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바다는 보고 싶고, 그렇다고 멀리 가기는 부담되고.
이럴때 가기 좋은 곳이 영종도다. 아니, 영종도에 공항만 있는 것이 아니냐고? 그렇게 알고 있는 분이라면 지난 몇 년간 영종도에 가볼만한 곳이 이렇게 많이 생겼다는 것을 알면 깜짝 놀라실 듯. 어찌보면 영종도의 발전은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보이는 한국의 첫 이미지이자, 서울로 길도 뻥뻥 뚫려 있는데다가 썩 괜찮은 바다가 지척이니 그간 뭐가 많이 없었던게 오히려 이상한 일.
잘 알려진 여행지로는 섬 서쪽 끝에 있어 환상 일몰을 자랑하는 해변(을왕리 해수욕장, 선녀바위 해수욕장)과 아이들 견학 핑계로 아빠들이 더 설레며 방문한다는 BMW 드라이빙 센터, 시설 좋고 깨끗해서 캠핑족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소문난 씨사이드 캠핑장 그리고 화려한 대형 수영장과 놀이동산이 있는 파라다이스 시티 등이 있다. 여기에 2025년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 스튜디오 체험관까지 완공되면 명실공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거리가 있는 수도권 인근 최고의 여행지가 될 듯.
그러나 누군가 영종도에 놀러간다면 내가 추천해 주고 싶은 코스는 사실 따로 있다. 약간 개발이 덜 된 것 같은 자연 또는 마을을 좋아하고, 주요 관광지에서 동떨어져 있는 음식점 내지는 카페를 선호하며, 여행은 기승전 바다라고 믿는, 거기에 액티비티로 양념 뿌리기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반영한 코스 ^^ 필자와 비슷한 취향을 가졌다면 이렇게 한번 여행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Youngjong island travel itinerary
영종도 바다여행 당일치기 코스
소무의도 ➜ 카페 좋은날 (바다전망 루프탑) ➜ 등불 (점심식사) ➜ 영종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 예단포 선착장 ➜ 미단시티 전망대 일몰 ➜ 해물칼국수 또는 뚜띠쿠치나(저녁식사)
1. 섬속의 섬
소무의도
영종도도 이미 섬이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작은 섬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무의도와 소무의도가 그것인데, 예전에는 배를 타야 했으나 이제는 다리로 연결되어 차를 타고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그 중에 나는 특히 소무의도가 좋았는데, 섬 입구에 주차를 하고 걸어 들어가야 하다보니 인파가 몰리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걷기 싫은 사람들은 시작부터 걸려지기 때문.
소무의도는 작은 섬으로 전체를 한바퀴(2.5km) 걷는데 한시간 남짓 걸리는데, 꼭 한바퀴를 다 돌 필요는 없고, 카페가 있는 몽여해변까지만(450m, 약 10분 소요) 걸어가도 이 섬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몽여해변은 잘 알려진 을왕리 해수욕장이나 선녀바위 해수욕장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언제가도 북적이지 않아서 좋다. 조그만 어촌마을의 매력을 곁들여 바다의 푸르름을 즐겨보자.
2. 제주도 부럽지 않은 루프탑 카페
카페, 좋은 날
서해 바다는 푸르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시라!
햇살좋은 날 서해에 가면 항상 놀라는 것이 바다가 생각보다 꽤 푸르다는 것이다. 늘 어릴적에 엄마랑 조개를 캐러 뻘로만 여행을 가서 그런지 서해는 거무죽죽한 흙탕물이라는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 있는데, 서해도 물이 많은 곳에 가니 남해 못지 않게 푸르더라. 그래서 영종도 곳곳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루프탑 카페가 많이 생겼는데 카페 좋은 날도 그 중의 하나이다. 컨테이너 건물 2층밖에 안되지만 앞뒤좌우 막혀있는 곳이 없어 시원하게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제주도로 순간이동한 기분을 느끼며 잠시 휴식.
3. 금강산도 식후경
양질의 소고기를 무한으로 먹을 수 있는 ‘등불’
멋진 풍경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할 때 더욱 빛나는 법!
점심식사로 추천하는 곳은 영종도 중심가에 있는 등불 이라는 고기 뷔폐다.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을 소개할까 했지만 등불이 자꾸 어른거려서 마음이 머무는 곳을 소개하기로. ^^; 소고기 뷔폐인데, 무한리필 고기 질이 이렇게 좋아도 되는거? 운서역 근처 상가안에 있어서 음식점 뷰나 뭐 그런것이 매력적인 건 아니고, 오로지 괜찮은 가격으로 양질을 소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불고기도 함께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양념한 고기보다 생고기에 소금 뿌려 먹는 걸 좋아해서 안나와도 그만이었지만 달달한 맛을 좋아하는 남동생은 맛있었다고 한다. 서비스로 양념돼지목살도 주셔서 조금 먹을 수 있었는데, 이것도 남동생이 환호했던 메뉴. 나는 오로지 생고기 꽃등심과 갈비살에 올인했다. ^^;
소고기 무한리필, 소불고기 무한리필, 양념돼지목살과 껍데기 무한리필 이렇게 세가지 선택이 있는데 테이블 전체가 통일해야 하니, 소식하는 그룹이라면 단품으로도 주문 가능하다. 낮에 한산한 시간에 갔더니 주인 아주머니도 친절하셔서 더 기분이 좋았던 곳. 고기 러버에게 추천한다.
등불
주소
인천 중구 신도시남로142번길 6, 메가스타영종 2층 205호
전화
032-752-9284
오픈
11-23시 (매달 둘째주 월요일 휴무)
가격
불꽃세트 : 21,900원, 꽃등심, 부채살, 토시살, 갈비살 무한리필 / 등불세트 : 15,900원, 소불고기 무한리필 / 황금돼지세트 : 12,900원, 양념돼지목살, 돼지껍데기 무한리필
4. 소화시키기에 딱 좋은 가벼운 액티비티
영종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썰물때 가면 바다 대신 갯벌이 보인다. 이것도 나쁘진 않지만 밀물때 맞출 수 있으면 더욱 좋은 곳.
밥을 든든히 먹었으면 바닷바람 쐬면서 천천히 소화를 시켜보자. 동해/남해에나 가야 바다 구경하면서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었는데, 이제 가까운 영종도에서도 가능해졌다. 단, 가능하면 밀물시간에 맞춰가도록 하자. 썰물때는 바다보다는 갯벌을 보게되기 때문. 물론 썰물때라도 수평선까지 거침없이 펼쳐진 갯벌이 서해 특유의 풍경을 만들어내서 매력이 있고, 인공 절벽이나 각종 조형물, 꽃 등으로 길목을 꾸며 놓아 기분좋은 볼거리가 이어지지만 기왕이면 물이 찰랑이는 바다가 더 매력있지 않은가. 온라인으로 하루 전날까지 예약이 가능하니 미리 물때표를 보고 시간맞춰 예약하기를 추천한다.
4인까지 한 차에 탑승가능하고, 2~3인이 가도 4인승을 탑승하게되나 가격이 달라진다.
영종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홈페이지
www.영종씨사이드레일바이크.com:444
주소
인천 중구 구읍로 75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관리사무실
전화
0507-1316-7778
이용료
2인 : 25,000원 / 3인 : 29,000원 / 4인 : 32,000원
※ 3개월 전부터 온라인 예약 가능, 당일은 현장발권만 가능
5. 고기잡는 풍경
예단포 선착장
영종대교를 건너 섬을 빠져나오기 전에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영종도 개발이 진행된 이후로 어촌마을의 풍경은 거의 사라지고 없는데, 이곳에 그 흔적이 약간 남아 있다. 아주 작은 미니 포구인데, 이곳에 아직도 고깃배들이 몇 척 들어오고, 항구 바닥에는 그물을 말린다. 그렇게 유명한 곳은 아니라 보통 한산한 편이지만 괜찮은 해물 칼국수집이 몇 개 모여있어서 주말에는 복작거릴 때도 있다. 물이 들어오면 항구에 서서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여긴 맑은 날도 좋지만 안개낀 날 뭔가 신비로운 운치가 있어서 멋졌던 곳.
주차장, 공중 화장실이 잘 되어 있고, 그 앞에 매우 큰 미단시티 공원이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다.
6. 나만 알고 싶은 곳
미단시티 둘레길 전망대 일몰
이곳은 예단포 선착장 앞 언덕위에 있는데, 신도, 시도, 모도 섬 사이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다. 영종도 서쪽의 해변들(을왕리 해수욕장, 선녀바위 해수욕장)에서 보는, 수평선 위로 떨어지는 해도 멋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평선 위에 섬이나 바위 같은 것이 있는 곳에 해가 떨어질 때 더 멋있게 느껴지므로 영종도 일몰 포인트로 선호하는 곳이다. 낮에는 제주도 남쪽 해안산책로 느낌도 나고, 저녁에는 산호색으로 물드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인데, 사실 이름이 붙어있는 포인트가 아니라 온라인 지도나 네비게이션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미단시티에 있어서 그냥 미단시티 전망대라고 적어보았으나 진짜 이름은 아니고, 찾아가고 싶은 분을 위해 아래 포스팅에 가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두었다. 가서 사람을 마주친 적이 거의 없을 만큼 알려지지 않아 한적한 곳이지만 만약 여러명이 간다면 전망대 자체가 크지 않아 열명정도 올라서면 다 찰 공간밖에 되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7. 하루 여행의 마무리
해물 칼국수 또는 뚜띠쿠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정도 구경하고 나면 다시 배꼽 시계가 울릴 시간.
예단포 선착장 근처에는 크게 두종류의 메뉴가 선택가능하다. 해산물 또는 이탈리안 음식.
예단포 선착장에 대여섯개의 해물칼국수 집이 있는데, 여기서 파전이나 물회, 생선구이, 모듬회 등도 주문할 수 있다. 그러나 주말이면 이곳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가리비와 낙지가 통으로 들어가는 엄청난 비주얼의 해물칼국수 때문.
여러개의 음식점 중에서 태평양호, 갯마을, 영이네물회전문점이 가장 유명하고, 신상카페 ‘카페 바다야’도 평이 좋다. 식후에 갯벌이 드러난 서해 특유의 바다 풍경을 바라 보면서 커피 한잔하기에 완벽한 곳.
그러나 감자 오이 커플처럼 해산물은 취향이 아니라면 뚜띠 쿠치나 Tutti Cucina 라는 이탈리안 음식점으로 가보자. 차로 3분 거리에 있는데, 인테리어가 멋져서 일단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정통 나폴리피자와 싱크로율이 꽤 높은 화덕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피자 이외에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도 꽤 괜춘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나는 해산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이 음식점의 해산물 파스타는 자꾸 생각이 나서 여러번 가서 먹었다는 사실.
공항이 있는 섬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매력 넘치는 볼거리로 무장한 영종도. 이번주말 바다여행으로 강력 추천하는 곳이다.
영종도 주민보다 더 영종도를 더 잘 알고 계신것 같아요. 무진장 반가운 글과 사진으로 신나게 읽어 내려가네요.
신랑이 왈 “사진만보면 휴양지섬같다”라고 하네용.
영종도 주민으로, 영종도 주민 대표로써, 너무 감사한 마음 가득가득.
하핫, 저는 세달 동안 공원 옆에만 있어서 그런지 정말 휴양지 같았어요^^;
덕분에 멋진 섬도 가보고 넘넘 감사합니다. 또 멋진 곳 있으면 알려주세요. 또 소개 하게요 ^^
너무 오랫만이네요 ㅎㅎ
인스타보고 왔어요 인스타도 잘 않하는데 토종감자님께 똭 있길래
예쁜 가을 되시구요
우왓, 뷰포트님. 반갑습니다 🙂 글게요. 블로그에서 매주 인사드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저도 인스타도 뜨문뜨문, 블로그는 더 뜨문뜨문하게 되네요.😅 그러다보니 여행기가 밀리기 시작해서 이제는 어디서 부터 쓰기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그냥 덮어두다보니 결국 자주 안쓰게 되요 ㅋㅋ 한 일년 시간이 멈춰서 블로그 정리할 시간이 생기면 좋겠어요🤣 코로나로 생활이 스탑말고요…😑 ㅋㅋ 항상 건강하세요!
이 코스 고~대로 베껴 한번 가야쓰겄다
훌륭한 가이드분 미리 감사드려요(꾸벅! ÷
(뚜띠쿠치나는 우리 동네에도 있는 파스타집인데 체인이었나봄)
웬일로 블로그까지 행차를 해주시고 감사감사 ^^
맞아. 뚜띠쿠치나 체인이더라구. 늬네 동네있는거 한번 갈래다가 결국 못가고 이사왔네. ㅋㅋ 이제 멀어서 못감. 근데, 다른 지점도 그렇게 인테리어가 이쁘고, 음식맛이 좋은지는 안가봐서 모르겠엉.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