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떠남, 스케치로 남기는 여행일기

그날의 기억을 그리다

선물받은 책 한권, 훌쩍떠남.
내가 늘 벼르던 장르의 여행을 떠나라고 바람을 넣는 책이기에 소개해 본다. 

스케치 여행. 
무거운 카메라도 내려 놓고, 바리바리 짐도 다 내려 놓고, 그냥 노트 한 권에 펜 한자루 손가방에 챙겨넣고 그렇게 훌쩍 한번 떠나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가끔 하던 여행이었는데, 어느새부터 이게 꿈속의 여행이 되어 버렸을까. 내 손엔 늘 카메라가 들려 있고(게다가 점점 무거운 기종으로 바뀌어 가고), 가서 편하게 지낼 무언가로 가방이 꽉 채워져 버렸다. 그런거 다 없이도 내 여행은 늘 즐겁고 행복했는데, 왜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필요해지기 시작했을까. 이 책은 그런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득 채운 여행을 다시 한 번 떠나보라고 내게 속삭이는 듯 했다.

살짝 훑어 봤을 때는 누군가의 스케치 여행과 이야기를 담은 것인줄 알았는데, 사실 이건 이야기 책이라기 보다 여행노트 또는 스케치북에 가깝다. 여행계획을 세울때 필요한 일정, 준비물 등등을 기입할 수 있는 수첩란도 있고, 여행의 기록을 남기는 공란도 있다. 여기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의 스케치 팁과 여행에서 느낀 것들을 조화롭게 담아 놓아 감성을 자극한다. 노트의 빈 공간에 그 팁을 이용하여 스케치 연습도 할 겸 직접 일러스트와 나의 여행이야기들로 채워 볼 수도 있다.

그림도 간단한 펜화에서부터 색연필, 수채 등등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어서 나에게 맞는 또는 내가 잘 하는 스타일을 찾아 가면 된다. 그 중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가벼운 여행에는 역시 펜화가 최고 인 듯. 펜 한자루와 색 마커펜 두어자루 같이 들고 가서 군데 군데 색을 입혀 주면 센스넘치는 일러스트가 탄생한다. 난 그림 못그리는데? 할 것도 없다. 사진을 꼭 잘 찍는 작가라야만 사진찍는 것 아니듯이 그림도 마찬가지다. 못찍어도, 못그려도 추억이 담겨 나만의 이야기가 되어 언제나 그 의미가 깊은 거니까. 그리고 책속에 팁을 잘 이용해 몇번 그리다보면 그림이란 건 자연스럽게 늘기도 하고 말이다.
요즘 제주에는 창문을 열면 꽃향기 은은하게 섞여 있는 봄바람이 분다. 그 바람에 엉덩이만 들썩들썩 하고 있지만, 어느날 문득 이 책과 펜 한자루 들고 훌쩍 떠버릴 지도 모르겠다.

– 그림일기 뽐뿌받는 어느 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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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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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퇴의품격

책이 센치한 느낌 +_+;;
저는 치앙마이에 있을 때 스케치 도전했다가… 망했습니다만… ㅠㅠ

뽀

오랜만에 방문했어요^^ 잘 지내셨죠~ 여느때처럼 즐거운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그림재주만 있었으면 이런 책하나 내고 싶은데 직장인으로 매번 여행에 도전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네요

광제

독특한 책이네요..
그냥 자유롭게 그려넣은 노트처럼 보이네요..
읽기는 참 편하겠네요^^

로변철

미국여행을 다시 계획 중이신 걸로 들은거 같은데 아직 제주도시군요. 디지탈노마드에 대한 유튭 비디오를 보다가
문득 토종감자님이 생각나 들렸다 갑니다.

Zet

일단 제목이 참 좋네요. 빈 공간에 내 이야기를 적을 수 있게 한 것도 마음에 쏙 듭니다.

루비™

사진보다 오래 남는 것이 여행지에서 그린 스케치 한장일 것 같아요.
저도 여행지에서 길드로잉 한장 씩 남기려고 한답니다.

안녕채영

여행가서 가끔 한두개씩 그려보곤 하는데, 어디 내놓을 실력이 아니라 다 그리고 보면 이게 뭔가 싶지만 확실히 사진이나 영상과는 다른 재미가 있어서 참 좋더라고요. 뭐든 하나 그리려면 진득하게 앉아서 관찰해야해서 그런지 마음에 더 깊게 새겨지는 느낌도 들고요^^

카멜리온

와 전 직접 그리신건줄 알았어요. 저도 전에는 독서나 그림그리는 걸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항상 쫓기고 있는 강박관념 속에서 살고 있네요.. 여유가 없어요. 왜 이렇게 되었지…

지후대디

와 색다른 감성의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스케치로 담는 여행이라 한번쯤 해보고 싶어지는 일탈(?) 이군요.

뷰포트/ Viewport

나름 깊이 공감이 됩니다
나만의 소중한 여행일기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