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Instagram Facebook NAVER 이웃 E-mail 구독

North America | 북미/East Canada | 캐나다 동부
몬트리올 Day 4. 초대형 야채들 슈퍼마켓 투어
2013. 8. 25. 17:58

           

슈퍼마켓 투어

 

외국에 나갔을 때 나에게 있어서 가장 설레는 투어 중에 하나는 바로 슈퍼마켓에 가는 것이다. 이곳이야 말로 먹고 싶은 재료를 못 구해가며 뼈저리게 ‘정말 내가 외국에 왔구나’를 느끼게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 물론 새로운 음식재료들을 접할 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를 되내이며 행복해 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투어리스트의 본분에 한치의 어긋남 없이 카메라를 둘러메고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물론 슈퍼마켓의 위치를 또 몰랐지만 이번엔 경찰, 구글, 길가의 도시 지도를 포함한 어떤 도움도 얻지 않고, 단방에 척 하고 찾아내었다. 다시 말해 슈퍼마켓이 심심치 않게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동네 슈퍼마켓이 꽤나 큰 사이즈여서 둘러보고 한번씩 쿡쿡 찔러보는 데만도 1시간이 넉근히 걸렸다.

 

슈퍼마켓에 가는 길에 본 Quality Hotel (수준있는 호텔?). 이상하지. 너무 저렇게 대놓고, 주장을 하면 왠지 반대로 느껴진다. 예전에 이집트에서 봤던 Honest Bazar (정직한 가게)가 생각났다. 여기 퀄리티 실제는 어떤지 궁금. 

 

 

 

 

 

 

           

야채들을 즐겁게 하는 새로운 것들

 

 

새로운 나라의 슈퍼마켓에 가면 일단 오이군이 제일 먼저 스캔하는 곳은 치즈 코너. 치즈나라 치즈소년의 치즈사랑이다. 오이군은 입구의 모든 진열대를 무시하고, 겅중겅중 유제품으로 가서 치즈부터 고르기 시작한다. 그 중 처음 보는 종류를 하나 골랐는데, OKA 치즈라는 것으로 나중에 알고 보니 케백주의 특산물 중에 하나였다. 맛은 부드럽고 우유 향이 입안 가득 향긋하게 퍼지는 꽤나 괜찮은 치즈였지만 강한 향의 짭짤한 스위스 치즈인 그뤼에르 Gruyère 의 팬인 우리에겐 맛이 좀 약한 듯 하였다. 한국에서는 만약 수입을 하면 인기가 있을 듯.

 

그리고 미트러버인 나는 육류 코너를 먼저 스캔하는데, 오~순식간에 행복함이 몰려 왔다. 아시다시피 감자와 베이컨은 찰떡 궁합이 아닌가. 여긴 베이컨이 무척 싸서, 6-7달러(한화 약 6천원)정도면 500g의 두툼한 베이컨 한 팩을 살 수 있었다. 우린 그 중 가장 캐나다스러운 것을 골랐는데, 바로 메이플 시럽에 담궈 만든 베이컨이다. 베이컨이 달면 이상할까 봐 망설였는데, 맛은 일반 베이컨 맛으로 은은하게 메이플 향이 나는 정도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가보는 곳은 청과물 코너.

하얀 배 비스므리한 과일을 하나 발견했다. 식감은 배처럼 서걱서걱한데, 약간 새콤 달콤하여 배랑은 맛이 좀 달랐다. 이름은 까먹엇...

 

 

그리고 이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작은 사이즈의 크림치즈케이크다. 푸딩같이 유리용기에 담겨 있는데, 일반 치즈케이크 보다 식감이 부드러워 무스랑 치즈케이크의 중간 정도의 느낌이다. 호주에 살았던 2년동안 매우 즐겨 먹던 건데, 한국과 스위스에는 이게 없어서 그간 가끔 생각나던 간식거리였다. 어느날 기분이 울쩍해서 단것이 땡기는 날이면 이거하나 사겠다고 국경을 넘어 프랑스 수퍼마켓에 간 적도 몇 번 있었다. (국경이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

 

과자코너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지나갈랬는데, 내 이름이 잔뜩 써 있는 것 보고 깜짝놀라 걸음을 멈췄다.

엄마야, 누가 나를 초컬릿에 퐁당 담궈 놨네? ^^; (외국인 친구들이 나를 부르는 이름이 루나 Luna다) 그럼 안먹어 볼 수 없지!

여자를 위한 모든 영양소가 담겨있는 초코바라는데, 결국 달아서 반도 못 먹겠더라. 오이군이랑 나눠먹었는데, 남자에게도 여자를 위한 건강 초코바가 입맛에 맞았는지 모르겠다.

 

 

세상에나. 가끔 영화에서 보이던 직사각형의 초대형 케익을 수퍼마켓에서 팔고 있었다. 어쩐지...왜 헐리웃 영화를 보면 케이크가 다 네모낳고, 알록달록 맛없게 생겼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이걸 수퍼마켓에서 팔아서 그렇군. 정말 색상이며 모양이며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데, 그래도 맛에 반전이 있나 싶어 사 보았건만 맛도 딱 생긴 것 같더라. ^^;

 

아! 나를 또 엄청 행복하게 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수산물 코너!

스위스는 사면이 대륙으로 바다가 없는 나라다. 따라서 모든 해양수산물은 수입을 해오기 때문에 신선한 것도 잘 없고, 무엇보다 가격이 비싸서 그리 자주 먹지 않았었다. 호수에서 사는 민물고기도 파는데, 은근히 나는 흙냄새 때문에 민물고기는 내 입맛에 맞질 않았다. 근데, 캐나다는 해양수산물이 풍부하니 가격도 싼편으로 대형 새우랑 관자 등등을 이렇게 쌓아 놓고, 원하는 만큼 봉지에 담에 무게를 재서 살 수 있더라. 오이군은 관자를 좋아하지 않으니 이건 빼 놓고, 통통한 새우살을 잔뜩 사서 볶아먹고, 구워먹고. 소소하고 행복한 우리의 새우파티~ ^^ 

 

 

이건 이름이 웃겨서 찍어보았는데, 파리지엔 감자란다. 파리에서 이런 것 본적 있남? 대체 뭘까 궁금해서 이리 저리 돌려보다 보니 이놈의 정체는 바로...

기냥 삶은 소형 감자다. 그 우리 휴게소에 가면 통째로 돌돌 굴려 구워 팔기도 하고, 반찬가게에 가면 졸여 팔기도 하는 그 소형감자. 스위스에서는 라클렛 Raclette을 먹을때 이 작은 감자를 곁들이므로 라클렛 감자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그리고 이건 시장에서 산건데, 뭔지 아시는 분?

이것도 감자다. 길죽 길줄 늘씬한 우리 감자계의 얼굴마담인듯 하여 영입해 왔다. ^^ 어서 나도 다이어트에 매진하여 늘씬 감자가 되어야겠다. 지금 먹는 초컬릿 아이스크림만 다 먹고 나면...

 

이 과일들 역시 시장에서 가져온 건데, 몽키바나나가 빨간색이네? 몽키바나나는 일반 바나나보다 더 촉촉하고 향이 약간 달라서 내가 무지 좋아하는데, 빨간색은 또 다른 맛이 날까 사 보았건만, 맛은 똑같더라. ^^; 그리고 양초같이 생긴 너무 이쁜 광나는 사과도 샀다. 껍질이 악어가죽 무색하게 질긴데, 눈을 질끈 감고 한번 이빨을 쿡 박아줄만 하다. 달콤한 과즙이 팔을 타고 줄줄 흐르는 사과로 사과모양 수입양초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진짜 이동네는 사과가 이렇게 생겼더라.

 

 

 

 

           

야채들을 행복하게 하는 저렴한 것들

 

커다란 닭다리 6개에 4.46달러(한화 약 3천 8백원 정도) / 조금 크긴 했지만 닭가슴살은 두쪽에 8.96달러(한화 약 7천 6백원 정도) 

 

아하하하하.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미트러버인 나는 고기코너에가서 춤을 추지 않을 수 없었는데, 고기가 무척 쌌기 때문이다. 특히 캐나다도 스위스나 호주사람들 처럼 닭가슴살을 선호해서 닭다리가 무지 쌌다. 칠면조인지 의심이 갈 만큼 무식하게 큰 닭다리 6개가 4천원이 조금 못된다. 집에가서 바로 굽굽. ^^ (근데, Food.Inc 라는 영화가 생각나기도 해서 잠시 망설여 지기도 했다...)

 

 

소고기는 어떻고. 다진 국내산(캐나다산) 소고기가 400그램에 3.77달러(약 3200원)! 냉동이지만 엄청싸다. 한우가 아니라 호주산도 우리는 이가격에 못사는데...스위스 쇠고기 값도 한국에 비해 싸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육식 감자인 나에게 천국같은 곳이었다. 

몬트리올에 있는 한식당에서 양질의 양념 소갈비(캐나다산)가 일인분에 팔천원에서 만원이니 말 다했지 않는가? (근데, 캐나다도 미국같이 동물들에게 안좋은거 먹야 가면서 가둬놓고 사육을 할까...? ㄷㄷㄷ)

 

다진 고기는 싫다고? 그럼 이 굵은 후추를 듬뿍 바른 선홍색의 스테이크 4덩어리는 어떠신지? 1근(600그램)에 7.23달러 (약 6천원). 키키는 색이 너무 이쁜 것이 뭔가 조작이 있다며 궁시렁거린다. 육질이 심히 부드러우며 육즙이 입안에서 주루룩 흘러 맛이 좋은데, 고넘의 후추. 진짜 맵고나... (–_-;)

 

 

고기가 싫은 채식주의자들도 행복할 거리가 가득했다. 과일이 싸더라. 이 빨갛고 이쁜 왕 딸기가 한 팩에 천원 정도. 한국은 딸기 시즌에도 이가격에 안나오는데, 여긴 무슨 일인건지. 생긴 게 별로 안 달게 생겼는데, 먹으니 엄청 달다. 키키는 또 설탕물 조작이라며 궁시렁. 슬슬 우리 엄마랑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한동안 대박 유행한 블루베리도 초저렴. 달콤하게 톡 터지는 블루베리가 500g에 가득 담아서 약 3천원. 스위스에서는 이정도에 약 6-7천원 하는데, 여긴 절반 가격이라 입술과 입안이 새까맣게 될 때까지 블루베리를 먹었다. ^^; (오이군이 웃지 말라고. 무서워서 심장마비 걸릴 것 같다고...)

 

과일뿐 아니라 야채도 싸다. 샐러드 통 옆에 바나나 보이시는지? 일반 멕시코 바나나였는데, 통 옆에놓으니 몽키바나나 같이 보인다. 야채 한통 샀는데, 도무지 줄지를 않아서 키키랑 하루에 두 끼씩, 5일 동안 샐러드를 푸짐하게 담아 먹어서 겨우겨우 해치울 수 있었다. 이 초대형 통에 꾹꾹눌러담은, 지나치리만큼 싱싱한(5일이 지났는데, 시들지를 않아...) 종합 샐러드는 약 4천원.

 

대체적으로 캐나다는 음식이 싸다는 결론. (2011년 기준)

 

 

 

 

 

 

           

외국인도 걱정마세요, 다국적 요리

 

캐나다는 다문화 국가인 만큼 세계의 각 요리가 다 모여있는 듯 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세계의 모든 인종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있어서 사람만 보고는 어느 나라에 와 있는지 분간이 힘들 정도였다.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데, 마케도니아, 팔레스타인, 포르투갈, 이집트 요리 등 흔치 않은 종류의 음식점도 종종 눈에 띈다. 그 중엔 물론 스위스 음식점과 한식점도 있다. 특히 한식점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그 중 몇 군데는 한국보다도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고기류가 감동적으로 저렴하다. (캐나다산 소갈비 1인분에 6-8천원)

 

 

그리고 역시 스위스 초컬릿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각종 아류, 즉 짝퉁 과자가 많아사 웃음을 자아냈다. 토블론 초콜릿 짝퉁은 초콜릿이 조각나는 모양을 조금 바꿨고, 이름은 그냥 '스위스' 다. (Suisse 는 프랑스어로 스위스 스펠링) 그리고 스위스에서 한번도 본적 없는 스위스 롤이라는 과자도 있었다. 스위스에는 이런 롤종류 과자가 잘 없는데, 이건 어디서 온 아이디언지. 외국에서 자주 찾아보기 힘든 스위스 음식점도 종종 있더라. 엘리베이터에 광고가 떡! 

근데, 광고에 있는 첫 번째 음식은 스위스에 6년 동안 살면서 한번도 못 본건데...?

"여보? 나 이거 언제 해줄 꺼야?" 라고 물었으나

"그게 뭔지 알아야 해주지..." 라고 돌아오는 답변. 스위스인도 잘 모르는 스위스 음식은 대체 뭐였을까? (궁금했는데, 가볼 기회가 없었다.)

 

 

아, 그리고 한국인이 많이 사니까 수퍼마켓에 한식 재료가 많아서 너무 좋았다. 스위스에서는 한식재료 사려면 기차타고, 1시간 50분씩 달려 취리히에 가서 사야 했는데, 여기는 그냥 집앞 수퍼에서 편하게 구입가능 ^^

뭐니 뭐니 해도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있는 한국 요리는 바베큐 종류인듯하다. 이곳에는 냉동갈비와 불고기용 소스도 코리아 바베큐 소스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초대형 야채들

 

 

이것이 몬트리올 슈퍼마켓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이다. 난 미국에만 슈퍼사이즈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도 별로 다르지 않더라.

 

오이군이 뒤에 숨은 야채가 펜넬 Fennel 즉, 회향(난 한국에서 한번도 본적이 없건만, 번역 이름이 다 있구나)이라는 야채인데, 스위스에서는 손바닥 같이 생겼다고들 한다. 근데, 여긴 어찌나 큰지 얼굴같이 생겼다. 캐스트어웨이의 윌슨이 생각나는? ^^;

 

 

양파는 또 어떻고. 거의 대형 단호박만하다. 요리책에 양파 반쪽이라고 하면 어느 나라 양파인지도 같이 확인을 해야겠다.

 

 

야채 뿐만이 아니라 공산품도 마찬가지. 영화관에서 콜라 소짜리를 한잔 시켰는데, 저런 대형컵이 나왔다. 그래서 내 영어를 잘 못알아 들었나 싶어 "빅사이즈가 아니라 스몰이요." 라고 천천히 말했더니 이게 스몰사이즈 맞다고...500ml 음료수병이 병째로 들어가고도 공간이 남던데...

 

4리터의 대형 우유팩은 어떻고? 종이나 플라스틱이 아닌 비닐팩에 물컹물컹 담겨있다. 집에 가져올때 터질까봐 조마조마해서 이걸 어떻게 사남? 근데, 이런 양의 우유는 집에서 송아지를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을 위한 걸까?

 

음료수 캔도 마찬가지. 레드불이라는 오스트리아 카페인 음룐데, 한국에도 판매하긴 하더라. 근데, 여긴 사이즈가 남달랐다. 아랫칸 제일 왼쪽이 일반 캔 사이즈로 대부분의 나라엔 이 크기만 판매한다. (한국의 일반 칠성사이다 캔 사이즈) 근데, 여긴 이게 소형이고, 중형, 대형이 따로 있었다. 평소 커피를 즐겨 하지 않아 카페인 면역력이 약한 난 소형만 마셔도 이틀간 잠 안자고, 달려 다니는데, 만약 대형을 마시면 날아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스 크림은 또 어떻고? 4리터짜리가 흔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창고형 마트나 가야 볼만한 사이즈가 동네 수퍼마켓에 턱. 스위스는 일반적으로 냉장고가 붙박이로 주방에 기본으로 달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크기가 지펠냉장고 1/4 도 안해서 김치를 쌓아두고 먹어야 하는 나는 매우 불편했었다. 근데, 그 중에 냉동고가 특히 작아서 이런 4리터 아이스크림은 냉장실에나 들어갈까 말까하는데, 여긴 대체 일반 가정집 냉장고가 얼만하길래?

 

한국에서도 사랑 받는 치즈위즈. 이건 한국에서 파는 작은 건 아예 비치되어 있지도 않더라. 제일 작은 병의 크기가 한국의 3배가 훌쩍 넘었다. 거참...캐나다 사람들은 그렇게 뚱뚱하다는 느낌을 못받았는데, 음식 양이 다 왜 이렇지?

 

 

또 하나 신기했던것. 이게 나는 처음 보는 개념인데, 드럭 스토어(약국)라는 것으로 슈퍼마켓같이 생긴 약국이다. 매장 크기가 엄청나고 약의 종류 또한 어마어마 하며, 이 수많은 약을 처방전 없이 그냥 살 수 있다. 그 중 다이어트제품과 영양제가 각각 복도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더라. 그만큼 팔린다는 소리겠지. 근데, 이런 약을 이렇게 사 먹을바에 그냥 슈퍼마켓의 물건 패키지 사이즈를 좀 줄여달라고 항의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물론 일부 약은 처방전이 있어야 하거나 약사와 상의해서 사야하지만 수만가지의 약은 그냥 사탕 사듯이 대량으로 살 수 있으므로 뭔가 약을 좀 남용하는 분위기다.

 

 

 

 

 

 

           

캐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추측)

 

 

이건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캐나다 사람들은 견과류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거의 한 벽면이 견과류로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콩도 좋아하나보다. 아니면 멕시코가 멀지 않아 수입을 많이 하나? 콩캔이 종류별로 잔뜩 있더라.

 

 

 

 

           

메이플 시럽과 팬케이크의 나라!

 

음식 재료를 샀으면 먹는 사진도 있어야 하겠지? 그러나 대부분의 식사는 요리를 마치는 순간 이성을 상실하고 흡입하기 때문에 사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대신 아침식사를 종종 캐나다 식, 즉 팬케이크로 해서 어느 하루 이성의 끈을 잡고 사진을 한장 남겨두었다.

 

캐나다는 아시다시피 국기에도 떡 하니 단풍나무가 들어가 있는 만큼 메이플 시럽(단풍나무 수액 끓인 것)에 자부심이 강하다. 따라서 수퍼마켓에도 재래시장에도 길가의 상점에도 메이플 시럽을 많이 팔았는데, 이게 또 양이 장난이 아니네... 메이플의 나라에서 사는 메이플 시럽 맛을 다를까 싶어 궁금하기는 했는데, 우리는 아무래도 여행 중이다보니 그 큰 병을 한달만에 다 해치울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입맛만 다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재래시장에서 발견한 적정 사이즈의 메이플 시럽을 발견했다. 그것도 직접 자기네 농장에서 만드는 유기농이라고 하던데...믿거나 말거나지만 어쨌든 맛이 예전에 먹었던 메이플 시럽들보다 훨씬 덜 달고, 향기가 풍부하더라. 

 

 

메이플 나무 잎 모양의 이쁜 시럽 병.

병이 너무 예뻐서 꽃병으로 쓰게 가져오고 싶었는데, 여행 중에 무거운 유리병을 들고 다니면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는 오이가 감자를 잡아먹는 엽기행각을 할지도 몰라서 자중했다.

 

 

아, 메이플 시럽을 먹는 가장 흔한 방법은 당연히 팬케이크 위에 뿌려 먹는 것이다. 그래서 캐나다의 팬케이크 수요가 많다고 들었는데, 또 이 팬케익 믹스 한 팩사이즈가 엄청나더라. 품질에 따라서 3천원에서 15천원까지 하는 것이 있었는데, 제일 작은 것을 사서, 하루 한 장씩, 일주일에 세 번, 둘이서 4주간 먹으니까 한 팩이 딱 끝나더라. (작은 팩으로 24장의 팬케이크가 나왔다.)

 

먹는 방법은 메이플 시럽만 뿌리면 허전하니까 고전적인 딸기 팬케익과 라임 민트 팬케익을 주로 선택했다. 민트는 주말에 칵테일 해 마시려고 샀다가 팬케익으로 올라가 버렸다. ^^; 라임 또는 레몬과 섞어주면 정말 상큼한, 아침 잠이 확 깨는 그런 맛이니 한번 시도해 보시길...

 

아~ 먹거리가 무궁 무진한 몬트리올. 안타깝게도 우린 위가 하나씩 밖에 없는데, 용량제한까지 있는 터라 다 시도해 볼 수가 없었다. 위를 한 두 개쯤 추가로 이식을 해야 할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보았으나 그러면 식비가 많이 들어 다음 여행기간은 1/3로 줄테니 참아야 하겠지...? -_-; ^^;

 

 

 

 

       

몬트리올 한달, 몸무게가 느는 이유

여행일자 : 201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