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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i | 경기도
동주염전 체험, 햇살과 바람과 바다가 있는 곳
2014. 8. 12. 23:52

빛과 소금
염전은 서해안에만 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소금은 꼭 필요한 존재이다. 실로 소금이 전혀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음식들의 맛이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인가. 지금이야 기술이 발전해 전기분해로 얻어지는 정제염이 나오면서 소금값이 떨어졌지만, 오래 전에는 돈대신 급료를 소금으로 주기도 했을만큼 소금의 가치가 컸다. 그러나 대부분의 쉽게 얻어지는 것들이 그렇듯, 이 정제염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것은 거의 순수 나트륨에 가까와서 체내에 쌓인 나트륨이 잘 배출되지 않는 것이다. 다들 잘 알다시피 나트륨이 체내에 쌓이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아 부종과 여러가지 순환계 질환을 일으킨다. 반면 염부들의 노고로 얻어진 천일염은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칼륨도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 더 좋다. 

 

이 건강에 좋은 천일염을 만드는 염전은 모두 서해안에 있는데, 그 이유는 염전의 필수 요건으로 갯벌과 조수간만의 차가 있어햐 하기 때문이다. 동해안에는 갯벌이없고, 남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적어서 염전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넓은 갯벌을 자랑하는 대부도에도 염전이 있는데, 그 중 동주염전에서는 염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 아이들 체험 교육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 염전을 궁금해 하는 어른도 하나 있었으니, 바로 바다가 없는 나라, 스위스 태생 오이군이었다. 바다가 있어도 조건이 안되면 염전 구경하기 힘든데, 당연히 오이군은 염전을 자세히 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 체험에 무지 솔깃해 했다.

 

 

 

 

일일 염부 체험
식탁위의 소금 한톨도 아껴 먹자

 

오후 3시. 동주 염전의 하늘은 이글 이글 불타고 있었다. 거울같은 염전 물 속에 비친 하늘은 아름답기 그지없었으나, 쨍짱한 태양아래 그늘한점 없는 염전은 오븐속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대부분의 염전은 바닥에 PVC장판을 까는데, 이곳에는 옹기나 타일을 깔아 유해물질이 타일 틈을 거쳐 갯벌 아래로 빠져나가게 한다. 덕분에 미네랄 함량이 많은 고급 소금이 생성된다고 한다.

 

머리가 구워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처음 발을 딛어보는 염전에 설레여하며 큰 걸음으로 성큼 들어왔는데...

앗, 이럴수가! 엄청 뜨겁다. 물기가 있길래 미적지근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뜨거울 수가. 발까락을 치켜들고 종종 걸음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마치 한여름의 아스팔트위를 걷는 기분.

 

하긴. 바닷물을 말려 이렇게 예쁜 결정을 만들 정돈데, 뜨거운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천일염을 만드는 필수 조건은 바닷물과 빛, 바람 그리고 갯벌이다. 순수 자연 에너지에 염부의 노고가 더해져서 얻어진 산물인 것이다. 우리는 잠깐 이렇게 오는 것 만으로도 뜨거워서 정신이 없는데, 하루종일 이곳에서 바닷물을 뒤섞을 염부는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그래서 아무리 돈을 줘도 염부 구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오늘의 체험을 진행해 주실 대표 염부님. 서글 서글한 인상에 매우 친절하시다. 이렇게 40대 정도로 보이시는데, 60이 넘으셨다고. 특히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가 엄청 건강해 보였는데, 그게 다 염전안의 미끈한 간수 덕분이라고 하신다. 간수는 만져보면 마치 기름처럼 걸죽하고, 미끈한데, 이것이 피부의 각질을 제거하고, 소독해서 피부 미용과 질환에 모두 좋다는 것이 그의 설명. 자랑스럽게 체험하는 사람들에게 팔을 들어보이셨는데, 정말 하루종일 땡볕아래 혹사당한 피부라고는 믿기 힘들게 윤이 나고 깨끗하다. 그걸 본 여자들은(나 포함) 슬그머니 발 뿐만 아니라 팔뚝에도 간수를 슥슥 발라본다. 

 

우리는 요렇게 염전 가장자리에 앉아 염전 에서 일하는 방법과 도구 이름을 배웠다. 바닥의 소금을 이리 저리 미는 도구는 대파라 하고, 소금을 퍼서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도구는 목도라 한다. 우리는 체험용 작은 사이즈의 목도를 들어 볼 수 있었는데, 실제로는 크기가 그 두배이고, 그 위에 실린 소금 무게가 약 130kg이나 된다고. 130kg을 어깨에 지고 창고로 날라야 하다니 어깨의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겠다.

 

 

 

 

드디어 설명시간이 끝나고, 직접 소금을 밀고다닐 시간이 왔다. 소금을 싹싹 긁어 염전 가운대로 모으는 것이 오늘의 미션. 대파의 수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대파를 못 받아든 사람들은 쓰레받기를 들고, 소금과 간수를 모았다. 

 

오늘은 어린이들의 방학과제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오신 가족들이 대부분. 체험을 할 수 있는 염전이 별로 없어서 인지,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몰려온다. 멀게는 포항에서 온 사람도 있었다.

 

염전 가운데 생긴 소금 언덕 위에서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지근 지근 밝고 다닌 소금으로는 무엇을 할까? 설마 이것도 잘 말려 정제해서 판매? 사실 이 것은 불순물이 너무 많이 섞여서 판매는 할 수 없다. 대신 체험 고객들에게 미용 소금으로 나워준다. 집에가서 이 소금 엄지 손가락 정도의 양과 종이컵 반컵의 물을 넣고, 다시 간수를 만들어 온몸을 마사지 하면, 피부에 아주 좋다고 한다. 간수가 정말 특이한게, 만지면 기름에 가깝게 걸죽하고, 미끈하다가 거의 말랐을 때 쯤 비비면, 소금과 함께 묵은 갂질이 떨어져 나온다. 나중에 손을 닦는데, 한참을 문질러도 그 미끈함이 잘 사라지지 않더라. 손이 좀 부드러워 진 것도 같고. 믿거나 말거나.

 

염전은 사진사들이 좋아하는 포인트 이기도 하다.  늘 잔잔한 물위로 거울같이 사물이 비추기 때문에 멋진 반영 사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체험이 끝나고 한참을 사진놀이에 소비하다가 나왔다.

 

 

 

나만의 액뗌 색기둥 만들기
소금으로 남녀노소 즐겁게~

 

단순히 염전 체험만으로도 충분히 신기한데, 아이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색기둥 만들기가 포함되어 있다. 걸음망에 파스텔을 갈아서 흰소금과 같이 넣고 , 칵테일 하듯이 섞어 조그만 시험관에 쓸어 넣으면 끝. ^^

 

마침 오늘 입고 온 티셔츠와 소금 색기둥이 세트이다. ^^;

소금은 예로부터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믿어져왔는데, 이렇게 예쁜 컬러 소금을 만들어 책상위에 두면, 이 소금이 잡기운을 막아 준다고 한다. 역시 믿거나 말거나 ^^

 

체험장 주변의 논에서 노닐던 우아한 백로 한마리

 

염전체험은 어른들에게는 일상속에서 쉽게 잊어버리는 바른 소금 섭취의 중요성을 일깨워줬고, 어린이들에게는 독특한 추억과 지식을 늘려 주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은근 재미있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는 이색 체험이다.

 

 

 

동주염전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 643-17
전화  010-5441-6829
체험비용  체험비용 : 8,000원 (색기둥 만들기 포함. 비누만들기는 추가금있음 / 코로나이후 체험운영여부 전화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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