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Instagram Facebook NAVER 이웃 E-mail 구독

Oceania | 태평양의 섬들/South Australia | 남호주
호주, 애들레이드 가는 길 / 애들레이드 백팩커 트래블러즈 인
2013. 8. 17. 00:00

 

7년만의 재회

Return to innocence

 

 

2006년. 

2년 조금 못되는 시간 동안 나를 완전히 흡수해 버린, 저 어딘가에서 곤히 잠자고 있었던 나의 내면의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한 호주생활을 정리하고 스위스로 떠났다. 그 후로도 수 많은 나라들을 돌아보았지만 아직까지 호주 만큼 살고싶다 라고 느껴본 곳은 찾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돌아간다.

그리운 호주로.

 

 

 

 

 

 

 

술을 미리 주문하라고오...?

베일리스는 탑승 전에 주문해주세요

 

 

 

호주로 돌아간다!

저렇게 쿨하게 외치고, 아예 호주로가서 눌러앉아 버리고 싶지만, 사실 이번에는 그냥 여행이다.

지난 포스팅, 상어타고 호주 반바퀴에서 소개드린대로 오이군의 생일선물로 시작한 40일의 세미 캠핑 여행.

누구는 열기구타고 80일간 세계일주도 한다는데, 호주는 나라가 어찌나 큰지 계획을 짜보니 큰지 남부 약간과 서부-북부 몇 포인트를 둘러보는데만도 40일 정도가 소요되겠더라.

 

시작 점은 애들레이드.

이번 여행의 컨셉은 철저한 어드벤쳐 였기때문에 도시는 별로 들릴 계획이 없었지만, 캥거루 아일랜드와 여행의 핵심인 백상어 다이빙이 모두 애들레이드 주변에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이곳이 첫번째 행선지가 되었다. 그런데 또 한국에서 애들레이드까지 직항이 없더라. 그래서 일단 콴타스 항공을 타고, 시드니로 고고!

 

정성스럽게 식사 명이 써 있는 쌈밥도 메뉴로 나왔다 

 

역시 기내식은 아시아나를 따라올 자가 없다는게 개인적인 의견. (콴타스 항공을 이용했는데, 아시아나 공동운행이었다.)

보들 보들한 스테이크와 쌈밥에는 인스턴트가 아닌 진짜 국이 사기 그릇에 담겨나와 우리를 감동시켰다. 

 

국제 비행의 꽃, 무료 주류! 우리는 위스키를 주문했다 ^^;

 

식사 후엔 애주가에게 있어서 국제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무료 주류를 주문했는데, 여기서 이벤트가 발생했다.

승무원을 불렀더니 외국인 승무원이 다가왔다. 오이군이 베일리스를 주문하자 그녀가 말하길 그건 죄송하지만 탑승수속할 때 신청하던지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 추후에 신청을 해야 한다고 한다.  '무슨 소리지? 주류를 미리 신청해야 하는건가? 추후 신청은 또 뭔가? 나중에 갈아탈 비행기에서 준다는 건가? 지금 마시고 싶은데...'

우리 둘다 대체 무슨 소린지 이해가 안가서 멍하니 마주보고 꿈뻑이다가 다시 한국인 승무원을 불렀다. 

 

'저기요, 베일리스는 미리 신청을 해야 주나요?'

'네? 베일리스? 아~ 술요? 베일리스는 원래 저희 비행사에서는 제공이 안되는데요? 위스키, 보드카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위스키 두잔을 주문하고, 그 외국인 승무원은 대체 무슨 말을 한건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오이군의 불어 억양이 원인인 것 같다. 베일리스를 오이군은 바일리즈라고 발음하는데, 이걸 마일리지라고 알아들은 모양. 그러고 보니 어구가 맞는다. 그렇지, 마일리지는 탑승수속할 때 신청하던지 추후에 하는게 맞지. ^^; 

 

 

서서히 동이 트고, 산골짜기 사이사이에 새벽 안개가 걷히지 않은 호주땅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시드니 외곽의 집들과 장난감 같이 정박되어 있는 보트들이 보인다. 

 

드디어 돌아왔구나. 하아...

항공에서 보는데도 이미 수많은 추억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왔다.

 

 

시드니 공항, 오랜만이야!

애들레이드로 환승을 해야 했지만 호주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짐을 찾아 공항 밖으로 완전히 나올 수가 있었다. 아, 9년전 나는 얼마나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공항을 밟았던가. 순간 순간의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데, 벌써 9년이 지났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다. 온통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찬 맨리 Manly로 돌아가서 이삼일 쯤 머무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다. 그러기엔 호주가 너무 크다.

 

다시 비행기에 오르기 위해 콴타스 국내선 청사로 갔는데, 전신 폭발물 스캔을 당했다. 그것도 나만... -_-;

내가 폭발물 가지고 다니게 생겼나보다. 췟...

 

 

 

 

 

두번째 비행기에서는 처음 보는 호주의 풍경이 펼쳐 졌다.

짙은 색의 바다와 가지런한 도시.

이곳이 아들레이드다.

 

오이군을 찾아라!

 

애들레이드 공항에 도착했더니 우리가 호주로 왔다고 공항에서부터 확실하게 어필하고 있다. 무슨 소린고 하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친절하고 상냥하단 말이다. 인천 공항에서부터 여권 검사하는 호주 승무원이 너무나 친근하게, 'How's it going?' 하고 물으며 다가와서 오이군과 초경직된 상태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너무 오랜만에 호주사람을 만나서 잊고 있었다. 그들이 얼마나 사교적인지를. 장기 재택근무로 사회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오이와 감자에게 이렇게 친절한 사람은 무섭기까지하다.

 

특히 그들의 인사법이 오랜만에 들으니 적응이 안되는데, 보통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 How's it going 하고 물으면 진짜 어떻게 지냈냐고 묻는 것인데, 호주에서는 그냥 'Hi'정도의 의미이다. 처음 호주에 갔을 때 옷가게에 들어갔는데, 종업원이 이렇게 물어서 내가 아는 사람인지 한참 생각한 적이 있다.

 

애들레이드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화장실에 동시에 들어가도 결국 나를 늘 기다리게하는 느긋한 오이군. 오늘도 어김없이 남자화장실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데, 공항 승무원이 다가와 상냥하게 웃으며 '애들레이드에 처음이구나. 어디로 갈지 몰라서 그러니? 버스는 저쪽이고, 택시는 저쪽이야. 아니면 짐가방 잃어버렸니?' 라며 다정하게 물었다. '아...아니, 그냥 남편기다려.' 라고 했더니 그럼 전화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며, 공중전화는 저쪽이고, 동전 바꿔줄테니 안내데스크로 오라한다. 결국 남편이 화장실에 있다는 일급 기밀을 공개했더니 깔깔 웃으며 알겠다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시드니 시내에서 건물만 신기한듯 쳐다봐도 서로 도와주겠다며 달려들어, 영어로 말하는게 무섭던 시절 땅만 보고 걸어다녔던 기억이 났다.

 

 

초 현대식의 아들레이드 공항. 깨끗하고,' 우리는 땅덩이가 남아돌아요'라고 외치듯이 큼직 큼직한 빈공간들이 인상적이었다. 어수선한 시드니 공항에 비해 단순한 구조도 마음에 든다. 

 

 

 

애들레이드 트래블러즈 인

Adelaide Traveler's Inn

 

 

오랜만에 백팩커여행을 하게 됐다. 여러 여행자들과 스스럼 없이 친구가될 수 있고, 손때 묻은 지저분 함 속에 낭만과 운치가 넘쳐 흐른다고 느껴져서 예전엔 일급 호텔보다 선호하던 백팩커. 그런데, 오늘은 조금 구질구질한 것도 같다. 우리...나이먹나보다. 낭만 적이라고 느껴졌던 손때들이 드럽다고 느껴지는 걸 보니. ^^;

 

어쨌든 이름은 여관 Inn이지만 사실은 백팩커라 저렴한 가격에 욕실이 딸려있고, 수건도 주어지는 개인침실을 얻었다. 생각해보니 백팩커의 낭만은 다인실에서 다른 여행자들과 원래 아는것 처럼 웃고 떠들다 쿨하게 헤어지는 것에 있는데, 어쨌든 우리는 카메라와 고프로 등등 장비분실을 우려하여 개인실을 예약했다. 이렇게 개인실을 선호하게 되는 걸 보니 진짜 늙어가는 것 같아 조금 서글퍼진다. 

 

계단, 주방, 식사공간

 

애들레이드 트래블러즈 인은 전반적으로 좀 낡은 편이지만 시설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공용 테이블이 1층 객실 바로 앞에 있어서 밤에 엄청 시끄러울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청결상태는 백팩커 평균. 애들레이드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중심가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도보 20분), 주면에 괜찮은 음식점들이 주욱 늘어서 있으니 식도락 여행이 목적이라면 이곳을 숙소로 잡는 것도 괜찮겠다. 아쉽게도 인터넷은 유료였으나 백팩커 앞으로 나가면 Internode 라 하는 무료 와이파이가 잡혀서, 현관문 옆 테이블에 앉아 이것을 사용하면 된다. 

 

나중에 시내에서 돌아다니다보니 Internode 가 잡히는 구간이 꽤 되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무료 핫스팟은 다음과 같다.

 

View Wifi Hotspots in a larger map

 

 

아~ 어쨌든, 2013년, 우리는 이렇게 호주로 돌아왔다.

맨 아래 '하트'를 꾸욱 눌러 집없는 커플, 감자와 오이의 세계여행을 응원해 주세요!

 

 

 

       

Return to the beginning.

2013.06.17-18

 

 

 

 

애들레이드 트레블러즈 인 Adelaide Traveler's Inn

홈페이지  adelaidebackpackers.com.au
주소  220 Hutt St Adelaide South Australia 5000
전화  +61 8 8224 0753

※ 이곳을 통해 1박 2일 캥거루 아일랜드 투어를 신청하면 1인일 경우 4인실, 2인일 경우 개인실을 하룻밤 무료로 제공해 준다. 꼭 이 백팩커가 아니더라도 이처럼 백팩커를 통해 투어를 신청하면 하룻밤 정도는 무료로 제공해 주는 경우가 많으니 살펴보고 이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