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온 동네가 벚꽃 길

미식의 도시엔 예쁜 꽃도 많다네


벚꽃이 하늘 하늘 흩날리는 꽃길을 따라 우리는 대망의 세번째 기착지, 통영에 도착했다. 두달간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미식의 도시 통영. 그렇게 맛난 해산물 요리가 많다는데, 요리보다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온동네 그득히 피어있던 벚꽃이었다.


오이군이 없었던 한달이 훌쩍 지나고, 지난 주 금요일 통영에서 감동의 상봉(내가 수퍼마켓 간 사이에 오이군 혼자 집에 도착해 있었던)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새로운 보금자리의 포근한 침대를 길게 누릴 겨를도 없이 벚꽃 축제장으로 향했다. 일요일엔 비소식이 있어서 여리여리한 꽃잎들이 다 떨어져 버릴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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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숫골 벚꽃 축제장 가는 길목 횡단보도


진해에 군항제를 보러 갈까 살짝 고민했으나 통영도 어딜가나 가로수가 벚꽃이어서 딱히 사람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진해까지 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동네 신고식 겸 찾은 통영 봉숫골 벚꽃축제. 


축제는 통영중학교 앞 봉평사거리부터 미륵산아래 용화사 올라가는 입구인 용화사광장까지라고 했는데, 사실 어디나 벚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서 사람 많은 것을 좋아 하지 않는다면 그냥 발길 닫는 아무 길이나 돌아다녀도 무방하겠다.



축제가 열리는 구간에는 교통을 통제하여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었다. 사람들이 많기는 했는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어서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벚꽃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니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옥수수가 팝콘이 되어 튀어 오르던 장면이 떠올랐다. 튀어오르던 팝콘이 정지영상으로 공중에 멈춰 있는 듯, 벚꽃이 하늘을 가득 메운 봉평사거리.



그나저나 전국에 벚나무가 이리 많은데, 왜 먹을 수 있는 커다랗고 달달한 체리를 심지 않고, 쬐그맣고 맛도 없는 녀석들만 심는지 모르겠다. 기후가 추워서라고 하기에는 오이군의 고향 스위스에는 길에 많이 심어져 있단 말이다. 여름에 수확해서 체리 축제도 하면 좋으련만.



그냥 걸어만 다녀도 축제 분위기 팍팍나게 해주는 키다리 아저씨



흩날리는 벚꽃 보며 들으면 더 없이 멋드러진 통기타 거리공연



인형같이 고왔던 아가씨들은 재능기부하러 온 고등학생들 이라고!



 국악 관현악단 '더불어 숲'의 공연. 산 위쪽 숲속에서 들으니 정말 악단 이름처럼 숲과 더불어 자연과 혼연일치되는 느낌이 들더라


미륵산기슭, 용화사 광장은 메인행사가 진행되는 곳으로 난타, 사물놀이, 합기도 시범, 통기타, 우쿠렐레공연, 전통무용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었던 물방울 떡. 말랑 말랑 투명한 젤리에 달콤한 시럽을 얹어 먹는다. 맛보다는 모양이 이뻐 먹게 되는 길거리 간식 (사진왼쪽)




축제장의 백미(?)인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거리의 놀이들을 뺴 놓을 수 없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소소한 놀이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벚꽃 터널 중간 중간에 아이들이 놓친 캐릭터 풍선들이 걸려 있어 분위기를 더했다. 놓친 아이는 서러웠겠지만 ^^;;



구수한 각설이 공연과 함께 열린 먹거리 장터




축제장에 왔는데, 먹거리 장터에서 막거리 한잔을 빼 놓을 수 있겠는가.

사실 나는 이날 꽃구경에 정신이 팔려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오이군이 파전에 막걸리를 먹겠다고 먼저 먹거리 장터로 향했다. 외국인도 사로잡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파전과 막걸리. 별그대에서 치맥대신 파전에 막걸리를 먹었더라면 중국에서 파+막 파티가 열렸을텐데... ^^;


그런데, 오늘은 파전보다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봄에만 먹을 수 있는 진달래 화전이 그것이었다. 여기에 향긋한 통영의 쑥까지 넣어서 쫄깃, 향긋, 달콤, 입안 가득 봄 향기기 퍼졌다. 원래 전 위에 진달래를 통으로 떡 붙여줘야 보기에도 이쁜데, 여기는 그냥 진달래를 막 찢어 넣어서 기대하던 모양은 아니었지만 맛이 좋아서 결국 추가주문까지 들어간 이날의 하이라이트.



사계절 길거리 건강식 옥수수가 빠질 수 없지!



메인 행사들이 끝났는데도 오후 늦게까지 축제장엔 사람들이 가득했다.

오자마자 통영 시민들을 다 마주친 듯 하다. 통영 신고식으로 제격 ^^

통영은 오이군은 물론이고 나도 처음 와 본 곳인데, 화사한 첫인상이 너무나 살가왔다. 앞으로의 두달을 상상하니 또다시 심장이 두근 두근. ^^


봄빛 가득한 통영의 벚꽃은 오늘도 한들 한들 창밖에서 손짓하고 있다.

축제는 끝났지만 이번 주말에 통영을 찾는다면 푸른 바다위로 벚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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