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병신년 비켜라, 정유년이 온다!

닭띠 오이군! 올해 좋은 일 가득 가득 대박 나시유~ ^^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병신년이 끝났다. 개인적으론 사실 좋은 일이 많았던 해 였지만 나라가 시끄러워 늘 뭔가 어수선 했던 한해였다. 정유년 새해에는 병아리가 알에서 탁~! 깨어나듯 밝은 세상이 확~! 열렸으면 좋겠다.



   2016년 해넘기기



제주는 겨울이 따뜻해서 겨우내 초봄의 느낌이 난다. 11월엔 황량한 들판대신 주황빛 감귤이 주렁 주렁 매달려 있었고, 12월엔 여기 저기 붉은 동백과 이름 모를 주황색 꽃이 들판을 뒤덮었다. 작년에 폭설이 내렸다고 해서 눈 좋아하는 오이군은 내심 기대했는데, 어딜가도 온통 꽃 천지. 같은 나라인데도 제주도는 이렇게 분위기가 다를 줄 난 정말 몰랐었다. ㅋ


한해의 마지막 날도 마찬가지였다.

파아란 하늘과 물빠진 해변 위에 드러난 해초가 초록초록한 잔디밭 같아서 연말이라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았지만 어쨌든 우리는 해넘이와 해맞이를 위해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2016년의 마지막 태양이 장렬하게 불타오르며 저편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해변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며 마지막 흔적을 온세상에 뿌려 보려는 듯 보였지만, 갈 녀석은 깔끔하게 어서 가거라. 그래야 또 새 해가 뜨지. 


사실 나는 2016년이 고마웠다.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은 한해였다. 일년내내 전국을 떠돌았고, 제주살이를 해보았고, 이나라 저나라 구경 갈 일도 많았다. 그 가운데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오이군하고도 무탈하게 잘 지냈으며, 가족들도 건강하게 한해를 보냈다. 좋아하는 것들이 일이 되 주어 달짝지근한 콩고물이 떨어지기도 했고, 감사한 제안들도 간간히 받게 되었다. 


그래서 2016년이 떠나는 것이 섭섭하고 아쉽지만 2017년에 떠오르는 해들도 좋은 추억을 많이 안겨 주겠지? 응? 그럴거지??



성산일출봉에 도착하자 2016년의 마지막 해가 저편으로 꼴딱 넘어갔다.


안녕, 나의 아름다왔던 전국일주의 해, 2016!

.



   성산일출축제 이모저모



성산일출봉 축제는 12월 30일부터 1월 1일 아침까지 이어지는데, 사실 우리는 30일 밤에 먼저 축제장을 찾았었다. 프로그램에 밤 10시까지 야시장이 운영된다고 써 있길래 여기서 밥이나 먹고 분위기좀 느낄까 했더니만 사람이 없어서 7시에 모두 폐장. 밤 10시까지 풍등 날리기도 할 수 있고 어쩌고 써 있드만 황량하게 불꺼진 성산일출봉이 우리를 맞이했었다.


그러나 31일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이 부근 주민들도 다 온 것 같고, 육지 여기저기서 내려온 관광객들도 잔뜩 있어서 우리나라 각 지방의 사투리들이 다양하게 들려왔다. 오이군을 비롯해 외국인들도 간간히 눈에 띄어 진정한 국제적인 제주의 축제 분위기가 났다.

그래~ 바도 이 느낌이야!


겨울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군고구마. 귀여운 축제 도우미 학생들이 팔고 있는 듯


그러나 감자 아줌마, 오이 아저씨는 막걸리가 더 땡겨요 ^^;; 제주도의 싱싱한 해물이 듬뿍 든 해물볶음우동과 함께


제주도민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유네스코 해녀 아주머니들의 물질 공연을 비롯해서 학생 악단의 연주, 노래, 춤 그리고 어르신들의 무용과 난타공연까지


곧 12시가 땡땡 치면 호박으로 변신할...이 아니라 활활 타오를 새해 달집



부스에서는 귤, 흑돼지, 한우 등등 지역 특산품들과 다양한 수공예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직접 공예 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코너도 있었다. 그 공예품 중에 멋진 켈리그래피로 카드를 써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추억의 뽑기 코너에서는 종이 쪽지를 뽑아 여러가지 불량식품을 골라 먹을 수 있었는데, 오이군에게 어릴 적 추억을 알려 주며 불량식품의 신세계를 열어 주었다. 마침 곳곳에 장작 난로도 설치되어 있어 쫀득이를 뽑아 오손도손 숯검뎅이 묻혀가며 구워 먹었다는 ㅋㅋㅋ 난로에서 불쬐던 사람들이 외국인이 컴컴한데 뭘 구워 손가락 쪽쪽 빨아 가며 먹고 있으니 궁금한지 쳐다보며 수근거리더라. 

뭐야? 뭘 줏어 먹어? / 뭐 굽는데? / 저게 뭔데? / 음...? 쫀득이다 쫀득이. ㅋㅋㅋㅋㅋ

호박꿀 들어있는 긴 쫀득이는 구공탄 구멍에 넣고 구워야 제맛인데 숯불밖에 없어서 살짝 아쉬웠다 ^^;




그리고 이곳에도 요즘 인기리에 어떤 관광지를 가도 마주칠 수 있는 느린우체통 서비스가 있었다. 소망 엽서라고, 제주의 멋진 풍경이 담긴 엽서에 내용과 주소를 쓰면 1년 뒤 12월에 배달을 해준다고 한다. 해외도 보내줄거니까 떨지말고 다 쓰라고 하셔서 오이군도 가족들에게 1년뒤 새해 카드를 미리 작성했다. 


새해 이벤트에 빠지면 섭섭한 소망카드 매달기


새해에도 세상 곳곳의 맛난 것 다 먹고 댕기자! ^^



   2017년 새해 카운트다운



먹고 즐기는 사이 어느덧 자정이 다가왔다. 우리는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축제장 풍경을 한눈에 담기 위에 왼쪽 언덕위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성산일출봉과 인증샷 남기기.


축제장 풍경.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무대를 애워ㅆ고, 연두색 천막들은 먹거리 장터, 빨간 천막들은 각종 상점과 즐길거리이다



성산일출봉은 저녁 6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1월 1일 아침 6시부터 일출제를 위한 입산이 허용되는데, 총 15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한다고 한다. 정상에 공간도 좁은데, 제까지 지낼 예정인지라 1500명도 어찌 다 들어갈까 궁금하다.


새해를 앞둔 몇시간 전, 고요한 모습의 성산일출봉 위로 둥실 둥실 풍등들이 날아간다. 사진 윗쪽 산위로 흰 줄같은 것이 보이는데, 이것이 풍등이 날아간 흔적. ^^;;


드디어 새해를 몇분 남겨두고 성산일출봉이 오묘한 불빛을 받고 있다. 두근 두근 긴장되는 순간!



10, 9, 8, 7, 6, 5, 4, 3, 2, 1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함성과 함께 리본들이 흩날리고 산 중턱에서 불이 쉬이익 날아 왔다.



그 불은 달집에 떨어졌고, 거대한 불길이 웅장하게 하늘로 치솟으며 새해의 시작을 알렸다.

아~ 가슴 벅차 올라 >_<

거대한 불길은 참 오묘하게 사람 마음을 벅차게 한다. 막 불주변에서 춤추며 돌던 원시인들의 감성이 내 안에서 살아나려는 무렵 펑~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거대한 꽃 한송이가 피어났다. 신년맞이 불꽃놀이.

아름다운 불꽃 한발을 선두로 신년을 알리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10분간 이어졌다. 



아아아~ 너무 황홀해. 뒷배경으로 포스 넘치는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그 앞엔 열기에 들뜬 사람들이 큰 불을 둘러 싸고 있고, 하늘에서는 폭죽이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내가 기대했던 진정한 새해 맞이의 모습이 바로 이곳에 있었다. 왜 여지껏 한번도 와보질 않았을까.

그런데, 불꽃이 너무 높이 올라가서 큰 불꽃들은 모닥불, 성산일출봉과 한 프레임에 안담기는구나. 군중들의 열기와 함께 이번에 새로나온 광각렌즈를 하나 사고 싶다는 지름신이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을 느끼며 나의 새해는 시작되었다.



불꽃놀이도 모두 끝나자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주변은 DJ와 함께한 90년대 클럽으로 변신. 레이저 쏘고, HOT의 캔디가 흘러나오고 난리가 났다. 오랜만에 가사 전부 아는 노래들이 메들리로 나오니 흥많은 언니 간만에 신이 나서 인증샷 찍기가 너무 힘들더라. 야간 장노출 사진이라 망부석처럼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 ^^;



광장에는 관객들과 함께한 클럽이 약 한시간 정도 이어지고, 내일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해 밤을 샐 사람들을 위해 밤새 모닥불이 타탁인다. 

우리는 새해맞이 축제에 가는 것을 좋아해서 여지껏 종각, 런던, 시드니, 파리, 스위스, 등등 여러 나라들을 탐방했는데, 성산일출축제만큼 진짜 축제같이 느껴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대부분 카운트 다운하고, 불꽃 조금 쏘고 끝인데, 이곳엔 모닥불이 있고, 파티가 있고, 음식이 있고, 다음날 해맞이 까지 이어져서 전천 후 새해 맞이를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밤새 모닥불 주변을 돌며 춤을 추고, 영화를 봤냐고? (밤새는 사람들을위해 밤새 영화 상영이 있었다)

천만의 말씀. 내일의 빛나는 해를 제정신으로 보려면 수면을 좀 취해 한다. ^^; 미리 차에 이불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기 때문에 주차장 차안에서 짧지만 달콤했던 2017년의 첫날밤을 보냈다...라고 쓰고 싶은데, 왜 자꾸 사람들이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건드려서 여기 저기 경보기가 울리고 난린건지. -_-; 하나도 못자고, 비몽사몽 2017년의 첫 아침을 맞이 했다.



   Welcome to 2017! 신년 해맞이


반갑다, 2017! 새해 소원비세요, 여러분 ^^


아침 6시 45분. 겨우 잠에 들려고 하는데, 알람이 울려버렸다.

6시 성산일출봉에 올라가는 줄은 새벽 3시 30분 부터 서기 시작한다기에 우리는 전날 이미 깨끗이 포기하고, 알람도 저 시간에 맞춰 두었다. 

알람이 들리자 이불을 둘둘 마는 오이군을 차에서 끄집어 내서 편의점 차 한잔을 들고 광치기 해변을 걷기 시작. 해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풍등을 날리며 해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일어나보니 일출봉뒤로 구름이 잔뜩 껴 있어서 오늘은 일출을 못볼 줄 알았는데, 예정 시간 7시 37분을 훨씬 지나 거의 8시가 다 되어서 반가운 아침해가 환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 금빛 찬란한 2017년도의 첫해!


조금 게으르게 올라왔지만 역시나 화사한 금빛으로 온 대지를 물들이며 설레임을 안겨 준다. 

그나저나 제주는 새해 해맞이 하는데, 이렇게 따뜻할 수가. 전에 정동진에서 맞을 때는 코가 뒷통수에 붙어는 있는지 손가락으로 셔터를 누르는 건지 발까락은 여전히 다섯개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만큼 추웠는데, 제주는 따뜻한 햇살에 곧 점퍼도 벗어야 할 것 같았다. 실제로 아침 기온이 7-8도에 달했다는. 한낮에는 15도까지 올라가더라. 늘 겨울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노래를 했는데, 멀리 다른 나라 갈 필요가 없었구나. 우리나라 제주가 해답이었어!


2017년 첫 해와 함께. 비몽사몽 세수도 제대로 못했으니 얼굴은 안나오게 인증샷 ^^;; 



그런데 보고 있자니 해가 어째 밍기적 떠올라서 행여나 오이군처럼 다시 잔다고 구름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갈까 싶어 받쳐들어야만 할 것 같았다.^^

겸사겸사 새해의 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며 소원도 빌고.


다시 축제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 멀리 연인이 햇살아래 아름답길래 한컷 남겼는데, 집에서 확대해 보니 여자 둘이네. ^^;




   2017인분의 떡국



이대로 집에 가면 뭔가 섭섭하지. 새해축제의 마무리는 떡국 나눔으로. 

저 초대형 가마솥에 끓인 떡국을 축제에 왔던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모두 2017인분이라고한다. 다같이 커다란 솥 둘레에 모여 숫가락으로 푹푹 퍼서 먹...으면 재밌겠지만 공간상 불가능하고, 위생 문제도 있으니 성산읍새마을부녀회에서 깔끔하게 컵에 담아 주신다. ^^;


새해 첫 식사, 맛난 떡국 감사했습니다 ^^ 


사실 우리가 사진찍느라고 해맞이를 길게 하는 바람에 광장으로 돌아 왔을 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집에 가고 그 복작복작하던 광장이 거의 텅 비어 있었다.


축제위원장님이 폐회사를 하실 때는 심지어 관중석에는 오이군 홀로 ^^;;



지난 밤 그 화려했던 달집도 모두 타고 이렇게 장작 몇개만 남았다.

아~ 이제 정말 새해의 하루가 시작하는 모양이다.

즐거웠던 새해의 시작, 올해도 온통 재밌는 일들로 가득하기를!



여러분 새해 복 드으으으으음~~~~~뿍 받으세요! ^^



신고

©

모든 사진과 게시글 내용은 포스팅 URL 링크 공유만 가능합니다. 스크랩, 복제, 배포, 전시, 공연 및 공중송신 (포맷 변경도 포함) 등 어떤 형태로도 토종감자 수입오이의 세계여행 블로그 소유자, 심상은에게 허가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용허가 신청방법은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용허가신청방법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