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Instagram Facebook NAVER 이웃 E-mail 구독

Japan | 일본/Japan | 도호쿠 : 아키타, 아오모리
[아키타] 츠루노유 온천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2014. 3. 26. 00:30

눈송이로 환송하는 아키타
사계절을 보고 싶은 여행지

 

아카타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늦잠을 자고, 바로 공항으로 갈까, 아니면 일찍 일어나서, 온천을 한번 더 이용할까?

늦잠이 언제나 그렇듯 유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오늘은 하늘 하늘 눈송이의 애교스러운 보이콧으로 온천이 승리를 했다. 잠결에 창밖을 바라보니 하얀 눈이 퍼엉펑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눈이 쌓인 온천, 그 이상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어 우리는 이른 아침 함박눈이 내리고 있는 노천온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에노유
Let me in!

 

비행기 출발까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은지라 우리의 호텔에서 가장 가까왔던 다에노유로 향했다. 

주차장 옆까지 흘러 넘치는 온천 물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것을 보니 첨벙 뛰어들고 싶은 생각에 허겁지겁 카운터로 달려갔다.

 

옆에 계곡과 작은 폭포를 끼고 있는 다에노유는 물이 노란빛을 띄는 금탕과 투명하고 맑은 은탕을 가지고 있어 유명하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9시 20분. 한 30-40분정도 온천을 즐기고, 공항으로 향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외부 이용객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 10부터라는 것이 아닌가? 10시까지 기다리기 뭐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주인 아저씨가 손가락 9개를 펼쳐 보이며 '오가마' 라고 하셨다. 아마 오가마 온천은 9시부터 들어 갈 수 있다는 듯? 대충 감으로 짐작을 하고, 오가마로 향했는데, 이번에는 주인 아저씨께서 人多 를 써서 들어보인다. 사람이 많다니...아침 9시에 온천하는 사람이 많아서 입장이 제한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ㅠ_ㅠ

 

 

 

츠루노유
내가 진정한 겨울왕국!

 

이래 저래 가까운 곳에 못가게 되서, 아예 이곳 뉴토온천향에서 가장 유명한 츠루노유에 가보기로 했다. 이곳도 10시부터 입장이 되고, 다른 온천군과 조금 동떨어진 곳에 있어서 제외했었는데, 온천물에 10분만이라도 담가 보자는 오기가 생겨 급히 차 머리를 돌렸다. 가는 길은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있어서, 속도를 낼 수는 없었지만, 눈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어서 겨울왕국으로 들어가는 듯,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츠루노유의 입구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뉴토온천향의 다른 온천들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커다란 규모는 물론,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더라. 가장 오래된 온천일 뿐 아니라, 가장 예쁘기도 했던 것이다.

 

드라마 아이리스가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

 

객실이 주욱 늘어선 길을 따라 카운터와 온천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시간도 10시 5분 전인지라 기쁜 마음에 입장권을 사겠다고 했는데, 주인의 청천 벽력같은 말이 떨어졌다. 오늘은 노천온천 청소하는 날이라 실내 온천만 가동하고 있다는 것! 이분은 영어도 그럭 저럭 하셔서 또박 또박, 상냥하게 이런 잔인한 말씀을 하셨다. 으흑...오늘 온천은 우리의 운명이 아닌 것 같다. ㅠ_ㅠ

 

그래서 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츠루노유 내부나 구석 구석 구경 하기로 했다. 일단 못들어간 온천부터. 

여탕 노천온천은 가려져 있어서 볼 수 없었고, 이곳은 노천혼탕. 드라마와 브로셔에서 셀 수 없이 보았던 바로 그곳이다. 확실히 탕도 크고, 원두막까지 있어 매력적임은 부인할 수 없었다. 오이군이 다음에 꼭 다시 오자고, 여러번 이야기 했을 정도. 물색도 짙은 우윳빛으로 불투명해서, 민망함이 조금 덜 할 것 같기도 하다. ^^;

 

여러 온천 탕으로 이어지는 길은 이렇게 골목 골목 아기자기 하게 이어져 있었다. 소복히 눈쌓인 목조건물들이 어딘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비로운 애니메이션을 떠오르게 하더라.

 

 

 

 

이곳은 규모가 커서 그 자체로도 작은 마을과 같았다. 특히 건물 사이사이에 놓인 작은 소품들까지 하나도 흠 잡을 곳 없이 세심하게 꾸며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공중전화까지. 그 앞은 설경을 감상하며,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이다. 

 

츠루노유는 온천만 들렸다 오기에는 너무 아까운 매력적인 료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꼭 호텔대신 이 료칸에 머무르며, 온천, 카페, 정통 가이세키 요리까지 모두 즐겨주겠다며 아쉬운 발검음을 돌렸다.

 

 

 

집으로 오는 길
나 집에 안갈래~ 엉엉

 

산아래로 내려오자, 그새 겨울 왕국은 사라지고, 촉촉한 비가 늦가을이 남은 들판을 적시고 있었다. 아늑한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연기, 그 뒤에 아직도 남아있는 단풍과 그 넘어로 보이는 설산들.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분명히 이곳은 아름다울 것이라는 확신을 안겨 주었다. 자동차 앞유리에 떨어진 빗방울이 풍경을 반고흐의 작품처럼 바꿔주는 모습을 바라보며 공항으로 전력 질주했다. 온천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했기 때문. ^^;

 

간단히 뭔가 먹고 싶어서 고른 호빵두개. 카레맛과 스테이크맛이다. 일본은 호빵 종류가 참 다양했다. 10가지 정도 되는 것중에 두개를 고르라니 무지 힘들더라는 ^^

 

일본의 구름낀 하늘을 지나 동해로 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날씨. 백두대간의 장엄한 모습이 드넓게 펼쳐졌다. 집에 안간다고 버둥댔는데, 동해안의 푸른 물결과 백두대간의 모습을 바라보니 푸근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 이곳의 나의 나라, 나의 집이다.

 

 

 

정체불명의 획득물
일단 사고, 용도는 나중에 찾는다

 

여행할 때 물건 쇼핑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야채 커플은 반대로 음식물 쇼핑하는 것은 병적으로 좋아한다. ^^;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단 한가지 물건만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이것! 

전혀 무언지 알 수 없다.

 

투명한 젤리같은 것에 싸여 있는 식물이 예뻐서 샀는데, 그 용도를 전혀 알 수 없다. 슈퍼마켓 음식칸에 있었으므로 먹는 것은 분명한 것 같고, 먹어보니 아무 맛도 없는데, 촉감이 해조류같이 미끌미끌. 일본 사람들은 미끈 거리는 것을 참 좋아하는 모양이다. 호텔 부페에 어김없이 등장 하는 수많은 해조류, 생선알이나 갈아 놓은 마. 이것도 그것들과 비슷한 촉감을 가졌다.

결국 오이군은 한입 맛을 보고 인상을 찌푸려서, 며칠에 나눠 감자가 다 먹어치웠는데, 지금도 이게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먹는게 아니었으면 어쩌지? -_-;

(아시는 분 있으면 가르쳐 주세요. 검색해도 안나와요. ^^ )

 

 

 

뉴토온천향의 7 온천

츠루노유
입장료 : 500엔
운영시간 :10:00  - 15:00

다에노유
입장료 : 700엔
운영시간 :10:00  - 15:30

구로유
입장료 : 500엔
운영시간 : 9:00  - 16:00

가니바
입장료 : 500엔
운영시간 : 9:00  - 16:30

마고로쿠
입장료 : 500엔
운영시간 : 여름 8:00 - 17:00 / 겨울 9:00 - 16:00

오가마
입장료 : 500엔
운영시간 : 9:00  - 16:30

규카무라
입장료 : 500엔
운영시간 : 11:00 -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