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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 | 유럽/Switzerland | 스위스댁 이야기
스위스댁이 들려드리는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 7문 7답
2017. 10. 14. 14:09

Digital Nomad

감자 언니가 들려주는 디지털 노마드 이야기

 

국내를 떠돌던 1년 반동안은 아직 짐이 많은 편이었다. 우리 양파(애마 이름)를 꽉꽉 채우고, 자전거까지 매단 채 2-3개월마다 '이사'를 다녔었다

 

 

어쩌다보니 기회가 되서 이리 저리 떠돌아다니며 살고 있는데, 남들이 우리를 디지털 노마드라 부르더라. 그렇게 호칭이 붙어 버리니 디지털 노마드들이 워낙 워너비 라이프라고 소문이 나서 질문도 많아졌다. 

그래서 준비한 떠돌이 라이프 2주년 기념, 7문 7답.

 

생각해 보면 우리의 떠돌이 인생은 이미 저 도시에 발을 딛는 순간 시작되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떠돌이가 된지 올해(2017년)로 13년이 됐다. 호주에 발을 딛은 순간부터 스위스에 머물때도, 서울로 돌아왔을 때도 언제나 내가 사는 곳은 '임시 거쳐'였다. 스위스에 신혼집을 얻었을 때도 일단 스위스에서는 2년만 살자 했던거고, 서울에 들어올 때도 오이군이 아시아 국가에 한번 '살아보고' 싶대서 그럼 2년만 있어보자 해서 왔던거라 어디에서도 '나는 이곳에 터를 잡았구나.' 하고 느낄 순간이 없었다.

 

스위스 생활을 정리하고 캐나다 가던 날. 3개월을 배회하며 디지털 노마드 생활 테스트(?) 기간을 가졌다. 캐나다로 갔던 것은 별 다른 이유는 없고, 둘다 언어를 알아 들 수 있는 곳이기도 했고, 아메리카 대륙은 밟아 본 적이 없으니 위에서 부터 밟아 내려와 보자는 단순한 이유 / 근데, 이때도 우리의 액티비티는 방송 나간거랑 똑같았구나...오이군은 닌텐도 게임기에 열중해 있고, 나는 사진찍고...^^;

 

처음엔 전혀 그런 떠도는 삶에 관심 없다 했던 오이군은 어쩌다 방랑벽있는 여자를 만나 평온한 스위스를 뒤로하고, 캐나다를 거쳐 서울로 들어 오면서, 얼떨결에 노마드가 되었다. 그렇게 그가 재택근무를 한지는, 그러니까 디지털 노마드가 된지는 7년이 조금 넘는다. 그래서 질문도 7개.

 

한국 생활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디지털 노마드가 된 오이군. 여행할 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나라 말을 할 줄 알면 여행이 훨씬 더 풍요로와 진다. 어설프게 몇단어라도 하는 것이 현지 생활에 스며들기에 유리하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여기서 사구아는 사과를 말한다. 이렇게 들렸던 모양. ^^;; 아침에 사과를 얹은 팬케익을 해줬더니 한국에 학원에 가면서 이렇게 써놓고 나갔다. 자녀들이 말 배우기 시작할 때 엄마들 마음이 이럴까?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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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 모음 

 

 

01  /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자는 거 아님, 미팅 중인데 안들려서 눈감고 집중하고 듣는 중임.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말했음. ㅋ

 

디지털 노마드 자체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던데, 노마드는 유목민이라는 뜻으로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재택근무가 가능해져서 인터넷이 있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따라서 IT업계에 종사하는 프리랜서들이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여건을 가졌고, 그 외에도 웹디자이너, 편집디자이너, 여행작가, 컨텐츠제작자, 프리랜서 강사, 사진작가, 번역가 등등이 있다. '디지털' 노마드는 아니지만 지인의 경우를 보니 다이빙 강사들도 여행하며 사는 삶이 가능하더라. 

 

재택근무를 하면 눈치주는 상사는 없는데, 눈치주는 고양이는 많음. '내가 일광욕하는 정원인데, 너 뭐냐옹~!'

 

근데, 여기서 뭔가 오해들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에 디지털 노마드들을 소개하며 노트북을 무릎에 올려 놓은 누군가가 야자수 아래 딩가딩가 하는 듯한 사진이 나도는 바람에 한량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디지털 노마드라고 해서 그렇게 한가하지만은 않다는 사실. 이들도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똑같이 하루 8시간+a 일해야 하고, 주 5일 근무를 한다. 미팅은 화상채팅으로 하고, 가끔 일이 많으면 초과근무도 한다. 일하는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거지 일하는 시간이 적은 건 절대 아니다. 아 물론 디지털 노마드 중에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마감날짜만 맞추면 일일 스케줄에는 조금 더 자유롭다.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사이에는 휴식시간이 있기도 하겠지만 그럼 월급이 안들어 오는 기간이므로 그때는 그냥 노마드지 디지털 노마드는 아니다.

오이군은 웹 개발자로 친구들과 지인들로 구성된 스위스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따라서 프리랜서는 아니고, 주 40시간+a 원격근무를 하는 회사원이다.

 

별로 안그래 보일지라도 일하는 중, 이날 13시간 동안 혼자 산과 들로 헤메며 자료 사진을 수집했다. 다 돌고 숙소로 돌아 왔더니, 이 동네 알프스에는 곰도 나온다 하더라...-_-;;

 

나는 온, 오프라인매체에 여행기사나 여행지 사진을 판매하기도 하고, 근래에는 가이드 북 집필도 하나 맡게 되었다. 또 예전에 편집 디자인 일을 잠깐 했었는데, 여전히 지인들을 통해 소책자 편집 디자인이나 웹사이트 디자인, 로고 디자인 등의 작업을 드문드문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새로운 부업거리가 생겼는데,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시고 같은 스타일로 스냅촬영을 해달라는 분들이 생긴거다. 국내외에서 몇팀을 해드렸는데, 돈을 떠나서 내가 찍은 사진 받고 좋아들 하시는 것 보니 은근 뿌듯하더라. 작정하고 스냅작가로 창업을 한건 아닌데, 얼떨결에 시작한 케이스. 계속 여행하면서 하기도 좋고, 사진 중독자로서 욕구불만 해소(?)도 좀 되고 해서 요즘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가 되었다.

 

 

 

 

 

 

Q2  /     디지털 노마드로 산다는 건 어떤가요?

 

처음 한국에서 떠돌기 시작할 땐 이렇게 자동차 뒷유리가 안보이도록 짐이 잔뜩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제주를 떠나올 때는 뒤에 사람하나 더 태울 수 있을 만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여전히 늘 여행에 목이 마르다. 

가끔은 풀타임 여행자로 그저 매일 여행만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이동 속도에도 스피드를 낼 수 있을텐데 하는 욕심이 고개를 쳐들기도 하는데, 그건 욕심보가 터져 홍수 나는 소리. 세상은 넓고, 통장에는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제주에서는 일이 많아도 창밖 풍경을 보는 것 만으로 힐링이 되었다...근데, 햇볕이 너무 강렬해서 사실상 저렇게 창가에 앉아 일을 하는 불가능. 모니터가 잘 안보이고, 에어콘 켜도 덥다 ^^;;

 

사실 완전 일을 그만두고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 일이 너무 많아 여행지에 와서 창밖 풍경에 입맛만 쩝쩝 다시며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디지털 노마드는 위에도 말했듯이 장소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거지 일을 안하는게 절대 아니다. 사실은 출퇴근 시간이 없고, 위에서 쪼는 상사가 없기 때문에 그냥 멍하니 눈뜨자 마자 책상머리에 앉아 새벽까지 아무생각 없이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출퇴근을 하지 않게 되면서 업무 시간이 늘어난 케이스다. 특히 프리랜서는 아둥바둥 일거리를 찾지 않으면 백수와 동의어가 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제주도의 점심시간. 밥그릇에 밥과 반찬을 담아 들고 나와 집앞에서 먹곤 했다. 집앞이 바로 바다라 사실 별다른 반찬이 필요 없었다. 풍경이 반찬

 

그래도 점심시간에 밥먹을 때 바깥 풍경이 신선하고, 아예 피크닉으로 점심을 즐길 수 있으며, 주말에 집 밖에 나가면 푸른 바다가 또는 싱그러운 알프스 숲이 있다는 점이 좋다. 분명히 일반 회사 생활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구석이 있다. 일을 더 많이 할 지언정 내 정신의 주인이 언제나 나 일수 있어 좋은 것 같다.

 

패스트푸드 처럼 일도 중독 될 수 있다. 뭐가 중헌지 조절을 하며 살 필요가 있다

 

단점은 자칫 시간관리 잘못하면 밤낮이 뒤바뀌거나 일에 집중을 못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워크 홀릭이 되는 수가 있다. 

뭐? 워크홀릭이라고?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도 그렇고 재택근무를 하는 오이군네 회사 사람들도 전부 워크홀릭이다. 오이군네 회사 직원들은 남아프리카, 체코, 알프스 산장, 캄보디아 등등에 퍼져있는데, 일하는 것이 괴로움이 아니다보니 자꾸만 '하던 것만 마저 해 놓고...' 소리가 나오게 된다. 뉴턴의 관성의 법칙인양 일을 한번 잡으면 전부 멈출 줄을 모르니...

 

아무리 바빠도 눈 딱감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음...뭐 가끔은 인지하지 못한 위험 요소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모르면 다 약이므로...^^;

 

나나 오이군도 마찬가지. 일부러 시계 알람을 맞춰놓고, '이거 울리면 우리 하던거 다 못끝냈어도 그만하기야!' 라고 서로 다짐을 해가며 일을 멈춰야 한다. 인생에서 일이 중심이 되지 않고, 사람다운 삶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와 정신의 평화를 위해 살겠다고 다짐하며 길거리로 나오게 된건데, 자꾸만 일을 붙들고 있는 우리를 보면 참 어이가 없을 때가 있다.

 

일이라는게 그렇다. 누가 억지로 시키면 드럽게 하기 싫은 인생의 족쇄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으면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자아성취의 수단이 된다. 옆에서 압박주는 사람이 없으면 자기 취미가 뭐냐에 따라서 일이 재미거리까지 되기도 한다.

 

힘이 나서 능률도 up! UP!

 

어쨌든 전체적인 소감은 이렇게 일과 병행해 돌아 다닐 수 있는 것에 백번 천번 감사한다. 많은 회사들이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오버 안하고, 일의 능률이 훨씬 좋다. 사장님들, 일단 몇달만 시도해 보세요~ ^^

 

 

Q3  /   한달 생활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2017년 작성한 글이라 2020년 기준으로 업데이트 함)

 

자전거는 경제적이면서 적당히 속도도 빠르고, 짐도 실을 수 있어서 가장 좋은 여행지 이동수단이지 싶다

 

이게 제일 궁금하시리라. 우리는 중년에 가까와 지는 맞벌이 부부로 배낭여행자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둔다. 일을 계속하기에 최소한의 무리 없는 환경을 조성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일하는데 지장이 있으면 여행이고 뭐고 끝이기 때문에...

당연히 본인이 쓰기 나름이겠지만 우리는 한달에 둘이서 약 280-350가량을 쓴다. (한국, 캐나다, 크로아티아,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기준)여기서 짚고 넘어 갈 것이 우리는 한국에도 스위스에도 따로 집이 없다는 거다. 따라서 우리가 이동해 다니는 곳이 그 당시 유일하게 생활비가 들고 있는 곳이다. 여행비용이 곧 생활비라서 여러분이 휴가때 가서 한방에 쓰는 것 보다는 적고, 평소 생활비보다는 (자녀가 있고, 없고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금 많지 싶다. 2019년도 한국 2인 가족 중위권 소득자 생활비 통계를 보니 평균 285만원 가량이라고 나오던데, 머무는 곳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보다 조금 윗도는 수준이다.

 

세부적인 것을 보면 일단 집세가 제일 큰데, 집은 주방기기, 침대, 이불, 가구, 커튼, 인터넷까지 전부 펜션처럼 들어 있는 풀옵션으로 구하고,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 포함 월세 약 120-180정도를 지불한다. 나라에 따라, 같은 나라안에서도 동네에 따라 다르지만 이정도 가격이면 원룸일때도 있고, 방하나 마루하나 있는 투룸일 때도 있고, 작은 방 2개와 거실겸 주방이 따로 있는 쓰리룸까지 될 때도 있다. 무조건 상한선 180으로 그어 놓고, 그 이상은 보지도 않는다. 물론 한달살기로 유명한 발리나 치앙마이 같은 곳으로 가면 월세가 훨씬 저렴하긴 하다. 

 

이불은 물론 주방용품 일절 포함에 작업용으로 쓸 책상 또는 식탁, 세탁기, 인터넷이 필수다. 이걸 다 짊어지고 3개월 마다 이사다닐 수는 없으니까

 

월세가 너무 비싼거 아닌가 하겠지만 여러분 여행 갈 때 빌리는 펜션 비용을 생각해 보시라. 숫가락 하나까지 다 들어 있는 집이고, 관리비, 공과금 포함인 것을 가만할 때 단기 월세 방으로 이건 하한선이다. 빈 아파트에 들어가면 더 싸겠지만 그런 집은 일단 2-3개월 단기로 빌려 주지 않고, 우리가 가구를 메고, 지고 여행을 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완전히 오지로 들어가면 더 싸겠지만 그러면 뚜벅이로 관광하기가 너무 힘들어 진다. 우리 경험으로는 읍내 또는 시내와 대중교통으로 20분 또는 대중교통이 없을 경우 도보 15분 정도 떨어져 있고, 자연과 가까운 곳이 좋았다.

게스트하우스 다인실에 월로 머물면 더 싸던데?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는 평소에는 일을 하는 중이라 흥에 겨운 여행자들이 왔다갔다 하는 분위기에서는 일을 할 수가 없다. 크기가 작아도 프라이빗하고, 조용한 공간이 필요하다. 발리나 치앙마이 등지에 있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모여 사는 집이면 모를까. 그런 곳엔 다같이 일하는 사무실 개념의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냥 배만 채우면 되는 타입이라 여행할 때 음식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도 현지식은 궁금하니까 한번쯤은 꼭 먹어 보는 편. 요건 '파쉬티카다'라는 크로아티아 음식. 굴라쉬랑 짜장이랑 중간 맛인 소스에 범벅된 소고기와 뇨끼가 서빙된다. 크로아티아 음식들은 이탈리아, 터키, 그리스 음식이 섞인 듯한 느낌이더라

 

그외에 식비와 생활용품비가 한달에 40-80만원 정도 든다. 역시 수퍼마켓 물가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한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그 중간정도 들었고, 스위스와 호주에서는 80, 제주도와 뉴질랜드에서는 60, 크로아티아에서는 40정도 들었던 것 같다. 여기에는 일주일에 한두번 현지 음식을 맛보기 위한 외식비도 포함이다. 대부분 집에서 조리해 먹고, 교외로 나들이를 갈 때도 그 지역의 특별한 음식이 있는 경우가 아니고는 가볍게 샌드위치 하나 정도 먹으며 자연에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쪽이다.

 

우리가 즐기는 최고의 사치품목, 연 2-3회 정도 한다

 

그리고 70-120만원 정도가 지역간 이동 교통비와 관광비다. 우리는 옷, 신발, 기타 잡다한 기념품 따위의 물건 구매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패션 테러리스트 커플), 타지에 아는 사람도 없으니 친목도모할 일도 없고, 출근하지 않으니 출근 교통비도 없으며, 스마트 폰은 비상용 로밍폰으로 기본료만 나간다. (보통은 집이나 카페 무료 와이파이 이용) 따라서 주거비, 식비를 빼고는 온전히 관광비라고 보면 되겠다. 도시 여행보다는 자연으로 쏘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 크게 비용이 들진 않는데, 물에 뛰어 들 수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때문에 이게 평균 비용을 확 올려 놓는다. 

 

날아 다닐 수 있다면 교통비를 좀 더 줄일 수 있을텐데...그럴 수 없어서 미친 듯이 걸어다닌다

 

지역간 이동 교통비는 일반적인 이동 계획에 따른다면 3개월에 한번 인근 나라로 조금씩 천천히 이동해 갈 예정이라 비행기, 기차 또는 주류 비용이 연중 월평균으로 나눠 놓으면 저 비용 안쪽에 들어간다. 특히 우리는 비수기 평일만 맞춰 이동할 수 있어서 교통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 

단, 이번에 스위스 행은 가이드북 취재 때문에 계획에 없던 것을 끼워 넣은 것이므로 스위스 비행기 표값은 예외 발생 비용으로 넣었다. 앞으로 이렇게 한방에 대륙을 이동할 계획(비행기표가 비싼 이동)은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쪽 갈 때 빼고는 없을 듯. 그러나 아직 월 지출이 너무 높아서 한국에 있는 차를 가지고 해외로 이동할 것에 대해 고민중이므로 그렇게 된다면 교통비를 훨씬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지에 살아도 그 안에서 또 여행을 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방송에 나왔던 것처럼 배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같은 곳

 

가끔 또 여행 속에 여행을 해서 그 나라 안에서 멀리 이동하는 경우도 한달에 한 두번 정도 있다. 보통은 여행지 근처로 이사를 가는 거라서 구태여 멀리 찾아다닐 이유는 별로 없는데, 간혹 유명한 곳들이 우리가 숙소를 잡은 곳에서 거리가 먼 경우가 있다. 이럴때는 그쪽에 하루정도 펜션을 잡거나 차를 렌트하면 차에서 자기도 한다.

 

여행지에 초대를 받는다는 건 결국 금액에 해당하는 일 (사진촬영과 기사작성)을 해주고 보수를 현물 (숙소와 비행기표)로 받는 거다

 

간혹 해외여행에서 럭셔리 리조트에서 머물던데요? 하고 물으신다면 우리는 블로그를 오래 운영하다보니 비행기표나 숙박을 지원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현지 발생 비용만 우리가 처리하거나 가끔은 현지 발생 비용까지 일부 지원 받기도 한다. 지원 여행은 일정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취향대로 일정을 짜서 여행을 할 수 있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우와~대박.'이라고 외치시겠지만 그 뒤에 여행지 소개를 해주는 조건이 당연히 따라 붙는다. 여행지 소개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사진 발로 찍고, ㅋㅋㅋ로 가득 채운 글 대충 써서 올려 놓으면 누가 지원을 해주고 싶겠는가. 당연히 깨알 정보와 봐줄만한 사진들을 담아서 정성들인 여행기사를 내 블로그와 관광청, 여행사, 가끔은 잡지에까지 작성 해주다 보면 4일 여행하고, 3달 정도 걸리는 일거리를 받아오는 경우가 보통이다. 세상에 진정한 공짜는 없다. 

예전에는 팸투어도 무조건 신나게 따라갔는데, 이게 하다보니 수지타산이 안맞는 경우도 많더라. 여행이 아니라 미친듯이 뺑뺑이 돌며 촬영하고, 비가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기사를 엄청나게 뽑아내야하는 경우들도 종종 있었다. 이런건 절대 여행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저 출장가서 일하는 것일 뿐. 결국 여행은 내돈 내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결론. 

 

일본이 생활비가 비싸다 하던데, 조금 긴장. 그러나 오타쿠 오이군을 위해 이곳에서도 3개월 머물러 보기로 했다

 

일본이나 북유럽에 갈 때는 월 평균 비용이 50만원 정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비싼 장소로 한번 가고 나면 동남아나 동유럽 같이 비교적 생활비가 저렴한 곳을 다음 여행지로 잡아 1년으로 따져봤을 때 월 평균 비용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한다. 안그러면 정해져 있는 월급갖고 계획을 짜기가 힘들다. 

 

대체 얼마나 벌길래...하고 궁금해 지시리라.

우리는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 시작한지 15년이 넘어가는 나이다. 오이군네 회사는 직급이 없고, 나는 프리랜서라 그런거 없지만 야채부부의 친구들을 기준으로 잡아보면 대부분 회사에서 차장, 부장 급 이상인 나이. 일반적인 케이스의 월급 계산이 대략 나오시리라. 단, 이게 우리하고는 별로 관계가 없다. 오이군네 회사(스위스 회사)는 좀 특이한 경우라 월급이 경력과 전혀 관계 없이 사는 곳의 생활에 딱 필요한 만큼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스위스 사회 초년생의 월급보다도 적은 편이다(스위스는 물가가 비싸서 월급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그러나 자유와 맞바꾼거라 불만은 없다. 거기에 나의 불규칙한 수입들과 합치면 둘이서 이렇게 사는데 큰 문제가 없다. 위의 계산에 국민연금, 여행자보험, 자동차보험, 세금, 소액 적금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런거 떼고 위에 저정도 쓰면 대략 한달 월급이 다 나가는 편. 그리고 사보험 같은 건 없다. 사보험이 없다니, 미래가 걱정 되지 않냐고?

세계를 다 둘러 보지 못했는데, 어느날 눈떠 봤더니 그냥 늙어 있는 것이 더 두렵다.

 

 

 

 

 

 

Q4  /    집은 어떻게 구하나요?

 

크로아티아의 비스 섬에 갔을 때 머물렀던 에어비앤비 숙소. 작은 테라스가 있는 오래된 집이었다. 관광지가 아니라 이런 현지인들이 사는 곳에 머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는 월 단위로만 계약하며, 집은 85% 에어비앤비로 구한다. 수수료가 10% 전후로 과하게 비싸긴 한데, 집 사진이 잘 나와 있고, 수퍼호스트에 리뷰가 많고, 좋은 집들만 골라가면 가서 충격받는 일이 적은 편이라 마음이 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에게 꼭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반드시 모든 후기를 읽고 체크해본다) 특히 해외에서 장기로 머무는데, 귀찮게 부동산 발품 팔 일 없고, 몇번 클릭으로 예약이 가능하니 길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시간은 금이니까 그시간에 글 한편 더 쓰는게 나에게는 더 이문. 그리고 각종 공과금이 이미 포함이라 나중에 정산하고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좋다.

 

에어비앤비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아래 글에 자세하게 잘 정리해 뒀으니 참고하시길.

 에어비앤비가 뭔가요? 

 

그럼 나머지 15%는 뭐냐?

현지 사정을 좀 알면 그동네 현지 신문을 이용한다. 

요즘엔 벼룩시장도 인터넷으로 나오듯이 스위스에는 아니비스 anibis.ch 라는 신문이 있다.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해외 IP를 막아 놨다. 오로지 로컬만을 위한 신문이다. 스위스내에 있는 지인이 있다면 공고 나온거 있나 봐달라고 부탁해 보시라. 

호주나 캐나다에도 지인들에게 로컬 신문 이름을 물어 인터넷으로 신문검색을 해서 집을 구했었다. 여긴 아이피 열려 있으니 직접 보면 된다.

 

이번에 스위스에 머무는 3개월 동안에는 지역신문에 나온 가정집에서 머물렀다. 집주인이 2개월간 여행을 떠나며 자기 집을 2개월간 내놓았는데, 마침 우리랑 거의 기간이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낯선 이에게 집을 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는지 에어비앤비에는 올리지 않았고, 무조건 직접 얼굴 보고, 진짜 법적 계약서까지 쓰고, 거래를 하겠다고 하더라. 우리는 스위스 입국 전이라 결국 오이군의 누님께서 두번이나 왔다갔다 해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화단에 야채까지 푸짐하게 심어 놓은 집에 저렴하게 머무를 수 있었지만 아무리 가족이라도 너무 번거로와서 이런 부탁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로컬 신문을 이용하면 당연히 직접 전화를 걸어야 한다. 영어나 현지 언어를 잘 못하면 호스트가 불안해 하며 집을 안주는 경우가 있다. 집 내어 주기 전에 미리 얼굴을 보자는 경우도 있다. 대신 가 줄 지인이 없다면 이런식의 렌탈은 불가능 하다.

이럴 경우엔 그냥 맘편하게 에어비앤비다.

 

네이버 제주도 한달살기 카페에서 구한 집. 말목장이라 말은 물론 개들까지 많아서 동물을 좋아하는 우리에겐 천국같은 곳이었다

 

제주도에는 네이버카페에 한달살기집 리스트가 올라와 있는 카페들이 있다. 보통 이런 곳을 통해가면 전기세, 수도세를 따로 받아서 귀찮긴 한데, 월세가 싸게 나오는 경우가 있으니 에어비앤비랑 비교해서 예상 공과금 포함했을 때 더 싼곳으로 간다. 펜션들은 전화해서 협의를 하면 깍아주기도 한다. 단, 펜션으로 한달살기를 갈 경우 주말에는 조금 어수선하고, 시끄럽다.

 

가구는 침대가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집을 구할 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망과 2층 이상인 곳이다. 이유는 1층으로 갔다가 벌레에 시달린 경험이 두번 있어서 그렇고, 전망이 좋지 않다면 서울에서 일을 하나 크로아티아에서 일을 하나 별 차이를 못느끼기 때문이다. 재택근무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채광과 고개를 쳐들었을 때 창박 풍경이 꽤나 중요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집 크기나 시설보다 전망과 주변 풍경이 제일 중요하다.

근데, 오이군은 인터넷 스피드와 책상, 부엌등의 살림살이 그리고 수퍼마켓의 거리에 더 비중을 두는 것 같다. 특히 키가 크다보니 침대 사이즈에 무척 민감하다. 잘때 발 나와서 춥다나...

 

 

Q5  /    가족 계획은 없나요?

 

없다.

오이군이랑 결혼 전도 아니고, 썸도 타기도 훨씬 전 그냥 친구들하고 단체로 앉아서 이런 저런 미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중에 아이가 없이 살고 싶다고 한 사람이 딱 두명 있었는데, 그게 나와 오이군이었다. 그때는 그러던지 말던지 잘 모르는 애라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 사람이 나의 반쪽이 될지 그때는 몰랐었건만 참 다행이다.

 

대신 평생 둘이서 살려면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 너무 외로와 지지 않도록...

 

나는 아이들은 한자리에 정착해서 유년의 추억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어릴적 친구들과 긴 우정을 간직하고, 익숙한 고향이라는 곳이 마음 한구석에 따뜻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고등학교때 부터 한번도 한자리에 얌전히 머물러 사는 나의 미래를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늘 세계 어딘가를 열심히 굴러다니는 미래를 생각 했다. 자녀를 '재밌겠다, 아이가 예뻐서, 늙어서 외로울까봐, 남들 다 낳으니까' 같이 가벼운 이유로 그냥 일단 대책도 없이 낳아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한사람의 생명인만큼 장기간 엄청난 책임이 따르는 존재다. 우리는 어딘가 정착할 계획이 앞으로 10-20년은 없기 때문에 자녀에게 그런 불안정안 미래를 안겨주고 싶지 않다.

 

근데, 뭐 우리 의견이 그렇다는 거고, 지인 중에 캠핑카로 세계를 근 20년 간 유랑중인 영국인 커플이 있는데 그 사이 아이를 셋이나 나서 기르고 있다. 그들은 그들이 믿는 바에따라 살아간다. 아이들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짧은 인연일지라도 폭넓게 사람을 만나며 자라서 사회성도 더 좋을거라고 한다. 뭐가 맞다고는 못하겠다. 세상에 정답은 없는 거니까.

 

 

 

 

 

 

Q6  /    언제까지 그렇게 살건가요?

 

지구 구석구석 다 둘러보고, 나중에 달여행이 가능해서 달위에서 지구별 사진을 찍는 그날까지.

대답 진지하게 못하냐고? 

 

달, 너는 나의 미래!

 

농담이 아니다. 우리의 여행 속도로 지구 구석 구석 돌아볼려면 20년은 족히 걸릴텐데, 그때쯤엔 달 여행이 민간인도 가능해 지지 않을까?

내가 고등학교때 그냥 이나라 저나라 물건너 다니며 살거라고 말할때 다들 눈을 꿈뻑이며 그게 무슨 꿈이냐고 반문했었다. 

달나라 여행? 그건 꿈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다. (무슨 전자제품 광고 같네...ㅋ)

 

동물들을 잔뜩 키우면서 살고 싶다. 가끔 넘나 이쁜 동물들을 만나면 여행 중단하고 어딘가 정착해 버릴까 싶은 유혹에 빠질 때도 있다

 

달까지 발자국 콩 찍고 나면 시골 어딘가 구석진 곳에서 유기견 두마리, 유기묘 두마리, 꽃말 두마리에 닭 몇마리 풀어 키우면서 살 예정이다. 아~ 그때는 유기동물이 없는 세상이 와 있으려나?

 

그.러.나.

돌아다니는 삶이 힘에 부치거나 지겹다면 또는 그냥 눌러 살고 싶다는 생각이 확~드는 곳을 만난다면, 언제든 떠돌이 삶을 중단하고 멈출 수도 있다. 우리의 여행은 즐겁게 살기 위한 과정이지 그것이 의무가 되거나 족쇄가 되면 안되니까. 뭐가 됐든지 간에 마음에 과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되어 우리의 삶을 옥죄어 오는 것은 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므로.

 

 

Q7  /    카메라랑 렌즈는 뭘 쓰나요? 필터는 뭐 쓰나요?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보정 하나요?

 

이게 사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인데...

디지털 노마드랑은 관계가 없어서 뒤로 밀었다 ㅋ

계속 이동하며 살기 때문에 짐이 많으면 안돼서 장비가 그리 많지는 않다. 마음같아서는 드론이랑 단렌즈하나, 망원렌즈하나 추가하고 싶은데, 오이군이 결사 반대... -_-;

 

이거밖에 안되는데(!) 매번 짐 많이 갖고 다닌다고 오이군에게 구박받는다 -_-;

 

 주 사용 카메라 

 

캐논 5Ds

메인, 이 아이 모르시는 분들이 많던데, 2015년에 나온 모델로 마크3 이후에 마크4 이전에 나온 모델이다. 화소수가 높아서 잘찍으면 겁나 섬세한데, 수전증 있는 사람은 복창 터진다. 스튜디오 용이라 최대 ISO값도 낮고, 좀 많이 흔들려서 필드에서 쓰면 울컥할 때가 많다. 근데, 나는 삼각대 세우고 찍었을때의 그 미친 듯한 섬세함이 넘 좋아서 한동안은 바꿀 생각이 없다. 특히 밤에 별사진 찍으면 엄청 뿌듯하다.

소니 미러리스 a5100

뭐 들고 가는게 귀찮은 날이나 물놀이 갈 때 방수 디카팩에 넣기도 좋다.

고프로 히어로8

더 무엇이 필요해! 요즘 수중 사진은 전부 이녀석. 사진 영상 퀄리티 및 퍼포먼스 대만족

구글폰 픽셀 2

스마트폰 카메라의 혁명. 요즘은 저 위에 미러리스 딱히 안갖고 다닌다. 동영상 손떨림도 훌륭하고, 가상 아웃포커싱도 훌륭하고, 그냥 웬만한 일상 사진은 요녀석으로 충분.

 

 

 캐논 DSRL용 렌즈 

 

Canon EF 24-70mm F/2.8 II USM

요즘 보시는 대부분의 사진들, 얘가 왜 계륵이라는 건지. 전천후로 넘나 편한데. ㅋㅋ

Tamron SP 15-30mm F2.8 Di VC USD

무거워서 잘 안가지고 다니는데, 광곽이라 시원하게 담기고 사진은 참 잘 나옴.

Canon EF 40mm F2.8 STM

가볍게 동네 산책 갈때 캐논 팬케익 렌즈를 물려 나간다. 얘는 뭐 찍히 겠어? 카메라 마개로 써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 비녜팅이 많이 생겨서 뭐 나름 갬성사진 스럽기도 하고.ㅋ

 

 

 소니 미러리스용 렌즈 

 

Sony 16-50 번들렌즈

그냥 가볍게 미러리스 들고 다니고 싶을 때 

Sony F1.8 50mm 단렌즈

오이군만 주구장창 찍어주고 싶을 때

Tamron 18-200mm F3.5-6.3 Di III VC

줌이 커서 여행갈 때 비교적 가벼운게 넘나 좋다. 뭐 가볍게 블로그 포스팅 정도 할 거면 얘 말고 더이상 필요한 렌즈 없음

 

 

 캐논 DSRL용 필터 

 

필터를 물어본 사람들은 아마 라이트룸 필터를 물어본 것 같기도 한데, 일단 카메라에 쓴는 물리적인 필터는 이거.

 

UV필터 : 슈나이더 B+W Neutral MRC nano XS-PRO

ND필터 : 슈나이더 B+W ND1000

편광필터 : HOYA CPL

그라데이션 필터까지 사려니 허리가 휘어서 그건 라이트룸으로 대체.

 

 

 사진만 남아 있는 애들 

 

예전 포스팅에 사용되었던 사진들로 현재 이 카메라들은 없음

 

소니 미러리스 5r : 사실 후속 모델인 5100보다 얘가 더 좋았는데, 노환으로 별세. 사진도 잘나오고, 기능도 더 편했음.

소니 액션캠 : 잠깐 쓰다 넘겨버려서 모델명이 생각이 안남 -_-; 나는 고프로 빠라 다른 액션캠은 못쓰겠더라.

소니 미러리스 a7 : 나왔을 때 잠깐 사용했었는데,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를 않아서 바로 팔아버렸다. 근데, 요즘 a7ii가 하도 좋다고들 난리라 좀 혹하고 있긴하는 중. a9도 탐나고...그러나 길가다 줍지 않는 한 내것일 것 같지가 않다 -_-;

캐논 파워샷 SX1 IS : 옛날 옛적에 오이군이 생일 선물로 사준 카메라. 나를 사진중독으로 만든 장본인, 이 아이도 노환으로 별세. 

캐논 450D : 혼자 사진 엄청 잘 찍는다는다고 착각에 빠지게 해 주었던 친구. 뭐 얘가 사진이 잘 나오기도 하지만 풍경 멋진 스위스에서는 사실 발로 찍어도 잘나온다. 다른 주인 만나서 떠났음.

고프로 3 블랙 에디션 : 내 첫번째 고프로. 다이빙 할 때 신세계를 열여줬다지. 너무 잘 썼는데, 노환으로 별세.

고프로 히어로 6 : 사진 및 영상 퀄리티는 훌륭했는데, 어느날 아무 이유 없이 메모리를 다 날리면서 죽어버림. 그냥 프리뷰 보는데, 번쩍 하더니...하필 갈라파고스에서 그래서 얘에 대한 기억이 안좋음. 

고프로 히어로 7 : 자꾸 꺼지고, 수중영상 찍을때 자꾸 멈추더니, 모든 마개가 잘 닫혀있었는데, 물이 콸콸 들어가서 수장됨. 얘도 기억이 안좋음.

 

 

 라이트룸/포토샵 후보정 

 

후보정 하느냐고 물으시는데, 당연히 한다.

요즘에는 여러분이 인터넷에서 오~ 하면서 보는 유명 작가의 사진들 중에 보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보면 된다. 하물며 나같은 아마추어가 무슨 깡으로 생사진을 팍팍 올리겠는가.

 

사진을 찍을 때 대부분 보정을 염두한 셋팅으로 raw파일 사진을 찍는다. 뭐 그냥 블로그로 끄적일 사진이나 기억용으로 찍을때는 용량 잡아먹으니까 jpg로도 찍고. (꼭 모든 용도에 raw를 집착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필요한 사진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상황에 따라 선택할 줄 알고, 그에 맞는 각각의 셋팅을 할 줄 알면 되는 것.)

 

그리고 프로그램은 나는 라이트룸보다 포토샵 raw가 편하다. 거의 기능이 같지만 십여년이 넘은 습관이라서. 포토샵 raw에도 자주 쓰는 몇몇 스타일을 저장해 프리셋을 만들 수가 있는데, 아마 필터 쓰냐고 물으신 분들은 이 프리셋 파일을 의미하신 거겠지? 나라나 날씨에 따라 만들어 놓은 프리셋이 수백개 있기는 한데, 결국 사진마다 빛이 다르다보니 성에 안차서 그때그때 새로 보정하는 편. 만들어둔 라이트룸/포토샵 프리셋 필터를 판매할 생각 없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나 조차도 이거다! 하고 찰떡같이 마음에 드는 프리셋을 개발하지 못해서 아직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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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는 글

 

늘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열심히 감사하며 살자 ^^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사실 잘 몰랐습니다. 뭐가 중헌지. ㅋㅋ 십사년전 허니문 사진이예요 ㅎㅎ

 

이 이외에도 어떻게 만났냐는 질문도 많았는데, 방송에 대략 다 나갔고, 예전에 포스팅에서도 다룬 적이 있으므로 생략합니다. ;-)

 

그러고 보니 블로그를 한지도 10년이 되었네요. 캐나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블로그를 시작했거든요. 블로그를 하는 7년동안 참 많이 받던 질문들이었는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답변하는 것이 많이 고민됐었습니다. 저희의 삶이 어떤 분들께는 '그래, 나도 해보자~'하는 용기와 '그래, 조금 내려 놓고 살자.'라는 위안을 드리기도 하지만 어떤 분들께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이번 방송에 저희가 무작정 신나게 여행만 다니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겠기에 쟤들은 무슨 재주로 저리 사나, 내 삶은 뭔가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용기내어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땅파서 돈나오는 건 아니고요, 주 5일 이상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살아요. 물론 직장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지만 여전히 클라이언트들이 던져주는 스트레스에서 까지 해방될 수는 없답니다. ^^;; 그리고 여행하는 삶을 위해서 포기하는 부분도 많답니다. 보시다시피 집도 없고, 늘 어딘가에서 헤메고 있기 때문에 가족, 친구들이 저희를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하니 늘 미안함이 앞서고, 낯선이들 속에 언제나 이방인이라서 세상에 둘만 떨어진 것 같을 때도 많답니다. 그 외에 저희도 여러분처럼 자잘한 스트레스도 많고, 굵직한 근심 걱정들도 많이 있어요. 둘다 긍정적인 성격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인 이상 어떻게 모든 희노애락에서 해방되겠습니까. 저희가 성자도 아니고요...ㅋㅋ 

 

그러나 그런 모든 걱정 중에 걱정 한다고 해결되는 건 사실 많이 없을거예요.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 중에 96%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 4%는 어떡하냐고요? 그것도 미래니까 지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 아시잖아요. ^^ 미리 준비하면 되지? 라고 하시겠지만...그렇게 준비했는데도 예상대로 안되는 경우가 살아보니 참 많더라고요. 저희보다 많이 사신 분들 많으시지만 저희도 이제 곧 꽃중년에 입성하고 있기 때문에...ㅋㅋ 그렇게 현재를 희생했는데, 미래도 준비한 대로 안되는게 몇번 있다보니 이거 억울하더군요. 웬 예상밖의 변수가 이렇게 많이 생기는지...아 물론 가끔 예상외의 좋게 될 때도 있고요. 그러나 사람이 간사하게 그런건 빠르게 기억 속에서 지워 버리죠. 예상외로 나쁘게 된 것만 더 강렬하게 기억합니다. ㅎ

 

어쨌든 그래서! 미래가 맘처럼 안되는게 억울해서! 저희는 현재를 살기로 했습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현재를 최대한 즐기는 겁니다. 물론 내가 못가진 것,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투덜 거리지 않습니다. 그것 역시 투덜거려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투덜거릴 에너지로 이 상태에서 뭘 어떻게 즐겁게 할 수 있을까를 찾습니다. 저는 별거 없어요. 아무리 일이 바빠도 눈 딱감고 잠시 제껴 두고, 꼬박 꼬박 하루에 나의 시간 1시간 갖기를 합니다. 그 시간에 동네 안가본 골목을 산책하거나 사진기 들고 가서 매일 같은 장소를 찍어 봅니다. 지금이야 이나라 저나라 떠돌지만 서울에 살 때도, 스위스에 살 때도 마찬가지 였어요. 서울에 안가보신 골목 많으실걸요 ㅋㅋ 뭐 이런 소소한 거지만 그 한시간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빛나게 바꿔주는지 해보시면 아실거예요 ^^ 근데, 꼭 저걸 하라는 건 아닌거 아시죠? 각자 취향에 따라 찾으시면 됩니다. 저희는 그렇게 현재에 충실하다 더 용감해 져서 이렇게 떠돌이까지 된거고요 ㅎㅎ

 

이렇게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다보니 오히려 일도 더 잘풀려요. 오늘 내 능력 닿는대로 열심히 해 놓은 일은 대부분 내일 결과가 좋거든요. 뭐 그랬는데, 안좋으면 할 수 없는 거죠. 어쨌든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하며 거기에 그냥 만족합니다. 근데, 미리 안좋을 걸 걱정하느라 오늘부터 일이 손에 안잡혀 버리면 그 일은 분명 내일 망합니다 ㅋㅋ

이렇다보니 스트레스를 덜받아서 기분도 좋아요. 기분이 좋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기분좋게 대하고, 그럼 그들도 우리에게 기분좋게 대하죠. 그렇게 인연도 생기고, 일거리도 들어 오고...

 

그리고 블로그 유입 검색어 보니 욜로 스위스 부부라고 많이 들어오시길래 ㅋㅋㅋ

저희가 지향하는 YOLO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자면....

한번 사는 인생이라며 현재를 즐기기 위해 무리해서 뭘 하자는게 절대 아닙니다. 주변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또 내 마음에 무리없이 편안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 즐기며 살자는 겁니다.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자는 건 노는 것 뿐만 아니라 일에도 해당되는 거고요. 저희 워크홀릭이라고 위에 말씀 드렸죠? ㅋㅋ 일도 기왕 하는 것 잘해보자. 여행도 기왕 하는 것 잘해보자. 대신 최대한 하고 싶었던 것들은 미루지 말고, 상황 되는 대로 짬내서 부지런하게 다 해보자...이런게 저희가 생각하는 욜로 입니다. 그냥 무작정 씐나게 놀자는거 아녜요. 오해 없으시길...ㅎㅎ 

 

근데, 이러다 보면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부족한데요. ^^;; 사실 저는 잠을 많이 안자요. 하루에 4시간 정도?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자는 시간이 아깝거든요. 근데, 이건 저만 해당하는 이야기고, 오이군은 하루에 8시간 안자면 엄청나게 짜증쟁이로 변합니다. 밥때 지나면 무서워서 말도 못걸겠고요 ^^; 하루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 욕심내지 말고, 여유로운 슬로우 라이프가 오이군의 모토입니다. 잠 많이 자고, 밥 건너 뛰지 말자는 것 포함해서요 ㅎㅎ 어쨌든 결론은 둘다 하고 싶은 것은 미루지 않고 다 한다 입니다. 하루에 꼭 8시간 자기도 하고 싶은 것 하는거니까요 ㅎㅎ

 

말이 길어졌네요.

저희 이야기 보시는 분들도 모두 언제나 행복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두서없이 썼습니다.

오늘 치킨 집에서 치킨 먹다가 벽에 걸려 있는 말이 와 닿아서 공유하고 마무리 할께요.

행복은 인생의 목적지가 아니다. 인생의 여정이다.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너무 희생하지 마세요. 오늘 당장 소소한 행복들을 찾으세요.

 

 

 


Oh, life...You never cease to surprise me!

2020년 원더키디코로나의 해 11월에 덧붙이는 글

 

역시나 한국의 가을 하늘은 절대 실망시키는 법이 없네요

 

2020년, 원더키디코로나의 해!

어릴적엔 2020년에는 우주선 타고 달나라도 갈 줄 알았는데, 웬걸. 달나라는 고사하고, 옆나라도 못나가서 지난 4월 부터 한국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이유는 다들 아시겠지만 코로나 팬데믹.

블로그 정리하다 우연히 이 글을 다시 읽었는데, 정말이지 인생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맞네요, 맞아. 허 참.
그 누가 전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이런 시대가 도래할 것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올해 3월까지만해도 인도네시아에서 땀 뻘뻘 흘리며 다음 여행지인 말레이시아 숙소 예약하느라 정신없었는데, 누가 한달뒤에 비행기표 열댓장을 촤르르 취소당하고 한국으로 강제소환당할 줄 알았냐구요.

 

처음엔 뭘 어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 했는데, 또 시간이 지나니 나름 현재에 적응하게 되네요. 코로나 백신 나올 때까지 한국에서 여행할 때 처럼 에어비앤비 장기숙소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서울의 수많은 에어비앤비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가격을 일반적인 월세가로 낮추고, 장기투숙자를 찾더라고요. 저희도 급하게 전세집 안구해서 되니 편하고, 그들도 힘든 고비를 넘길 수 있으니 다행이고. 코로나의 끝이 안보여서 여행을 이대로 중단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도 했봤으나 역시 그건 역시 안되겠네요. 아직은 에피타이저만 먹고, 식사를 못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 도저히 감질나서 안되겠구요, 잠시 한박자 기일~게 쉬고 여행 이어갑니다. 계속 지켜봐 주세요!

 

가끔씩 인스타에서 감자오이 생존체크도 부탁드려요. 저희 생존보고는 인스타에 하고 있거든요. ^^

@NomadsLunaKiKi 입니다. 

 

황당한 코로나의 세상이 왔지만 그래도 삶은 이어지고, 인생은 (생각하기에 따라)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이 위기 함께 극복해서 코로나 보란 듯이 하고 싶은 일 다 이루면서 언제나 행복하자구요. ^^

코로나를 가장 빨리 극복하는 방법은 일단은 집콕이고요, 둘째는 마스크랍니다. 부득이 하게 나가야 하면 입과 코 둘다 잘 가려서 마스크 꼭 챙겨 쓰시고요, 되도록이면 집콕합시다! ^^ (좀이 쑤셔서 미칠 것 같...ㄷㄷㄷ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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