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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 일본/Japan | 도호쿠 : 아키타, 아오모리
[아키타] 숙소리뷰 : 유자와의 명문 료칸 모토유 클럽
2014. 6. 12. 01:00

료칸 명문가의 모토유 클럽
최신 호텔의 쾌적함과 전통 료칸의 아늑함을 동시에

 

요코테 시내관광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주 목적지인 유자와시로 향했다. 유자와는 높이 60m의 웅장한 오야스쿄 대협곡과 그 아래 지반에서 뜨거운 온천수가 힘차게 분출하여, 살아 숨쉬는 지구를 느낄 수 있는 대분출장이 유명하다. 그 주변에는 전통 노천탕을 가진 온천료칸이 13곳 있는데, 그 중 이토가문에서 120년째 대를 이어가고 있는 다로베이 료칸과 이토가문의 시집간 딸이 30년 전 쯤 세운 모토유 클럽이 가장 유명하다. 우리는 그 중 모토유 클럽에 머물게 되었다.

 

모토유 클럽 전경

 

유자와의 숙소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뉘엿 뉘엿 기울고 있었다. GPS에 일본어 주소를 적는 법을 몰라서 전화번호로 맞추었기 때문에 료칸 앞에서 칼같이 서리라 믿었건만, 우리의 전적인 신뢰를 깨고, GPS는 료칸에서 100정도 떨어진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GPS가 멈춘 곳에서 내렸는데, 눈앞에 보이는 건물에 붙은 이름이 뭔가 엄청 긴것이다. 일본어 까막눈이라 읽을 수는 없었지만 느끼이 딱 왔다. 이건물이 아닌게벼... 

비도 부슬 부슬 내리고, 해도 거의 다 졌는데, 은근히 배도 고프기 시작한다. 문맹의 불편함을 느끼며, 어둑어둑한 길을 걸어 숙소 찾아 헤매였다. 건물들이 다 비슷 비슷하게 생겼지만, 동네가 작으니 금방 찾겠지 뭐. 절대 긍정 마인드로, 멈춘곳에서 100m조금 못되게 되돌아 오니, 저쪽에 원탕쿠라부라고 쓰여있는게 보인다. 모토유가 원탕이라는 뜻이었나? 

 

 

 

 

건물 왼쪽에 있는 입구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근데, 내부가 료칸이라기 보다는 어딘지 고급 음식점 같은 느낌이 아닌가. 음...이건물도 아닌게벼.

우물 쭈물 하고 있는데, 주인이 나오길래 일단 물어나 보기로 하고, 짧은 일본어로 이곳이 모토유 클럽이냐고 물었다. 다행히도 이건물이 맞다며, 바로 방으로 안내를 해준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말이다. 이 절대적인 신뢰는 또 뭐지? 아마도 노란머리 외국인이 자주 예약자 리스트에 오르는 곳은 아니기 때문인가보다. ^^;

 

우리는 여장을 풀자마자 허기가 몰려나와 일단 저녁식사를 했다. 독방에 차려지는 현란한,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가 우리의 지친 몸을 사르르 녹였는데, 워낙 독특하고, 종류도 많고, 다양해서 그건 다음 포스팅에 따로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자 ^^

 

 

 

모토유 온천 구석 구석 살펴보기
깔끔 아늑한 료칸에 반하다

 

검은 지붕의 단아한 건물의 료칸은 전통적인 스타일로 지어졌으면서도, 3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상당히 깔끔하고, 새것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30년은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닌데, 사실은 일본사람의 깔끔한 성격 때문에 관리를 잘 했기 때문이리라.

 

 

무료 족욕탕

 

 

건물앞 주차장 옆을 보면 작은 원두막 비슷한 곳이 있다. 그 안에 온천수가 콸콸 흘러 나오고 있는데, 이곳은 무료 족욕탕이다. 꼭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활짝 열려있는 인심좋은 온천마을. 우리도 살짝 발을 담가보았는데, 뜨아...모토유 클럽은 원천에 가까와 수온이 높다더니, 정말 무지하게 뜨겁다. 살이 빨개지도록 뜨거운 샤워를 즐겨하는 오이군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KO. 한겨울에 주변을 산책하다 꽁꽁언 발을 녹이기에는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30년이라는 세월이 믿기지 않을만큼 내부가 깨끗하고, 세련됐다. 전통 일본식으로 꾸며졌으면서도, 어딘지 현대적인 느낌이 든다. 그리 큰 료칸은 아닌데, 전체적으로 매우 쾌적하고, 구석 구석 섬세하게 신경써 놓은 느낌을 받았다. 특이한점은 건물 입구에서부터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어 놓고, 건물 내부에서는 맨발로 다닌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들어왔을 때 음식점으로 착각을 했던 것. 객실에는 실내용 슬리퍼대신 엄지발가락이 분리된 양말이 주어진다. ^^ 아마도 이것이 건물 내부를 늘 새것같이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인가보다.

 

 

상쾌한 공기 

 

이것은 무엇일까? 복도에 버스정류장이?

짐작하셨겠지만, 이 공간은 바로 흡연실이다. 각 층마다 복도에 하나씩 위치하고 있는 흡연실로 어딘지 버스정류장같은 느낌을 준다. ^^; 간혹 일본호텔에 가면 아직도 흡연이 가능한 객실이 있어, 결국 건물 전체가 담배냄새에 찌들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모토유 클럽은 흡연실을 제외하고는, 전체가 금연이다. 따라서 쾌적한 깊은 산속의 공기를 료칸내에서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그나저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오이군은 드디어 마누라 사진 열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기로 결심했는지, 따로 부탁하지 않았는데, 흡연실로 자진해 들어가 모델이 되어주었다. ^^;

 

 

뜨끈뜨끈 다다미 객실 

 

 

우아하게 이름표가 붙은 이곳의 객실은 전부 다다미가 깔린 전통 객실이다.

객실로 들어서면 방과 분리된 공간에 작은 세면대와 냉장고, 그리고 다시 분리된 화장실이 있다. 온천욕을 위한 곳이므로 객실에 따로 욕실이 없으니 놀라지 마시길. ^^ 온천 료칸에는 욕실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화장실에는 으례 일본의 화장실이 그렇듯, 다양한 기능이 달린 비데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곳은 아에 변기 뚜껑까지 자동으로 올라간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변기뚜껑이 열리고, 사용 후 자동으로 물이 내려간 후, 변기뚜껑도 닫히므로 어느 것 하나 손댈필요가 없다. 전통적인 건물과 최신 테크놀러지의 절묘한 조합.

 

이젠 익숙해져서 더이상 놀라지 않는 다다미방의 이불 서비스.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오면, 방에 이렇게 단정하게 이불이 깔려있다. 다다미 방에선 부부든, 가족이든, 아이 어른 상관없이, 모두 개인 이불을 한채씩 받는가 보다. 그래서 나는 겨울에도 이불을 김밥같이 돌돌 말고 자는 오이군 때문에, 혼자 덜덜 떨 필요가 없다. ^^

 

 

예쁜 전통 다도 세트와 늘 방에 준비되어 있는 뜨거운 물과 얼음물. 

식사 후 따뜻한 방안에 앉아, 하루에 한번씩 주어지는 달달한 과자 한쪽과 함께 차를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토유 클럽은 차가 특히 맛있었는데, 현미 뻥튀기 같은 알갱이가 든 녹차로, 쌉쌀하면서, 고소한 맛과 깊은 향기가 훌륭했다.

 

 

 

 

아침 햇살이 방안 구석 구석까지 스며들어 늦잠을 잘 수가 없었다. 조금 더 자고 싶은 마음에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 부드러운 햇살의 승리로 끝이나 버렸다.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었더니 연두빛 녹음이 온방안에 퍼진다.

 

 

방바닥에 얽힌 여담

어릴때 부터 뜨끈 뜨끈한 온돌방에서 데굴거리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7년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가장 그리웠던 것이 바로 온돌방이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살게된 아파트가 중앙난방식이라 아쉽게도 방바닥이 그렇게 뜨겁지가 않은거다. 여전히 뜨거운 방바닥에대한 갈증를 해소하지 못한 나는, 펜션이나 호텔 바닥이 뜨거우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일본 온천 료칸도 바닥이 엄청 따뜻해서, 가끔 엄하게도 옆나라 온천 료칸에서 어릴적 향수를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신기한건 서양인인 오이군도 침대보다 바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유는 나와 조금 다르다. 키가 커서 웬만한 침대는 늘 팔다리가 삐져나와 불편한데, 아예 경계자체가 없는 바닥에서는 굴러다니며 자도 되기 때문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
결론은 우리는 방바닥을 좋아하는 방바닥 커플.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온천 

 

온천 료칸에서 가장 궁금한 곳은 역시 온천.

온천은 대욕장과 추가로 대여할 수 있는 가족탕이 있다. 대욕장의 입구가 잘꾸며놓은 가정집 같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입구의 커튼이 빨간색이어서 오이군은 남탕은 없는거냐며 잠시 당황. 이 커튼을 지나면 다시 남탕과 여탕이 나뉘어 있다. ^^

 

여러분은 지금 여자 탈의실을 보고 계십니다 ^^;

 

모토유는 지난번 뉴토 온천향의 여러 온천들처럼 혼탕은 없다. 가족만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가족탕을 대여해야 한다. 그러나 대욕장도 사실 대부분 비어있어, 거의 개인 목욕탕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샴푸, 린스, 샤워젤이 준비되어 있는데, 지난번의 뉴토의 온천들처럼 다양한 스킨, 로션, 바디로션, 클린징크림, 풋크림, 각질제거제 등등은 구비되어있지 않다. 뉴토쪽 온천들이 좀 특이하게 구비된 미용용품이 많았던 듯.

 

 

모토유의 물은 원탕에 가까와 수온이 높은것이 특징이랬는데, 야외에 있던 족욕탕보다는 뜨겁지 않다. 기분좋게 앉아 있을만 한 정도. 이곳의 물은 부인병과 냉증에 좋다고 한다. 나는 무엇보다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고 나오니, 딱히 뭘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매끈 매끈하고, 부드러워 져서 좋았다. 여자들만 느끼는 행복? ^^

 

저녁쯤 자기전에 간단히 온천을 하러 들어갔는데, 온천 주인 아주머니와 아이들이 전부 들어온다. 이곳에 상주하는 분들은 매일 아침저녁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는 모양이다. 온가족 피부 미인은 맡아놓은 당상이구나. ^^;

 

 

 

 

역시 온천은 노천탕이다. 연두빛 숲속에 둘러 싸여 푸근히 앉아있노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덜 알려진 덕분에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 그야말로 힐링 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었다. 여자 노천탕에는 히노끼탕도 있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본 오이군이 질투에 불타오르는 걸 보니, 남탕에는 이것이 없는 모양이다. ^^

 

 

건강한 온천 여행의 팁은 꼭 온천욕 후 충분한 물을 마셔주라는 것. 따라서 대욕장 앞에는 냉온수와 녹차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 온천욕은 하루에 두번 정도, 회마다 탕에서 2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모토유 온천은 신선한 재료의 가이세키 요리와 깨끗한 시설, 은근히 고급스러운 내부 그리고 깔끔한 서비스로 이곳에 간다면 주저하지 않고, 다시 찾고 싶은 료칸이다.

 

 

 

모토유클럽

주소   아키타현 유자와시 유모토 100-1 미나세 (秋田県湯沢市皆瀬字湯元100-1)
전화   +81 0183-47-5151
홈페이지   www.motoyukurabu.jp
가는법   렌트카 또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에어포트라이너(오야스-구리코마호) 승합택시를 이용합니다. 에어포트라이너는 한국 직항편에 맞춰 운영되는 특별 노선이 있으므로,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시는게 편리합니다. 

객실, 대욕장 비품   무료 와이파이, 유카타, 양말, 칫솔, 샴푸, 린스, 샤워젤, 목욕수건, 작은수건, 헤어드라이어, 냉수, 온수, 다도 세트 (빗, 스킨, 로션, 실내용 슬리퍼 없음)

 

취재지원
이 포스팅은 아키타현 관광청에서 여행경비(항공권, 숙박비, 교통비, 식비)를 지원받아 블로거 본인이 자유롭게 여행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날짜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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