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서 즐기는 황제스키

중국의 대자연을 마주하다


 중국 야불리 클럽메드가 있는 스키장의 빨간 곤돌라가 새하얀 풍경와 그림같이 어울린다


수북히 쌓인 자연설,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하얀 카펫 위에 바람이 불면 뽀송 뽀송한 파우더 눈이 요정의 가루처럼 흩날리고, 어쩌다 넘어져도 푹신한 눈이 포근하게 받아주는 그런 곳에서의 라이딩. 스키 또는 보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스키장의 컨디션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그런 눈을 찾아 유럽의 알프스까지 가기는 조금 부담되고, 여지껏은 그나마 가까운 일본의 북해도가 가장 만만한(?) 대안이었다. 그런데, 땅덩이 넓은 나라 중국에서 이에 도전장을 던졌으니 바로 하얼빈의 동쪽, 야불리가 그곳이다.



야불리는 삿포로보다도 윗쪽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눈이 많이 내리고, 무엇보다 기온이 낮아서 겨우내 눈이 뽀송 뽀송한 상태를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에는 몇몇 스키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클럽메드이다.

클럽메드라고? 클럽메드는 클럽 메디터레니안, 즉 지중해 클럽이라는 뜻이 아닌가? 따라서 체인도 전부 푸른빛 열대 바다위에 있는 줄 알았는데, 뜬금 없이 웬 스키장? 스키장에도 클럽메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지인들이 심지어는 우리가 클럽메드 스키장에 간다고 하자, 중국 짝퉁이 아니냐는 질문까지 했었다. ^^;

사실 클럽메드는 지중해에서 시작했지만 그 규모가 커지며 고급 스키 리조트까지 영역을 넓히게 되었다. 아무래도 이름값을 해야하다보니 눈의 상태가 좋은 곳을 선별하여 위치하게 되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클럽메드 스키 리조트는 알프스 산위에 있다. 덕분에 우리에게는 약간 생소할 수 밖에 없는데, 사실 아시아 권역에도 클럽메드 스키리조트가 두곳 위치하고 있다. 눈 많이오기로 소문이 자자한 일본의 북해도와 이번에 우리가 다녀온 중국의 야불리가 바로 그곳.



우리는 더 트래블러 매거진클럽메드에서 공동진행했던 야불리 클럽메드 스키 리조트 5주년 기념 이벤트에 선정이 되어 12월의 어느 날, 전국일주를 하다말고 갑작스래 하얼빈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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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만장했던 야불리 가는 길

올 인클루시브에 비자는 안들어 갑니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하얼빈 부근


인천공항의 에서 이륙후 한시간 조금 못됬을까. 서해라고는 믿기지 않게 푸르렀던 바다를 보며 감탄한지 한시간이 채 안된 것 같은데, 온세상이 하얀색이다. 중국에 가는 줄 알았는데, 우리 북극에 가고 있는 건가? 평평하고 넓은 땅, 끝없는 새하얀 평원이 이어진다. 아~평화롭구나.


이렇게 앉아 있으니 지난 일주일 전의 삽질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이번 중국행은 참 어이없도록 복잡하게 출발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더 트래블러 측에서 연락을 받고, 급작스래 준비를 했지만 별로 걱정이 되지 않았다. 클럽메드는 올 인클루시브 여행으로, 예약하는 순간 클럽메드 측에서 비행기 티켓과 공항-호텔간 교통, 전일정 식사와 간식, 음료, 스키 리프트 패스, 스키 강습까지 전부 준비해 주기 때문이다. 스키 리조트다보니 대부분 스키로 일정을 보낼테고, 주변 여행이 하고 싶으면 리조트의 선택 관광을 한 두번 이용하면 되겠지. 그냥 여행날까지 가방이나 싸면서 대기하면 되는 것. 



새하얀 대륙의 매력. 이렇게 평평한 곳에 스키탈만한 산이 정말 있긴 한거야?


그런데 사실 여기에는 가방말고도 한가지 준비할 것이 더 있었다. 여행지가 중국, 즉 비자가 필요한 나라였던 것이다. 물론 우리도 중국이 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서로를 너무 믿고 있었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다. 클럽메드는 우리가 나름 여행 좀 해봤다 하니 여러번 거듭해서 강조하지 않아도 알아서 비자를 준비할 줄 알았고, 우리는 클럽메드를 패키지 여행사와 비슷한 개념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그쪽에서 알아서 비자 신청까지 해 주는 줄 알고 있었다. 비행기표를 그쪽에서 준비하고, 예약시 여권번호와 영문 성명 등등 개인정보를 가져가길래 그걸로 미국 ESTA처럼 전자 비자 같은게 신청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것이다. -_-; 


그래서 공항에서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여행 당일 당당하게 공항 티켓발급 카운터에 가서 짐을 부치려고 했던 것이다. 이미 전날 웹 체크인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웹 체크인 할때 비자는 왜 안물어 보는건데. -_-;) 짐만 보내면 되는데, 카운터 직원이 여권을 훑어보더니 비자는 어딨냐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당당하게 여행사에서 신청했을거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중국은 단체비자가 아니면 비자를 여권에 붙여주는데요? 라는게 아닌가. 뭔소린가. 전자신청같은게 되어 있을거라고 당당하게 다시 이야기 하자 그럴리가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중국은 전자비자따위는 없다고...이...이게 웬 날벼락?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인데, 다급하게 잡지사와 클럽메드에 연락을 했다.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에 날벼락 맞은 직원 분들께 죄송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비행기표와 리조트 날릴까봐 콩닥 콩닥. 잡지사 여행 후기 원고 마감 펑크낼까봐 조마 조마. 휴가낸 오이군에게 미안해서 안절 부절. 

클럽메드와 더 트래블러 이벤트 담당자 분들이 열심히 급속 비자 발급 방법을 알아봐 주셨지만 그것도 다음날 저녁이나 되야 나온다고 했다. 평소보다 두세배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함은 물론이고. 덩달아 오이군은 외국인이라 한국에서 중국 비자를 신청하면 급속비자는 진행할 수 없댄다. 게다가 그날은 일요일. 첩첩 산중이다. -_-;


그렇게 해서 결국 우리의 여행이 일주일이나 뒤로 밀리게 되었다. 참...허탈하고 어이없는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다. 안동에서 전날 올라와 공항 근처 에어비엔비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까지 여유롭게 여행을 떠날라고 했는데, 너무 여유롭게 되어 버렸다. 출발까지 일주일이나 남았네 -_-; 다음날 중국비자 대행사에서 비자를 신청하다보니 불현듯 오래전 기억이 돌아왔다. 3년 전 쯤 중국에 간 적이 있었는데, 여행 일주일 전 쯤에 여행사에서 여권을 미리 수거해 갔던 기억이 났다. 맞다...중국 비자는 여권 원본이 있었야 했었다. 이게 왜 지금 생각 날까. 부칠 짐이 없어서 그냥 스마트폰 티켓으로 비행기 탔으면 어쩔라구. -_-;


어쨌든 하고 싶은 이야기는

클럽메드는 올 인클루시브지만 비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과 중국 비자 신청에는 여권 원본이 필요하다는 사실 ^^;



오후 2시 반이었는데, 위도가 높은 지역이라 해가 이렇게 낮다(좌) / 하얼빈을 벗어나자 도로가 완전이 눈에 뒤덮여 있었다 (우)


그리하여 여유만만했을 중국행이 뭔가 파란만장해 졌다. 출발하는 날까지 해외여행 처음하는 것 처럼 뭔가 틀어질까 조마 조마했지만 결국 아무렇지 않게 비자가 나오고, 비행기도 제시간에 출발하고, 짐도 얌전히 도착해서 하얼빈 공항밖에 발을 딛었다. 단번에 픽업나온 중국인 운전기사도 만났다. 그래. 지난 주에 이랬어야 정상인데. ㅠ_ㅠ


하얼빈 공항에 들어서는 순간 향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건물 자체는 외국이라 느낄 만한 것이 없었는데 이 향기 때문에 매우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하얼빈은 꽤나 큰 도시라고 들었었건만 의외로 공항은 수하물 레인이 딱 한개인 매우 작은 규모였다. 때문에 입국심사가 오래걸릴까 걱정했으나 그건 의외로 빨리 끝났다. 대신 수하물이 무지하게 오래걸린다. 좁은 공간에 멍하니 서서 기다리는게 지겨워질 무렵 약간의 볼거리(?)가 생겼는데, 기다림에 지친 중국인 할머니 한분이 수하물 트레일러 뒷쪽 문을 벌컥열고 들어가 버럭 소리를 쳤던 것이다. 못알아 들음에도 분위기로 왜 안나오냐고 항의하는 듯 보였고, 수하물 검역하던 공항직원들이 화들짝 놀랐던 건 말할 것 도 없다. 직원들이 여기는 들어오면 안된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나가라고 하자 할머니는 굴하지 않으시고, 몸으로 문을 막아 선채로 버럭버럭 소리를 친다. ^^; 어딘지 옛날 우리네 시골 어르신 같아 보여서 피식 웃음이 났다.

드디어 트레일러가 돌아가기 시작해서 우리 짐가방을 기대하며 입구를 뚫어져라 보다보니 사람들이 쿠쿠 밥통을 정말 많이 사들고 간다.  한가족이 4개를 사가는 경우도 있는데 저건 선물인가? 아님 가져다 파는걸까? 어쨌든 우리 물건이 인기있다는 사실이 흡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하얼빈은 빙등제 준비가 한창


드디어 수하물을 찾아들고, 클럽메드 펫말을 들고 기다리는 사람과 만났는데, 이분 영어를 전혀 못해야? 엄청 짧은 중국어, 즉 니하오로 가볍게 인삿말을 건네고 네시간을 침묵하며 야불리로 향했다. 아, 사실 침묵한건 우리고, 아저씨는 중간 중간 운전하면서 전화를 했다. 도로는 하얼빈을 벗어나자마자 온통 눈으로 뒤덮혀 있었는데, 전화까지...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는 조금 불안했지만, 정작 아저씨는 매우 여유 만만하게 빙판길을 신나게 잘도 달려가셨다. 그나 저나 픽업 서비스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이 빙판에 짐 끌고, 버스타고, 기차타고, 다시 버스타고 리조트까지 어쩔뻔 했누. 클럽메드 야불리 예약시 픽업 서비스는 옵션이 아니라 필수인 듯 하다.



웰컴 투 야불리라 쓰여있는 톨게이트 / 야불리 톨게이트를 지나 클럽메드 도착할 때까지 도로 양 옆에 일루미네이션이 꽤 볼만하다


공항에서 출발 할 때시간은 2시 반밖에 안됐었는데 오후 4시쯤의 낮고 부드러운 햇살이 하얀 평원을 비췄다. 공항 주변엔 눈이 엄청 쌓여 있었는데, 그걸본 오이군은 신이나서 흥분한 기색이 역력하다. 말투도 나긋 나긋,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세시 반쯤 되니 어둑어둑해져서 네시쯤에 이미 한밤중이 되었다. 와우. 위도가 높은 곳의 위력이구나. 겨울의 야불리는 밤이 긴 마을이다.



  웰컴 투 클럽메드

몸도 마음도 안드로메다로. 아무 걱정 없는 진정한 휴가의 시작


클럽메드 전경


지난 일주일 간의 긴장이 확 풀렸는지 픽업차량 안에서 정신없이 잠이 들었다. 야불리 클럽메드는 하얼빈과 무단장 공항을 통해서 올 수 있는데, 겨울에는 도로가 얼다보니 하얼빈에서는 차로 약 4시간이 걸리고, 무단장에서는 1시간 반쯤 걸린다. 따라서 오로지 스키만이 목적이다 하면 무단장으로, 하얼빈 도시 여행을 겸하거나 1월에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 하얼빈 빙등제를 보고 싶다 하면 하얼빈을 통해서 오면 된다. 우리는 그냥 일정상 하얼빈으로 들어와서, 리조트로 이동하는 4시간 동안 정말 꿀잠을 잤다.



비몽 사몽 건물안으로 들어 서니 따뜻한 공기가 온몸을 휘감으며 이제 진짜 휴가가 시작됬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물은 외관서 부터 중국보다는 캐나다에서 봤던 샤또 루이즈 뭐 이런 건물들이 떠올랐는데, 알고보니 정말 캐나다 건축가가 디자인하고 지은 것이라고 한다. 



내부는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답게 빨간 계통의 소품들로 채워져 있어서 딱히 의도한 바는 아닌 것 같지만 뭔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넘쳐 흘렀다. 도착하자 카운터로 갈 것도 없이 클럽메드의 상주 직원인 G.O들이 반갑게 맞아 주며 뜨끈한 물수건과 생강차를 내다줬다. 차에서 내릴때는 잠이 덜깨서 방 열쇠를 받자마자 침대에 이몸하나 아끼지 않고 내던지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상큼한 생강차를 마시니 서서히 잠이 깨며 침대보다는 리조트 내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클럽메드는 직원들을 젠틀 오거나이저Gentle Organizer의 약자인 지오G.O라고 부른다. 한국말로 하면 친절한 진행자 쯤 되려나. 투숙객들은 젠틀 멤버 Gentle Member의 약자인 지엠. 지금은 클럽메드가 일회 멤버로 아무나 이용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예전에는 오직 멤버쉽 회원제로만 운영이 되었기 때문에 그때의 이름이 그대로 남아있다.



본관과 별관이 이어지는 통로. 곳곳에 알프스 스키장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그림들이 걸려있다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클럽메드의 온화한 야경. 그러나 이래뵈도 이때 기온이 영하 20도에 육박하고 있었다


바깥 풍경도 사실 궁금했지만 야불리는 밤에 기본 영하 15도 이하, 1월에는 무려 영하 30도 이하로도 떨어지기 때문에 내부의 이벤트에 조금 더 촛점을 맞추기로 했다. 클럽메드가 다른 리조트들과 차별화 되는 이유는 단순히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이외에도 야간 이벤트가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도착 첫날은 방금 만난 지오들이 펼치는 캬바레 쇼~

클럽메드의 꿈같은 휴가가 그렇게 시작 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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