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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촬영지 9박 10일 스위스 여행 추천 코스

지난 2월, 인도네시아의 습한 햇살에 ‘오늘 내가 여기서 이렇게 녹아내리나보다…’ 하며 방한구석에 널어져있는데, 아는 동생이 뜬금없이 이런 카톡을 보내왔다. 음…? 뭔소리지? 웬 동무…?  한국에서도 TV와 담 쌓고 살던 내가 이 먼곳에서 사랑의 불시착을 봤을리가 만무했기 때문에 나는 동생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 머릿속에 퍼뜩 든 생각은…

카.톡.피.싱! 
예전에 조선족 말투를 가진 검사가 내 명의로 대포 통장이 개설됐다고, “컨일 나셨습네다.” 하며 전화를 한 적도 있고, 내동생 별명에 똑같은 프사까지 장착한, 역시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어떤 녀석이 뜬금없이 “누나, 나 돈 좀 융통(?)해줘.” 하며 메세지를 보낸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거지 싶었다.(융통이라니…웬 개화기적 말투람…-_-;) 그래서 정색하고 “너 누구얏?” 했는데, 어라, 이 피싱 사기꾼이 당당하게 하는 말 좀 보소…?

“어머, 언니! 리정혁 동무를 몰라요? 언니 간첩이예요? 아무리 해외에 오래 계셔도 그렇지 인터넷 기사도 안보시나…ㅋㅋㅋ”
흠. 리정혁 동무 어쩌고 하며 북한말을 쓰는 그쪽이 아니라 내가 간첩이라니 이건 또 뭔소리여…

내가 간첩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간첩은 남조선에서 유행하는 것들에 대해 훤할테니…
인도네시아에 있었던 2월에 한참 이런 질문공세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전혀 감도 잡히지 않았었다. 드라마라는 것을 알고난 후에도 본적이 없는 고로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는데, 잊을만 하면 날아오는 사불착 촬영지 질문. 흠… 명색이 스위스 가이드북 작가인데, 계속 모른다고 대답하자니 영 마음이 불편하더라…

그래도 드라마를 챙겨보는 타입이 아니라 의무감과 귀차니즘 사이이 싸우고 있을 무렵 어이없게 나를 이 드라마로 불시착 시킨 것은 다름아닌 바로 코로나였다. -_-; 세계 국경이 막히는 바람에 세계여행을 강제 중단하게 되었고, 밖에 돌아다니기도 여의치 않았던 지난 몇 달 심심해서 넷플릭스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 버린 것. 한국영화를 넷플릭스로 보면 영문 자막도 켤 수 있으니 오이군 한국말 듣기연습도 할 겸 꿩먹고 알먹고.

초반엔 오글거린다고 좀처럼 집중을 못하던 오이군이 10회가 넘어가자 밥먹다 말고 빨리 가서 나머지편을 보자고 부추긴다. 나도 회가 거듭될 수록 매력이 증폭되던 리정혁 동무는 물론 방부제 미모 윤쎄리, 북한말투를 제대로 써가며 깨알 재미를 선사하던 주변 인물들에 푹빠져서 단숨에 16회를 정주행 했다.

게다가 우리도 결혼 전엔 원거리 커플이 아니었던가.
남북한까지는 아니었지만 호주에서 처음 만나 사랑과 우정사이를 넘나들던 오이군이 비자가 만료되어 스위스로 돌아가는 바람에 이렇게 헤어지면 영영 끝인건지, 우리가 사귀기는 하는 건지, 다음에 만날 수는 있는 건지, 애매모호했던 원거리 연애를 하다가 결국 스위스에서 이어진 우리. 리정혁 윤쎄리 뿐만 아니라 토종감자 수입오이에게도 스위스는 사랑의 징검다리 였다.
때문에 나름 감정이입이 되서 더 재밌게 보았다는.

드라마속 세상 : 선남선녀가 그림에서 튀어 나온 듯한 예쁜 피크닉 세트를 놓고, 밥은 안먹고 풍경만 구경함

(스위스에는 저런 초록 들판에 나뭇가지 주워다 바베큐 할 수 있게 불자리가 종종 마련되어 있다.)


그럼 극중에서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스위스 촬영지는 어디였을까?
드라마속 촬영지들을 찾아보니 촬영지 자체가 전부 유명한 곳은 아닌데, 이 루트를 주욱 이어가면 스위스에서 내로라하는 여행지는 대부분 거쳐갈 수 있겠더라.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스위스 여행이 처음이라면 꼭 가봐야할 융프라우베른, 루체른, 취리히 등등을 두루 구경하며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까지 함께 둘러 보는 완벽한 스위스 여행 코스! 머리아프게 따로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 토종감자 수입오이가 추천하는 이 코스를 그대로 따라가 보자.

스위스 도착.
스위스의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아름다운 도시, 베른 방문.

드라마 촬영지 시그리스빌 및 그림같은 소도시 툰 방문

융프라우로 가는 관문 인터라켄 및 하더쿨름 등 주변 명소 방문

드라마 촬영지 피르스트 및 비오는 날조차 아름다운 마을 그린델발트 방문

드라마 촬영지 피르스트 및 비오는 날조차 아름다운 마을 그린델발트 방문

드라마 촬영지 이젤발트 방문 및 브리엔츠의 매력 만점 증기산악열차 탑승

드라마 촬영지 룽게른 및 흥많은 도시 루체른, 산들의 여왕 리기 방문

드라마 촬영지 방문 및 스위스의 제1의 도시에서 미식, 쇼핑, 나이트 라이프 즐기기

공항이동 및 출국

위의 코스에서 핑크색바탕으로 표시된 날에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가 들어 있고, 나머지는 촬영지로 가는 길에 거쳐가면 좋을, 스위스에 왔다면 한번쯤 둘러봐야할 여행지이다. 만약 스위스 여행이 처음이 아니라면 유명한 여행지는 과감히 생략하고, 주변의 작은 마을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보자. 평화로운 스위스의 진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각 여행지별 볼거리와 촬영지 설명이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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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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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숙

안녕하세요. 참으로 부러워하던 커플인데 이렇게 직접 소통가능한 창구가 있었다니 넘 반갑네요.
여행을좋아해서 자유여행할 때 블로그와 여행가이드 책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욤. 님이 출간하신 가이드북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패션을 전공해서 쇼핑마니아라 그곳만의. 쇼핑거리 안내가 있으면 참 좋더라고요. 책 사서 볼게욤~~
추천부탁드립니다

바람처럼~

전 스위스 아주 살짝 스쳐간 정도라 위치도 잘 모르겠네요.
당연히 사랑의 불시착은 보지도 않았고… 한국 드라마 안 본지가… 하하.
리옹에서 제네바를 살짝 스쳐 니옹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3일 지냈어요.가보셨는지 모르겠네요?
호수랑 설산이 그림 같이 어우러져 참 예쁘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니옹에서 기차를 타고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갔는데 그때 취리히에서 잠깐 내렸는데 다들 강가에 앉아 점심을 먹는 모습이 기억나네요.

더가까이

여행 좋아하고 책읽기 좋아하는 절친에게 감자님 책 꼭 사보라고 권했더니 읽어보고 평이 “여행가이드 책으로서 깔끔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매우 완성도가 높은 여행서다. 소장가치가 높아.” 라고 하네요.

빛나

오메, 저도 뭔지 몰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저장했다가 봄에 따라가봐야겠어요. 근데 네덜란드 레드존… 국경 다 막힐 기세인데… 봄되면 나아질까요? ㅠㅠ

더가까이

크으~~~ 역시 스위스는 남다르게 멋지네요. 사랑의 불시착보다 토종감자님 사진들이 더 멋져요.
(드라마는 나름 재미있었는데, 첫눈에 에미나이에 호감을 느끼고 몰카 사진까지 찍었던 동무래 몇년 되지도 안아꾸만 오또케 얼굴도 못 알아보는감??)

가람숲

토종감자님, 댓글 보고 저도 바로 와 봤습니다.^^
부러운 여행 사진들이 여전하군요. 어찌 지내시는지 저도 한번씩 궁금했지요.
오이군과는 행복하시겠죠?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행하시기 어려운데
그 아쉬움을 어찌 달래시는지요? 토종감자님의 가이드북이 나왔군요.
언제 서점에 가면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ㅎㅅㅎ

방쌤

정말 오랜만에 들렀네요.^^ 잘 지내셨죠?ㅎ
스위스, 덕분에 너무 즐겁게 둘러본 곳입니다. 명칭들을 보니 다 근처까지는 갔었는데,,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볼껄 그랬어요.ㅎ 언젠가는 꼭 다시 갈 수 있을거라 믿고 있습니다. 너무 좋았거든요.
스위스 여행이 그리워질 때마다 감자님 책도 조금씩 꺼내서 구경하고 있습니다.ㅎ
즐거운 가을 맞이하시구요.^^

오이님께도 안부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