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찻집
깊은 산속 옹달샘은 바로 이런 것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몬 블랑 Morne Blanc 트래킹은 이 숲속의 찻집에서 시작한다.
건대 연못에 퐁당 빠질 것 같은 작은 마헤 섬에서, 우리는 산을 두번이나 올랐다 내려가며, 겨우 겨우 이곳을 찾아냈다. 그나마 찾아내고도 그냥 지나쳐 갈뻔 했는데, 우리가 찾는 곳은 티 타번 Tea Tavern이 아니라 티 팩토리 Tea Factory였기 때문. 그러나 가도 가도 울창한 정글이기에, 이상해서 뒤돌아와 보니, 반대쪽에서는 티 팩토리라는 간판이 보이더라. 융통성을 발휘해서 찻집이 차 공장이라고 생각을 못했느냐 물으신다면, 이 사진을 한번 보시라.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곳이 어떻게 공장일 수 있겠는가. 우리는 공장은 더 지나가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쨌든 원하던 곳을 찾아 기쁜 마음으로 주차장에 차를 대는데, 옆에 나무에 노오란 꽃들이 한들 한들 피어 있다. 파란 하늘과 흰 뭉개구름, 연녹색 나뭇잎, 노오란 꽃. 알록 달록 눈이 즐겁다. 빨간색의 무언가만 있으면 완벽하겠네. ^^
사진속 세상은 엄청 쾌적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세이셸에 갔던 4월에는 공기가 꽤나 습했다. 아직 트래킹 시작도 안했는데, 차에서 내리는 나의 등줄기에서 땀이 한방울이 또르르 흐르더라. 세이셸은 딱히 우기가 없지만, 4월에는 비교적 습한 편이라고 한다.
위 포스팅처럼 이러 저러 하게 즐거웠던 트래킹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차를 세워둔 티 타번으로 돌아왔다.

날 더운데 운동을 했더니, 인간의 본능이 은밀한 공간을 요구하기에 열심히 찾아 보았지만,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아, 이런 큰일이네. 급한데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 -_-;
이 찻집은 주말엔 멋지게 쉰다. 덩달아 화장실도 쉰다. -_-;

셔터가 내려져 있는 카운터 안쪽으로 다양한 차들이 보인다.
돈 드린다고요~ 제발 좀 팔라고요~
문닫은 카운터에 메아리 없는 외침을 몇 번 보내봤다. 아쉽다. 다시 올 수 없는 곳인데, 차한팩 구입을 못하다니. 커피를 마시지 않는 우리는 차를 엄청 많이 마시는데, 여행할 때 기념품으로 차를 자주 구입한다. 여행짐 무거운 것을 싫어하는 우리에게 딱 맞는 기념품이기 때문. 가볍고, 맛있고, 먹어 사라지기 때문에 집에서 굴러다니지 않고~

몬블랑 트래킹으로 빼앗긴 수분을 이곳에 앉아 시원한 아이스티 한잔으로 보충하면 좋을텐데.
아쉬운대로 배낭에서 뜨끈하게 데워진 생수로 보충했다. 뜨거운 국을 한사발 들이킨 느낌. 이열치열을 온몸으로 실현하며 야외 테이블에 앉아보았다. 신선 놀음이 따로 없네…차를 마셨더라면!

이곳에서 정말 차를 재배하기는 하는 걸까?
주변에 정글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티 타번을 보고는 대뜸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타번에서 빅토리아 방향으로 한 오십미터 되돌아오자 차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사실 그리 넓은 공간은 아니어서 시원보다는 아기자기라는 표현이 더 들어 맞겠다. 규모가 작아서 언덕을 따라 돌아다녀보니, 금새 전체 차밭을 다 보게되더라. 어쨌든 정말 차를 재배하는구나. ^^

이곳에서 재배된 차는 타번 옆의 정원입구 같은 곳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공장에서 가공된다. 진짜 티 팩토리가 있었던 것이다. ^^; 섬이 작으니 차밭도 작아서, 공장도 작은가보다. 티 팩토리는 아기자기 귀여운 것이 누구네집 정원같이 생겼다.

마당에 대형 찻잔과 주전자가 있다. 오래전 본 미녀와 야수의 한장면이 떠올랐다. 미녀가 야수네 집에 갇혔을때 커다란 찻주전자인가가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럼 내가 미녀? 아니 야수겠지. -_-;

공장 내부에서 가공하는 모습을 견학할 수도 있다.
이곳은 1962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있는 세이셸 유일의 차밭이다. 영국 식민지의 영향이리라. 유럽의 차들은 홍차잎에 아로마 향을 섞는데, 이곳에서 생산하는 차는 오렌지향, 민트향, 레몬향, 바닐라 그리고 계피향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슨 향인들 어떠하랴. 어차피 나는 오늘 살 수가 없는 것을…ㅠ_ㅠ

나무도 곱게 정돈되어 있고, 잔디도 푸르르다. 손질을 열심히 하는 모양이다. 갈색 이끼가 잔뜩낀 건물도 열대 나무들과 어울려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고 있었다. 세이셸은 지리상 아프리카에 속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아프리카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무엇보다오 티 팩토리에 꼭 와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힘든 등산과정 없이 바로 이런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방금 보고온 몬 블랑보다 위치가 낮아서 그 감동은 덜하지만, 산행이 싫다 하시는 분들은 노력없이 이 정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매리트가 있지 싶다.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말라 하였거늘, 맨땅 한번 안 밟고, 이정도 볼 수 있다면 마땅히 감사해야 할 일 ^^;
티 팩토리는 트래킹을 할 예정이 없더라도, 마헤섬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할 때 한번쯤 들러 잠시 쉬다가면 좋을만한 장소이다.
티 타번 & 팩토리 (2026년 기준)
홈페이지
주소
Tea Factory, Port Glaud
운영시간
08:00~16:00 / 토, 일 휴무
가는방법
빅토리아에서 상 수시 도로 Sans Souci road 를 따라 20분쯤 가다보면, 산을 다 넘어 정상에서 내려갈 무렵 도로 왼쪽에 보인다. 도로 이름이 ‘상 수시’ 즉, 걱정 없는 도로이기는 한데, 엄청 구불구불 하고, 좁은 도로 옆으로 물 빠지는 도랑이 깊게 파여있어 운전 하다 보면 사실 걱정이 조금 되지 않을 수 없다.
정글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
여행일자 : 2014.03.30
그냥 휴일이라서 문을 닫은 것이었던 건가요? 물건을 사겠다는 고객이 있는데…ㅎㅎ;; 풍경이 정말 끝내주게 좋네요.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네. 주말에는 쉰다더라고요.
주말일 수록 카페에 가고 싶은 한국인으로서는 이해 안가는 방침이죠. ㅎㅎ
카페 주인과 직원도 사람인지라 주말에는 쉬고 싶은가봅니다 ^^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이셸이라는 수식어 참 잘어울리죠? 멋드러진 세이셸 입니다. ^^
와우 너무 멋지네요!
완전 그림인걸요?^^
저도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으히히
잘 보고 갑니다 토종감자님~^^
좋은 꿈 꾸세요~ㅋ
기회 되면 꼭 한번 다녀오세요.
세이셸 정말 멋지더라고요 ^^
나도 한번떠나보고싶군염 ㅎㅎ.
꼭 기회 만들어서 다녀오세요.
세이셸, 멋진 곳입니다.
차와 함께 하는 저런 풍경은 가히 낙원이라 해도 손색없을 듯 해요.
이번엔 문 닫아서 조금 아쉬웠겠지만요.
풍경과 건물들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 해도 그리 아깝지는 않은 시간이었겠네요.^^
요기서 등산로가 시작되서 온김에 겸사 겸사 들려 본 곳인데,
안들어와봤으면 후회할 뻔 했지 뭐예요.
너무 아기자기 귀엽더라고요 ^^
드디어 산을 벗어났어요.. ㅋㅋ 이제 산을 봐도 괜찮네요.
다시 문명을 접하니 기뻐서 라떼부터 한 잔 사 마셨어요. ㅋㅋ
오렌지 차도 맛있겠네요 ㅎㅎ 그런데 못사셨다니. ㅠ.ㅠ 직접 따오시는게 ㅋㅋ
하산 축하드립니다.
이 더운데 산에서 훈련이라니 정말 독특하신 분이셔요 ㅎㅎ ^^;;
라떼 맛이 엄청나게 좋았겠어요~
우와~ 너무나도 멋진 광경이네요~
몸도 마음도 제대로 힐링될것 같아요^^
네, 차타고 가서 우아하게 차만 마시면 힐링 여행,
저희 처럼 더운날 등산하면, 극기 훈련 ^^
감자님 주전자들고 차따르는 사진 너무 예쁘네요~!!!!!!
뒤에 하늘색이 어떻게 저러죠?♥.♥ 바다와 하늘과 구름과 산이 이렇게 아름다울수 있다니~!!!
시원한 차까지 마셨더라면 감동이 두배였겠어요~^^
그림같은 장소죠?
티 팩토리, 차 공장이라는데, 공장이라는 이미지와 거리가 머언 ㅎㅎ
여기서 만든 차, 나중에서 호텔에서 마셔봤네요. 맛있긴 했는데, 그래도 여기서 마셨어야 더 맛있는건데…ㅎㅎ
딱 지금같은 여름이군요. 이런 날 떠나고싶은 곳이네요.
대형주전자와 찻잔은 크지만 나름 귀여운 맛이 있어요.
토종감자님, 미녀 맞습니다. 맛구요~ㅋㅋ
음…얼굴을 커다란 썬글래스로 가리고, 다 멀리서 찍혀서…ㅎㅎㅎ
지금같은 여름 맞아요. 거기도 한 34도쯤 됐었으니까.
그래도 이런 날씨에 휙 가까운 바다로 뛰어들 수 있다는게 달랐습니다.
투명한 바다 옆에 살고 싶어요~
그래도 둘만의 추억이 생겼겠어요 ^^*
그죠, 이렇게 문닫은 여행지의 삽질 케이즈가 또하나 생겼네요.
엄청 많아요…ㅠ_ㅠ
우리나라 같으면 주말에 손님이 많다고 절대 안쉴 것 같은데,
역시 해외는 다른건가봐요 ㅎㅎ
그나저나 참..
사진만 봐도 눈이 호강이네요 +_+
세이셸이 섬이라 아마도 아일랜드 라이프 스타일이라 그런가봐요.
열대 섬나라를 가면 어딜가도 서빙이 여유로와서 가끔 성질급한 한국인은 숨막힐때가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