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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ia | 태평양의 섬들/Mariana Islands | 사이판, 로타, 티니안
[로타] 지금 우리가 있어야 할 곳 테테토 비치
2016. 8. 5. 20:16

이 여름 순간이동하고 싶은 해변
그럼 "더위가 뭐예요?" 라고 묻겠지

 

 

덥다 더워.

더워서 피서를 온다고 왔는데, 어딜가나 사람이 너무 많다. 사람에 치이니 예쁜 풍경도 눈에 들어 오질 않고, 더위를 피하러 갔는데, 더위가 졸졸 인파타고 따라오는 느낌.

어서 성수기가 끝나버리기를 고대하며 바다물에 몸을 반쯤 담그고, 사방에서 튜브타고 밀려들어오는 아이들을 막아내다보니 그때 그 한적했던 바다가 떠올랐다.

로타 섬의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만 같았던 그 아름다운 해변이...

 

 

 

 

 

이 해변, 너 다가져!

 

해변에 도착. 차창밖으로 보이는 그림같은 해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 아.무.도 없었다

 

로타섬의 테테토 비치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 해변, 너 다 가져~

 

 

관련글 순수함으로의 초대, 로타섬 볼거리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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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i.kr

 

 

심장 폭격하는 블루 그라데이션

 

차창 밖으로 내다본 풍경이 믿겨지지 않아 눈을 꿈뻑이며 어정쩡하게 차에서 내렸다. 우리에게나 너무나 잘 알려진 휴양지, 사이판에서 속도가 느린 경비행기를 타고 겨우 30분 날아왔는데, 이렇게 별세계라니. 무인도도 아니고, 사람이 사는 마을에 소형 리조트와 호텔도 몇개 들어와 있는 섬인데도 말이다.

 

 

분명 이 섬에서 제일 유명한 해변이라고 들었는데, 그 멋드러진 해변에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우리 일행들만 우와~소리를 내지르며 셔터 소리를 메아리로 달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여행사 광고에서 보던 그런 그림같은 바다가 눈앞에 현실로 펼쳐졌다. 

정말 현실 맞나? 손으로 건드리면 홀로그램처럼 사라지는 거 아냐?

 

  파도라 부르기도 무안한 잔잔한 바다

 

현실인지 아닌지는 들어가 보면 알지.

기분좋게 시원한 바닷물, 

다리를 가볍게 어루만지는 잔잔한 파도,

햇살에 빛나며 발가락 사이를 간지르는 모래까지.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을 보니 진짜 맞구나~

 

 

너무나 잔잔하고, 맑고 투명했던 바다는 그 누가 서서 별 포즈 안잡아도 인생샷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풍경이 너무 멋져 장소만 정신없이 담느라 내 사진 한장 남기는 것을 잊어 버렸네. 다행히 함께 했던 일행이 내가 사진 찍고 있는 모습을 담아 주셨는데....

 

 

 

 

Photographer 최정수

 

푸핫. 

대체 어떤 대작을 남기겠다며 저렇게까지...

아마 너무 너무 멋진 풍경에 열정이 넘쳤던가보다. 열대 섬이라 더울 수도 있었을텐데, 사실 바닷바람이 상쾌하게 불고, 그렇게 습하지 않아서 쾌적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저런 자세까지 취해가며 사진찍을 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요즘같이 습하고, 더웠더라면 사진은 고사하고, 핸드폰 카메라 켜는 것도 귀찮았을 텐데 말이다.

 

저 대성통곡하는 여자 자세로 남긴 사진이 아마 이것인 듯

 

바다는 더없이 잔잔했는데, 이상하게 파도 소리는 무지 크게 들린다. 그래서 멀리 바라보니 잔잔한 해변 뒤로는 암초지대가 있는지 그곳에서 커다란 파도가 전부 부서지고 있었다. 산호초인지 암초인지가 큰 파도를 전부 막아줘서 테테토 비치는 늘 잔잔한 상태를 유지한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 듯한 느낌의 해변인데, 의외로 해변에 약간의 편의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운치 넘치는 야자수 파라솔 테이블 몇개와 그 주변에 통나무의자가 놓여있다. 해변의 오른쪽 끝에는 불을 피워 바베큐를 할 수 있도록 불자리도 마련되어 있으니 마을에서 장을 봐와 바베큐 피크닉을 하고 물놀이를 하거나 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잉여로울 권리를 누리다 보면 올여름 더위와는 영원히 작별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선을 낮추면 보이는 것들. 누워서 보면 딱 좋겠으나 나는 아마 이때도 저 위의 우는 여자 자세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
하얀 모래사장 위에 싱그럽게 돋아나는 맹그로브나무의 새싹들
누구네 집인지 대문 장식이 운치있다 ^^

 

일행이 가지고 있던 드론인데, 우리주변을 틈틈히 날아다니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이날은 사진이 직업이거나 찍는 것이 생활인 사람들과 함께했는데, 카메라 하나로 이렇게 즐거울 수 있는 그룹이 있다니. 해변에 놀러와서 수영보다 사진기를 먼저 들이대는 공통의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라 드론은 우리에게 80년대의 마이클잭슨만큼이나 인기있는 존재였다. 그날 우리에겐 그림같은 해변, 멋진 풍경을 담는 것이 물에 뛰어들어 노는 것 보다 더위를 날려주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

 

 

 

 

금강산도 식후경? Nono, 우린 일단 물놀이보다 밥보다 사진이 먼저!

 

너무나 아름다왔던 테테토 해변, 더위같은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상쾌한 이곳을 담고 있자니 당연히 물놀이 좋아하는 오이군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우리의 여행지는 말 안해도 뻔하게 결정 난 듯. 

See you again, Tete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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