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자전거타고 월영교로 고고씽
그린도시 안동을 알차게 즐기는 방법
안동의 여러 볼거리 중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은 월영교. 안동댐 근처에 있는 나무다리로 한국에서 가장 긴 목책교이기도 하다. 원이엄마 부부의 사랑을 이어 주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2003년 조성한 것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은 사계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부근의 나무들이 전부 벚나무라 요즘 온통 벚꽃으로 둘러싸여 감동적인 모습을 선사할 것이다.
원이 엄마 이야기
1998년 안동에서 택지 조성을 위해 그곳에 있던 묘소를 이장하던 가운데 한 남자의 관에서 편지 하나와 미투리가 나왔다. 그런데, 그 내용이 읽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었으니 아내가 31살의 젊은 나이로 떠나가는 남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이었다.
'함께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함께 살자 하더니 어찌 나를 두고 떠났나요. 나와 어린아이는 어찌 살라고 먼저 갔나요. 당신은 내 마음을 어찌 가져갔고, 나는 당신 마음을 어찌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었죠...‘
대략 이런 내용과 함께 자신의 머리카락로 짠 미투리를 관속에 넣어 두었다는 것이다. 미투리를 신어보지도 못하고 갔다는 내용도 있어 더욱 마음을 짠하게 한다. 해서 안동시는 그들의 사랑을 사후에서라도 연결해 주자는 뜻으로 이 다리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름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월영교라 짓게 되었다.
그런데, 이 다리의 위치가 안동 시내에서 조금 많이 떨어져 있어서 차가 없는 뚜벅이 여행자들은 이를 구경하러 가기가 조금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버스가 다닌다고 하지만 대도시와 달리 안동에는 버스가 그리 자주 있지 않아 시간 맞추기 번거롭고, 택시는 요금이 슬쩍 부담이 된다.
그래서 이 월영교를 버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무료 자전거를 이용해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드리려고 한다.
안동 시니어클럽에서는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녹색자전거무료대여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누구나 신분증만 제시하면 2시간 동안 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월영교는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녹색자전거 대여소인 영가대교 북단이나 탈춤축제장에서 자전거로 약 15-2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2시간이면 다리 주변을 구경하고, 돌아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안동댐에서 안동역 뒤쪽까지의 낙동강 시민공원은 자전거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을 뿐 아니라 곳곳에 무료 타이어 공기주입기까지 설치되어 있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타이어 공기주입부분에 노즐을 대고, 기계의 하얀 스위치를 누른다. 그러면 자동으로 공기가 타이어 안으로 밀려 들어 간다. 뭐 사실 무료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렸다면 다 이미 관리가 되어 있어 이를 이용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만약을 대비해 알아두도록 하자.
자전거를 빌렸다면 낙동강 주변을 마음껏 누벼보자. 월영교가 아니더라도 강가를 달리는 것만으로 이미 여행의 즐거움을 가득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길은 낙동강 국토종주길과 이어져 있어 아주 잘 닦여 있다. 사람도 별로 없어서 서울의 한강이나 수도권 지방하천의 분주함과는 전혀 다른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영가대교에서 약 3km 정도 달리면 드디어 월영교가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시간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월영교는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없으니 구경만 하고, 그 다음다리인 영락교를 건너 안동민속박물관 쪽으로 가보자. 안동댐 때문에 수장될 뻔 했던 가옥들을 옮겨와 작은 민속촌을 만들었다. 그 앞에는 낙동강 전망을 가진 카페나 음식점도 있으니 가볍게 차나 커피 한잔하며 목을 축여도 좋겠다.
이도 저도 싫으면 그냥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해도 된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안동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으니 주말, 안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무료자전거를 기억하시길 바란다.
녹색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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