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의 샛노란 스위스로 초대합니다

유채꽃밭으로 뛰어들다


상공에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대륙으로 넘어오는 순간 구름이 짙어지고 아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쩌다 간간히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구름에 가린 우울한 유럽날씨. 

그래도 참 푸르르긴 하다. 따뜻한 햇살이 없는 대신 푸른  잔디밭에 만족해야하는건가? 

조금 아쉽다. 한국을 떠나올 때 기온이 25도 정도로 일년 중 가장 쾌적한 계절이었기 때문이다.




계획에 없던 스위스행이라 기대도 없어, 멍하니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다 깜짝 놀랐다. 

맞다. 지금 유채꽃철이구나!

남부 독일에 다다르자 들판이 온통 노란빛으로 가득해졌다.





아기자기하게 가지런히 정돈된 독일 마을들을 지나 스위스로 넘어오니 동화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떠나고 싶어서 늘 버둥버둥 몸부림만 치느라 잘 몰랐는데, 오랜만에보니 스위스가 예쁘긴 참 예쁘다.




한국에서 사는 동안은 스위스에 한번도 들어오지 않으려 했건만, 

5월의 어느 화창한 날, 나는 이렇게 뜻하지 않게 스위스로 돌아오게 되었다.



무동Moudon으로 가는 길

비오는 날의 화사한 드라이브


오랜만에 지나는 로잔Lausanne에서 무동Moudon가는 길.

동남쪽의 알프스지역과는 달리, 낮은 언덕들이 올록 볼록, 굽이 굽이 펼쳐지는 시골길이다.


원래는 유채꽃이 5월 중순이면 만개해서, 5월 말까지 화려하게 들판을 불태운 다음, 6월에는 거의 지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유난히도 날씨가 않좋아서 5월 말에 꽃들이 최고조에 올랐다고 한다. 3월부터 5월까지 하루도 날씨가 맑은 적이 없었다고 하니 꽃들이 못피어 나고, 사람들이 우울해지는 건 당연한 일. 

흐린 하늘은 조금 원망스러웠지만 덕분에 화사한 유채꽃의 인사를 받을 수 있었으니 감사해야하는건가?




양쪽 일차선씩 밖에 없는 작은 도로가 밭과 농장 사이 사이로 나 있는데, 흐린 날씨에도 그 풍경이 기가 막히다.

차를 렌트해서 여행을 왔다면 드라이브 코스로 자신있게 추천. 알프스 산간지역이나 호숫가와는 또다른,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시골의 풍경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약간 어딘가 프랑스의 시골마을을 닮았는데, 스위스답게 깨끗해서 그림보다 더 그림같은 풍경이랄까?






이 지역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특히 유채꽃 철에는 낮은 언덕들이 모두 노란 바둑판으로 변해서 좀처럼 목적지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언덕하나 지날 때마다 절경이 펼쳐지니 자꾸 멈춰서서 사진을 찍게되기 때문이다.




가끔가다 동화속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을 만나는 것은 이 길의 또 다른 묘미.

조금 구불 구불하기는 하지만,  밭 사이사이 샛길까지 아스팔트로 가지런히 닦여있어 운전하기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혹시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도로에서 벗어나 유채밭 사이에 난 시골 길로 경로를 살짝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 대신 유채가 이 지역 사람들의 생계 수단인만큼 사진찍는다고 밭사이를 마구 헤집고 다니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모든 유채밭이 관상용이 아니라 진짜 기름을 위해서 재배되는 농업용임을 잊지 말자.





잘 보면 가장자리에 풀이 안자라고 가끔 길이 나 있는 곳이 있으니, 모델은 그사이로 들어가고, 찍사가 반대편에서 사진을 찍으면  요렇게 꽃에 파묻힌 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사진찍을 때는 항상 꽃이 떨어지거나 줄기가 꺽어지지 않게 조심 조심.




무동Moudon에서 이베르동Yverdon으로 가는 도중에 구름위로 들쑥날쑥하던 해가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대체 어디갔나 했더니 저어쪽 맞은편 쥬라산맥위에 있는 마을로 간 모양.

그 누가 얼마나 착하게 살았길래 온세상이 회색빛인데, 저마을만 빛의 도시인 듯 따사롭게 햇볕이 비칠까?

그 아래로 수많은 추억이 잠든 뉘샤텔 호수가 은은하게 빛나며 흐른다. 


스쉬스에 돌아온 후 잊고있던 한가지를 새삼 깨달았다.

하늘이 참 넓다는 것. 

저어 먼 마을까지 하늘이 넓게 넓게 펼쳐져 있는데, 도시의 고층빌딩에 조각난 하늘만 보면서 잊고 살다.

어릴땐 죽어도 떠나기 싫었고, 떠날 수 없다고 믿었는데, 어느덧 조금씩 도시가 내 마음에서 멀어져가나보다.





INFORMAION


스위스 시골길 드라이브 추천 코스


많이들 관광 오시는 로잔Lausanne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 로잔에서 네비게이터를 무동Moudon으로 맞추시거나 북동쪽으로 뻗어있는 1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세요. 나즈막한 산길을 지나가면 낮은 언덕들 위로 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지역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 밭이 펼쳐져 있는 곳에 들어선 후, 아기자기한 시골마을인 무동에 그다지 들릴 생각이 없으시다면 네비게이터를 Yverdon으로 다시맞추셔도 됩니다. 대신 로잔과 이베르동을 바로 이어주는 고속도로로 진입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네비게이터로 지도를 넓게 보시면, 어디가 고속도로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로 들어와도 유채밭이 보이지만 당연히 거리도 멀어지고, 운전속도도 빨라지니 감상하실 시간은 없습니다. 

• 가는 길에 밭 사이사이 나타나는 작은 마을들에 들려서 사진도 찍으시고, 샌드위치등을 준비해 와서 피크닉을 하시거나, 꽃 사진도 찍으시며 이베르동에 도착하면 대략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걸립니다. 멈추지 않고 가면 1시간 걸리는 코스이니 참고하세요. 

• 이베르동에는 Yverdon les Bains이라는 온천이 있습니다. 이베르동에서 점심을 드시거나 온천에서 오후를 보내셔도 좋습니다.

온천은 수영장 형식으로 되어 있고, 수영복을 착용하셔야합니다. 온천에 가실거라면 스위스 관광청 홈페이지인 www.myswitzerland.co.kr 의 쿠폰란의 1+1 쿠폰을 출력해서 가세요. 2006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매년 발행되는 쿠폰이니 잊지말고 챙겨가세요. 입장료는 2013년 현재 기준으로 성인 1인당 19CHF 입니다. 

• 저녁무렵 이베르동에서 로잔으로 네비게이터를 맞추시고 돌아오세요. 이번에는 고속도로를 탑니다. 소요시간은 20-25분 입니다.




큰 지도에서 로잔 무동 이베르동 드라이브 보기






※ 여행일자 : 201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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