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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angwon | 강원도
평창 대관령 눈꽃 축제 현장 스케치
2016. 1. 30. 18:54

이한치한 겨울 눈놀이
눈이 안와도 눈축제는 계속됩니다 ^^

 

 

강원도의 눈구경한다며 원주로 온지 3주가 지나는데, 올해는 어째 강원도가 강원도답지가 않다. 눈이 펑펑오면 눈산 트래킹도 하고, 축제장도 가려고 했더니만 근 3주째 새파란 하늘만 지겹도록(?) 보고 있다. 눈이 잘 안온다던 남쪽은 폭설로 난리라는데, 눈의 나라 강원도가 웬일이람...이렇게 기다리다가는 꽃피고, 새울겠네. 그래서 아쉽지만 눈이 없어도 그냥 축제장을 찾기로 했다.

 

 

 

 

 

 

 

 

 

가는 길에 살짝 눈발이 흩날리기에 제주도의 폭설이 올라왔나 싶어 은근히 기대했는데, 그게 전부였다. 이렇게 눈이 없는데 눈축제를 하기는 하는 걸까? 축제장에 도착해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스키장처럼 인공눈을 이용해 눈조각을 전시해 놓았던 것이다. 다행히(?) 한파가 전국을 강타하여 문밖에 나서면 순식간에 귀가 떨어져 나가고, 손가락이 사라질 때라 일단 하얀 눈이 쌓여 있으니 진짜 겨울나라속으로 들어 온 기분이 나긴 하더라.

 

 

대관령 눈꽃축제는 1993년 시골 청년들 몇몇이 모여 시작한 것으로 올해 24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대관령이라니 웬지 목장이 있는 산위에서 축제가 진행될 것 같은데, 메인 행사는 대관령 면의 송천이라는 지방천위에서 열린다. 꽁꽁 언 하천위에 눈을 뿌려 눈조각장을 만들고, 빙판위에서는 얼음썰매나 전동카 등 여러가지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소박한 축제인데,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규모를 조금 키워 진행한다고 한다.

 

그나저나 2018년에도 이상기후로 강원도에 눈이 안오면 어쩌지? 인공눈으로 올림픽을 진행하면 국제적으로 민망한 일 아닌가. 지난번 야불리에 갔을 때 프랑스 스키강사들이 알프스에 비해 야불리는 눈이 너무 안온다고 불평하는 소리는 들었는데, 야불리는 한국에 비하면 매일이 폭설인 수준이었다. 유럽에서 적설량 때문에 평창 올림픽 유치에 대해 보이콧이 아니냐고 수근 거리는 소리를 가끔 듣는데, 2018년엔 눈이 아주 펑펑와서 그런 의혹을 깨끗이 잠재워 줬으면 좋겠다.

 

 

눈꽃 축제 요금표.

입장료는 4천원이고, 각종 놀이는 대부분 5천원 선이다. 입장권과 놀이를 전부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 타보자고 졸라주는 아이가 없는 관계로 (^^;) 우리는 고심끝에 스노우봅슬레이와 빙판 전동카를 타보기로 했다.

봅슬레이장으로 내려가는데, 축제 마스코트인 눈동이가 우리를 발견(?)하고 다가와 사진을 찍자고 한다. 보통 반대 아닌가? 평일이어서 한산하다보니 눈동이 알바생이 심심했던 모양이다 ^^; 캐릭터 알바가 여름에는 최악의 알바일 것 같은데, 이날같이 칼바람이 몰아치던 날에는 바람도 든든히 막아주는 코스튬 덕분에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눈썰매는 5천원에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데, 봅슬레이는 계속타면 트렉이 마모되서 인지 5번으로 제한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눈썰매보다 조금 더 스릴 있어서 우리같이 다큰 어린이가 놀기에 더 적합하다. ^^;

 

오이군은 똑바로 잘 내려가는데, 나는 왜 자꾸 뒤로 내려가나 무섭게스리...-_-; 똑바로 내려가는 것도 스킬이 필요한갑다...
얏호~ 눈만난 알프스 소년! 

 

포토 존으로 움집도 준비되어 있다. 저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라는데...

 

 

엄청 조그만 공간이라 오이군은 포기했고, 나는 사진을 위해 이 한몸 바쳐서 기어들어갔다.

신기하게 별 것 아닌 짚으로 된 텐트인데도 안이 꽤나 따뜻하다. 

 

 

이것은 빙판위에서 타는 전동카!

세그웨이 비슷한 것과 전동카 중 고를 수 있는데, 전동카가 속도가 조금 더 빠르다기에 선택. 다만 사이즈가 어린이용이라 의자 뒷쪽에 걸트려 앉아야 하고, 발이 발판위에 다 들어가지 않는다는게 함정.

 

 

어쨌든 요즘 길에서 꼬마애들이 이와 비슷한 리모콘으로 조정가능한 전동카를 몰고 다녀서 부러웠는데, 한풀이할 기회가 생겼다 ^^; 내가 어릴적엔 어린이 TV 시리즈 천사들의 합창에서 마리아 호아키나랑 그 남자친구가 타고다녀서 경이로움을 금치 못했는데, 요즘엔 영화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 전동카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할머니 같지만 한마디 해야겠다. 아, 세상 참 좋아 졌네...

 

얼음 놀이장 주변에는 여러 간이 음식점 텐트들과 빙어잡기 체험하는 곳도 있어서 눈놀이를 즐기다가 추위를 녹이며 식사도 할 수 있다.

 

 

평일에 끝날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엄청나게 춥기까지해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눈치보지 않고, 신나게 빙판위를 누볐다.

놀거리를 즐기고 이번에는 눈조각 전시장으로 향했다.

 

 

 

 

 

 

 

 

 

입구의 독립문을 지나면 눈으로 전통 골목길을 재현해 놓았는데, 그 사이를 걸으니 정말 눈이 가득 내린 시골길을 걷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장독 뚜껑깨먹고 꾸중듣고 바깥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아이 (재현중) ^^;

 

스노우 키즈파크에는 디즈니 성과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캐릭터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뽀로로는 오이군의 스위스 조카들도 좋아하는 자랑스러운 한국 캐릭터다.

 

 

눈으로 만든 미로도 있다. 나름 커서 중간 중간 길을 잃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미로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높은 곳에 올라가 다른 사람들이 헤메는 걸 감상하는 것 ^^;

 

 

눈이 아니라 얼음으로 만든 미끄럼도 있다. 비닐 포대 한장을 깔고 타는거라 엉덩이가 좀 아프지만 속도가 빨라 스릴 만점.

 

 

그런데, 남자는 여자보다 조금 더 아픈 모양이다. 오이군이 신나게 내려오더니 바닥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질 못한다. 뭐 그렇게 까지 아프냐고 물었더니 여자는 절대 모를거라고...풉 ^^;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진짜 이글루도 있다. 차가운 얼음집이 추위를 막는데 뭐 그리 큰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정말이지 이글루 안은 놀랍도록 따뜻하다. 안에서 사람들이 더운 입김을 뿜어내는데도 얼음이 녹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신기하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기념하며 올림픽 경기 종목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컬링을 해 보았는데, 스톤을 미끄러뜨려 원 안에 멈추는 위치에따라 득점하는 경기로 볼링처럼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은 스포츠이다. 스위스에는 컬링장이 종종 있어 친구들가 가끔 가서 게임을 하고 놀곤 했었다.

 

 

 

 

 

다만 이날은 야외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것이다보니 컬링 전용 미끄럼 방지 신발이 없어서 빙판위에서 무거운 스톤을 밀어내기가 엄청나게 어려웠다. 스톤에 오히려 사람이 밀려 넘어지기가 일쑤 ^^; 그래도 가족, 친구들과 모여 넘어지고, 응원해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주말에는 크로스 컨트리, 즉 산위에서 내려오기 보다는 평평한 길을 걷도록 설계된 스키를 체험해 볼 수 도 있다. (유료)

 

추운 것을 싫어하는 나는 겨울에 집 문밖에 나가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요하는 일인데, 막상 나와보니 신이나서 누구보다 신나게 놀다 온 것 같다. 추운 겨울 춥다고 움츠려 있기 보다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겨울 축제장을 찾아가 웃음으로 추위를 잊어보는 것도 즐거운 겨울나기의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대관령 눈꽃축제

홈페이지   www.snowfestival.net
기간   2016년 2월 10일까지
입장료   4천원, 각종 놀이 시설 3천-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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