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적절한 나이는 언제일까?

독서의 계절 가을입니다, 책으로 세상구경 떠나보실까요?

호주 프레쉬 워터 비치에서 만난 노부부. 티격 태격하면서도 어딜가도 손을 꼬옥 붙잡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거울을 보다가 요즘들어 부쩍 삐죽 삐죽 솟아 오르는 흰머리가 많아진 것 같아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내가 아주 어릴 적, 아직 엄마가 30대셨을 때, 엄마의 친구분들이 놀러 오시면 서로 어머 기지배야~하고 부르며 마음은 청준인데, 우리 몸만 늙었다, 야~ 하시는 걸 종종 들었다. 그때는 어른들이 서로 기지배라 부르며 마음은 십대라고 우기시는(?) 것을 들으며 피식 웃고는 했는데(나는 그때 겨우 6-7살이었는데도 그게 어딘지 웃겨 보였다), 내가 딱 바로 그 느낌을 온몸으로 이해하게 될 줄이야. 정말이지, 스무살 때 배낭을 메고, 세상을 향해 야심만만하게 너를 내가 다 빈틈없이 밟아주겠다고 외쳤던 그때가 불과 1-2년전 같이 느껴지는데, 이미 난 머리에 삐죽 삐죽 하얗게 올라오는 얘들을 새치가 아니라 흰머리라 불러야 할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이들어 무릎 시려 못걷기 전에 어서 하나라도 더 봐야해! >__<


지금 해야 하느니라...많이 봐야해애...zzz


아마 그래서 나는 더 여행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이 먹는 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나이 먹으면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



그러다 얼마전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여행에 나이가 어딨어?

내가 늙으면 못간다며 종종거리며 과하게 집착하는 여행을 60-7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거뜬하게 하고 있다는 이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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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는 해 줘야 내가 뭘 좀 한 것 같...ㅋㅋ


여기서 잠깐. 여행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나에게 있어 여행은 한달씩 이어지는 트레킹이라든지, 자전거 하이킹, 캠핑 등 몸으로 충분히 뛰어주는 이동 및 관광을 의미한다. 차타고, 호텔에 머물며 눈으로 구경만하는 여행은 해도 뭘 한 것 같지 않고, 취향도 아니라 영 감질이 난다는 말씀. 몸으로 뛰어야 뭘 좀 했구나 싶은 육체적인(...음?) 인간형이라 여행도 적당히 과격(?)한 것을 좋아하는데, 이게 나이 먹으면 몸이 말을 안들어서 못할까봐 마음 한구석이 불안한거다.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이들은 그런 나의 불안과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가슴설레였던 스카이다이빙, 내가 70살에도 책속의 그들처럼 다시 또 도전할 수 있을까?


61살에 조류가 센 템즈강을 수영으로 건넌 매슈, 70대에도 여전히 혼자서 히치하이킹 세계여행을 즐기는 힐러리, 70살에 아프리카로 건너가 고아가 된 사자들을 돌보기 시작한 조이스, 60살 생일 기념으로 영국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 일본을 거쳐 남북 아메리카를 모두 둘러 본 후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앤...그 중에서도 앤은 현재 66살임에도 여전히 자전거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정말이지 내가 그 나이엔 이미 할 수 없을거라고 단정지어버린 다양한 여행들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나이에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그들은 남들보다 특별히 더 건강하고 체력관리를 잘 해왔겠지. 일반인은 아닐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게중에는 이미 40대에 뇌졸증으로 쓰러졌던 앤시먼같은 사람도 있다. 그녀는 자가 면역질환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신체 건강한 성인 남녀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남인도 같은 곳을 여행했다.

아 뭐 물론 건강관리를 잘하면 더 오래 오래 즐겁게 여행하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러나 내가 딱히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여행 또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못할거라 단정 짓진 말자.



처음엔 제목만 보고 장년층 읽으라며 출간된 이야기구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20-30대 여행자에게 더욱 큰 힘이 되고, 용기를 주는 내용인 듯 하다. 그래. 60대, 70대에도 하는데, 아직은 젊은 우리가 두려울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60-70대가 되더라도 우리의 여행은 절대 끝나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읽으면서 여행중독인 나는 어딘지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달까. ^^


세상을 향한 끝나지 않는 모험이야기. 쌀쌀한 가을 바람 솔솔 부는 요즘 인생의 황혼기에 20-30대에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모험을 찾아 나선 이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책속 세계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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