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놀이를 놓쳤다면 우리에겐 아직 오이도가 있다

오이도는 4월 셋째주, 아직 벚꽃이 한창


오이도 가는 길은 가로수가 전부 벚나무다


지난 몇주간 블로그 유입 키워드 중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오이도 벚꽃길이라는 것이 있었다. 우리는 오이도에 간 적도 없건만 왜 자꾸 오이도 벚꽃길로 유입이? 유입경로를 따라가 보니 포스팅 내용 중 감자와 오이도 벚꽃길을 따라 어쩌구 하는 문장이 있는데, 네이버 검색 결과에 이 포스팅이 자꾸 뜨는 모양. 괜시리 클릭했다 실망했을 사람들에게 슬쩍 미안해진다. 

그래. 오이군이 오이를 닮은게 죄지! 

우리는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인데, 이렇게 들어오는 분들을 계속 삽질로 유도할 수 없는지라, 진짜로 오이도 벚꽃길에 다녀왔다. ^^

오이도는 시화방조제 가기 전에 위치한 해양관광단지로 서해바다와 벚꽃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있는 곳. 일단 오이도의 재롱둥이 갈매기 쇼부터 가볍게 감상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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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재밌다. 오이도라니. 섬 모양이 까마귀를 닮아 조선시대부터 오이도라 불렸다는데,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더이상 섬이 아니다. 어쨌든 우리에겐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름일 수 밖에 없었다. 오이도라니. 오이군의 고향섬인가? ^^ 예전에 대부도에 들어갈 때 이 지명을 보고, 오이군이 자기랑 이름이 같다고 가고싶다 했는데, 이렇게 또 발도장을 찍게 됐네 ^^ 그나저나 오이군이 점점 오이라는 이름에 익숙해 지는 것 같다. 가끔 한국의 친구들을 만나면 자신을 오이라고 소개한다. ^^;;



오이군은 물론 나도 오이도가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고 갔는데, 관광지로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곳이었다.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길게 놓여 있고, 보기만해도 군침도는 싱싱한 해산물 음식점이 끊임없이 늘어서 있다. 해안 산책로가 이렇게 아래서 보면 웬지 푸른 물이 넘실거릴 것 같은데, 여기는 서해 아닌가.



푸른 물대신 검은 뻘이 넓게 펼쳐져 있다. 뭐 검은 뻘이 아름답진 않아도 이게 또 서해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매력이지 않겠는가. 수많은 생명(음식)들의 터전. ^^ (오이군에겐 몬스터들의 던전^^;)




 걸으며 셀카질 하는 여자, 걸으며 게임질하는 남자 (어린이와 어른은 따라하지 마세요)




오이도에는 4월 11일에 벚꽃이 아직 3-50%밖에 개화하지 않았다. 벚꽃 놓치신 분들의 마지막 보루


그런데 그 문제의 벚꽃길은 대체 어디란 말인가?

오가는 길에 깨달은 것은 이 주변은 벚꽃길이라 부르지 않을만 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오이도의 모든 가로수가 벚나무고, 오이도역에서 오든, 안산쪽에서 오든 길목에 끊임없이 벚나무가 늘어서 있다. 오이도역과 오이도 워터 프론트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옥구공원은 공원안이 벚꽃으로 가득 차 있다고.



 오이군, 오이도에 가다!


오이도의 중앙에는 수산물 직판장이 있는데, 사이에 나 있는 길이 새로 만들었는지 무지 깔끔했다. 물만난 오이군 아예 드러 누워 고향과 인사 중 ^^ 

반갑다, 오이도야. 내이름도 오이야.

이곳도 새로 심은 벚나무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놀라운 것은 오이도에는 벚꽃들이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했다는 것. 웬지 서울보다 따뜻하리라 생각했는데, 살짝 기온이 낮은가보다. 서울보다 일주일 정도 개화가 늦다. 지난 주말 (4월 11일) 대부분의 나무는 50%쯤 개화 했고, 응달에 있는 것들은 아예 피지도 않았더라는. 처음에는 이미 피고 진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작은 봉우리들이 열심히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더라.

따라서 이미 벚꽃이 지고 있는 동네에 사시는데, 한발 늦어 꽃구경을 못하셨다면, 이번 주말(2015년 4월 셋째주) 오이도에서 벚꽃놀이와 맛있는 회 한접시 하시는 건 어떠신지? ^^



오이도 볼거리 1 : 황새 바위 길

바다 위를 걸어 황새 만나러 가는 길


지하철 오이도 역에서 내려 30-2번 버스를 타고 25분쯤 가면 오이도 워터프론트에 도착한다. 이곳은 새로 간척된 지역으로 그 모양이 정확히 직사각형이라 해안선을 ㄷ자로 한바퀴 따라 돌며 산책하기에 좋다. 첫번째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황새 바위 길. 노오란 길이 바다위로...음. 우리가 갔을 때는 물이 빠져 갯벌위로 나 있는데, 물이 들어오면 바다위로 뜨는 부교이다. 그 주변엔 수없이 많은 게들이 빼꼼히 구멍에서 쳐다보고 있지만, 주변은 양식장이라 채집은 금지.



길 입구에는 사랑의 자물쇠를 걸 수 있는 작은 탑이 세워져 있다.

정말 이 모든 커플들이 아직도 커플일까? ^^;



저 갯벌안에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군침 흘리는 조개, 게, 개불, 낙지, 쏙 등이 살고 있겠지? 저 편으로 송도 신도시가 보인다. 저쪽은 사람들의 아파트, 이 갯벌은 해산물들의 아파트. 내가 해산물이라 했더니 자연의 친구(사실은 해산물을 못먹는 남좌), 오이군은 해양동물이라 불러 주라고.





그 길 끝으로 가면 황새바위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 모습이 목을 길게 빼고 날아가는 황새의 모습을 닮아서 라는 소리도 있고, 그 주변에 황새가 많이 살아서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쨌든 저것이 바로 황새바위다.

그런데 뒷쪽으로 보이는 송도 신도시의 아파트단지를 보니 왜 예전에 오두산 전망대에서 본 북한의 모습이 떠오르나 ^^;



산으로 가는 배. 사공이 많았나보다...



오이도 볼거리 2 : 생명의 나무

낭만 가득 전망대


황새바위길을 걸으며 저편을 바라보니 특이하게 생긴 조형물이 하나 보인다.

저것이 바로 오이도의 명물, 생명의 나무.

뭔가 현실 세계에 컴퓨터 그래픽을 합성해 놓은 듯해서 눈길을 끈다.



생명의 나무를 찾아 가는 길에 만난 동네 흰둥이. 길에 누워 편하게 주무신다. 뭔가 웃으며 자는 것 같아 귀엽길래 가까이에 쪼그리고 앉아 쳐다봤더니 고개만 일으켜 한번 꿈뻑 쳐다보고, 다시 꿈나라로. 별로 자유로와 보이진 않지만, 봄날의 나른한 햇살아래 밥먹고 낮잠자는 팔자 좋은 녀석.



요것이 바로 생명의 나무.

멀리서만 멋진게 아닐까 싶었는데, 가까이서 봐도 느낌있는 멋진 조형물이었다. ^^ 



옛날엔 이렇게 채집한 해산물을 우마차에 싣고 갯벌위를 걸어 날랐나보네. 생각만해도 식은 땀이 쭈욱. 소도 사람도 참 힘든 삶을 살았었구나 싶다.



생명의 기운을 가득 담아 한컷



오이도 볼거리 3 : 빨간등대

갈매기 레스토랑


바로 이것이 오이도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 빨간등대.

2005년 지역 주민들의 어업이외의 수익증대를 위해 옛 국도해양수산부에서 세운 것으로 이 지역 상징물이 되었다. 관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등대이니만큼 진짜 밤에 불을 켜고 배들의 밤길을 지켜주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전망대이다. 



엘리베이터는 없지만 식은땀 한번 찍 흘리고 나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꼭대기에 도착할 수 있다. 어린이들도 엄마 힘들어를 연발하면서도 씩씩하게 꼭대기에 오른다. 그러고 보니 나도 저렇게 계단 한칸이 무지하게 크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는데...그때 느낌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네.


전망대 위에 오르니 맞은편 수산물직판장 옥상위에 스물 스물 움직이는 문어와 로봇 꽃게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이곳에도 사랑의 자물쇠들이. 그래서 아직도 다들 커플이냐고요오~ 자물쇠를 걸어 잠근 커플중에 평균 몇 퍼센트나 깨지는지 통계 같은 것 없나? 갑자기 궁금 ^^;;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전망대의 매력은 넓게 펼쳐지는 주변 풍경.

전망대 양쪽으로는 끝없이 횟집과 해물칼국수집이 이어지고, 그 아래는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근처 갈매기들이 모두 여기 모여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주기에 전념하고 있다. 갈매기에겐 드라이브 트루 레스토랑쯤 되는 듯 ^^





오이도 볼거리 4 : 오이도 선착장 해산물 시장

싱싱한 해산물 담아가세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오이도 선착장이다. 저 안쪽으로는 어부들이 배를 대는 곳으로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중간 사거리 까지는 해산물 시장이 길게 늘어서 있다.



가까이서 보면 짜잔, 이런 모습.

가게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부들이 그날 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엄마가 바닷가재라 부르며 종종 삶아주셨던 이 가게마다 그득하다. 전부 살아서 음식이는 모양을 보니 징그럽기도 하고, 햇살에 반짝이는 꼬리 무늬를 보니 이쁘기도 하고, 옛날에 먹던 그 맛을 생각하니 맛있겠기도 하다. ^^; 

은 한방에 만원. 엄청 싸기도 하지. 사실 딱히 굴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스위스 살 때는 귀하니까 겨울이 되면 이게 먹고 싶더라. 그러나 바다가 없는 스위스에서는 굴이 전부 옆나라 프랑스에서 수입해 온 것이므로 시장에서도 한개에 거의 천원정도 했었다는. 쿨럭.

아부지가 좋아하시는 가오린지 홍언지도 있고, 오이군이 자기도 삼식이, 얘도 삼식이라며 좋아하는 삼세기도 있다. ^^; (오른쪽 끝의 못생긴 물고기는 원래 이름이 삼세긴데, 지역 사투리로 삼식이라 불린다. 오이군역시 재택근무를 해서 까비와 함께 우리집 삼식이다. 나는 한지등 만들어 팔고, 블로그 하고, 삼시세끼 다 차려주는 뇨자! 크르르)



조금 더 걸어서 사거리까지 가면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어릴적엔 해산물 매니아이신 엄마 엄마랑 조개캐러 대부도, 제부도, 안면도를 우리집 앞마당 마냥 왔다갔다 했었는데, 갯벌을 체험한다는 단어가 내게는 조금 생소하다. 어쨌든 이쪽은 전부 양식장이니 개인적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여기서 대여료를 내고, 장화, 호미등을 빌려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눈에 번쩍 띄인 것이 있었으니 바로 사진속의 빨간 썰매가 그것이다. 갯벌에서 타는 썰매라는데, 요란하게 놀기 좋아하는 감자 오이 커플이 솔깃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쉽게도 오늘은 여벌의 옷을 준비해 오지 않아서 시도하지 못했지만, 다음번엔 꼭 저 썰매를 타고 말리라!


INFORMATION

조개, 굴따기 | 1바구니에 성인 7천, 소인 5천

장화대여 | 2천원

갯벌썰매 | 1천원

튜브대여 | 1천원 (물이 들어오면 물놀이도 하는 모양이다)

바나나보트 | 1만원 (으잉? 바나나 보트라니...뻘이 드러났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역시 물이 들어오면 가능한가보다)

제트스키 | 2만원

잠수교육 | 추후예정 (헉...이건 물이 들어오나 빠지나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속에서 내 손도 안보일 것 같은데...-_-;)



서해 여행의 하이라이트, 갈매기와 새우깡

갈매기 쇼! 쇼! 쇼!


워터프론트 왼쪽 끝까지 가면 노을의 노래라는 전망대와 함상전망대가 나온다는데, 우리는 이쯤 에서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갈매기 밥주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등대 1층 매점에가면 새우깡을 잔뜩 쌓아 놓고 판매한다. 갈매기 덕분에 새우깡 장사 빌딩 세울 듯.



처음엔 엄청난 속도로 달려드는 갈매기가 조금 무서워서 하나씩 던져주다가 용기가 생겨 손으로 들고 있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대단한 스피드로 채가서 카메라 셔터스피드를 무지하게 빨리 맞춰 놓고 찍지 않으면 갈매기의 모습이 선명하지 않더라.



다행히 오늘은 햇살이 쨍쨍해서 셔터 스피드를 빨리 맞춰도 사진이 선명하다. 럭키 데이 ^^ 갈매기는 사실 어느 나라 바다엘 가도 흔한 새라 별로 못느끼고 살았는데, 먹이를 채 갈때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정지영상으로 보니 새삼 꽤나 멋진 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의 여신상? 손에 새우깡 들고...



새우깡을 손에 들고 있으면 한마리씩 가져가는데, 이렇게 던지면 여러마리가 동시에 달려들어 가끔 공중 추돌사고가 나기도 했다



나도 하나 먹고. 새우깡,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네 ^^



이번엔 조금 더 멋진 사진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등대 위에서 밥주는 오이군을 줌으로 찍어보려고 했는데...



 가운데 손가락 든거 아님. 새우깡으로 갈매기 유혹 중 ^^


휘오오오...

바람만이 그 주변을 맴돌 뿐, 갈매기는 전부 아랫쪽에 모여있어 등대 위쪽으로는 한마리도 얼씬하지 않는다. 결국은 다시 내려와 남은 새우깡을 갈매기에게 나눠주고, 우리는 벚꽃나무아래를 걸어 숙소로 향했다.



오이도는 수도권 지역에서 자가용은 물론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갈 수 있고, 바다와 벚꽃을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있는 여행지 인것 같다. 당일여행도 좋지만 대부도나 안산의 수많은 공원 근처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1박 2일 주말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아직 꽃놀이를 하지 못하셨다면 이번 주말 오이도와 옥구공원으로 올 봄의 마지막 벚꽃놀이를 즐겨보시길.



갈매기와 함께하는 벚꽃놀이

여행날짜 | 201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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