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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대한민국 볼거리 먹거리/Gangwon | 강원도
가을 남이섬 자전거 여행
2013. 11. 11. 12:53

남이섬의 동물 친구들
남이섬을 두배로 매력있게

 

 

남이섬의 눈부신 단풍사진에 심취하고 있는데, 오이군이 취잇~ 하며 손짓을 한다.

앗, 저것은 야생동물을 포착했을 때 오이군이 보내는 신호!

벌써부터 카메라의 촛점을 맞추며,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발휘하며 숨죽여 다가갔다.

 

 

 

 

 

 

오이군이 가리킨 손가락 끝에서 카메라의 셔터를 기다리고 있었던 주인공은 바로 이 매력적인 꼬리를 가진 청설모. 

 

우리집 애견, 까비양이 바람에 구르는 낙엽을 사냥할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한참동안 우리만의 수퍼스타를 쫓아다녔다. 살랑 살랑 복슬거리는 꼬리의 청설모가 이리 매혹적이었던가? ^^ 

한참을 쫓아다니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기웃기웃 쳐다본다. 더이상 청설모가 눈치채지 않게 찍기가 불가능 해져서, 파파라치로서의 임무를 다하고, 다시 길을 걷는데, 오이군 또다시 취잇~하는 소리를 낸다. 오이군은 동물 탐지기라도 되는 걸까? 야생동물을 참 잘 찾아낸단 말이지.

 

 

그곳에 있던 것은 다름아닌 토끼. 정말 야생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주변에 울타리도 없고, 딱히 먹이를 주는 것도 같지 않으니 야생이긴 한가보다. 열심히 풀을 뜯느라 정신이 없는데, 아까의 청설모보다는 움직임이 느리고, 사람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것 같다. 복슬복슬한 등을 한번 쓰다듬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사람손을 타면 야생성을 잃을까 조심스러워서 그냥 바라만 봤다. 참 사랑스럽기도 하지.

 

 

어쨌든 토끼가 별로 도망갈 생각이 없어보이기에, 조금 색다른 앵글로 찍어보고자, 카메라를 토끼앞에 내려놔 봤다. 호기심 가득찬 눈으로 다가온 녀석은 냄새도 맡고, 건드려도 보더니 먹을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바로 관심 밖.

 

 

음...카메라를 주워들려다 보니, 그냥 관심밖은 아니었다. 뭔지 알고 싶지 않은 분비물을 카메라 위에 살포시 흘려놓고 간 것. 긍정적인 우리들은 방수카메라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

 

 

조금 뜬금 없게 느껴졌는데, 이곳엔 타조도 있다. 길고 요염한 속눈썹을 깜박이며, 사람들을 이리 저리 쳐다보는 타조. 타조는 새중에서도 얼굴이 참 예쁜것 같다. 커다란 눈망울에 긴 속눈썹, 새침하게 올라간 입끗이 미인형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사실 숫컷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남이섬의 동물로 호숫가의 오리도 빼 놓을 수 없다. 밋밋한 호수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데 오리가 한목하고 있으니까.

 

 

 

 

 

 

가득 차있는 곳
풍요로운 가을은 바로 이런 것

 

 

오리를 구경하다 연못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속이 참 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하늘도, 나무도, 배도, 분수도 세상의 모든것이 그대로 다 들어있다. 거기에 물밖에 없는 물고기 까지 들어있으니, 바깥 세상보다 더 많은 것들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호수처럼 마음속에 세상을 가득 담고, 그 안을 활보하는 잉어들 처럼 활기찬 꿈을 키우며 살고 싶다.

 

 

 

남이섬의 중심쯤에 이르니 여러 예술 작품들이 놓여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였던 것은 바로 이 동상. 헉! 하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는데, 가만히 보니 사계절 중 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모습이 어딘가 가을과 닮아있었다.

이 엄마가 아이 둘을 앞 뒤로 먹이는 장면, 어릴 적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어느 아프리카 부족을 소개할 때 나왔는데, 웬지 인상적이어서 뇌리에 확 박혔었다. 생각지도 않은 남이섬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가을에는 또한 마음에도 양식이 가득 찬다. 독서의 계절인지라 섬 곳곳에 도서들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심지어는 공중화장실 안에까지 책이 놓여있었다. 좋은 생각이기는 한데, 누군가 들어갔다 책에 빠져들어 나오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문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릴 이들을 위해, 책은 상쾌한 가을 바람을 느끼며, 밖에서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

 

 

가을 남이섬엔 사람도 가득 차 있다. 사람 없는 풍경을 찍는 것은 포기한지 이미 오래. 그러나 즐거운 모습의 사람들이 카메라 안에 가득차자 그것 또한 기분좋은 사진이 되었다.

 

 

그래도 인물사진에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으니 정신이 없는 듯 하여, 뒤에 사람 좀 가려달라고 주문하니, 오이군, 날개를 활짝 폈다. 사람은 가려졌는데, 단풍도 다 가려버렸다. ^^; 이렇게 황당한 오이군은 항상 감자의 마음을 웃음으로 가득 채운다.

 

 

 

 

본격적인 가을 낭만 시작
자전거위의 로맨스

 

 

가을은 자전거 타기에 좋은 계절이다. 

살짝 차가운 공기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살짝 체온이 올라가 그렇게 쾌적할 수가 없다. 집에서 부터 남이섬에서 자전거를 타겠다며 벼르고 와서, 입구부터 대여소를 찾는데, 도통 눈의 띄질 않는다.

 

 

한참만에 섬 중심에 도착, 드디어 자전거를 대여했다. 2인용 자전거를 타면, 내맘대로 못가서 답답하게 느끼는 나는 싱글 자전거를 고집했지만, 오늘따라 오이군이 격하게 2인승을 타자고 우긴다. 결국 오이군의 승리로 이인승을 탔는데, 오랜만에 타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다. 나는 뒤에타고 페달만 밟으면 되니, 양손이 자유로왔기 때문이다. 그 손으로 바람도 맞고, 사진도 찍고, 어느새 오이군 머리위에 하나둘 씩 늘어가는 흰머리도 뽑아주고, 어깨도 주물러줘가며 진짜 낭만 자전거를 탔다. 

 

근데, 섬 입구에 대여소가 있었더라면 섬을 유람하는데, 조금 더 효과적이었지 않나 싶다. 절반쯤 걸어와서 대여하고, 돌아갈 때도 중간에 반납하고 걸어나가야 해서 귀찬...

 

 

섬 끝은 남이섬 두물머리라 불리는데, 탁 트인 북한강의 전경이 시원하기 그지 얺다. 그 풍경을 감상하며, 잠시 쉬었다 가자며 누웠는데, 살짝 잠이 들었다. 옆을 지켜줘야할 오이군이 풍경과 감자를 찍겠다며 멀치감치 가버려서, 나는 혼자 벤치에서 자는 여자가 되어버렸구나. 우리에게는 낭만이었으나 남들 볼 때는 한잔 걸치고 뻗어있는 상태 안좋은 녀자가 아니었을까...? ㅋ

 

 

 

 

 

더이상 부러울 것 없이 단풍을 즐기고, 섬을 빠져나오기위해 배를 탔다. 

해가 지며 공기가 차가와지고 있는데, 여전히 섬안으로 들어가기위해 창공을 가르는 사람들이 보인다. 섬 내부에 펜션이 있어서 숙박을 할 수 있으니, 인파가 빠져나간 섬의 오붓한 야간 단풍을 즐기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아직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 아침에 바라보는 섬도 매우 예쁠것 같다.

 

남이섬은 내가 기억하는 12년전의 모습과는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다. 사람의 손이 많이 닿은 느낌이 들었지만, 수도권에서 가기 쉬운 여전히 낭만 돋는 여행지임은 틀림없다.

 

 

 

       

가을 남이섬 이야기. fin

2013.10.30

 

 

홈페이지
namisum.com

남이섬 가는 법 1
강남, 잠실 롯데마트에서 셔틀버스를 운행 

남이섬 가는 법 2
용산, 청량리, 상봉역에서 ITX 청춘 열차를 타고, 가평역에서 하차 => 버스 33-5번을 타고, 남이섬역 하차

섬내 자전거 대여료
30분 : 1인용 3천원 / 2인용 6천원 / 가족용 1만원 / 전기자전거(트라이웨이) 1만원 / 나마이카(인용 자동차) 1만원
1시간 : 1인용 5천원 / 2인용 1만원 / 전기자전거 1만 8천원

그외의 놀이기구
하늘 자전거 3천원 / 투어버스 5천원