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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 평범해서 소중한 일상
컬러 미 라드 마라톤! 오색 찬란한 축제속으로
2013. 9. 23. 18:19

Color Me Rad!

 

컬러 미 라드 마라톤?

대체 무슨 마라톤 이름이 이렇단 말인가? 호기심에 홈페이지를 클릭하는 순간, 이것은 바로 우리를 위한 이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안잡히신다면 일단 아래 영상을 감상하시길.

 

 

Video. 컬러풀 야채 + 곰들

 

 

바로 이것이 컬러 미 라드 마라톤.

컬러풀한 5km를 뛰는 마라톤이다. 물론 뛰지 않아도 괜찮다. 이날 하루만은 동심으로 돌아가서, 모든 걸 잊고 신나게 컬러 파우더를 사방으로 날리면 된다. 동심이라고 했지만 사실 어릴적에도 이리 요란하게 친구들과 밀가루나 모래를 집어던지며 놀아 본 적이 있었던가? 아마 친구와 의가 상할까봐, 아니면 청소할 일이 걱정되어 또는 어른들 눈치보느라 제대로 한번 던져본 적도 없으리라. 그러나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밀가루를 사방으로 날리며 가루싸움을 해보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 아닌가? 나만? -_-? ) 오히려 어른이 되어갈 수록, 삶에대한 스트레스가 깊어질 수록 누군가에게 밀가루를 퍼부어 주고 싶을때가 더 많아지지 싶다. 그렇다면 바로 오늘이 그 욕구불만을 풀어줄 절호의 기회! 

 

 

 

 

 

 

Preparation
준비

 

감자와 오이는 요번 스토리의 스페셜 게스트, 곰파 친구들과 함께, 흐리멍텅한 하늘을 한바탕 비웃기라도 하듯이 알록달록 컬러풀 썬글래스를 끼고 마라톤이 열리는 일산, 킨텍스로 향했다.

 

마라톤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썬글래스와 티셔츠

 

킨텍스까지 대중교통이 에매했는데, 다행히 합정에서부터 셔틀버스를 운영하여 편하게 마라톤 장소까지 갈 수 있었다.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똑같은 옷이나 교복을 입고 있으면, 무엇이든 두렵지 않았던 이상한 용기와 연대감이 기억나시는지? 오늘도 그랬다. 셔틀에 앉은 모든이들과 같은 티셔츠에 같은 썬글래스를 끼고 출발부터 파티분위기로 들떠 비오는 찻길을 재잘재잘 시끄럽게 달렸다. 우리가 마라톤 장으로 갈때는 세차게 비가왔었다. 그야말로 진정한 난장판을 보려주리라. 굳게 다짐하며 굵어지는 빗줄기에 모두들 전율했다.

컬러 미 라드는 비가오나 눈이 오나 진행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태풍이 심하게 불어 마라톤 선수가 OZ로 날아가지 않는한 말이다.

 

아, 이 아줌마 왜이랴...어이없어하는 오이군

 

일단 킨텍스에 도착, 신청할 때 받은 판박이 타투를 붙이려는데, 늘 그렇듯이 여자화장실엔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남자화장실은 텅 비었다는 정보를 입수, 거 화장실좀 잠깐 빌립시다.

 

 

달리기가 주 목적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명색이 마라톤, 등판에 번호표도 붙인다. 곰파는 51번부터 54번까지 오늘 불참한 연애질 곰까지 4명 + 오이깍뚜기 = 4.5명이다.

 

 

 

GO GO GO!
출발!

 

출발전, 흥을 돋아주는 파티 파티!

 

아직은 깨끗한 모습으로 한컷~

 

 

출발, 고고고! 소리와 함께 오색 가루가 사방에 흩날리고, 마라톤이 시작되었다. 진짜 달려갈 사람은 왼쪽으로, 천천히 걸으며 분위기를 만끽하겠다하는 사람은 오른쪽으로. 처음엔 에너지가 넘쳐 흘렀으므로 일단 달리기로 했다. 그러나 5km밖에 안되는 거리라 달려가 지나버리면 아깝다는 결론에 이르러 걷기로 합의. 뭐 달리기 귀찮은 마음도 조금 있었고. ㅎㅎ

 

 

 

The 1st battle.
YELLOW

 

5km를 달리는 동안 총 4번의 컬러 폭탄이 터진다. 중간에 물마시는 곳까지해서 5번을 멈추게 되는데, 첫번째 폭탄의 폐를 조여드는 충격.

바로 이러했다.

 

 

 

 

폭탄이라고 해서 컬러 풍선이라도 터지는 건줄 알았는데, 전수동 시스템으로 커다란 색가루 봉지를 든 자원봉사요원들이 쉴틈없이 가루를 사방으로 뿌려댄다. 가루는 식용색소로 염색된 전분가루. 밀가루와 다름없어서 들이 마시거나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식약청의 승인을 받았다는고 하나, 어쨌든 맑은 공기속에서도 달리면 숨이 차게 마련이거늘, 가루 안개속을 달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했다. 마스크를 준비해 오는 센스는 아무도 없었으므로 다함께 콜록 콜록 콜록, 그래도 좋다고 데굴 데굴 데굴.

 

 

찌뿌둥한 날씨와 강한 대비를 이루어 더욱 신이났던 옐로우 배틀. 오겠다던 비도 저만치 물러가게 할 만큼 파워풀 했다.

이제 2차 대전을 위해 다음 고지로 콜록 콜록, 출발!

 

 

 

The 2nd Battle.
ORANGE

 

 

파우더 안개에 조금 익숙해진 우리, 조금 여유로운 모습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컬러 미 라드에서 나눠준 썬글래스가 사실 글래스가 아니라 파우더글래스 임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Water break

 

 

 

 

 

 

The 3rd Battle.
PINK

 

점점 더 가루안개에 익숙해 진 우리. 모두들 내부에 숨겨져 있던 전사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다. 

모르는 사람들과도 다함께 뿌리고 던지고. 그래도 아무도 화내지 않는다. 그저 더 격렬하게 바닥에 떨어진 가루를 양손가득 모아담을 뿐. 모두가 같은 피부색(핑크). 우리는 한민족. 

 

 

 

 

The last battle.
GREEN

 

그리고 그 치열했던 마지막 전투!

모두 다함께 슈렉 or 피오나공주가 되었다.

바닥에 있는 가루를 손에 긁어 모으는 걸로 부족해 어디선지 비닐봉투와 종이상자들을 주워와 가루를 모으기 시작한다. 물론 주워담은 것에 가루만 있는 것 같진 않다. 입안에서 흙냄새가 나는걸 보니. 그러나 더이상 누구도 개의치 않는다. 

막장.

 

 

한때 낯선 이들의 과격한 습격으로 녹색 가루를 대거 흡입하고, 호흡곤란과 함께 이성의 끈이 끊어질 뻔한 방사능 감자. 늘 어이없는 웃음을 선사하는 곰들이 없었더라면 무지개빛 심장과 폐가 우중충했던 회색 하늘과 동화될 뻔 했다. 땡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것, 그게 바로 친구다.

그리고 어디가나 존재하는 적절함과 과함을 분간 못하는 우매한 몹들! 사라져랏~

 

대체 누가 무슨생각으로 여기에다 주차를...

 

 

 

Finish! The last party

 

마라톤을 마치고 나면 다시 신나는 파티가 기다리고 있다. 음악에 맞춰 신나게 점프점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따라부르는 노래를 우리팀은 아무도 몰라서 좌절, 그래서 이어없다며 다시 점프점프.

 

5km를 완주한 사람에게, 즉, 모두에게 축하의 의미로 주어지는 비타민 워터!

 

그날 킨텍스 주변의 풀들도, 호수도 모두 컬러풀하게 물들었다.

 

 

오랜만에 정신줄 놓고 신나게 놀았더니 컬러 미 라드 홈페이지에 써 있던대로 스트레스 하나는 확실하게 풀렸다. 물론 그와함께 스테미나도 바닥을 찍어서 다같이 잠시 휴식.

 

이 황당한 마라톤은 바로 인도의 호리Holi축제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데,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컬러 미 라드 Color Me Rad사 뿐만아니라 컬러 런 Color Run 과 달리거나 염색하거나 Run or Dye 라는 회사에서도 진행을 하는데, 모두 동등하게 5km를 색색의 가루와 달리는 마라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잠실, 인천, 일산의 세번의 경기가 진행되었고, 아직까지 컬러 미 라드 사 하나만 들어와 있다.

 

그럼 우리가 왜 이 경기에 참여했느냐고?

특별한 이유 없다. 그저 지친 회색빛 일상속에 색색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

어떤 면에서 여행을 떠나는 이유와 조금 비슷하지 싶다. 일상탈출.

 

 

 

 

 

 

Bonus Track.
Way home

 

 

집에 오는 셔틀버스에 오르는 길은 조금 복잡하다. 최대한 버스를 보호해 보고자 탑승자들을 압축공기로 청소해보려는 운전사 아저씨의 애절한 마음, 백번 이해한다. 버스를 내릴 때 돌아본 내부 풍경은 그다지 노력의 성과가 없어 보였으나 어쨌든 아저씨는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했을 때 결과가 따라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후회는 없다. 그 이상은 인간의 능력 밖, 신이 개입하지 않는한 안되는 것은 안되는 거다.

 

 

온통 가루 범벅일 위장을 기름발라 청소할 겸, 바닥난 스테미나도 보충할 겸 보쌈이 오늘의 늦은 점심메뉴가 되었다.

 

 

셔틀의 종착역인 합정부터 집에 오는 길의 지저분해서 민망한 옷차림은 오늘 또하나의 일탈.

 

신도림 역안에서 미친척 춤을~야이야이야이야이 야! (그냥 노래 가사가 아니고 우리가 진짜로 신도림에 산다. ^^;)

 

 

※ 아직 한국 경기가 언제, 어디에서 또 열릴지 발표된바는 없으나 내년 여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 전에 이 활력 만점의 황당한 경기에 참여해 보고 싶다면, 여행계획이 있는 나라에 이런 비슷한 경기가 열리는지 체크해 보는 것도 좋겠다.

Color Me Rad   www.colormerad.co.kr
Color Run   thecolorrun.com
Run or Dye   www.runordye.com

※ 행사일자 : 201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