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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 추천음식점 : 사토요스케 본점, 이나니와 우동 원데이 클래스

일본 음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우동과 스시.
그러나 일본을 여행할 때 마다 느끼는 건 우리가 알던 일본 음식은 진짜 일본 음식의 0.01퍼센트도 안되는 구나하는 거였다. 그곳에는 정말 다양한 음식들이 우리를 기다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중에 꼭 한번쯤은 우동을 먹게 된다. 그런데, 그 우동 조차도 우리가 알고 있던 면발이 통통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우동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세가지가 군마현의 미즈사와 우동, 가가와현의 사누키 우동 그리고 바로 아키타 현의 이나니와 우동이다.

모처럼 아키타 현에 왔는데, 삼대 우동 중 하나인 이나니와 우동을 그냥 지나칠 수있겠는가?
우리는 제대로 된 이나니와 우동을 맛보고 싶어서 150년 전통의 사토요스케 본점을 찾았다. 

사토요스케의 우동은 이나니와 우동 중에서도 고급 우동에 속하는데, 천황가에도 진상을 해 온 명품 우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단순히 음식점에서 우동을 맛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우동 장인에게서 직접 우동 만드는 법을 배워볼 수 있다는 사실.
그러나 일본말이 안통하는데, 어찌 배운단 말인가?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때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분이 계셔서 통역을 해 주셨는데, 사실 실기형 강습이므로 딱히 말이 안통해도 가능할 것 같다.

Video. 이해를 돕기 위한 비디오

제대로된 굵기로 안끊어먹고 잘 감으면 39번을 감을 수 있다. 중간에 끊어지면 잇는 법을 보여주시느라 일부러 끊기까지 하는 섬세한 강의.

그럼 이제 우리차례. 
오이군은 벌써 첫 매듭부터 거꾸로 만드는 바람에 시작부분이 오른쪽으로 갔다. ^^; 면이 신기하리만치 탄력이 있어 잘 끊어지지 않고, 고무줄 처럼 늘어나는데, 일정한 굵기로 만드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자칫 너무 세게 당기기라도 탄력있는 면발도 끊어지기 때문에 적당한 힘으로 당기면서 한번 손바닥으로 비벼 감아야 하는데…뭐 첫숫깔에 배부를 수 있나. ^^;

요렇게 두판을 만드는데, 첫번째는 들쑥 날쑥 어설펐지만 친절한 마스터님께서 소질있다고 폭풍 칭찬을 해 주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그새 칭찬에 업되서 신나게 감았더니 두번째는 꽤 일정한 모양의 그럴듯한 면발이 완성됐다. 

쨔잔. 중간 완성작과 함께 인증샷

가르쳐 주신대로 잇는 법을 연습하려고 사이좋에 중간에 한번씩 끊어먹고, 첫번째 판을 마쳤다. 두번째는 안끊어지고 예쁘게 잘 했는데, 왜 끊어진 걸 들고 인증샷을 찍었을까…-_-; 원래는 여기까지 만들고 또 하루를 숙성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뚱뚱한 면발이 이나니와 우동일까? 아니다. 이나니와 우동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우동보다도 면발이 얇다.

원래대로라면 하루를 기다려야 하지만, 우리는 바쁘니까 바로 다음 과정으로 들어간다. ^^; 이번에는 봉을 테이블에 위아래로 고정한다. 고정할때 한번 주욱 당기는데, 끊어질까봐 조마조마 했지만, 역시나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난다. 신기하네. 그냥 밀과루와 물과 소금이 숙성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어떻게 이렇게 탄력이 생기는 걸까. 

일단 면발이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감자 전분을 솔솔 뿌려 주고, 잘 묻을 수 있게 손바닥으로 굴리듯 골고루 발라준다.

면발이 두겹 세겹 서로 얹혀있으므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한층으로 가지런히 놓일 수 있도록 정리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묵질한 밀대로 면을 밀어 납작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이 작업을 위해 면발이 한층으로 놓이도록 잘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전부 한판으로 붙을까 무서웠는데, 전분덕에 붙지 않을 뿐더러, 전체적으로 굵기가 일정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다시 손가락을 넣어 면발을 잘 분리해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면발에 더 탄력이 생기게 된다.

2차 중간 완성작 인증 샷 ^^

그리고 원래대로라면 또 하루의 숙성과정이 필요하다. 이 충분한 숙성과정들이 이나니와 우동을 쫄깃하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이제 마지막 단계는 면발로 하프켜기. ^^

봉의 윗쪽을 고정하고, 한손으로는 다른 쪽의 봉을 잡는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쓰다듬듯 면을 아래로 당겨서 길이를 늘린다. 면발의 굵기가 일정하지 않게 만들어졌다면 이 단계에서 끊어지는 녀석들이 있을 것이다. 

길이가 늘어나 지지대의 아래까지 봉이 내려오면, 아래쪽 홈에 봉을 끼워 고정한다. 이제 말릴 준비가 완료.
이것을 2일간 잘 말려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포장을 하면 이나니와 우동이 상품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동교실 학생들이 들쭉 날쭉 만들어 놓은 것을 팔 수는 없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에게는 배송료 착불로 보내준다. 아쉽게도 우리는 아키타에서 남은 숙박 일 수가 2일이 안되어서 우리가 만든 우동을 포기해야 했다. ㅠ_ㅠ 이런 남은 우동들은 식당고객 또는 상점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우동을 만들었다고 그 맛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 당연히 먹으러 간다. ^^

우동교실이 있었던 곳이 예전 본점 건물이고, 지금은 이 새 건물을 본점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사토요스케는 도쿄 긴자거리에도 체인이 있는 모양이다.

소박하지만 깔끔한 내부

후타지 세이로(츠케멘). 이것은 간장 소스와 참깨 미소 소스 두가지를 맛볼 수 있는 메뉴로 차가운 면발을 메밀국수처럼 컵에 찍어 먹는 것이다. 절임류가 유명한 아키타 답게 짭짤한 훈제 무절임인 이부리갓코와 오이절임이 같이 서빙됐다. 소스 짠 편이니 찍는 양을 잘 조절해 드시길.

그럼 이나니와 우동의 맛은 어떨까? 한마디로 정말 쪼올~~깃 하다. 지난번 아키타에 왔을 때도 호텔에서 이 우동이 나왔었는데, 평범한 외모에 별 생각없이 한입 먹었다가 그 쫄깃한 맛에 반해 흡입했던 기억이 났다. 면발이 얇상해서 잔치국수같은 식감을 생각했는데, 수타 짜장면발에 좀 더 가깝달까?
소스는 참깨 미소 소스가 고소하니 입맛에 착 붙더라. 간장소스는 메밀국수 소스와 비슷하다.

메뉴명 : 후타지 세이로 1550엔 (새우, 생선, 야채튀김과 함께 서빙되는 세트는 2270엔)

윤기 좔좔 흐르는 면발. 이걸 또 어떻게 이렇게 이쁘게 담아 내 왔을까

아지쿠라베. 이것은 우동을 차가운것과 따뜻한 것 두가지로 맛볼 수 있는 메뉴다. 따뜻한 것은 흔히 아는 우동국물과는 다른, 뭔가 고깃국 같은 맛으로 고소하다. 간장소스는 메밀국수 소스와 비슷. 다만 매번 느끼는거지만 일본 북부에서 먹는 대부분의 일식은 한국인의 입맛에는 조금 짜게 느껴져서 살짝 아쉽다.

메뉴명 : 아지쿠라베 1140엔 ( 새우, 생선, 야채 튀김과 서빙되는 세트는 1860엔 )

이나니와 우동의 제조 과정이 궁금하긴한데, 직접 만들기는 귀찮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조공장을 견학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따로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앞 상점과 연결된 통로로 들어가면 한쪽 벽면이 유리로 된 소규모 공장을 구경할 수 있다. 이것보다 훨씬 커다란 규모의 공장 두개가 근처에 있다고 한다.

먼저 반죽을 숙성하고, 넓게 펴서 3센티 두께로 길게 자르는 작업이 보인다. 이걸로 만드는 과정은 우리가 했던 것과 같고, 오른쪽 사진이 건조과정이다.

그리고 면발에는 등급이 있는데, 수타면이다보니 굵기가 완벽하게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오른쪽 사진처럼 하나 하나 면발의 굵기를 보고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적절한 굵기가 당연히 가장 비싸고, 굵은 것, 얇은 것 순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굵기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크기로 분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한다. 봉에 감기는 자투리 부분은 따로 모아 매우 저렴하게 판매하고, 길이가 짧게 잘리거나 굵기가 제각각인 자투리는 무료로 고객들에게 나눠준다.

음식점 입구는 상점으로 다양한 패키지의 이나니와 우동과 그에 맞는 소스를 구입할 수 있다
참깨가 들어간 미소 소스가 너무 맛있었으므로 냉큼 집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여기서 잠깐. 이 지역에 유명한 아이스크림이 있다는데 마로 요 국화꽃 아이스크림이다. 이걸 또 그냥 지나칠 수 있나. 양이 꽤 되는 우동을 다 먹고도 아이스크림을 두개씩 집었다. 이러니 내가 살이 안쪄…? -_-; 
모니카 같이 과자안에 아이스크림이 들었는데, 풍부한 우유향이 입안에 퍼져 정말 맛있었다. 그냥 우유맛, 초코, 녹차, 레몬, 자색고구마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우유맛이 제일 맛나더라 ^^

집에는 36cm길이면과 27cm, 짜투리 벌크팩 등등 몇가지를 사왔는데, 삶는법은 다음과 같다. 

뭐…물론 나는 집에서 사온 소스로 국물을 만들었는데, 실패해서 음식점에서 먹었던 그 감칠맛은 안나더라만…위에도 말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으니까, 다음번엔 좀 더 잘해보는걸로. ^^

사토요스케 본점

홈페이지

주소

秋田県湯沢市稲庭町稲庭80 (유자와시 이나니와마치아자 이나니와80)

구글맵

4H4J+RX 유자와시 일본 아키타현

교통

아키타역-유자와역 (JR 기차 1시간 30분 소요. 편도 1450엔), 유자와역-이나니와나카마치 정류장 (버스 30분 소요), 도보 약 1분

전화

(+81) 0183-43-2911

이메일

ys@sato-yoske.co.jp

운영시간

실습 11-15시, 견학 9-16시, 판매 9-17시, 식사11-17시

실습비

초등학생 300엔, 중학생 이상 500엔 (약 60분 소요) / 조리까지 하면 초등학생 600엔, 중학생 이상 1000엔 (약 90분 소요) / 2014년 여름 기준

※ 만든 면발은 2일간 건조하여, 일본내 주소로 배송해 준다. 배송비 별도.

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아키타현 한국 코디네이터사무소에서 항공권, 숙박비, 교통비 일부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자유롭게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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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가오타

너무 너무 상세한 포스팅에 감동! 사진에 또 한번 감동! 그런데 똭 점심시간 전에 봐서 배가 엄청 고프네요..꼬르륵 꼬르륵…
우동 체험 너무 재밌죠~. 아무리 마스터님이 설명을 잘 해주셔도 저렇게 예쁜게 잘 만드시는 분은 별로 없어요~ 토종감자님과 수입오이님 정말 최고인듯해요!!! 가쿠노다테의 어느 료칸에서는 이나니와우동 면으로 파스타를 만들어 주시는데, 그게 또 엄청 맛있더라구요!!!
아키타 블로그에도 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카멜리온

우와 이런것도 직접 하시고.. 부럽네요.
전 일본살면서 뭘했는지..
모나카 아이스크림도 땡기네요. 역시 우유맛이 가장 맛있죠!
마른거 그냥 달라고 하셨으면 좋았을텐데.. 직접 만들었는데 역시 먹어봐야.. ㅠㅠ

담벼락지기

양쪽 봉에 감아서 만드는 우동 … 언젠가 티비에서 봤는데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군요.
역시 일본 우동은 역사만큼이나 다양하네요 ^^

쮸니

점심 시간 쯤 들어왔더니 포스팅 내용 보는내내 배가 더 고파졌네요. ㅠㅠ
직접 만드신 면발로 우동까지 만들어 드셨으면 더 좋았겠지만 300년 전통의 면발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보신것만으로도 재미있었겠는데요.
면발을 보니 두분 다 손재주가 있으신데 우동집 차리시는건 아닌가요? ㅎㅎ
두분이 같이 여행이나 체험하시는 사진보면 보는 사람도 참 행복해지는것 같아요. ^^

영도나그네

햐!
일본여행에서 정말 색다른 체험을 하고 오셨네요..
일본의 정통 우동집에서는 이런 체험도 할수 있는 배려를 해 주는데 대해 놀랍기도 하구요..
정말 한번씩은 이런 이색적인 체험을 경험 해보면 또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올것 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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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는데 내가 살이 안쪄’
안찌셔요 맘껏 활보하시며 드셔도 무지방을 당연 몸에 베인 듯 합니다 와아우~ 진짜.. 저런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니 신기하고도 재미난 견학이 된 것 같습니다 뭔가 체험 삶의 현장을 방불케 하는 멋진 사진들과 느껴지는 즐거움에 저도 잘 맛 보고 즐겨보았습니다ㅎ 멋쪄욤 캬하~!

귀여운걸

우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으시겠어요~
직접 만들어보고 맛도 보고..
쫄깃한 맛이 완전 예술이겠어요^^

Red 카랑코에

이렇게 만드는거 어느 방송에서 본적이 있어요.
정말 즐거우셨겠네요.
표정만으로도 즐거움이 느껴져요.
저도 일본 여행가서 체험 해보고 싶어요.

워크뷰

우와 이런 멋진 체험을 하시다니 부럽습니다^^

kangdante

오호!~
특이한 우동이군요?..
맛도 별미일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