리안의 비례를 떠올리게 했던 조각보들이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뽑냈다.

매우 현대적인 작품도 하나 있었는데, 바로 QR코드 조각보. 근데, 스캔에는 실패해서, 어떤 사이트로 연결되는지는 모르겠다. ^^ 

 

 

행사와 관계 없이 인상적이었던...

 

커피와 물 등 음료를 판매하시는 할아버지셨는데, 앞에 숫탉한마리를 데리고 다니셔서 아주 인기 만점이셨다. 닭이 날아가지도 않고, 얌전히 앉아서 털고르기에 바쁘더라는. 묶어놨나 봤더니 그렇지도 않았다. 그냥 얌전히 앉아서 모토바이크가 달리면 눈을 가늘게 뜨고 바람도 맞고, 아저씨가 가끔 한번씩 쓰다듬어주면 고양이 고르륵 거리듯 좋아한다. 애완 닭도 은근 귀엽네.^^ 

 

그걸보니 어릴적 학교 앞에서 사왔던 병아리들이 생각났다. 중닭이 되서도 나를 엄마처럼 쫗아하고, 발등에 부리를 부비며 애교를 떨었었는데, 고 귀여운 것들이 어느날 한낱 식탁의 삼계탕으로 사라져 버렸다는...ㅠ_ㅠ 어린 나이에 심심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체험 행사 - 몸풀기
축제는 역시 몸으로 뛰어야 제맛~

 

 

축성체험

 

 

그 옛날 어떻게 무거운 돌을 옮겼고, 바닥을 다지고, 돌을 깨고 했는지 배워볼 수 있는 시설이다. 도르레의 원리를 이용한 거중기와 단순하지만 쉽게 무거운 돌을 들 수 있어 널리 사용되었던 녹로가 있었다. 

 

금속인쇄의 전신. 인쇄판에 먹물을 묻혀, 종이를 대고, 뒤를 롤러로 눌러주면 간단하게 설계도면을 인쇄할 수 있다.

 

 

놀이가 있는 곳

 

활만들기, 연만들기, 탈만들기, 나뭇잎을 천에 두드려 나만의 그림이 있는 손수건 만들기, 부채만들기 등등 다양한 공예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자안~뜩 몰려있었던 건 두말하면 잔소리. ^^

 

 

 

 

 

장군! 장군은 내가 지켜 주겠소

 

오이군이 활 만들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으나 엄청난 어린이 인파에 밀려 다른 것을 해보기로 했다. 바로 전통의상체험. ^^; 그냥 귀족 옷만 있었으면 시큰둥 했을텐데, 장군 옷이 있었던 것이다. 잽싸게 엽전 두개를 구입해 전통의상 체험장소로 갔다.

 

짜잔. 여왕과 여왕의 기사. 

 

장군~ 가채가 무거워 목이 부러질 것 같소. 나를 지켜주려거든 일단 내 머리를 붙들어 주시오. 그런데...발시렵지 않소?

 

으아. 나무로 된 가채가 정말 엄청나게 무거웠다. 조선시대에 가채의 무게 때문에 어린 새색시의 목이 부러져 사망한 사건도 일어났다는데, 거짓이 아닐 듯. 앞을 정면으로 보기가 불가능해서 본의 아니게 전부 노려보는 사진이 나왔다. -_+

그나저나 울 서방은 맨발의 기사.

 

장군, 술상받으시오.

 

이건 어째 불륜같아 보이네. 왜 왕비가 장군에게 주안상을...^^;

 

궁궐은 우리가 지킨닷!

 

지키기 전에 왕비 목부러질 듯...-_-; 아놔 이거 왜 이렇게 무겁니. 옛날 진짜 가채도 이렇게 무거웠을까?

 

장군, 너무 무겁소. 우리 바꿉시다. 

 

내가 하도 무겁다고 하니 오이군이 바꿔 써보자고 해서 바꿨는데, 장군 모자는 또 커가지고 앞이 안보이네 ^^; 

그나저나 가채를 오이군 마리 왕트와네트 같다? 

 

 

 

 

안나오면 섭하지 먹거리 시장
야외에서 먹는 수원갈비에서 꿀맛이 난다

 

먹거리 시장이 열렸는데, 외국인이 다양하게 사는 수원이기에 조금더 다양한 국적의 요리를 기대했건만 아쉽게 한,중,일식이 전부였다. 당연 수원에 왔으니 우리의선택은 수원갈비. 음식점에서보다 반찬은 소박하게 나왔지만, 야외에서 먹으니 따로 반찬이 없어도 꿀맛이더라.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지금부터
밤에 피는 장미 ^^

 

화성 문화제에는 5가지의 메인 행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왕의 행차를 재현한 정조대왕 능행차퍼레이드와 각종 무예를 선보이는 무예종합예술공연, 달의 무사가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다. 우리는 그 중 진짜 옛 무사들의 수련장으로 쓰였던 연무대에서 시연되는 달의 무사 공연을 보기로 했다.

 

 

수원천 등 축제

 

행궁에서 연무대로 가는 길은 달의 무사 공연으로 인해 7시 부터 교통이 통제된다. 따라서 한 25분쯤 걸어서 연무대로 가야하는데, 길목에 지나게 된 수원천에는 화성 문화제의 일원으로 등 축제가 한창이었다. 유등 축제뿐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대규모의 빛이 나무위로 쏘아지고 있었는데,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왔다. 가을밤의 로맨스가 사방으로 쏟아져 나오더라는. ^^ 길에는 낭만을 즈려밟는 연인들과 빛과 함께 한들 한들 춤을 추는 아이들 그리고 음악과 불빛을 감상하며 통닭에 맥주를 걸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우리도 그냥 눌러 앉을 뻔 했는데, 다행히 통닭집 줄이 너무 길어서 정신차리고 연무대로 향했다.

 

 

 

 

 

 

달의 무사

 

두둥.

이것이 바로 달의 무사의 위엄.

평소에는 활을 쏠 수 있는 궁극체험장이 오늘은 원래의 용도와 더 비슷했을 무예시연장으로 둔갑했다. 공연도중에 마침 진짜로 엄청 큰 달이 공연장 뒤쪽으로 떠올라 분위기를 제대로 내 주었다. 사진에서 하늘의 살짝 살빠진 둥근 물체가 달인데, 영 노출 맞추기가 어려워서 애매하게 나왔지만, 분위기를 한번 상상해 보시기를 ^^

 

먼저 수원 화산으로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이전하며, 화성을 세웠던 정조대왕이 위엄있게 등장한다.

 

정말로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대동된 대규모의 공연.

 

말을 탄 마상무예가 인상적이었는데, 아쉽게 밤이라 사진은 다 흔들려 버렸다. 오이군이 좋아하는 사자들도 등장.

 

아까 낮의 무서웠던(?) 검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우아하고, 아름다운 검무가 펼쳐졌다.

 

수백명의 장정들이 들고온 길고 긴 용줄. 

용줄당기기는 차전놀이와 비슷해 보이는데, 암줄과 수줄을 두 팀이 잡고, 가운데를 끼워 맞춰 들어가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끼워진 용줄로 줄다리기를 한다.

 

100인의 북소리. 공연장을 둘러싼 성벽에 길게 늘어선 북치는 사람들. 정말 웅장하고 멋져서 전율이 다 느껴지더라는 ^^

 

현란한 진검 무예시연과 엄청나게 큰 종이에 대형 붓으로 매화를 그리는 예술 퍼포먼스도 있었다.

 

그 외에도 사전공연으로 비보이 시연이 있었고, 줄타기, 농악돌이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오늘의 공연은 다함께 연무대 들판으로 뛰어나와 신나게 농악놀이패에 맞춰 춤을 추는 것으로 마무리.

 

돌아오는 길에 우리 외국인 오이군은 수원방송에 인터뷰를 당하시고.

옆에 있던 나도 덩달아 한마디 하게됐지만 편집될 것 같고. ^^;

조명이 멋지게 올라오길래 오이군 성자 시타일 사진을 찍어주려 했건만, 오버노출로 무시무시한 사진이 나와버렸다. ^^;

 

여지껏 왜 이 멋진 공연을 몰랐을까 싶을 만큼 크고 화려한 축제였다. 내년에는 반차네고 주중에 있는 정조대왕 능행차 퍼레이드도 맞춰서 가봐야 겠다. 

 

 

여행날짜 | 2014.10.11

 

 

 

수원 화성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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