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바야흐로 진짜 봄
매화꽃잎 흩날리는 봄나들이
창밖으로 남쪽의 화창한 햇살이 매일 나오라며 유혹하는 봄이 되었다.
참…이번 달에 일이 너무 많아서 밥먹는 것도 잊어버릴 지경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이거 자꾸 엉덩이가 들썩들썩 해서 큰일이네.
통영에 머무를 때부터 느낀건데, 남쪽은 햇살의 색감이 좀 다르달까? 명도가 좀 더 높고, 살짝 노란 빛이 도는, 같은 한국인데도 중부지방과 공기의 색이 은근 다르다. 이 노오란 색감의 햇빛의 문제는 대체 나를 그냥 얌전히 일하게 두질 않는 다는 것. 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지…
그래서 어제도 일 하다 말고 노트북 뚜껑도 덮지 못한 채 급히 휴애리로 뛰쳐나가고 말았다.
휴애리 매화동산.
요즘 제주의 핫플레이스라며 자꾸 여기저기서 눈에 띄어 궁금했는데, 이제 매화도 질 때가 되어서 오늘 못가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그 핑계였다. 매화는 내륙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라 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는데, 사실 제주에서는 꽃이 없는 계절이 따로 없어서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제주엔 겨우내 붉은 동백과 주황 귤들이 온 동네를 뒤덮고, 이미 1월 1일 새해맞이를 하며 집에 가는 길목 곳곳에 성질 급한 유채도 피어 있었다.
어쨌든 햇살에 등 떠밀려 찾은 휴애리 매화동산.
그런데, 내가 좀 착각한 것은 휴애리 매화동산이 관광객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매화과수원인 줄 알았다는 것. 뭐 진짜 과수원도 관광지 밖에 쬐끔 있기는 한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매화동산은 자연생활공원 안에 있는 관광지로 무려 입장료가 인당 13,000원이나 되었다.
뭐…뭐야?! 둘이면 26,000원…급작스레 점심때 살짝 산책한다며 온건데 좀 타격이 크다. 그래도 차타고 40분 달려 왔는데, 그냥 가기 뭐해서 들어가기는 했지만 살짝 속이 쓰리네…
광양부터 하동, 구례에 이어지도록 몇개의 산 아니 산맥 한부분이 전부 매화과수원이었던 규모를 기대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생각보다 훨~씬 작아서 그냥 요즘 여기 저기 많이 생기는 허브동산이나 동물체험농장 정원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쪽에는 매화동산, 한쪽에는 동백동산, 한쪽에는 수국동산, 한쪽에는 귤동산 뭐 그렇게 있어서 계절별로 제주도에서 피는 꽃을 볼 수 있고, 동물들도 나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여행지로는 괜찮은 것 같다. 흑돼지로 동물쇼도 하는 모양인데, 구제역 주의기간이라 공연은 임시 중단되었다고 한다. 뭐 어차피 동물쇼는 반대하는 입장이라 그냥 계속 안하면 좋겠다 싶고.
어쨌든 과수원같은 것이 아니고 관광지로 꾸며진 정원이라 제주의 광활한 자연과 운치를 기대하고 왔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생활공원바깥쪽에 매화과수원이 소규모로 있기는 한데, 사유지라 들어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직 푸르르게 풀이 올라올 계절도 아니라서 매화동산에서 사진 몇방 찍고 나니 다른 꽃동산은 좀 황량하다. 그래서 동물들과 나의 11,000원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토의에 들어 갔다.
“너, 너네 집 구경하는데 11,000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응?”
그런데, 녀석들 내 질문에 아랑곳 하지 않고, 깜찍한 눈을 초롱초롱 뜨고 영업을 뛰네…
“이쁜 언니, 멋진 오빠, 저기 가면 나 좋아하는 당근 파는데…나는 울타리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좀 사다줄래? “
녀석들은 먹이주기 체험에 익숙해서 사람이 가까이 오면 신나게 달려 온다는…
온순한 토끼들이 가장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무인판매대에서 파는 당근같은 먹이를 구입해 줄 수도 있다. 사람이 들어가면 일단와서 손부터 확인하는 녀석들. 손이 비어 있으면 가차없이 떠나버린다.
“뭐야. 못쉥긴 것들이 왜 빈손이야. 나 간다.”
계절이 봄인지라 새로 태어난 아기동물들이 많이 있었다. 아기토끼도 뛰고, 아기 염소들도 잔뜩. 서로 들이받고 장난치고 노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궁금해서 살짝 다가왔다가도 손을 뻗으면 화들짝 놀라 도망간다.
우리에는 강아지들도 있었는데, 사람들 오는 쪽으로 열심히 달려다니며 놀자고 부른다. 개들은 왜 태어나자마자 저렇게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그래서 더 많이 사랑도 받지만 그래서 더 많이 수난을 겪기도 한다. 훌쩍.
그 중에 나의 심장을 제일 세게 가격한 것은 다름 아닌 새끼돼지들.
꺄아악! 새끼돼지는 왜! 왜! 왜! 이렇게 귀엽게 생긴 걸까. 엄마 아빠는 저렇게 크고 뚱뚱한데, 늬들은 대체 누굴 닮은거니 ^^; 먼 친척벌이라 더 애정이 가는 걸까…
정말 사랑스럽게 킁킁거리다 발랄하게 뛰어다닌다. 그렇다. 돼지도, 그 무겁고 게으른 돼지도 어릴 때는 깜찍하게 뛰.어 다닌다.
개구장이 송아지도 한마리 있다. 그런데, 얘는 엄청 저돌적으로 핥고 싶어 해서 난생처음 소 혀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대신 가까이 가면 얼굴도 가차없이 핥으니 조심. 손을 들어 올리면 마구 핥으려는데, 못하게 손을 뒤로 빼면 성질내며 머리로 우리를 막 들이 받기도 한다는. 송아지는 자주 본 적이 없어서 얘가 놀자는 건지 화내는 건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오이군은 소매가 침에 흠뻑 젖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ㅋ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제주의 계절꽃을 조금씩 모아 놓은 체험정원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가족나들이 하기는 참 좋다. 아이들은 동물도 보고, 제주에서 그 계절에 피는 꽃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할 수 있으니 예쁜 사진은 많이 남을 것 같다. 그러나 입장료가 아무리 생각해도 많이 과한 것 같다. 성인 13,000원, 청소년 11,000원, 2살 이상 어린이 10,000원이라니. (인터넷 쿠폰 찾아 보면 1-2천원 할인 가능) 가격에 비해서 규모도 많이 작고, 정원이 똑부러지게 관리가 잘 된 것도 아니라 다음에 또 가야지~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 곳이라 아쉽다.
뭐 어쨌든 이렇게 핫플레이스 체크 완료.
얼릉 집에 가서 갑자기 구멍난 2만 2천원 매꾸려면 일이나 해야지…-_-;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홈페이지
주소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
전화
064-732-2114
이용료
성인 13,000, 청소년 11,000, 어린이 10,000원 (2024년 기준)
헙 저는 관광지의 입장료를 크게 아끼는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리가 잘 안되는 느낌이 있었다니 … 만원대의 요금은 좀 쎄긴 한거 같습니다 =_=
어떻게 보면 한철 장사라 그런건가 싶기도 하구요 ^^;;
관리가 또 막 지저분하게 안되고 그런건 아니예요. 나름 동물들 있는 공간도 좁지 않고, 계절별 꽃밭을 따로 잘 만들어 놓기는 했어요. 그렇지만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에 워낙 보기 좋게 만들어 놓은 공원들도 많고, 입장료도 그보다 훨씬 저렴한 곳이 많기에 좀 상대적으로 과하게 느껴졌답니다. 그렇다고 규모가 방대한 것도 아니고…
뭐 이건 그냥 제 의견이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에게는 또 좋을 것 같기도 해요. 공원이 그리 크지 않고, 사계절 제주의 꽃을 한곳에서 볼 수 있고, 동물도 있고 하니까요. ㅋㅋ
그죠. 관광객 상대 한철 장사 뭐 그런 거죠 ㅋ
우와~~ 좋긴 한데… 입장료가 넘 비싸내요..ㅎㅎ
그니깐요. 그냥 관광객들 한번 와서 구경하고 가는 뭐 그런 곳 같아요. 전혀 나쁘지는 않았어요. 공원에 꽃도 있고, 동물도 있고 다 좋은데, 그냥 무료인 제주의 자연이 워낙 훌륭하다보니 입장료가 좀 충격이었습니다. ㅋㅋ
벌써 꽃이 가득 피었군요~
음 원래 10년쯤 지나면 우정으로 사는 것이지요(><;
그래도 두분은 여전히 다정해 보이십니다. 멋진 꽃과 귀여운 동물들 너무 잘보고 갑니다.
ㅋㅋㅋ 맞네요. 가족이죠 가족. 진짜 가족. 형제자매같은 ^^;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제주는 비가 부슬 부슬 -_-;
성인 1인당 입장료 11,000원이면, 가격이 꽤나 비싸네요.
필리핀으로 따지면 놀이동상 자유이용권 정도(?)네요. ㅎㅎㅎ
그래서 멋진 사진 건졌으니까 그만한 값어치를 한 것 같아 보여요. 제가 보기에는 모델이 따로 없으시네요. ^_^
전 셀카의 여왕이긴한데 정작 제 사진을 올리면 뭐라할지 걱정되서 아직도 얼굴 비공개 블로거로 살아가고 있답니다. ^^
사진 잘봤구요. 공감 누르고 갑니다. ㅎㅎ
필리핀에 놀이동산이라니 한번 가보고 싶네요. 그렇게 섬이 많은데, 다양한 것이 있는 것이 당연한데, 저는 필리핀하면 산과 바다, 화산 등등만 생각이 나서요 ^^
피치알리스님의 고운 자태를 블로그에서 뵐 날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__<
매화향과 함께 두분의 알콩달콩이 너무 귀엽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두분이시네요.
사람은 늘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 가사에서….ㅋㅋㅋ
벌써 매화는 떠나고, 산수유, 목련, 유채도 떠나고, 이제 슬슬 벚꽃 꽃망울이 터지네요, 제주는 ^^
근데, 웬 비와 바람이 이렇게 번갈아 가며 ㅠ_ㅠ
와 사진이 너무 잘나왔네요~!^^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이야,, 요기 매력적인데요~ 입장료가 조금 쎄기는 하지만,, 본전 충분히 뽑으신 것 같습니다.^^;;ㅎㅎ
매화만 상상하고 들어왔는데 애기 동물들이 주인공인 곳이네요~
열일하시는 원동력!!!이 충분히~~ 되어주었을 것 같습니다.ㅎㅎ
맞네요, 본전 ^^ 돈 아까우니 사진 열심히 찍고, 동물들하고도 더 신나게 놀자며 정말 열심히 본 것 같습니다. ㅎㅎ
여긴 아침에 가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며 뭐 그렇게 여유롭게 공원놀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일하다 중간에 들를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ㅋㅋㅋ
제주의 매화동산에서 두분이 모처럼 봄나들이를 하셨군요..
역시 아름다운 매화꽃과 함께 두분의 자태가 매화향에 젖을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봄의 향기와 함께 정겨움을 느끼게 하구요..
잘보고 갑니다..
와우~ 시적이신 영도나그네님^^ 낭만적인 감상, 감사합니다. 오늘은 또 어느 산에서 정취를 즐기고 계실지. ㅎㅎ
어디계시든 멋지고 즐거운 산행되시길 바랍니다 ^^
제주도는 역시.. 모든게 완벽한데 물가가 아쉽네요 ^^;
이런 섬이 우리나라에 몇개만 더 있으면 안정되고 좋을텐데 ㅎㅎ
와, 이런 섬 몇개! 완전 찬성입니다^^
우와 토끼랑 아기염소 너무 귀엽네요~ 백마랑 송아지도 귀엽구요 ㅎㅎ 저도 가보고 싶네요… 생각해보니 동물들에 둘러 쌓여있던게 재작년 9월 이후로 없네요..
집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다면 현대인의 삶에서 동물보기가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데 같이 있으면 마음이 그렇게 따뜻해질 수가 없어요. 동물들은 말을 안하고, 솔찍하고, 순수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