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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Chungcheong | 충청도
충남 가볼만한곳 외암리 민속마을
2013. 9. 29. 19:37

가을이 내려 앉은 외암리민속마을
햇살가득 가을 맞이

 

가을의 시작은 빨간 단풍잎이 아니라 분홍빛의 코스모스가 아닐까?

한여름의 더위가 한풀 꺾일 때쯤, 한들한들 피기 시작하는 코스모스. 분홍빛, 하얀빛 화사한 자태로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생글생글 알려준다.

 

 

9월의 어느 날,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방문으로 일일 가이드가 되어 조금 이른 가을 여행을 떠났다.

사실 말이 가이드이지 여행지에대한 책을 열심히 읽고 온 외국인 친구들보다 현지인인 내가 구석구석을 모를 때가 많다. 특히 서울, 부산, 경주 등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은 나도 처음 들어보는 동네 구석정보까지 알고 있는경우가 있더라. 그래서, 현지인으로서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가이드북에서 못 보았을 좋은 곳을 물색하다보니, 수도권 근처에 전통마을이 하나 눈에 띄었다. 충북의 외암민속마을이 바로 그곳.

 

 

 

 

마을로 들어가는 풍경화 같았던 나무다리. 그 위에서 방금 마을안에서 산 시골 청국장을 손에들고 해맑게 인증 사진!

 

아산 근처에 있어 서울에서 두시간이 채 안걸리는 곳인데, 이곳 저곳 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어가며 내려오다보니 도착했을 땐 벌써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 내려서자 넓은 시냇가에 앉은 오리들이 우리를 먼저 반긴다. 엄마 오리 옆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기오리들. 사랑스러운 털이 노오란 가을 햇살에 빛나며 지나는 이들에게까지 따뜻함을 안겨주더라.

 

 

오백년 전에 형성되어 아직도 예안 이씨 집성촌인 이곳은 옛 가옥과 돌담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마을의 왼쪽은 전통가옥과 옛생활을 엿볼 수 있는 야외박물관이고, 오른쪽은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이 박물관과 옛 건물들을 유지보수 하기 위해 2천원의 입장료가 있었다.

 

 

마을 입구에는 수호신인 장승들이 많이 서있었는데, 뿌리가 위로 가도록 거꾸로 밖아 만든 기괴한 헤어스타일일 인상적이었다.

 

 

식혜를 파는 집의 마당풍경. 

마을 주민들이 식혜나 강정, 한과, 된장, 청국장등을 전통방식으로 제조해 판매하고 있어서, 우리도 가을 햇살에 마른 목을 식혜로 축여주었다. 고소한 쌀알이 씹히는 달콤한 식혜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인기있는 전통 음료이다. 처음 보는 독특한 맛에 모두들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한국에 장기간 머무르는 친구들은 결국 그 오묘한 맛에 빠져들기 마련. 처음에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게 뭐냐던 오이군도 이제 나갔다 들어올 때면 어김없이 동네 떡집에 들려 냉장고에 식혜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그 마당엔 낯선이들을 경계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따르지도 않으며 똘망똘망한 눈으로 관찰하던 황구 한마리가 있었다. 그 옆에는 구수한 장들이 맛있게 익어가는 장독들이 놓여 있어 나도 잊고 있던 한국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 친구들은 처음보는 이국정 풍경에 즐거워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외에도 마을에서 특산품을 맛볼 수도 있고, 주민들이 진행하는 여러 전통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엿만들기, 장승꾸미기, 솟대만들기 등의 실내 프로그램과 농촌체험등의 야외 프로그램도 있다. 여러 집에서 민박도 운영하고 있어서 전통가옥에서의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황금빛 햇살아래 달콤한 휴식시간
나 어릴적 그 가을

 

 

풍요로운 가을, 상쾌한 가을 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반기는 것이 사람만은 아닌것 같다.

전깃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고추잠자리와 햇살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즐기고 싶다는 듯, 자기 집 지붕으로 올라 앉아 늘어지게 하품을 하던 동네 바둑이가 그랬다.

 

 

마을 뒷쪽으로 나오니 그곳엔 가을이 노랗게 내려 앉아 있더라.

보기만 해도 부자가 된듯 마음이 넉넉해 지는 고대숙인 벼들. 탱클탱클한 이 쌀알들이 모두 여름내 고생한 농부의 손으로 돌아가도록 태풍없이 추수가 끝났으면 좋겠다.

 

 

 

 

 

풍요로운 시골의 가을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박완서 선생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 나왔던 내용이 생각났다. 어린 주인공이 엄마를 따라 도시로 와서 느낀 건 들이고 산이고 천지가 먹을 것으로 덮인 시골이 도시보다 훨씬 풍요롭고, 깨끗하다는 것.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이 천지인 도시로 왜 사람들이 몰려드는지 모르겠으며, 쓰레기와 오염물로 뒤덮힌 곳에 사는 도시 사람들이 그저 흙 먼지가 전부인 시골을 더럽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그 내용을 읽고 보니 사실 그렇다. 산에는 산나물과 열매들이 그득하고, 들에는 곡식이, 밭에는 야채가, 마당에는 과일들이 주렁 주렁 열리는 시골. 대단한 부자는 없어도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 산에서 제공되는 것들은 모두에게 무료니까. 그러나 도시에서 가난한 사람은 자연으로부터 아무것도 제공 받을 수가 없다. 모든 것을 돈내고 사야하다보니 길에는 부랑자가 생기고, 더러운 도시의 공해들은 시골의 흙먼지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흙은 그저 흙일뿐이니까. 

 

 

 

사냥대회
누가 누가 잘하나

 

풍요로운 시골에선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먹을 거리가 사방에 널려있는 모양이다.

 

 

통조림에 담긴 묵은 고기로만든 사료는 취급하지 않는다. 신선한 고기가 무료로 제공되는데, 왜 그런것을 먹겠는가.

사냥꾼의 본능을 한껏 발휘하며 조심스래 생쥐를 잡고 있는 고양이. 고양이가 사냥할 때의 민첩함과 조심스러움을 보면 방바닥에서 구르던 귀염둥이가 어디로 갔나 싶다. 대신 밀림에서 급 파견된 사자 한마리가 들판에 서 있을 뿐.

 

 

겨울이 오기전 마지막을 불사르는 꿀벌들. 코스모스, 꽃무릇, 나무 백일홍이라 불리는 배롱나무, 국화...가을에도 끝나지 않는 꽃들의 향연. 

우리는 그저 즐길거리지만 꿀벌들에게는 일거리이겠구나.

들판을 뒤덮은 코스모스사이에 가만히 서있어보니 꿀벌들의 행복한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

브즈즈즈즈즈즈...

 

뭐 사냥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오이는 이렇게...

 

 

 

 

 

가을 꽃
꽃은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다

 

꽃 하면 일단 봄이 떠오른다. 가을에는 웬지 꽃이 다 떨어졌을 것만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 당장 들판으로 나가보시기를. 얼마나 많은 들꽃들이 밖으로 나오라며, 겨울이 오기전 마지막 햇살을 한껏 즐겨보라며 한들한들 손짓하는지.

 

 

소담스럽고 온화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외암민속마을은 수도권에서 가까움에도 시골의 따뜻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이번 주말 근처에 있는 온양온천, 아산스파비스, 도고온천, 현충사등의 볼거리와 조합하여 1박 2일의 주말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외국인들 덕분에 나도 처음 가봤어, 사실은...^^;

2012.09.24

 

 

 

외암리민속마을


홈페이지
www.oeammaul.co.kr

주소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전화

041-544-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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