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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 | 아프리카/Seychelles | 세이셸
[라디그] 세이셸 꿈의 리조트 르 도맨 드 로랑주레에서의 꿀맛 식사
2015. 4. 16. 15:17

르 도맨 드 로랑주레 Le domaine de l'orangeraie
나 이곳에 살고 싶어라

 

리조트 직원인데, 옷을 저렇게 입고 이 길을 지나가니 그냥 여신 분위기

 

세이셸에는 세개의 주요섬, 마헤, 프랄린, 라디그가 있다. 주요 섬이라고는 하지만 라디그 La Digue는 그 넓이가 겨우 10제곱 킬로미터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 제주도 동쪽에 있는 우도가 약 6㎢ 이니 우도 두개를 나란히 붙여 놓은 것 보다 살짝 작으려나? 오죽하면 이름이 불어로 댐이라는 뜻의 라디그 이겠는가. 초기 정착민들에게도 물을 막아 놓은 댐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 그러나 그 가치와 감동은 크기와 저언현~비례하지 않는다. 바로 이곳이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리스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앙스 수스 다정 Anse source d'argent이 있는 섬이니까. 그 환상적인 바다 이야기는 차근차근 하기로 하고, 오늘은 그 섬에 있는, 오이와 감자의 마음을 야물딱지게 사로잡았던 리조트에 관한 이야기다.

 

 

 

 

두둥~ 예약시간에 늦을까 허겁지겁 페달을 밟아 도착한 음식점의 포스

 

라디그에 도착하자마자 펜션 예약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 약간의 소동이 있었으나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인터넷이 먹통이서 우리 예약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상냥한 주인 아줌마, 조제트는 프린트해온 바우처가 있으니 믿는다며 쿨하게 방을 내어 줬던 것이다. 사실 바우처라는게 예약해 놓고, 프린트 한다음에 예약을 취소해버리면 무용지물인 것인데 말이다. 뭐 그렇게까지 허술하게 사기를 치려는 여행객이 있겠냐마는 어쨌든 장부를 뒤적이며 거실을 4-5번 왔다 갔다 하더니 에라 모르겠다며 그냥 방으로 들어가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 

 

파란만장했던 라 디그 도착 이야기 보기

 

우리는 이날 점심 예약이 있었기 때문에 대충 짐을 던져 놓고, 필요한 몇가지만 챙겨서 펜션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자전거를 타고, 불이나케 식사 장소로 달려갔다. 

럭셔리한 리조트로 점심먹으러 가면서 웬 자전거? 라고 물으신다면, 라디그는 에코섬이라서 몇 대의 택시 트럭을 빼고는 자동차가 다니지를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인 이동 수단이 자전거이다.

 

 

이곳의 점심식사는 세이셸 홍보대사 1기로 함께 활동했던 눈물수거함님이 홍보대사 우수 활동 포상으로 받은 식사권을 양도해 주셔서 하게 되었다. 점심한끼 먹으러 세이셸까지 가기는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게 그 이유 ^^; 우리는 이미 오기로 했던 곳이라 감사하게 받아들고, 점심식사 장소였던 라디그 섬의 르 도맨 드 로랑주레 Le domaine de l'orangeraie라는 리조트로 향했다. 이름을 보니 아마도 초기 정착민들이 오렌지 플렌테이션 농장을 운영했던 곳인가보다.

 

 

자리를 안내받고 앉으니 옆으로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우와...이렇게 단번에 마음을 쏙 사로 잡다니. 멍하니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흘러도 모를 것 같은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역시나 하와이안 셔츠는 리조트에 빛을 발하고
남편님께서 화창한 날 화이트밸런스도 안맞추고, 이렇게 침침하고, 이쁘게 찍어주심

 

앉은 자리 옆이 바로 리조트 풀장인데, 어찌나 시원해 보이는지 그냥 이대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그러고 보니 저편에 페리에서 본 웨딩드레스 들고 가던 커플도 놀고 있네. (사진엔 안보임. 남편이 근육질에 금목걸이 찬게 마피아 삘이라 감히 못찍음) 동유럽 여자들은 어쩜 나이먹어도 몸매가 저리 환상적일까...얼굴은 40대 전후인데, 몸매는 수퍼모델이네...

 

음. 근데 나 지금 뭐하는거?

 

 

모르는 여자 수영복 입은 모습을 잠시 부러워하며 멍하니 보고 있는데, 주문한 칵테일이 도착해서 정신이 버쩍 들었다. 슬쩍 머쓱...

날이 더워서 그새 컵 표면에 이슬이 방울 방울 맺힌다.

캬아~ 제대로네. 식상한 칵테일이라도 이렇게 열대 해변에서는 꼭 피냐콜라다가 마시고 싶다. 새콤한 파인애플과 고소한 코코넛 향이 머릿속 가득히 퍼지자 비로소 오전의 모든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그래, 휴가다, 휴가. 므흐흐흐.

 

 

일단 푸짐하게 롤이 먼저 도착. 고소하게 잘 구워진 빵에서나는 버터향이 콧속으로 확 퍼져온다. 그와 함께 군침도 주륵. 버터는 날이 더우니 푹푹 녹지 말라고 아랫쪽에 얼음이 담긴 작은 그릇에 담겨 나왔다. 섬세한 서빙이 마음에 드는걸?

 

 

 

 

 

빵이 나오자 저편에서 눈치보던 녀석이 조심스럽게 포르르 날아와 테이블 끝에 동석했다. 제브라 도브 Zebra dove라는 작은 비둘기는 부리와 목 주변이 하늘색이다. 세이셸의 푸른 바닷물을 부리로 콕콕 찍다보니 하늘빛 물이 든 모양이다. ^^

 

 

전체요리로 나온 샐러드를 받고 오이군과 흠칫 했다.

이런게 각각 한접시씩 나오는데, 양이 어마어마 했던 것이다. 이것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은데, 아니 정상적인 여자라면 (그러니까 나는 아님) 한접시를 다 못 비울것 같은 푸짐한 양인데, 이게 전체요리란 말이지...

그러나 적절하게 구워진 로스트 비프와 감칠맛 나는 드레싱에 반해 많다면서도 거의 다 먹고 흐믓하게 메인 메뉴를 기다렸다. (그래도 조금 남겼다. 내가...음식을 남겼다 @_@ 엄마, 아빠, 하나님, 예수님, 농부님, 목장주인님, 요리사님, 식사권 주신 눈물수거함님과 세이셸 관광청여러분 죄송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하도 음식 남기지 말라고 세뇌를 받아서 음식을 남기면 죄책감이 든다. -_-;) 

 

 

그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 도착. 나는 오늘 잡은 생선구이를 주문했고, 오이군은 크레올 커리를 주문했다. 

생선은 그날 어부가 뭘 잡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바뀌는데, 이 생선이 뭔진 기억이 안나지만 (말해줬는데, 영어이름이라 까먹음) 신선해서 오동통통, 탱글탱글하면서도 부드러워 순식간에 흡입하게 된다. 치킨 커리도 맛있는데, 커리는 그냥 우리나라에서도 먹는 강황(튜머릭)들어간 커리라서 대단하게 독특한건 못느꼈다. (특이하지 않다는 거지 맛이 없다는 건 아니다.) 전분같은 것을 넣지 않아서 걸죽하지 않은 커리로, 이때 오이군이 근육만든다며 한참 닭가슴살에 심취해 있었는데, 제대로된 양질의 닭가슴살이 서빙되어서 만족도가 높았다. ^^

 

 

그리고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디저트!

아이스크림과 코코넛 푸딩, 녹차 무스가 나왔는데, 아무리 배가 불러도 디저트는 위가 아닌 마음에 저장하는 음식이므로 무한대로 들어간다. ^^; 디저트까지 먹고 났더니 마음까지 꽉 찬것이 행복감이 최대치로 충전되었다.

 

 

잠시 코코넛 껍질을 가지고 놀며 소화를 좀 시키고, 다음 일정을 위해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옷이라는 건 여기서는 수영복을 의미한다. 미친척하고, 우리가 투숙하지도 않는 이 리조트 수영장에 뛰어 들려는 것은 아니고, 진짜 바다에 갈 예정이다. 아까 오면서 본 눈부신 그 푸른 바다 말이다. 므흐흐흐흣. 기대되서 자꾸 웃음이 났다.

 

아, 여기서 잠시 음식 가격 정보 (계산서에 10% 서비스 차지와 15% 텍스가 따로 붙는데, 아래 가격은 합산한 가격)

 

칵테일 | 1만-1만 3천원 선

물 1리터 | 6천

런치 샐러드 | 2만 5천원 선

런치 메인메뉴 | 2만 5천원 - 4만원 선

샌드위치, 버거, 파스타 | 각 2만 5천원 선

 

보발롱 주변의 덜 고급스러운 음식점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물론 점심 메뉴 가격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훌륭한 서비스와 눈부신 풍경을 가지고 있으니, 라디그에 오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나가는 길에는 여유가 있었으므로 인증사진도 하나 찍고.

음~ 뭔가 하늘하늘 흩날리는 옷을 입었어야 했는데, 리조트 직원보다 포스가 떨어지네...ㅋㅋㅋ

 

 

리조트 전용해변을 보는 순간 우리는 확신했다.

다음번에 세이셸에 온다면 두말않고, 이 리조트를 예약하겠다고. (그때가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5성급 고급 리조트임에도 가격이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아서 이곳에 머무를까 잠시 망설였는데, 여행이 길어지게 되서 그냥 저렴한 펜션에서 머물기로 했더니만, 이렇게까지 우리를 사로잡을 줄이야. 하루만이라도 예약할껄 하고 급 후회가 밀려왔다. 레스토랑과 수영장을 비롯해 모든 시설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워서 마음에 들었는데, 가격까지도 과하지 않아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 게다가 라 디그 섬 자체가 정말 너무 멋지기 때문에 더더더욱 마음에 든다. ^^;;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길로 나왔다. 리조트 입구가 길가에 나있는데, 길인지 리조트 정원인지 분간이 안갈만큼 라 디그는 섬 전체가 아름답다.

 

 

자, 이제 든든하게 배도 찼겠다, 자전거를 타고 라 디그 섬 탐험 추울~발!

 

 

 

       

웰컴 투 라디그!

2014.04.01

 

 

※ 이 포스팅은 세이셸 관광청에서 지원해 준 식사권으로 다녀온 리조트 레스토랑에 관한 것이나 포스팅이 필수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먹고보니 마음에 들어서 개인적으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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