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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yeongsang | 경상도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봉정사의 샛노란 가을
2015. 11. 8. 19:02

노오란 금국향기따라 봉정사 가는 길

 

 

봉정사 오는 길에 화사한 국화밭에 먼저 반해서 수선을 떠느라 오늘의 주인공이었던 봉정사에 조금 늦게 도착을 했다. 우리도 국화차 밭고랑에 털푸덕 주저앉아 꽃도 따고, 사진도 찍고 싶었으나 오늘은 웬일인지 국화꽃따기 체험 전화번호로 열심히 걸어봐도 계속 응답기로 넘어간다. 축제 준비하시느라 바쁘신가? 허락없이 남의 밭에 저벅 저벅 들어갈 수가 없어서 주변만 맴맴 돌다 봉정사로 향했다. 

 

 

 

 

 

화창한 가을 했살에 빛나는 나무들 사이에 떡 자리잡고 있는 육중한 문. 늘 사찰입구에 들어설 때면 기둥에 비해 엄청나게 커다란 지붕에 흠칫 놀라게 된다. 따라서 뭔가 불안정 해 보이는데도 꼭 그 문을 지나고 싶은 이유는 며느리도 모른다. (나=며느리)

 

 

봉정사는 안동의 북서쪽, 천등산에 있는 사찰로 신라시대에 의상대사의 제자였던 능인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이름의 유래는 능인대사가 종이로 봉황을 접어 도력으로 날렸는데, 그 봉황이 이곳에 내려와 앉아 머물렀다. 따라서 봉황 , 머무를 자를 써서 봉정사가 되었다고.

 

사찰 입구의 밭에서 배추들이 싱싱하게 자라며 김장날을 기다리고 있다 ^^ 

 

봉정사가 있는 산 이름도 원래는 대망산이었는데, 능인대사의 설화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능인대사가 아직 소년이었을 때 이 산에 있는 동굴에서 하루에 한끼, 선식을 먹어가며, 홀로 수련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다이어트한다며 하루 한끼를 선식으로 대체해도 눈이 돌아가는 마당에 역시 능인대사는 소년시절부터 비범했던 모양이다. 그러던 어느날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이 소년 능인대사 앞에 나타나 유혹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높은 덕에 감동하여 반했으니 평생 모시고 싶다는 것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예쁜 여자는 요물이라고, 그녀의 아름다움과 고운 목소리는 소년의 마음을 충분히 흔들어 그간의 수련을 수포로 돌릴뻔 했으나, 그는 간신히 유혹을 이겨내고, 같이살자 졸라대는 여자를 꾸짖기까지하여 돌려 보낸다. 그러자 그녀는 사실은 옥황상제의 명으로 그를 시험하고자 했던거라며,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차이고 민망해서 한 말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는 더 큰 덕을 쌓으라며 하늘에서 등불을 보내주어 동굴안을 환하게 비춰주었다. (선녀가 자존심이 상해서 차라리 나오지말고, 동굴에서 오래 오래 수련이나 하라고 불까지 켜줬나보다 ^^; )

어쨌든 하늘에서 이 내려왔다 하여 이 굴을 천등굴, 산이름도 천등산이 되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지만 내용을 읽고나니 산을 다시한번 스윽 올려다 보게 된다.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사찰에 도착하면 단청을 하지 않아 은은한 나무색을 띈 만세루가 온화하게 맞아준다

 

그러나 봉정사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영주의 부석사와 더불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부석사의 무량수전이 신라시대에 건축되어 그대로 남아있었다면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 되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로부터 약 7백년 후, 고려시대에 화재로 소실되어 1376년에 재건되었다. 따라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은 봉정사의 극락전이 되었다. 극락전의 정확한 건축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기록된 문서에 의하면 1363년에 지붕을 고쳤다는 내용이 있다. 따라서 건축연대는 당연히 그 이전이고, 약 12세기 쯤으로 추청하고 있다.

 

 

관련글 : 오이군도 홀딱 반한 아름다운 사찰, 부석사 이야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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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lucki.kr

 

 

 

따뜻한 느낌이 인상적인 만세루를 지나 사찰 마당으로 들어서면 제일먼저 대웅전이 보인다. 오래된 건물이 있는 유명사찰임에비해 전체적인 규모는 매우 작은데, 이유는 전쟁때 모두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사찰의 역사를 기록한 문서들도 모두 6.25때 인민군이 불태워 버려 자세한 연혁조차 알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2000년에 대웅전의 지붕을 공사하던 중 사찰의 창건 연대를 확인해 주는 상량문이 나왔다고 한다. 따라서 봉정사 홈페이지에 연혁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 극락전에서 대웅전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한다. 게다가 조선초까지만해도 이 사찰은 팔만대장경을 보유하고, 논밭이 만여평에 이르렀으며, 백명이 넘는 스님이 계시던 75칸의 대 사찰이었다고.

그날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아쉽지만 천년의 손길이 머문 대웅전앞에 서서 가만히 옛모습을 상상해 본다. 청아한 목탁소리가 새소리와 함께 산기슭에 울려퍼지고, 수련중인 동자승들이 마당을 쓸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활기넘치는 옛 봉정사의 모습을.

 

봉정사의 극락전도 부석사의 무량수전과 마찬가지로 고려시대의 건축양식인 배흘림양식의 기둥과 주심포양식의 지붕받침이 사용되었다

 

대웅전의 왼쪽으로 가면 작은 안뜰이 나오고 탑 뒤에 보이는 건물이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인정된 극락전이다. 두번째로 오래되었다는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보는 순간 세월이 느껴지고, 그 모양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되는데, 봉정사의 극락전은 오래됐다고는 하나 벽을 새로 칠하고, 규모도 자그마 하여 건물 자체가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불상위의 소박한 듯 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매우 정교한 나무 장식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의 고궁들에서 보던 것과는 매우 다른 느낌의 단청과 포(지붕받침) 모양. 빛바랜 색감이 아름답다

 

사찰 앞에도 금국차밭에 있던 작은 국화들이 곱게 심겨져 있다. 그리고 한번도 본적없는, 등에서 은은한 금빛이 도는 작은 벌파리(등에)들이 분주하게 겨울 식량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찰이 조그마해서 금방 둘러 볼 수 있다. 만세루가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그 앞에서 찍은 사진만 여러장이다

 

다시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면 사찰을 마주보고 우측으로 봉정사에서 운영하는 국화차밭도 있다. 작년에는 봉정사에서 국화가 피는 10월 말에 사찰체험과 국화차시음, 국화꽃따기체험을 같이 할 수 있는 국화차 템플스테이를 이틀간 운영했던 모양인데, 올해는 공지가 없어서 아쉬웠다. 

 

 

 

 

 

고즈넉한 봉정사는 가을에 여행하기 좋은 곳인 것 같다. 은은한 국화향기와 함께 천년의 세월을 견딘 사찰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봉정사


홈페이지
www.bongjeongsa.org

주소
정보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길 222

전화
054-853-418

 

       

노오란 국화 물결따라 시간 여행

여행날짜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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